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이야기

연재를

마치며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2015년 양띠해가 밝았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새해에는 작은 바람들 꼭 이루시고 아울러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3년 전 봄날, 나물이야기 연재를 부탁받던 때가 떠오릅니다. 연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처음에는 거절을 했지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어느덧 30회 넘게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저는 충청도 시골 태생으로, 다양한 나물로 가득한 할머니의 나물 보따리를 보고 자랐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나물을 손질하며 그 이름들을 하나하나 일러주셨습니다. 그 나물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진 못했지만 그때부터 산나물이나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평소 야생초 모임을 하며 나물을 관찰하고 관련 지식을 넓혀왔지만 나물이야기 원고를 쓰며 배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잡초나 야생화로만 보였던 것들 중에도 먹을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정확히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물을 먹을 때는 삶은 뒤 우려먹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혹시 나물에 있는 해로운 성분이 빠져나가 나물을 먹고 탈이 나는 위급한 상황을 면할 수가 있답니다.

그동안 실렸던 나물이야기를 통해 조합원들의 삶과 식탁이 좀더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나물은 예전엔 구황식물로 사람들과 함께 했지만 요즘엔 맛과 영양 가득한 반찬으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니까요.

3여 년 시간동안 나물이야기를 쓰면서 성장했고 좋은 이야기를 조합원 분들과 나눌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약재, 차, 나물로도 먹기 좋은

구기자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고 한낮엔 햇살이 따가운 걸 보니 고양이 문턱 넘듯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새삼느낍니다. 올해 9월은 윤달이여서 그런지 가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우리네 밥상을 책임지는 온갖 곡식과 열매들은 잘 익어 가고 있겠지요?

한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는 구기자는 이맘 때 보라색 꽃을 피운답니다. 꽃이 지고나면 작은 열매가 한줄기에 주렁주렁 달리지요. 구기자는 가지과에 낙엽관목(가을에 잎이 떨어지고 봄에 새잎이 나는 관목)으로 열매는 구기자라 하고 뿌리는 지골피(地骨皮), 어린잎은 구기엽(枸杞葉)이라고 부른답니다.

열매는 생긴 게 고추를 닮아 ‘개고추’라 불리기도 하지요. 예부터 마을 어귀나 둑 같은 곳에 절로 나서 자랐고 사람들은 울타리로 심어 가꾸기도 했답니다.

구기자는 한약재로만 이용 가능한 게 아니라 봄에는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답니다. 독성이 없어 봄에 올라오는 어린잎을 채취 해 나물 하듯 무쳐 먹지요. 신기하게도 한약 맛이 난답니다. 어린잎을 건조시키면 피부미용과 혈액개선에 좋은 차로도 마실 수 있답니다.

‘구기자나무 아래 있는 우물물만 먹어도 효험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그만큼 구기자가 몸에 좋다는 뜻이겠지요. 구기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위장기능 활성화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열매도 좋지만 올 가을에는 앙증맞은 보랏빛 구기자 꽃을 즐겁게 감상하시고, 내년 봄에는 구기자 어린잎으로 나물을 무쳐 맛있게 드셔보세요. ‘구기자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전으로 만들어 먹으면 일품! 두릅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올봄엔 예년과 달리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차례대로 피는 봄꽃 들이 한꺼번에, 그것도 일찍 만개하였지요. 저희 집 마당에 있는 가시오가피 나무도 이상기온 탓인지 예년 같으면 통통하게 새순이 올라와야하는데, 새순이 나오자마자 가늘고 길게 자라기 시작하더니, 잎이 확 펴지고 말았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단맛이 퍼지는 가시오가피 새순은, 다른 음식을 먹기 전에 먹으면 쌉쌀한 맛으로 식욕을 돋워준 답니다. 올해는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쉽습니다.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5월이 되면 산과 들에 나물이 한창입니다. 그 중 에서 이른 봄부터 지금까지 흔히 접하는 나물로 두릅이 있습니다. 두릅은 참두 릅·땅두릅·개두릅 세 가지로 나뉩니다. 땅두릅은 독활(獨活)이라고도 불리 고, 개두릅은 엄나무 순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 두릅 중,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참두릅은 나무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해서 목두채라고도 하고, 문두 채라고도 합니다. 문두채에서 ‘문’은 입술 문(吻)자입니다. 너무 맛있는 나물이 라 두말할 필요도 없으니, 입을 꼭 다물라는 뜻입니다. 

