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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소식

<살리는 말> 석유문명 현대 인류문명을 산업문명, 혹은 공업문명, 때로는 석유문명이라고 합니다. 지금 세상이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 천연가스가 없이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말을 사용할 것입니다. 석유를 원료나 동력으로 하는 것은 공업뿐만이 아닙니다. 농작물을 심고 키우고 거두는 일, 농기계를 만들고 그것을 움직이는 동력은 물론이고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도 모두 석유에서 뽑아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도 그렇습니다. 냉난방, 수돗물을 쓰고 밥을 짓고 차를 타는 등 거의 모든 일상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석연료에 의존해 생활을 편하게 하고 문명을 발달시키다 보니 대기가 오염되고 지구 온난화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졌습니다. 산성비, 천식, 폐암 등 호흡기 관련 질환은 물론이고 폭우, 폭설 등의 기상이변과 .. 더보기
<살리는 말> 중앙집권적 기술관료 체제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10여 년 전 서울시 수돗물에 불소를 넣겠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한살림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수돗물 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를 결성하고 불소화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공청회에서 만났을 때, 참석자 가운데 치과의사 한 분이 우리를 전문가가 아니라며 무시하려 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말하는 그이도 불소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 충치 등을 치료하는 치과 전문의일 뿐인데 말이지요. 충치 예방을 위해 수돗물에 불소를 넣자는 전문가들에 비해, 우리는 충치는 단것을 줄이고 식사 후 이 닦기를 충실하게 하는 등의 생활습관을 익혀서 예방하는 생활의 문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설혹 불소의 독성보다 이익이 더 많다고 해도 전문가들은 불소와 같은 화학물질에 더 취약한 노약자, 유아,.. 더보기
<살리는 말> 기계론 우리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반 잔의 물을 보고 반이나 남았다고 말하는 낙관론이 있는가하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비관론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기계로 보는 기계론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이 기계론적인 세계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케이지 닭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거기에 있는 닭은 살아있는 생명이라기보다는 원료를 투입하면 제품이 나오는 공장의 기계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는 대로 먹고 원하는 만큼의 계란을 생산하는 기계처럼 여기니까 움직일 필요도, 사랑을 나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로지 암탉만 키우고 늙어서 산란율이 떨어지면 폐사 시키는 거지요. 들인 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느냐에만 관심이 있기에 그들의 본성이나 가.. 더보기
[내 인생의 이 물품] 따뜻한 떡에 한살림 쌀조청~ 꿀보다 조청입니다^^ 따뜻한 떡에 한살림 쌀조청~ 꿀보다 조청입니다^^ 글 김국희 한살림대전 조합원 저는 가구 수가 총 20채도 안 되는 서해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4남매까지 모두 여덟 식구였습니다. 섬 주민들은 서너 가구를 빼곤 친인척이어서 다들 가깝게 지냈습니다. 저희 할머니만 해도 섬에서 태어나셨고 역시 같은 섬에서 나고 자라 앞집에서 살던 저희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오셨습니다. 뒷집이 할머니 친정이었고 아버지에게는 외갓집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집 저집 놀러 다니다 밥 때가 되면 그냥 수저 하나 더 놓고 한 끼 먹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고, 아무 집에서나 놀다 쓰러져 자면 부모님이 업어서 집에 데려오시곤 하셨지요. 명절 때면 섬 주민들끼리 다 같이 돼지도 잡고 가래떡이.. 더보기
[잊히지 않는 밥 한 그릇] 한살림 가득한 밥상차림! 한살림 가득한 밥상차림! 글·그림 박소영 한살림여주이천광주 조합원 참으로 오랜만의 한상차림이다. 이렇게 한살림 먹을거리로 밥상을 차리기는… 한살림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은 2004년, 결혼을 하여 첫 아이를 가지고 얼치기 신혼살림을 꾸려가던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한살림을 가입한 것은 딱히 특별한 동기가 있었다기보다 단순히 ‘내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먹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시작한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지고 이에 따라 생활의 여유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한살림과 멀어지게 되었다. 그때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유기농’딱지가 붙은 것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죄스럽다고 느껴졌다.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생활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마침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는 언니도 한.. 더보기
