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바다가 모인 살림의 밥상, 한살림 조미김

김종우·김덕윤 산식품 생산자부부

글 사진 정미희 편집부

산식품 김종우·김덕윤 산식품 생산자부부

참기름을 발라 소금 솔솔 뿌려 석쇠에 구워낸 엄마표 김구이. 쌀밥에 김구이는 얼마나 적절한 조합인지. 갓 구워낸 바삭하고 고소한 김구이 하나면 열 반찬 부럽지 않았다. 집에서 만들자면 손이 제법 가는 이 사랑스러운 반찬은 시판 구이 김이 보편화하면서 매일의 식탁에 더 손쉽게 놓이게 됐다. 산식품 김종우 김덕윤 생산자 부부는 10년 전, 30대 초반의 나이에 지인의 권유로 조미김 시장에 뛰어들었다. 믿을 것은 생명이 살아있는 식품을 만들겠다는 두 사람의 각오뿐이었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에 있는 산식품. 두 사람은 2003년 산과 들이 어우러진 이곳에 ‘산과 들과 바다와 사람을 살리는 기업’을 꿈꾸며 산식품을 세웠다. 김 공장에서 생산된 진공포장 구이김이 일반화되고, 인기가 많아질 무렵이었다. 두 사람은 위탁받은 일반 조미김을 생산하는 동시에 본래의 뜻이 담긴 자체 상표를 개발해 국산 재료로만 만든 제품을 냈다. “구이김 공장은 많았지만, 국내산 참기름 들기름을 사용하는 곳은 없었어요. 가격 경쟁이 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국내산 참기름, 들기름으로 조미김을 만들면 참깨, 들깨 농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죠.” 좋은 재료 없이 좋은 가공식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믿기에 1차 생산자들과 함께 성장해야 겠다는 생각도 처음부터 품고 있었다. 한살림 등 생협들에 자신들의 상표를 단 견본품을 제출하기를 여러 차례. 2005년 9월 드디어 한살림에 조미김을 내게 되었다. 당시 한살림 가공 김은 화성한과에서 내는 구이김이 전부였다. 지금은 조미하지 않고 굽기만 한 구운김밥용김, 구운참김과 구운전장김, 구운도시락김, 파래전장김, 구운자른김 등 조미김, 김자반볶음, 김부각, 다시마튀각 등 산식품에서만 9종의 김 관련 물품이 나온다. “한살림 조미김은 그야말로 최고의 사양이죠. 원부재료를 모두 한살림 생산지에서 온 것들만 사용하니까요.” 각 재료의 면면은 정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산식품의 김은 한살림 생산지인 신흥수산의 전통 지주식 김을 원재료로 만들어진다.

산식품의 김은 한살림 생산지인 신흥수산의 전통 지주식 김을 원재료로 만들어진다.

 

주원료인 김은 한살림에 김을 내고 있는 전라남도 해남군에 있는 신흥수산에서 가져온 전통 지주식 김이다. 시중 김들은 더러 맛을 더하려 원초에부터 화학조미료를 뿌리기도 하지만, 한살림 김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추운 겨울 바람과 햇살에 노출된 채 자라기 때문에 겨울바다와 태양의 생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여느 김들처럼 염산 처리를 하면서 파래나 잡티를 제거할 필요도 없어 바다 생태계도 교란시키지 않고, 몸에 해로운 게 섞일 일 없다. “신흥수산에 가서 김을 채취하러 함께 바다로 나가본 적이 있는데 한겨울 바닷바람이 어찌나 칼 같던지… 저희는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추우면 난방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지만, 그분들은 그럴 수 없잖아요. 이렇게 고생하며 생산한 김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더 감사하더라고요.” 들기름과 참기름은 살림농산에서 가져온다. 시중의 것과 가격차가 있지만, 한살림의 원칙과 정신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마다할 수 없다. 기름은 생산된 날부터 한 달 이내의 것을 받아 사용한다. 구이를 할 때 쓰는 현미유는 국산 현미유 수급이 불규칙해 부득이 수입산을 쓰지만 방부제와 소포제 없이 생산된 것을 따로 주문해 공급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에 맛을 더하는 소금은 마하탑의 볶은소금이다. “맛소금을 사용하면 김에 감칠맛을 더하고, 오랫동안 바삭바삭해요. 향까지 맛있어지죠. 볶은소금은 처음에는 바삭하지만 오래 두고 먹을 수는 없어요.” 특히 볶은소금의 경우 입자 크기가 달라 기계에서 공급되는 소금의 양을 조절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고 한다. 이 때문에 초창기에는 소금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소비자 조합원들의 항의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하탑에서 볶은소금의 입자를 보다 균일하게 개선해주어 일정한 맛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잔손이 많이 가는 부각과 튀각은 본래부터 직원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기획한 물품이다. 지금은 조미김 생산량이 많아져 부담이 가는 상황이 되었지만, 만드는 과정에 스며있는 정성을 이해하고 맛있다고 칭찬해주시는 조합원들이 있어 생산을 멈출 수 없다고 한다. 함께 생산하던 고추부각은 일손이 부족해 또 다른 한살림 생산지인 금원산마을에 기계와 기술을 모두 전수해주었다. 1차 생산지에서 땀 흘려 자연에서 거둔 그대로, 원재료 고유의 풍미를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밥상에 전달하자는 산식품의 마음이 이들이 내는 물품들에 잘 담겨있다.

