한상 가득 잔치음식 만들고 있소


“돼지고기 잘 삶아 졌구만이라~ ”

“겁나게 맛있소~”
“아그야~ 뭐든지 맛있을 때 많이 묵어라! 입맛도 젊어서가 좋지, 나이 묵으면 맛있능게 없어야~”
어버이날,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잔칫상을 차립니다. 고추 심고, 벼 못자리 하던 손으로 뚝딱뚝딱 음식을 만듭니다.
“아짐은 나이 자셨어도 손맛은 여전하시당께요. 우리가 더 늙으면 누가 경로잔치 해주려나.” 
“내가 안 늙고 해 주마”
이런 농담도 주고받다보니 금세 한상이 그득. 솥에서는 밥이 뜸 들고, 바지락국도 펄펄 김이 납니다.
“우리 밥 먹고 신나게 놉시다~잉”
밥숟갈도 뜨기 전부터 다들 덩실덩실 춤 출 생각을 합니다. 벌써 마을회관에서는 노랫가락이 흘러나옵니다. 
글·그림 김순복 해남 참솔공동체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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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안에 젊음을 방목했어요"

박준범 경북 경산 재래닭유정란 생산자

닭이 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박준범 생산자의 닭장에 가보길 권한다. 높이 3.5m, 넓이 661㎡(200평)에 달하는 방사장(운동할 수 있게 따로 마련한 공간)을 들여다보면 된다. 닭이 푸드득 날개 짓과 함께 2m가 넘는 느티나무 가지에 오르는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닭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곳. 빽빽한 시중의 닭장과는 동떨어진 세상이다. 


냠냠냠 참 맛있게도 유채꽃을 먹는다


“재래닭이어서 그런지 기운이 더 세다”며 유정란을 줍는 올해 36살의 박준범 생산자는 닭장을 손수 지을 정도로 역시 기운이 넘친다. 3년 전 어머님이 기르던 재래닭 300수를 물려받았고 손바닥이 솥뚜껑만 해질 정도로 힘써 지금은 4,500수를 기르고 있다.

박준범 생산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말 그래도 행복한 농부다

사료 외에 계절마다 풀을 준다. 요즘엔 유채꽃 철이라 유채꽃을 준다


닭장이 넓은 만큼 일도 많다. 외출도 못하고 닭장 안에만 있을 때도 있지만 맘껏 뛰노는 닭을 보면 그저 흐뭇하다.

신선한 유정란은 노른자가 쉽게 터지지 않는다. 실제 젓가락으로 잡았는데도 터지지 않는다


“주말에 알 안 낳는 닭 어디 없나요?” 가끔은 쉬고 싶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의 모습에서 경쾌함이 느껴진다.

유정란이 참 곱다. 마치 조약돌 같다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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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가슴이 뛴다


가족이 는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러기에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았던 옛날에도 궁핍한 집에 아기가 태어나면 모두 입을 모아 “제 먹을 것은 자기가 갖고 태어난다.”라는 말로 축하했다. 가족은 힘이 되기 때문이다. 울타리가 되기도 하고 힘을 모아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낸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자주 볼 수 없는 가족도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가슴을 펴게 된다.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맞지 않을 때에도 가족은 외롭고 쓸쓸할 때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한살림도 마찬가지로 혼자 힘으로는 풀기 어렵거나 함께하면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커다란 가족이다. 70명의 발기인으로 출발할 때 지켜보던 이들이 될 리가 없다고 했던 한살림이 조합원이 조합원을 늘이며 28년 만에 50만 번째 세대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유정란 30판을 한 번에 주문해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고 반상회를 자기 집에서 하면서 물품 홍보의 기회로 삼았던 조합원이 이룬 성과이다. 모든 식구가 가는 곳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살림 가입을 권한 탓에 다단계회사의 직원이냐는 물음을 들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우리 모두의 덕분이다. 아는 사람은 물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소식지를 나누고 물품 시식을 권한 우리 모두의 결과물이다. 우연히 홍보 장터에서 만난 학교동창에게서 왜 이렇게 됐느냐며 가입해주면 너한테 얼마가 떨어지느냐는 물음쯤 가볍게 웃으며 넘겼던 우리 모두의 열렬한 사랑 덕분이다. 그래서 한살림 가족이 느는 것은 마치 내 혈육이 느는 것처럼 기쁘고 뿌듯하다.