 두릅은 나물이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C, 칼슘, 섬유질이 많습 니다. 그리고 해열, 강장, 이뇨, 거담 등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신경을 안 정시켜 혈액순환에도 좋습니다. 

 이처럼 두릅은 풍부한 영양소만큼이나 요리법도 다양합니다. 두릅의 밑동만 손질하여 천일염을 넣은 물에 데친 후, 초고추장을 찍어먹는 방법도 있고요. 다른 나물들처럼 갖은 양념들과 함께 간단하게 무쳐서 먹는 것도 맛있습니다. 그리고 살짝 데친 두릅에 밀가루 반죽 옷을 입힌 후, 튀김가루를 묻혀서 프라이 팬에 지져내면, 번거롭긴 하지만 맛은 일품인 요리가 탄생합니다. 두릅의 양이 많을 때는 장아찌로 보관해도 좋습니다. 두릅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제거 하여 간장으로 절여 놓아도 좋고, 데친 두릅을 살짝 건조시켜서 고추장에 박아 두었다가 먹으면 훌륭한 밑반찬이 됩니다. 참고로 장아찌를 만들 때는 생두릅 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고추장에 박아 두고 먹을 때에는 데친 두릅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당과 산, 들에 있던 나무들이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네요. 가정의 달 5월입 니다. 이웃과 함께 두릅전으로 대화의 창문을 활짝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봄 밥상을 '기다리는 마음' 원추리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이른 봄, 무심코 산행을 하다보면 철 지난 낙엽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싹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우내 매서운 한파를 견뎌낸 앙상한 화살나무 가지에도 홑잎이 피는 게 보이네요. 봄이 오고 산나물 철이 왔음을 알리는 반가운 모습입니다.

 봄나물 중 가장 먼저 돋아나 밥상에 오르는 나물이 원추리입니다. 원추리는 산이나 들만이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서 관상용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지요. 예부터 아들을 낳기 위해 젊은 아낙들이 꽃봉오리를 귀에 꽂고 다녔다고 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리었고요, 그 맛이 근심을 덜어 준다하여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원추리는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두루 두루 쓰이는 유용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먼저, 이른 봄 올라오는 새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고사리처럼 새순을 여러 번 뜯어 먹을 수 있는데 기온이 올라가면 새순이 억세어져 많이 질겨집니다. 나물을 해 먹을 땐,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다른 나물들처럼 물에 우려먹으면 좋습니다. 초고추장 무침을 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아주 맛있는데요. 양이 적을 땐 여러 나물과 함께 요리를 해도 잘 어울립니다. 6월 하순부터 원추리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차를 만들어 음미할 수 있습니다. 다른 꽃차처럼 꽃이 찻잔 위에 동동 뜨진 않지만 자연스런 단맛을 느낄 수가 있더라고요. 아쉬운 건 장마철에 꽃이 피기 때문에 건조하는데 힘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손수 만든 꽃차를 한 잔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원추리 꽃차는 우울증에 좋고 황산화작용을 합니다. 꽃이 지고 가을이면 원추리 뿌리를 한약재로 씁니다. 이뇨작용, 살균작용, 해독작용 등을 한다고 하네요.

