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어떻게 지내셨나요? '아주까리잎'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저희 가족은 매년 다 같이 대보름날 저녁을 함께 보냅니다. 오곡밥을 먹으며 올해의 다짐을 다시 한 번 가져보고 소원 성취를 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올해는 어머니께서 다래나물, 취나물, 아주까리잎, 고구마 줄기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다래나물과 고구마줄기, 취나물은 알고 있었지만 아주까리잎은 처음 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맛의 나물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4가지의 나물들은 작년에 말려 놓은 묵나물이었습니다. 묵나물 요리는 말려서 묵혀놓은 것이기 때문에 특유의 나물향이 잘나지가 않고 그냥 풀냄새만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 먹어야 좋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일단 물에 담갔다가 부드럽게 삶습니다. 그런 다음에 양념에 묻히는 줄 알았는데 요번에는 어머니가 할머니들께 배운 새로운 요리법을 저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일단 프라이팬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두르고 나물을 넣은 뒤 간장을 넣어서 볶습니다. 그리고 간장 양념에 멸치와 다시마, 양파 등을 끓인 국물과 들깨가루를 포인트로 뿌려서 볶았습니다. 들깨가루가 많이 들어가면 좋고 국물을 자작자작하게 약간 잠길 정도로 해서 볶아주니 정말 맛있게 볶아지게 되었습니다. 들깨 가루의 고소한 맛이 포인트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같은 방식으로 해서 맛있게 볶았는데 어머니, 아버지께서 동네 대보름행사에 가버리신 바람에 집에 남은 저와 동생들 셋이서 오곡밥에 나물을 넣고 맛있게 비벼먹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셋이서 먹는 비빔밥은 왠지 쓸쓸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다 같이 있어야하는데 섭섭했습니다.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9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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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입맛을 돋게하는 '달래'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1월  나물이야기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드디어 우리 집에 닭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께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작고 작은 병아리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병아리를 나르는데 노랗고 작은 병아리들이 뭉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꼭 솜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귀엽고 촉감 또한 보드라워 한참 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건 볼만 한데 수십 마리가 뭉쳐있으니까 눈도 까만 게 우글우글 있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병아리들은 작고 귀여우면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얼마나 민감하던지 아빠의 핸드폰 소리나 커다란 목소리가 나면 모든 병아리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병아리를 돌보거나 근처에서 일을 할 때는 조용조용 소리를 낮춰 스트레스를덜 받게 해야 합니다. 병아리를 받기 전에는 병아리가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병아리 들어오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안계서서 어머니 혼자 양계장을 준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으로 힘들 때 입맛을 돋게 하는 달래무침에 밥을 비벼서 달래비빔밥을 해먹었습니다. 비빔밥은 준비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바쁠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침에다 비비기만하면 되니까요. 달래에 간단한 참기름, 진간장, 조선간장을 섞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무친 다음 밥과 비벼서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으니 정말 힘들 때 입맛을 돋아주어 어머니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인 달래를 지금 먹어서 그런지 봄 달래 먹을 때보다 질기고 톡 쏘는 맛이 강했습니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맛이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머니와 한 그릇에 신나게 비벼서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저녁에 가족이 다 같이 큰 그릇에 비벼 먹는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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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과 잘 어울리는 광대나물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변덕스러운 날씨에 잘 지내시나요? 요즘 날씨가 이상하다는 것은 느끼시는 지요. 저는 나물들로 날씨가 어떤지 알아 볼 수 있었답니다. 3,4월에 올라오는 나물들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니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또한 나물들뿐만이 아니라 곶감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차갑고 건조해야 잘 마르는데 요즘 날씨는 낮도 따뜻하고 밤 또한 마찬가지였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습기 또한 일어나서 말려 놓은 곶감이 곰팡이가 피고 맛도 시고 계속 떨어지고 해서 저희집 올해 곶감 농사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요즘 봄에나 올라오는 나물이 다시 올라왔으니까 무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광대나물을 뜯어다가 무쳤습니다. 역시 봄나물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없더군요. 광대나물은 위의 잎의 끝, 꽃피는 부분이 광대모자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고 꽃모양이 코에 붙은 코딱지 같다고 해
서 코딱지 나물이 라고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광대나물은 꽃이 피기전의 상태를 먹는데요. 생걸로 먹든 데쳐서 먹든 쌉싸름한 맛이 났습니다. 요번 광대나물은 고추장에 무쳤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가 고추장하고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랑 잘 어울려서 맛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광대 나물의 쌉싸름한 맛이 날씨 변화로 인해서 가을에 나와 더욱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날씨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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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 나물 - 쇠비름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정고시가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것을 마무리 짓고 나니 홀가분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점수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험결과는 8월 말에 나온다고 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험이 끝이 났으니 당분간은 쉬기로 하고 어머니의 농사를 도우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저곳 놀러도 다닐 생각입니다. 무주와 대구에도 가고, 물놀이도 가고. 또 온 가족이 함께 여행도 갈 겁니다.


