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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소식

소식지 22호 언 땅에 뿌리 뻗고눈보라를 자양삼아 달고 향긋한 노지재배 시금치 우수(2월18일) 경칩(3월5일)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한다. 이즈음이면 겨우내 땅속에서 숨죽이던생명들도 꿈틀댄다. 겨우내 밥상에 오르던 김장김치가 슬슬 물릴 때도 이 즈음이다. 달래, 냉이, 씀바귀같은 봄나물이 반갑고 봄동이 입맛을 돋운다. 겨울 들판에서 눈보라를 뒤집어쓰고 자라나고도 더 한층 푸르름을 자랑하는 채소는 따로 있다. 한살림 노지 시금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언 땅에 뿌리 내리고 제 몸에 당분을 축적하며 더디게 더디게 자라온 한살림 노지재배 시금치가 지금 한창이다. 가을에 파종해 전남 해남, 전북 부안, 비교적 겨울이 덜 매서운 바닷가 산지에서 눈보라 속에 자라난 장한 채소들이다.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이백.. 더보기
[2013.3.4 한살림연합소식지 22호] 더보기
<살리는 말> 식일완만사지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식일완만사지(食一碗萬事知)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의 말씀인데요, 밥 한 그릇을 먹으면서 만사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밥 한 그릇과 만물의 이치, 쉽게 연결이 되지 않지요? 그렇다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듯한 밥 한 그릇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어떤 도움과 협동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한 여름의 강한 햇볕이 벼를 여물게 하는 일이지요. 늘 찰랑거리는 물도 필요하고 잎사귀와 벼 이삭을 흔드는 신선한 바람과 때를 맞춰 내리는 비도 꼭 있어야겠지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햇빛과 함께 밤하늘의 달빛, 별빛도 벼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도울 거고요. 그런가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흙속의 미생물과 벌레들이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제.. 더보기
[잊히지 않는 밥 한 그릇] 밥 한 알에 담겨 있는 위대한 유산 밥 한 알에 담겨 있는 위대한 유산 글 문순요 한살림경기남부 조합원 저는 1950년대 말에 태어나 1965년 극심한 가뭄으로 굶주린 삶을 겪었습니다. 얼마나 굶주렸으면 점심 끼니 때, 밥 한 그릇에 물을 부어 끓인 밥으로 6~7명이 요기를 하곤 했지요.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끓여 먹는 밥이 왜 그리도 뜨거웠는지, 너무 뜨겁다며 짜증을 내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 고구마도 두어 개씩 쪄서 먹었습니다. 고구마를 먹을 때는 껍질을 벗겨 먹으면 아빠에게 혼이 나곤 했기 때문에, 아빠와 따로 먹을 때에만 껍질을 벗겨 먹었지요. 그때는 먹을 것이 워낙 귀했기에 고구마 껍질은 물론이며 고구마 줄기도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었기 때문입니다. 고구마 줄기에 붙은 잎사귀도 떼어 내지 않고 전부 삶아서 된장에 조물조물..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2월 / 냉이 봄나물의 으뜸, 향긋한 냉이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곧 있으면 우리네 큰 명절인 설날입니다. 지난 해, 윤달이 들었던 이유로 올해 설날은 입춘을 지나 엿새째 되는 날에 자리를 잡았네요. 어릴 적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련한 추억들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가래떡을 뽑으러 가신 어머님을 기다린다고 창호지문을 여닫으며 참 많이도 들락거렸었지요. 외지에 나가신 삼촌이 언제 오나, 시린 발을 동동거리며 마을 어귀에서 서성이던 기억도 있고요. 저는 위로 언니가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있는 탓으로 언니 옷을 물려 입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명절 대목장을 보러 가신 부모님께서 설빔으로 무엇을 사오실까 하는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실감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아마 세뱃돈의 많.. 더보기