십수년 전 일본 생협을 방문했을 때 그들이 많은 조합원과 함께 지역을 바꾸는 일을 활기차게 하는 모습을 보고 몹시 부러웠다. 매장 안에 노인 주간 보호시설을 갖추고 도시락 배달 사업도 하며 노인용품을 개발해서 제공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오랜 세월 복지기금을 100엔 씩 모았다는 말과 함께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의 합의과정을 들으며 우리도 언젠가는 많은 가족과 함께할 일을 꿈꾸며 밤새워 이야기하던 일도 생각난다. 우리가 부러웠던 일은 규모가 커서라기보다는 그 많은 조합원의 결집한 힘으로 사는 지역을 바꾸는 힘이었다. 힘든 일정을 마치고도 숙소에 다시 모여 우리와 꿈을 함께 꿀 사람들을 어떻게 많이 만들까 고민하던 시간이 조합원 50만 세대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조합원 1만 세대, 2만 세대를 기념하고 잔치를 벌인 이유는 같은 꿈을 꾸는 조합원과 함께 우리 사는 곳을 아이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일이 조금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운동을 할 때도, 폐건전지 모으기를 할 때도, 우유갑을 모아 휴지를 만드는 일을 할 때도 함께 하는 이들이 많아 힘이 났다. 그렇게 함께 힘을 모아 학교급식을 바꾸고 수요시위를 주관했으며 치약과 세제, 휴지를 만들었다. 우리 쌀과 농업을 살리자고 거리 행진을 하고 전쟁을 멈추고 아이들을 돌보자고 호소할 때도, 탈핵과 대안에너지를 이야기하면서 햇빛발전소를 만들 때도 어깨 걸고 함께하는 많은 이들로 쉽게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30주년을 기다리며 얼마나 많은 옳은 일을 함께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뛴다. 글 윤선주 한살림대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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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바람과 빗방울의 시간이 선사한 

전통의 맛

성미전통고추장

박현선·김영희·최성호 성미전통고추장 생산자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추장.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는 고추장만 있다면 금세 맛있는 비빔밥이 만들어진다. 이 든든한 밥상 지킴이를 내는 한살림 생산지는 괴산의 솔뫼, 산청의 오덕원, 음성의 성미 세 곳이다. 이중 성미전통고추장이 가장 오래된 생산지다.

직장생활을 하며 주말마다 부모님 일을 돕던 최성호 생산자는 부모님 곁에 자리를 잡기로 결심하고 2004년 한살림 생산자가 되었다. 그는 1986년부터 한살림에 쌀을 내온 아버지 고 최재두 생산자의 삶을 통해 한살림을 만났다. 대를 이어 생산자가 되는 경우는 처음이라 생산자로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어릴 때부터 해 오신 한살림을 여기에서 접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죠.”

한살림에 첫 고추장을 내고 받은 인수증

어머니 김영희 생산자가 한살림에 처음 고추장을 공급한 것은 1994년이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일채소를 기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던 시절이라 한살림에서 고추장을 내달라는 요청에 손사레를 쳤지만 생산자들이 애써 기른 고추가 소비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소매를 걷고 나선 일이었다. 첫해 주문량은 반 되(0.9ℓ), 가격은 7,500원이었다. 물류센터에 냉장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절이라 날이 더워지면 고추장이 끓어 넘치고 뻥뻥 터지고 난리였다. 그렇게 4~5년을 고생하다 물류센터에 냉장실이 생기고 나서야 버리는 것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박현선 최성호 생산자의 자녀 최서희 최희철 

성미전통고추장의 장담그기는 늦은 가을, 한살림 생산자들이 정성껏 기른 한살림 유기재배 고춧가루를 들여오면서 시작된다. 메주가루는 한살림 유기재배 콩을 사용하며, 조청을 만드는데 쓰이는 엿기름도 한살림 엿기름이다. 소금은 마하탑의 천일염을 사용한다. 성미전통고추장 맛은 한살림 생산자가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라 할만 하다.