이렇게 온갖 선의와 갖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이들 부부에게도 고민이 깊어졌다. 바로 일 년 앞도 알 수 없는 바다 환경 때문이다. 내년 4월까지 사용할 원초는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지만, 그 이듬해부터는 어떻게 될 것인지, 또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김 생산지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북쪽에는 지주식으로 김을 양식할 갯벌이 적은데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좋은 김을 생산할 수 있을지…. 밥상 위에 올라온 김 한 장의 무게가 새삼 묵직하게 느껴진다. 

아홉가지 산식품의 물품들

아홉가지 산식품의 물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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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힘 모아 함께 지키는한살림 한우

 

글•사진 문재형•박근모 편집부

2008년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때, 설령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시작되더라도 광우병을 걱정하면서까지 미국 소고기를 소비하는 이들이 많을까? 생각한 이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산 소고기는 2007년 1만4616톤에서 2012년 9만9929톤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한우 사육농가는 2012년 9월 15만7천 가구에서, 2013년 9월 13만8천 가구로 불과 1년 만에 2만 가구 가량 줄었다. 한우 평균가격이 2007~2011년 마리당 525만 원에서 2012년 466만4천 원으로 크게 떨어진데 비해 국제 곡물가와 함께 사료값이 많이 올라가 한우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늘어난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한우농가에 FTA 피해 직불금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대다수 농가들은 그 보상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한우’ 자체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다행히 한살림 한우는 시장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며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한살림이 애초에 시장체계를 넘어서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협력하며 책임생산 책임소비를 위해 노력해 왔고 사료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점도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가격 등락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시장의 생리를 생각하면 시중 가격이 하락해도 한살림 한우를 꾸준히 선택하는 것은 당장 눈앞의 금전적인 이득만이 아니라 물품에 담긴 우리 농업과 지구환경, 구체적으로는 농민 생산자를 위해 이들을 신뢰하고 생산 활동이 지속되도록 응원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무항생제 Non-GMO사료로 햇살과 바람 통하는 축사에서
건강하게 키운 한살림 소

무항생제 Non-GMO사료로 햇살과 바람 통하는 축사에서 건강하게 키운 한살림 소

2012년 우리나라의 1인당 고기 소비량은 44kg으로 1980년 11.3kg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소득이 늘고 식성이 서구화된 탓일 것이다. 고기라고해서 농업과 무관한 게 아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곡물 20kg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식량자급률이 날로 낮아지고 있는 것은 농업생산이 준 탓이 있지만 수입사료로 키우는 고기 소비가 늘어난 탓도 크다. 한살림은 고기 소비를 절제하고 소박한 밥상을 차리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육식은 분명 권장할 일이 아니다. 육류소비를 절제하되 부득이하게 소비할 경우에는 사료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 사육환경, 논밭농사와의 생태순환까지 생각한 좀 더 나은 고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데서 한살림 축산물은 출발했다.