 원추리 꽃말이 기다리는 마음인데요, 겨우내 기다리던 봄이 오니 참 좋습니다. 황량했던 땅 곳곳에서 초록빛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번 주말엔 봄맞이 하러 산으로 들로 나가 보고, 나간 김에 나물도 캐보면 어떨까요? 발밑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초록 빛깔들이 나물들이 손짓합니다.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힘들 때 입맛을 돋게하는 '달래'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1월  나물이야기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드디어 우리 집에 닭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께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작고 작은 병아리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병아리를 나르는데 노랗고 작은 병아리들이 뭉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꼭 솜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귀엽고 촉감 또한 보드라워 한참 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건 볼만 한데 수십 마리가 뭉쳐있으니까 눈도 까만 게 우글우글 있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병아리들은 작고 귀여우면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얼마나 민감하던지 아빠의 핸드폰 소리나 커다란 목소리가 나면 모든 병아리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병아리를 돌보거나 근처에서 일을 할 때는 조용조용 소리를 낮춰 스트레스를덜 받게 해야 합니다. 병아리를 받기 전에는 병아리가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병아리 들어오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안계서서 어머니 혼자 양계장을 준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으로 힘들 때 입맛을 돋게 하는 달래무침에 밥을 비벼서 달래비빔밥을 해먹었습니다. 비빔밥은 준비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바쁠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침에다 비비기만하면 되니까요. 달래에 간단한 참기름, 진간장, 조선간장을 섞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무친 다음 밥과 비벼서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으니 정말 힘들 때 입맛을 돋아주어 어머니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인 달래를 지금 먹어서 그런지 봄 달래 먹을 때보다 질기고 톡 쏘는 맛이 강했습니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맛이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머니와 한 그릇에 신나게 비벼서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저녁에 가족이 다 같이 큰 그릇에 비벼 먹는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7월의 나물이야기,
도라지밭에서는 잡초지만 밥상에선 맛깔스런 찬이 되는
명아주

 

*세밀화/박혜영 한살림연합 홍보기획팀

 
한여름과 같은 날씨에 도라지가 밭에서 부쩍 자랐습니다. 파릇파릇 올라온 도라지순이 정말 귀엽습니다. 하지만 덤으로 잡초도 같이 올라왔어요. 도라지밭인지, 잡초숲인지 헷갈릴정도여요. 우리 강아지가 숨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거든요. 그래서 온 가족이 달려들어 모두가 풀을 뽑기 시작했어요. 정말 뽑고, 또 뽑아도 끝이 안 보입니다. 제 남동생은 트랙터로 밀자는 제안까지 했어요. 하지만 그러면 잡초뿐만 아니라 도라지까지 망가지게 되지요. 동생들이 학교가고 혼자 풀을 뽑을 때는 강아지가 친구가 되어주었어요. 혼자 있으면 늘 보던 것들도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요. 수많은 잡초 중에서 유독 눈에 띄게 큰 것이 명아주입니다. 튼튼해서 옛날에는 명아주로 지팡이를 만들었다고도 해요. 본초강목에는 ‘명아주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씌어 있다고도 합니다. 다 자란 모습을 보고 싶지만 일단 도라지를 살려야하기 때문에 지금은 잡초가 되어 뽑히는 중입니다. 버리기는 아까워 뽑은 명아주를 집에 들고 왔습니다. 부드러운 순들만 골라서 살짝 데친 뒤에 나물로 무치면 아주 좋은 반찬이 되거든요. 고추장, 참기름, 마늘을 넣고 무쳐서 상에 올렸는데 아버지는 바빠서 나가시고, 어머니도 먼저 먹고 나가시고, 여동생은 안 먹고, 남동생과 저만 먹습니다. 남동생은 매콤한 것이 맛있다네요. 명아주나물은 고추장보다는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명아주는 콜레스테롤을 내리고, 생잎은 해독작용도 있다네요. 다이어트에도 좋고요. 명아주는 나물로 무치고, 된장국도 끓이고, 밥을 지을 때도 넣을 수 있으니, 맛있게 드시고 건강해지세요.

글/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글쓴이는 18살이지만,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나물이야기는 제철나물이나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식물들에 대해 소박한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