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 이 귀한

 

정재국 이연화 횡성 공근공동체 생산자

귀농 4년차. 올 한해 정재국 생산자는 기꺼이 논에서 살았다. 논에 엎드려 종일 풀만 뽑았더니, 어느새 ‘오리농부’란 별명도 얻었다. 땅에 자리를 잡고 쑥쑥 크는 벼들과도 부쩍 정이 들어 이제 쌀 한 톨 한 톨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다. “귀한 낟알 하나하나가 막상 밥상에 오르면, 그만큼 귀한 줄 몰라요. 인간의 오만함이죠. 진짜 농부가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20년 넘게 한살림 농사를 지어오신 어머니 이연화 생산자는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 대신 논과 밭으로 매일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몸담은 공근공동체 어르신들은 만날 때마다 “논에 물이 부족하다.”, “풀이 많다.” 헤매는 그를 아들처럼 챙겼다. 그는 이제 키 작은 모들이 땅을 딛고 일제히 일어나 자라는 생명의 경이를 느끼고, 논에 오면 소리내 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공근공동체가 시작한 한살림운동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 꿈도 점점 커진다. 요즘은 소 돌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년부턴 논과 밭에 소의 분뇨로 만든 퇴비를 넣어 순환농법을 시작해보려고요. 할 게 참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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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는 마음농사

“농부답게 농사만 신경 쓰고 살면 좋겠네요.”

이호엽·누엔흥감 경남 산청연합회 금호골지회 생산자 부부

벼가 누렇게 익은 들판. 논마다 여름내 채워놨던 물을 다 빼 놓았다. 콤바인이 들어갈 수 있게 흙바닥을 말리고 있는 모습은 수확이 코앞이라는 걸 알려준다. 공영방송의 유기농 비판에, 정부의 쌀 시장 전면 개방 발표까지 올해는 한살림 농부 마음이 편한 날이 없다. 그래도 한 해 동안 애썼던 결실을 눈앞에 두니 부부는 볏단 가득 품에 안고 미소 짓는다. 한살림 생산자였던 부모님의 유기농 논을 이어 받은 지 10년째. “밥맛이야 각기 입맛 따름이고, 농약 없이 기르긴 했지만 뭐 특별한 게 있겠어요?” 부모님 하시던 대로 사람하고 땅에 해로운 거 안 뿌리고 부지런히 농사짓는 게 다라고 한다. “보통 논농사 짓는 거에 비하면 힘이 배로 들긴 하죠. 약 뿌리면 끝인데, 우리는 우렁이랑 같이 손으로 풀 뽑고 그러잖아요.” 좋은 먹을거리 내니 소득이 크지 않아도 맘은 편하게 농사지어왔다. 그런데 개쌀방 이라니 앞으로가 걱정이란다. “벼농사 계속 지을 수 있겠죠? 농부답게 농사만 신경 쓰고 살면 좋겠네요.” 평생을 농부로 살아 온 부모님의 그 세월만큼 앞으로 생명 먹을거리만 신경 쓰고 살고 싶다는 그의 ‘욕심을 버리는 마음농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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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미자 한살림성남용인 조합원


제게 한살림은 참 오래된 인연입니다. 매주 한살림 물품이 공급되는 날이면 계란 몇 알, 식빵 한 봉지, 두부 몇 모 이렇게 주문한 사람의 몫을 거실 바닥에 펼쳐놓고 나눠서 이웃에게 배달하던 올케언니의 모습이 함께 떠오릅니다. 80년대 한살림 초기의 모습이지요. 그 당시 저는, 오빠네 집에서 살면서 매주 거실에 물품을 늘어놓고 이웃에게 나눠주는 올케언니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힘든 일은 도맡아서 한다고 핀잔이나 주던 대학생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물품을 주문하고, 물품 받는 일을 해야 했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 올케 언니가 거의 도맡아했지요. 저는 올케언니와 함께 물품 배달꾼이 되어 5층짜리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그때 올케언니가 해준 현미밥을 처음으로 먹었고, 낯설었던 친환경 먹을거리에 대해 들으며 몇 년을 보낸 뒤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혼집이 안산이라 올케언니에게서 먹을거리를 갖다먹을 수도,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도 없어 한살림과의 인연은 이어 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는 제게 올케언니가 챙겨준 한살림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순면행주세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첫아이가 태어났을 무렵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자주 보지 못하는 올케언니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순면행주세트는 사진처럼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올케언니가 챙겨준 물건이 행주 한 장만은 아니었는데, 사용하지 않아 빛바랜 행주를 꺼내 볼 때마다, 올케언니의 한살림에 대한 열정과 가족들과 투덕거리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흰 쌀밥이 사라진 식탁에서 조카들이 투정부리던 일, 조카가 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몰래 사먹고 나머지를 1층 우체통에 챙겨두었다 들켜서 혼난 일, 너무 거칠어 맛이 없었던 우리밀 식빵을 처음으로 한입 베어 물던 순간…. 지금은 다양하고 먹기 좋은 물품이 많아졌지만 초창기 한살림은 물품 수도 부족하고, 시중에서 접하던 맛들이 아니어서 늘 한살림 밥상은 맛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친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며 7년이란 세월을 함께 보낸 올케언니는 늘 고마운 추억입니다.