고기소비 줄인 소박한 밥상이 바람직하지만
한살림 한우는 키워서 도축해 공급할 때까지 24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공산품들과 달리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하기도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해 생산자, 소비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며 생산과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안심살이나 스지도가니살 같이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부위들은 이용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협의하면서 계획에 따라 사육하면 가격변동도 크지 않고, 길게 보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안정적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데 도움이 되니 받아들일 만 한 일이다.
한살림에 공급되는 한우는 Non-GMO한우와 유기한우가 있고 한살림성남용인 등 일부 회원생협에서 명절 때 매장 등으로 공급하는 국산사료한우가 있다.

동물복지 생태순환, 한살림축산의 기준 만든 한축회, Non-GMO한우
한살림에 공급되는 한우 중 비중이 제일 큰 것은 Non-GMO한우다. 모두 46농가에서 2,820마리 정도 사육하면서 한 달에 120마리 가량 공급하고 있다. 주로 충북 괴산에 있는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이하 한축회)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고 충남 아산과 부여의 생산 농가들도 매달 20마리 분량의 소고기를 내고 있다.
1999년 괴산지역 한살림 생산자들이 설립한 한축회가 고심하면서 하나하나 선택해온 사육방식이 한살림 축산의 기본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고기를 출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동물복지 등을 고려해 마리당 2.5평 이상의 넓이를 확보하게 한 뒤, 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축사 바닥에 짚과 건초 등을 깔고 토종 미생물 등으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가 하면 오폐수 처리와 축분을 발효 퇴비로 만들어 논밭 거름으로 넣어 땅을 비옥하게 한 일. 7개월 이전까지 질병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하고 그 뒤로는 질병이 없는 한 접종을 하지 않고 처음부터 무항생제사료를 먹여왔으며 2002년부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Non-GMO사료로 키운 한우를 공급해 온 일들이 그렇다

오진영 충남 아산연합회 도고지회 생산자

오진영 충남 아산연합회 도고지회 생산자

본디 풀을 먹고 되새김질을 해오던 소에게 옥수수를 집중적으로 먹이면 위에 탈이 나고 지방이 근육 속에 축적돼 소위 ‘마블링’이 잘된 등급 높은 소고기가 생성된다고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마블링 정도에 따라 소고기에 등급을 매기는 현행 제도에 대해 한살림은 동의하지 않는다. 한살림 생산자들을 자신들이 내는 소고기들이 우리나라의 현행 등급제로는 높은 등급을 못 받더라도 사육과정 등을 보면 감히 ‘특급’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축회는 2009년, 콩깍지, 짚, 풀 같은 거친 조사료와 곡물사료를 고르게 섞어 소에게 먹일 수 있고 사료자급률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는 완전혼합사료(TMR Total Mixes Ration) 공장을 세웠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한축회의 국산사료 비율은 30% 정도이며 이를 4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살림이 돼지 사육에 도입한 ‘우리보리살림사료’가 한우 사육에까지 적용되면 이보다 훨씬 높은 사료 국산화비율도 가능할 전망이다.

 

TMF(완전혼합발효사료)

TMF(완전혼합발효사료)

생태기준으로는 한살림 소고기가 1등급
한살림축산의 또 다른 한 축은 유기한우다. 한살림 유기한우는 충남 아산지역 5개 농장이 뭉친 아산유기한우생산자모임에서 공급한다. 그리고 이 한우들이 먹을 사료 역시 아산의 한살림생산자들이 세운 푸른들축산에서 동물성원료, GMO원료, 성장호르몬, 비육촉진제, 항생제는 빼고, 주로 인근 지역에서 나온 유기농 볏짚과 쌀겨, 청치(덜 익은 쌀)를 넣어 만든 유기농사료다. 사료 원료를 스팀으로 쪄내고, 발효시킨 완전혼합발효사료(TMF Total Mixed Fermented Ration)이기 때문에 소에게 이롭다고 한다. 소를 키우면서 나오는 소똥은 발효를 거쳐 양질의 퇴비가 되어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한살림 유기한우는 지역의 생태를 살리고, 지역의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기한우 수요가 적은 편이고 이 때문에 사료 소비도 그다지 많지 않아 유기농 사료 생산라인 가동률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유기한우를 기르는 농장은 여유롭고 깨끗하다. 유기축산물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이며 축사공간이 넉넉하고, 한쪽 편으로는 넓은 목초지가 있다. 목초지는 인증에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옥수수 등 사료작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사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축사 내에는 한 구획에 4~5마리 가량의 소들이 있다. 공간이 넓은 만큼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질병에도 잘 견딘다고 한다. 축사내에는 분뇨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데 미생물 무기질 활성 음용수(BMW Bacteria Mineral Water)설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햇볕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는 축사, 소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한 일,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들어간 사료를 일체 먹이지 않는 일, 뿔을 자르거나 거세를 시키지 않는 동물복지를 고려한 사육환경은 유기축산과 Non-GMO 한우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료 기준 등이 좀 더 각별하다고 보면 된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한살림 한우들을 보면 여느 식탁들에 오르는 소고기들도 저렇게 편안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살림이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사육환경 등과는 무관하게 아예 한국의 축산업 자체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우리 농산물, 이들과 생태순환 고리로 연결돼 생산되는 건강한 축산물들을 균형 있게 섭취하며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자는 것. 그것이 축산을 바라보는 한살림의 시각이다.