조청은 한살림 무농약찹쌀로 만들며 한 번 만들어 열흘 안에 쓸 양만큼만 고추장을 가공하는 중간중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방부제를 넣지 않은 조청은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하기 마련이라 고추장 맛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만들어 쓰는 것을 고집한다. 장맛을 결정짓는 소금은 적게 들어가면 끓어넘치거나 신맛이 나고, 많이 들어가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적정량만 넣는 것이 중요하다. 옹기에 담긴 고추장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의 온도를 온전히 받아 숙성되니 염도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중의 고추장은 방부제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고 살균처리를 해 맛을 내기 쉽지만 화학조미료는 집 안으로 절대 들여온 적이 없는 성미전통고추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고추장은 1월부터 담그기 시작해 늦어도 3월이 지나기 전에 마친다. 날이 너무 따뜻해지면 발효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해 소금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추장은 전통 옹기에 담아 8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5월에 공급받는 고추장은 14개월 이상 숙성된 고추장인 셈이다. “옹기는 바람이나 햇빛, 비를 그대로 받아들여요. 자연 안에서 고추장을 숙성시키는 거죠.” 옹기를 무엇으로 덮느냐를 가지고도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쳤다. 옹기 뚜껑은 햇빛이 들지 않아 곰팡이가 피기도 했고, 광목 천은 고추장이 발효되면서 까맣게 변했다.

결국 선택한 것이 바람이 통하고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 유리 뚜껑이다. 맛깔스러운 고추장 한 병에는 이렇듯 자연과 시간, 생산자의 땀방울 그리고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맛있는 고추장 하나만 있어도 든든하잖아요. 소비자 조합원들에게 그 든든함을 실어주고 싶어요.” 그런 그가 있어 한살림 밥상이 든든하다.

글·사진 박지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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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살랑 봄바람이 인다. 움츠렸던 어깨가 따뜻한 봄볕 아래 사르르 녹고, 곳곳에서 “봄이야”를 외치는 꽃들에 마음이 웃는다. 찰나의 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자꾸만 산으로 들로 나서고 싶어진다. 소풍 기분을 더하는데 도시락만 한 것이 있을까. 자연에 취해 먹는 밥 한 그릇은 그 자체로 성찬이다. 꽃밭을 수놓은 듯 밥 위에 소복이 얹은 소고기, 시금치, 유정란이 참 고운 색과 맛을 내는 삼색소보로도시락. 고기 대신 두부나 표고버섯, 시금치 대신 좋아하는 봄나물, 오이, 당근 등을 이용해도 좋다. 밥과 함께 어우러진 각각의 재료들이 제맛을 내며 김밥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철 과일을 한 입 크기로 썰어 떠먹는요거트와 함께 병에 차곡차곡 담으면 제법 멋스럽다. 자연이 선사한 맛, 그리고 계절의 멋. 설렘으로 아침 일찍부터 준비한 도시락에 하하 호호 웃으며 즐거워하는 좋은 사람들. 이 맛에 도시락을 싼다 .

정미희 편집부





삼색소보로도시락


이렇게 준비하세요!





재료 밥 2공기, 주먹밥채소&해물 2큰술, 

소고기볶음 한우분쇄육 200g, 진간장 2큰술, 쌀조청 1큰술, 미온 ½큰술, 참기름 ½큰술, 다진마늘 ½큰술, 후춧가루 약간

유정란볶음 유정란 2알, 다시마물 1큰술,미온 ½큰술, 설탕 ½작은술, 소금 약간

시금치볶음 시금치 200g, 소금 ½큰술, 참기름 ½큰술, 다진마늘 ½큰술, 볶은참깨 약간

방법

1. 분량의 소고기볶음 재료를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볶는다.

2. 볼에 유정란볶음 재료를 넣고 잘 섞은 뒤 끓는물에 볼을 올려 젓가락 4개로 저으며 중탕한다.