농사 짓는 마음으로 빚은 메주 충북 괴산 <솔뫼영농조합> 농사 짓는 마음으로 빚은 메주충북 괴산 솔뫼영농조합 글‧사진 정미희 편집부 우리 음식에서 장(醬)이 빠지면 이야기를 시작하기 어렵다. 조물조물 나물무침부터 보글보글 찌개까지 장맛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음력 정월에 장 담그는 일은 한 해 집안 농사로 비견될 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이 농사는 전 해 동짓달 좋은 콩을 골라 메주를 쑤는 일부터 시작된다. 한살림은 매년 음력 정월 솔뫼영농조합과 오덕원, 또바기콩사랑에서 유기농 콩으로 만든 메주를 조합원들에게 공급한다. 이제 곧 조합원들 댁에서 깊은 맛을 내는 간장과 된장으로 변신할 메주를 만나러 충북 괴산 솔뫼영농조합에 갔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이평리. 한살림대전 겨울생명학교에 참석한 아이들의 소리로 북적대는 솔뫼 어울림터에 도착하니 아직 .. 더보기
"진정한 국민행복시대를 열자면" 새정부에 전하는 농업‧먹을거리, 협동조합에 대한 정책 제언 글 조완형 한살림연합 전무이사 새로 들어설 정부는 5천만 국민의 70%를 중산층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시장개방을 더 확대하고 수출대기업을 더 육성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농업과 먹을거리를 해외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고, 사회적 격차는 더 벌어지며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상 타결, 1998년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 FTA 등으로 지난 20년간 우리 농업·먹을거리 개방은 계속 확대되어 왔다. 새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이런 개방정책을 지속한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표방한 ‘국민행복시대’는 열리기 어려울 것이다. 개방정책으로 밥상과 생산현장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먹을거리 안전과 국.. 더보기
제로성장 시대의 정치 글 주요섭 모심과살림연구소 소장 사실은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숨겨진 진실’입니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통령선거가 진행 중인 2012년 12월,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생명위기의 징후 중 하나일 뿐입니다. 농민들이 절감하고 있듯이 기후변화는 이미 ‘붕괴’ 수준입니다. 2017년이 되면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의 기온이 2도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구상의 생물종 1/3이 멸종하며, 남아프리카와 지중해 등에서 물 공급의 1/3이 줄어들고, 5억 명 이상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해수면이 7미터 상승하고, 아마존이 사막화하며, 해양생태계의 절반이 위태롭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그것만이 아닙니다. 세계는 이미 사실상 .. 더보기
수입 옥수수 대신 우리 보리로 키운 우리보리살림돼지 수입 옥수수 대신 우리 보리로 키운우리보리살림돼지 글 박은진 편집부 / 사진 문재형 편집부, 류관희 작가 쌀을 빼면 식량자급률 3% 남짓, 영원히 싸게 사다 먹을 수 있을까? 정부는 꾸준히 보리수매가를 낮추어 오다 2012년, 아예 쌀과 함께 보리 수매자체를 중단했다. 수매제도는 정책적으로 식량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이 폐지되면 식량 자급기반은 급격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는 1984년 정부가 밀 수매를 중단하자 1980년 당시 4.8%이던 밀 자급률이 1990년 0.05%까지 급감한 데서 확인되었다. 쌀과 보리가 이제까지 우리 밥상을 가까스로 지탱해온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국제곡물가격 폭등이 되풀이되고 있는 최근의 현실이 여간 아슬아슬한 게 아니다. 한살림에서 돼지사료의.. 더보기
소식지 21호 우리보리자급 사료화 사업으로보리농지 120만평이살아납니다! 한살림에서 “우리보리살림돼지”가 새로 선을 보였다. 수입 옥수수를 모두 빼고 발아시킨 우리보리와 국산 쌀겨를 넣어 자급률을 약 30%까지 높인 ‘우리보리살림사료’로 키운 돼지다. 갈수록 고기소비가 늘고 있다. 불균형한 식탁이 건강을 위협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육류수입이 늘뿐 아니라 국산 육류조차도 대부분 수입곡물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 것들이라 수입식량에 대한 의존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2011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2.6%까지 떨어졌다. 남아돈다던 쌀마저 겨우 83%만 자급했으며, 보리쌀 22.5%, 밀 1.1%, 옥수수는 0.8%에 불과하다. 그나마 쌀을 빼면 겨우 3.7%만을 국내산으로 자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