[내 인생의 이 물품] 엄마의 유산, 한살림 고추장 엄마의 유산, 한살림 고추장 글 조윤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하고 귀한 딸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생각해 보셨나요? 저희 엄마는 저에게 한살림 고추장을 물려주셨습니다. 엄마는 어릴 적부터 고추장을 무척 좋아하셔서 특별한 반찬 없이도 고추장 하나만으로 따스한 밥에 싹싹 비벼 잘 드셨습니다. 매 끼니 고추장을 늘 애용하신 엄마를 닮아서인지, 저도 고추장을 참 좋아합니다. 엄마가 결혼을 한 후, 외할머니는 연세가 많아져 힘이 부치시기 전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손수 만든 고추장을 엄마에게 계속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의 고추장을 먹고 자랐기에, 고추장 앞에 언제나 자동으로 외할머니를 붙여 ‘외할머니 고추장’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릇을 가지고 장독대에 가서 단지 안에 담..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8월 / 비름나물 무더운 여름 기운을 복돋아 주는 '비름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어느새 논에 심은 모들이 땅내를 맡고 가지치기를 하며 튼실한 벼로 쑥쑥 자라고 있네요. 청주청원연합회의 생산자 분들과 한살림대전 ․ 한살림청주 조합원들이 함께했던 ‘손 모내기 도농교류행사’ 때 심은 벼들도 우리의 주식인 쌀을 공급해주기 위해 앞 다투어 포기를 늘리고 있겠지요? 혹시 비름나물을 아시나요? 가뭄에도 잘 견디고 생명력이 강해 밭이나 공휴지에서 잘 자라며 종자로 번식을 하지요. 단백질, 칼슘, 인, 나트륨,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일부러 비름나물을 심어 가꾸기도 합니다.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고 필수아미노산 중에서 특히 라이신을 많이 함유해 식품가치가 높기 때문이지요. 순을 따주면 옆에서 ..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7월 / 방풍나물 여름의 기운이 가득 담긴 '방풍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오늘 아침에도 변함없이 감나무에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 새들이 무반주로 공연을 한답니다.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많이 먹는다지요. 닭들만 새벽을 여는 게 아니더라고요. 5시 만 되면 새들이 연주를 시작하니까요. 올해는 감나무가 영양이 부족한 탓인지 감 꼭지가 너무 많이 떨어졌네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 듯합니다. 풍을 예방한다는 방풍나물을 아시나요? 제가 있는 청주지역에선 한살림 지역물품으로 방풍나물을 공급했습니다. 어린순은 봄부터 9월까지 무침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뿌리는 두루두루 요긴하게 쓰인답니다. 감기, 두통, 발한, 거담에 효과적이고 어지럼증에도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또, 술을 담가..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6월 / 취나물 푸른 신록의 기운이 가득한 '취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푸른 신록의 계절 유월! 어느새 연둣빛 새순은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울창한 숲속에선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땅속에 잠자고 있던 모든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 앞 다투어 쑥쑥 자라고 있고요, 우리의 지친 몸에 기운을 북돋아 줄 산나물들도 잘 자라고 있지요. 산채나물의 대명사인 취나물은 우리가 선호하는 나물 중에서 으뜸이지요. 우리나라에선 60여종의 취나물이 자생한다고 하네요. 그 중 먹을 수 있는 취나물은 24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종류만 해도 이른 봄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면서 먹는다하여 이름 붙여진 곰취가 있고. 단오 때 즐겨먹는 수리취떡에 들어가는 수리취, 도시락과 쌈장만 싸.. 더보기
밥의 마음으로 벼 키우는 농부 <충남 예산 자연농회> 김수구·김경희 생산자 부부 밥의 마음으로 벼 키우는 농부충남 예산 자연농회 김수구·김경희 생산자 부부 글 정미희 · 사진 문재형 편집부 밥은 늘 상에 오르지만 주인공으로 대접받진 못하는 느낌이다. 일품요리 옆에 으레 따라가지만 맛 자체가 그리 주목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밥의 진면목은 오히려 바로 그것일지 모른다. 입안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른 어떤 음식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존재감을 지키는 그 맛 말이다. 그런 밥의 모습을 닮은 사람이 있다. 충남 예산에서 햇수로 41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수구 생산자다. 예부터 비옥하기로 이름난 예당평야지대는 벼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열여덟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보통 농사꾼하고는 달라요. 계속 실험하고, 연구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