그런데 무더위에 어버지와 어머니의 입맛이 싸악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 더운 여름날 농사일을 하시느라 땀을 많이 흘리고 쉬지도 못하셨으니, 몸이 힘들어서 입맛도 떨어진 듯합니다. 그래서 ‘상큼한 것을 잡수시면 입맛이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삭아삭하게 먹을 수 있는 돌나물과 요즘 한창 많이 나고 있는 쇠비름을 준비했습니다.
 

돌나물은 제철이 지나서 조금 억세졌기 때문에 잎사귀나 새순 부분만 뜯고, 쇠비름은 막 나오는 연한 순을 먹기 좋게 뜯어 맑은 물로 씻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날 제가 대구를 가야 했기에 시간이 별로 없어서 무침도 좋지만, 비빔밥이 나을 것 같아 소박하게 준비해 놓고 칠판에 ‘돌나물과 쇠비름을 씻어 놓고 초고추장 만들어 놓고 갑니다. 먹고 소감 써주세요.’ 라고 적어 놓고 떠났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칠판에 지혜는 콩나물 비벼먹는 것보다 맛있었다고 적었고, 한별이는 아삭아삭해서 비벼먹으니 맛있었다고 했고, 어머니는 입맛이 없었는데 아삭하고 상큼해서 맛이 좋아 입맛이 확돌았다 하지만 흙이 너무 많았다고 쓰셨고, 아버지는 상큼한 것이 아침에 기운을 솟게 하는 것 같아 좋았고 계속해서 부탁한다고 써놓으셨습니다. 소감을 보면서 혼자서 굉장히 웃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칠판에 소감을 적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어머니가 흙이 너무 많이 씹혔다고 하셨기에 열심히 씻었는데 그렇다고 말씀드리니 비가 온 날은 흙이 많이 들어가서 세 번 이상은 씻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비가 오든지 오지 않든지 꼭 여러 번 씻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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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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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디자이너 류지현입니다. 얼마 전에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이 지역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채소나 나물들을 소개하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쇠비름이었는데요. 조그만 나물입니다만, 영양적인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더군요. 특히,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다는 오메가 3를 다량으로 섭취할 수 있는 나물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께도, 어떤 기름이 기본으로 쓰였을지 알 수 없는 오메가 3 알약 대신, 쇠비름 많이 드시라고 했습니다 :-)

    2011.12.06 23:42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 그렇군요.
    쇠비름이 벨기에와 네덜란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니 안타깝네요.
    사실 우리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작물이여서 편하게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그리고 오메가 3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2011.12.27 16: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세밀화/박혜영 한살림연합 홍보기획팀

초록 풀밭에 총총 하얀 별이 뜨다 - 별꽃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무지막지하게 비가 오네요. 만날 비가 오기도 하고, 8월에 치를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하느라 바빠서 오랜만에 밭을 둘러봤어요. 빗물을 흠뻑 머금고 풀들이 아주 무성하게 자랐네요. 이번 주말에는 생신을 맞은 외할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어요. 생신선물로 뭘 드릴까 고민하다가 생신상에 예쁜 나물무침을 올렸어요. 별꽃나물.

별꽃은 밭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이어요. 꽃만이 아니라 풀 자체를 ‘별꽃’이라고 불러요. 꽃잎이 별처럼 귀엽게 생겼고,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을 보면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있는 것 같아요. 별꽃나물은 꽃이 피기 전에 연한 순을 따서 만들어요. 엄마와 이모가 외할머니 생신상 차리는데 분주하셔서 방해가 될까봐 얼른 별꽃순을 데쳤어요. 된장, 고추장을 섞은 쌈장으로 간을 했는데 조금 짜네요. 참기름을 살짝 넣고 버무렸더니 짠 맛이 조금 덜해졌어요. 먹어보니 쌈장은 맛이 강해서 간장으로 무치는 편이 나았을 것 같아요.

반찬으로 올린 별꽃나물을 삼촌이랑 이모들도 신기해하네요. 무엇보다도 할머니가 나물을 맛있게 드셔서 뿌듯했어요. 별꽃은 치매,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다니 어르신들이 많이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별꽃을 말려낸 가루와 소금을 섞어서 이를 닦으면 잇몸이 튼튼해진다고 해요. 치약이 널리 쓰이기 전 우리 조상들은 그 가루로 이를 닦았다고 하니, 어떻게 알고 썼는지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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