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살림소식

나물이야기 2012년 12월 / 무시래기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 무시래기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김장들은 하셨나요? 연탄으로 난방 하던 시절에는 김치냉장고도 없었고, 겨울 기운이 확연해지는 12월에 들어서면 김장을 하고 연탄을 들여 놓으며 겨울나기 채비를 하는 것이 큰 행사였지요. 난방 방식이 연탄에서 석유나 도시가스로 바뀌고 김치냉장고가 주방 한 쪽에 자리 잡은 뒤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1월 중순쯤부터 김장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저는 강원도에 사는 친구가 절임배추를 보내준 덕분에 속 재료만 준비해서 11월 초순에 이미 김장을 했답니다. 김장철이면 무청이 제일 좋을 때인데 흔하다고 그냥 버리시지는 않지요? 무청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말려두면 무시래기가 되지요. 시골에선 김장 후에 무청을 짚으로 엮.. 더보기
홀로 선 나무 아름드리 그늘을 만들다 <다자연식품> 윤은숙 생산자 홀로 선 나무 아름드리 그늘을 만들다 다자연식품 윤은숙 생산자 글‧사진 정미희 편집부 홀로서기를 강조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람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제 손으로 심거나 거두지 않았는데도 매일 마주하는 밥상과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옷, 교통수단 등 우리가 누리는 수많은 것들을 돌이켜봐도 그렇다. 누군가의 노동이 반영된 수많은 사용가치들에 의존해 우리는 살아간다. 시장에서 교환되는 돈과 물품만으로는 서로 얽히고 의존해 있는 생명의 그물코를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가 한살림을 하는 이유, 협동조합을 말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함께 모여 서로를, 지역을,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 동해바다가 넘실대는 강릉 주문진에 있는 다자연식품을 다녀왔다. 한살림강릉(현 한살림강원영동생협)은 1988년 .. 더보기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한살림 겨울 대파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한살림 겨울 대파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겨울이다. 수은주가 영점 아래로 떨어지고 아침이면 하얀 서리가 들판을 뒤덮는다. 찬바람이 거세져 옷깃을 여미고서도 집밖으로 나서기가 꺼려지는 때다. 사람도 자연계의 생물들도 바깥활동을 자제하면서 비축해둔 양분으로 겨우살이 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일일지 모르겠다. 겨울에도 어렵지 않게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된 시절이지만 무언가 어색하다. 흙내가 덜하다고나 할까? 겨울에는 강렬한 생명의 기운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해진다. 다행히 한 겨울에도 푸른 채소들을 만날 수 있다. 서리 내린 들판에서 건강한 대지가 길러낸 한살림 겨울 대파가 있다. 대파는 마늘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양념채.. 더보기
소식지 19호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한살림 겨울 대파 대파는 추위에 강한 작물이다. 예전부터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에 대파를 키워왔다. 한살림 겨울 대파는 전라남도 해남과 제주도에서 5월부터 자라기 시작해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본격적으로 수확돼 공급된다. 해남과 제주도에 있는 대파 재배면적을 합치면 약 5만 2백㎡(약 15,200평) 가량이며 여기서 모두 20만 단이 생산돼 조합원들의 겨울 밥상에 오르고 있다. 시중에 나오는 대파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경우도 많지만 12월 말부터 한살림에 공급되는 겨울 대파는 모두 노지에서 추위를 뚫고 자라난 것만 공급된다. 찬바람을 그대로 맞고 자라기에 계절의 맛과 향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김순복·김영곤 .. 더보기
[2012.11.26 한살림연합소식지 19호] 더보기
<살리는 말> 각비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각비(覺非)는 중국 당나라 시인 도연명이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나오는 “지금이 옳고 어제가 그른 것을 깨달았다”는 구절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는 나이 마흔한 살에 짧은 관직생활을 했는데 고을 수령이 행차하니 맞을 준비를 하라는 공문을 받습니다. 이에 사표를 쓰고 귀향을 결심하며 시를 노래하는데요. 지난 시절 도회에서 권력을 좇아 살며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었던 삶의 허망함과 잘못을 깨닫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동시에 고향의 소박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시인의 전면적인 각성의 마음도 읽혀집니다. 별 생각 없이,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으려니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주변 속도에 맞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더보기
[내 인생의 이 물품] 둘째의 알레르기를 낫게 해 준, 오미자음료 둘째의 알레르기를 낫게 해 준, 오미자음료 글 남경희 한살림성남용인 조합원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넘어가고 있다. 알레르기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따라다니는 사람이라면 이맘 때 몸살을 앓기 마련이다. 우리 집은 알레르기를 친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둘째아이 때문에 계절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며 예민해진다. 둘째는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고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이런 상황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공포에 떨던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아이는 가려움과 진물 때문에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얻은 것 또한 많았음을 깨달았다. 아토피가 먹거리, 생활습관, 환경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당시 모유 수유를 하고 있던 나는 먼저 생활..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11월 / 고구마와 고구마줄기 고구마와 고구마줄기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들녘에 금빛 물결 출렁이는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농부들의 손놀림이 더욱 바빠지고 있습니다. 고구마도 수확이 한창인데요. 어릴 적 긴긴 겨울동안 소중한 간식거리가 되어주던 고구마, 그리고 우리 밥상에 요긴한 반찬거리가 되는 고구마 줄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고구마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해야 하지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양분을 빨아들이는 힘이 매우 좋으며 줄기가 뻗어 나가는 힘 또한 대단합니다. 줄기에서도 고구마가 달리기 때문에 넝쿨을 자주 뒤집어주어야 땅속에 있는 고구마에만 영양이 집중돼 실하게 굵어집니다. 고구마 종류에는 수분이 많고 달달한 호박고구마, 밤처럼 포슬포슬한 밤고구마, 샐러드나 묵을 만들면 환상적인.. 더보기
도라지로 살림의 꿈을 키워내다 <더불어세상영농조합> 김영학 ·박숙 생산자 부부 도라지로 살림의 꿈을 키워내다더불어세상영농조합 김영학·박숙 생산자 부부 글·사진 정미희 편집부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말이 있다.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뜻이다. 소화가 안 될 때 매실차를 마시고, 감기에 걸렸을 때 배를 달여 먹는 것처럼 적절한 음식은 약이 된다. 한살림에 도라지액을 내는 ‘더불어세상영농조합’의 김영학, 박숙 생산자에게 도라지는 몸과 마음을 살린 치유의 음식이다. 서울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365일 쉬는 날 없이 잠도 줄여가며 일을 하던 김영학 씨의 몸에 이상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성인 아토피가 생기고, 알레르기성 비염은 날로 심해졌다.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상해가던 차에 그는 어릴 적 할머니가 재배하시던 도라지를 떠올렸다. 입버릇처럼 도시 생활은 10년만 하고,.. 더보기
도리깨질로 타작하고 키질로 까부르며 정성 다한 우리 팥 도리깨로 타작하고 키질로 까부르며 정성 다한 우리 팥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동짓날 팥죽과 고사상 시루떡팥은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어왔고 함경북도 회령군 오동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될 정도로 오랫동안 재배해온 작물이기도 하다. 거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이른 봄에 심지 않아도 돼 농가에서 별다른 부담 없이 재배해왔다. 주로 여러 잡곡과 섞어 밥을 지어 먹었으며 각기병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다. 예부터 팥의 붉은 빛은 귀신을 쫓는다 해서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는 주술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특별한 날에는 액을 막기 위해 팥이 듬뿍 들어간 고사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었고 밤이 가장 길어 음기가 강한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담벼락에 뿌리기도 했다. 새로 이사 온 이웃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