3. 시금치는 데쳐서 물기를 꼭 짜고 종종 썰어서 팬에 넣고 소금, 참기름, 다진마늘, 깨소금을 넣고 재빨리 볶는다.

4. 볼에 밥과 주먹밥채소&해물을 넣어 섞은 뒤 도시락 통에 담고 소고기볶음, 유정란볶음, 시금치볶음을 적당량씩 올린다.



 도시락 담는 요령

야외에서 즐기는 도시락은 맛이 변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시락은 햇빛이 닿는 공간이나 차 트렁크에 보관하는 것은 피하고, 조리한 뒤 담을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1 뜨거운 음식은 먼저 김을 빼고 뚜껑을 닫아야 물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2 음식은 완전히 익히고 밥과 반찬은 식힌 후 용기에 따로 담습니다.

3 김밥은 밥과 재료를 충분히 식힌 후에 싸는 게 좋습니다.

4 큰 반찬을 먼저 넣은 뒤 작은 반찬을 넣어야 요리가 뒤섞이지 않습니다.

5 소스는 미리 뿌리지 말고 따로 포장해 가 먹기 직전에 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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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믿고 갈 곳이 생겼어요

50만 번째 조합원 서윤옥 한살림서울 조합원(2015년 3월 조합원 가입)



“50만 번째 조합원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살림을 이용하는지 몰랐다며 놀라는 기색이 역력한 서윤옥 조합원. 집에서만큼은 아이에게 건강한 밥을 해 먹이고 싶은 바람과 주변의 권유로 한살림에 가입했단다. “식품 첨가물이나 방사능 걱정 없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들이 계속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한살림, 그런 곳 아닌가요?” 

글 사진 문하나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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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124, 작은 쌀가게로 출발한 한살림은 줄곧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생명세상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작년 한 해 매일 소비자 조합원이 191가구씩 늘어났으며 2015350만 세대를 넘어섰습니다. 전국 전체 세대의 2.42% 이상이 한살림 가족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농민 생산자는 2110여 세대, 물품 공급액은 35백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더욱 위태로워진 우리 농업을 떠올리면 여전히 한살림이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한살림 50만 조합원이 우리 사회와 함께 성찰하고, 더 많은 이웃과 만나 소통하며, 우리사회의 대안과 희망을 넓히기 위해 다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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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530번째 한살림 조합원입니다

초창기 조합원 / 서형숙 한살림서울 조합원(1989 11월 조합원 가입)



운명이었나 보다. 1989KBS에서 방영된 한혜석 주부의 한 살림 일기를 보고 당시 일원동에 있었던 한살림에 방문했다.

그저 건강한 밥상을 식구들에게 차려 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한살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될 줄은 몰랐다.

초창기 한살림은 다섯 가구가 공동체로 모여야 공급이 가능했 다. 물론, 매장은 없었다. 불편하기도 했지만, 공동체 식구들끼 리 한살림 공부하고, 물품 나누는 게 재밌었다. 모든 것이 열악 했던 시절, 그랬기에 조합원 실무자 구분 없이 더 열정적으로 한살림을 했다. 조합원이 사무실에서 주문 전화도 받았고, 남는 물품이 있으면 거리로 나가 직접 팔았다. 폐식용유를 모아 비누를 만들고 폐건전지 수거함 을 만드는 환경운동도 시작했다. 조합원모임, 가을걷이 장소를 구하기 위해 구청으로 매일 같이 출근해 협조요청도 했다. “농약 없이 농사지으며 고생하는 생산자,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실무자, 열성적으로 이웃에게 한살림을 전파하던 조합원들을 보면 없던 힘도 솟아났다.”라며 그때를 추억한다.

고생이 많았던 만큼 보람도 많았던 시기, 한살림 조합원이 늘어난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가입 한 순서대로 번호를 받았다. 조합원 번호 1530번은 초창기부터 한살림운동을 했음을 증명하는 자랑스러운 숫자인 셈이다.

1998년부터 4년 동안 사단법인 한살림 부회장을 지내며 조합원 활동의 꽃을 활짝 피웠던 서형 숙 조합원은 한살림 설립자인 고 인농 박재일 선생과 함께 한살림의 주요 직책을 맡은 일도 영 광이었다고 한다.