저는 이리저리 미루다가, 결혼한 지 20년이 넘어서야 한살림의 조합원이 되었답니다. 얼마 전 매장에서 순면행주를 보았습니다. 올케언니를 만난 것 마냥 기뻤습니다. 얼마 전, 올케언니가 한국에 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 년 만에 보는 올케언니에게 한살림 얘기를 해 줄 생각을 하니 괜히 설렙니다. 남들에게는 큰 일이 아니겠지만, 올케언니와 함께 한 한살림과의 인연들에 대해서도, 친정아버지가 아무 말도 못하고 거친 현미밥을 맛있다며 먹었다는 얘기도 웃으면서 실토해야겠네요. 이제 번듯하게 차려진 한살림 매장도 구경 시켜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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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함께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한살림농부는 햇살과 바람, 풀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여름 볕을 견딘
농부의 고된 노동이 낱알을 영글게 한다. 자식 목에 밥 넘어가는 소리처럼 기꺼워하며 여름내 새벽마다 물꼬를 터 논물 소리를 들었다. 일일이 손으로 피를 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잦은 비와 태풍, 부족한 일조량이 벼에게도 농부에게도 힘겨웠다. 그러나 구수한 햅쌀밥에 행복해 할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논에서 흘린 땀이 새삼 뿌듯하다. 생명이 담긴 한살림쌀은 그래서, 시장에서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생명이고 하늘이다.

 



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연금술사 ‘쌀’

쌀은 사람과 자연을 두루 이롭게 한다. 한살림쌀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땅심과 유기물 등 자연의 힘으로 자란다. 논에 기대어 사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과 수서생물들의 몸짓과 호흡도 모두 자양분이 되었다. 한살림방식으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땅은 유기물을 더 많이 보듬게 되고 더더욱 기름진 땅이 된다. 이렇게 농사가 이어지는 한 토양유실을 막아낼 수 있다. 벼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616만5천7톤으로 다른 곡식에 비해 많게는 24배나 된다. 벼가 삼키는 양만큼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하자면 무려 4,178억 원이 든다. 수질을 정화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우리 논은 더욱 소중하다. 한살림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새삼 강조하기도 쑥스럽다. 전체 농업인구의 80%이상이 쌀을 경작하고, 논은 전체 경지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쌀 생산의 가치는 스물다섯 해 한살림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충북 음성의 몇몇 생산자들이 무농약쌀 농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640여 세대 이상의 한살림 농민들이 약 1,124만㎡ 생명이 살아있는 논에서 한살림쌀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가 이 갸륵한 쌀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생태를 지키고 농업을 살리는 생명운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몸에 좋은 밥, 더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쌀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리면 좋다. 만약 그 이상 불리면 물에 쌀의 영양성분이 빠져나가 밥맛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약간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 지으면 보다 부드러운 밥을 먹을 수 있다. 묵은 쌀을 씻어 불릴 때는 식초를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건지면 묵은 냄새가 사라진다. 입맛 돋우는 색다른 밥이 생각날 때는 다시마 두 조각을 함께 넣고 짓거나, 다시마를 끓여낸 물로 밥을 지어보자! 맛도 있고 잡내도 없어진다. 밥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해두면 간간한 맛이 돌아 입맛이 없을 때 좋고, 현미유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밥에 윤기가 돌아 먹음직스럽다.
밥물이 적당해야 밥이 더욱 맛이 있는데 햅쌀은 수분이 많아 밥물의 양을 조금 적게 넣는 것이 좋은데 일반 쌀밥물의 0.8 분량이 좋다. 묵은 쌀은 쌀 분량의 1.5배 정도 넣어야 밥이 되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다. 뜸은 밥이 끓고 난 다음 10~15분 동안이 적당한데 뜸을 오래 들이면 진밥이 된다. 혹시 밥이 설익게 되면 다 끓인 상태의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청주를 조금 뿌린 다음 다시 한 번 밥솥의 스위치를 켜거나 약한 불로 약 5분 정도 두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 밥의 탄 냄새를 없앨 때는 나무주걱이나 나무도시락 뚜껑 같은 것을 밥 위에 올려두고 그 위에 큰 숯덩이를 한두개 얹은 후 솥뚜껑을 닫아두면 탄 냄새가 가신다.

쌀의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 속 환경을 개선시킨다

쌀겨는 정미할 때 나오는 쌀겨층이나 배아부 등을 가리킨다.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 쌀 겨층의 절반만 벗겨 쌀눈이 남아 있도록 도정한 쌀이 오분도미,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하여 배젖만 남은 것이 백미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백미보다 현미와 오분도미에 더 풍부하다. 특히 현미는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나 비타민 B군, 비타민 E군, 지방, 철분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B1은 당질 대사를 촉진하고,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가지고 있어 변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장 속 이로운 균을 증식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또 쌀눈과 쌀겨층에는 리놀산이 풍부하여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쌀겨의 쓰임새는 다양한데 천연화장품, 썩는 플라스틱, 비료, 식품저장제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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