그는 2006엄마학교를 열었다. 한살림에서 실천했던 조화로운 세상의 가치를 교육으로 형 상화해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엄마가 되는 법을 전파하고 있다. “지금의 내 모습이 과거의 내 모습이고, 미래의 내 모습이라 생각해요. 한살림이 없었다면 지금도 없었겠죠? 앞 으로도 전 한살림과 함께할 겁니다.”

·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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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15. 3.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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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희 한살림경남 농산물위원장         


겨울비가 내리는 날. 앉은뱅이밀을 공급하는 경남 고성 논두렁공동체 생산자들을 만났다. 앉은뱅이밀은 다른 밀에 비해 키가 작아 붙여진 이름으로 50~80cm까지만 자라며, 당도가 높고 글루텐이 적어 구수한 맛이 나고, 차지며, 병충해에 강하며 우리나라 기후풍토와 잘 맞는 토종 종자라고 한다.

고성은 오랜 노력으로 약 330,578(10만 평) 정도의 친환경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그 중 132,231(4만 평)의 농지에 한살림 논두렁공동체 우동완, 우창호, 김동길, 김영관, 권진기, 정양호, 최낙판 생산자 이렇게 7분이 메벼와 앉은뱅이밀을 이모작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 앉은뱅이밀은 그동안 종자 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2013년에 직접 2필지 5,950(1,800)에 종자를 심어 씨를 받고, 잡이삭(보리 등)을 제거하여 100% 앉은뱅이밀 씨를 받았다. 201411월 상순에 115,702(35천 평)40톤을 목표로 파종하였고, 20156월 수확을 하게 된다.

보여주신 영농일지에는 공동방제로 사용한 천연 약재 목록이 꼼꼼히 적혀 있었다. 이곳의 농지는 자가 축분을 기본으로 한 퇴비를 쓰고 있는데, 소들은 이곳에서 나는 볏짚과 맥각 등을 먹고 자라며, 이외에도 한살림 유기농 기준에 맞는 유박을 사용하고, 웃비로는 천연 약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계곡 물인 저수지 물(수질검사 인증)을 끌어와서 사용하고 있다.

제초는 우렁이농법을 사용하는데 정착된 지는 8년 정도 된다. 논을 갈아 바로 우렁이를 투입하고 물을 대면 바로 잡초가 발아하는데 우렁이들이 이 어린 잡초를 먹는다. 우렁이 투입 후 10일이 지나면 모내기를 하는데, 모심기하는 동안에는 이앙기가 일으키는 물살로 우렁이들이 밀려 나가 우렁이가 죽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자라는 잡초들은 우렁이들이 먹어 제초가 된다고 한다. 벼 수확 후 제초작업은 경지 정리 2~3일 후 자가축분, 깻묵 퇴비를 넣어 하고, 밀씨를 파종한 뒤 다시 경지 정리를 하면 풀들이 자라도 이미 튼튼하게 자리 잡은 밀을 이길 수 없게 된다고 한다.

현재 우리밀 사업본부에서 취급하는 품종은 주로 금강밀, 조경밀로 개량종인데, 개량종은 평당 생산량이 1.5정도이고, 앉은뱅이밀은 1.2으로 평당 수확량이 더 적다. 벼와 이모작을 하는 경우 늦어도 610일까지 모심기를 해야 하는데, 앉은뱅이밀은 615일이 넘어야 모심기할 수 있기 때문에 벼 수확 양도 줄어든다. 때문에 가격에서 개량종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밀은 수분함량이 30%3일 정도 건조하여 13%로 떨어뜨린다. 제분량은 껍질이 얇아 개량종보다 많은 편이며, 개량 통밀은 두세 번 도정해도 색이 짙지만, 앉은뱅이밀은 한 번만 도정해도 색이 밝다고 한다.

벌써 올여름, 햇 앉은뱅이밀이 한살림매장에 앉아있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기원전 200~300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앉은뱅이밀이 지금 고성 넓은 들판에 싹을 틔우고 푸르게 푸르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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