한살림한우

한살림 유기한우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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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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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린 ‘달지않은 곡물플레이크

 

유은선 한살림서울 조합원


처음 한살림에서 플레이크가 나왔을 때 식사대용으로 그만이기에 무척 기뻤다. 하지만
아쉽게도 설탕이 제법 포함되어 있어 우리 집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의 아토피가 설탕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겉으로는 평범하게 보이지만 첫째 아이뿐만 아니라 둘째 아이까지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해서 실제로는 무척 피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 기분전환을 위해 맘 편히 외식을 할 수도 없고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먹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며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면서 간식거리를 사먹으라 할 수도 없다.
자연스럽게 아이들 먹을거리는 엄마인 내 손을 거쳐야만 하는데, 아무리 여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들 하지만 직장 다니며 가정을 돌보는 ‘직장맘’의 하루는 빠듯하기만 하다. 내 체력에도 한계가 있어 한창 먹을 나이인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대로 준비해주지 못했는데 요즘은 얼마 전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한살림 달지않은 곡물플레이크와 한살림 우유를 넉넉히 준비해 놓는 것으로 한시름 덜었다. 엄마 없는 집에 와서도 아이들이 아토피성 피부염 걱정 없이 질 좋은 간식을 챙겨먹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우리 집처럼 설탕 없는 플레이크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했다는 달
지않은 곡물플레이크는 무농약 현미를 비롯한 국내산 곡식 4가지에 볶은소금 0.8%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천연 재료들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에게도 안심하고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벽 운동을 위해 제일 먼저 집을 나서는 남편도 간단하게 우유에 한 그릇 말아먹고 나간다.

이처럼 편리함과 영양, 안전성에서 탁월하여 우리 집 필수품이 된 달지않은 곡물플레이크는 놀랍게도 맛있기까지 하다. 아무리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곡물의 구수함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다른 잡맛이 없고 깔끔하다. 물론 마트에 가면 다양하고 놀라운 맛을 내는 플레이크들도 있겠지만 아토피 때문에 한살림 식구가 된 지 10년 쯤 지나고 나니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이 가장 맛있다고 저절로 느끼게 되었다. 첨가물이 덜 들어간 먹을 거리가 우리 몸에도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가족의 생활을 피곤하게 만든 아토피
성 피부염에게마저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토피의 원인을 따져보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자연의 소중한 의미와 고마움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달지않은 곡물플레이크를 개발해 준 도울바이오푸드 생산자와 한살림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제 일상의 노고를 덜어주는 물품들이 속속 공급되고 있으니 이를 통해 얻게 된 여유로 움을 좋은 곳에 쓰면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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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달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충북북부권역협의회 사무국장

 

1986년 한살림(당시 한살림농산)은 무농약쌀과 유정란, 참기름 등을 가지고 세상에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친환경 농업을 하는 생산지도 한살림 철학이 담긴 물품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충북 음성 성미마을의 최재명, 최재영 형제는 농약중독으로 갖은 어려움을 겪고 난 뒤 1979년부터 농약 없이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살림과 두 사람은 뜻을 같이 했고 성미마을은 한살림의 최초 생산지 가운데 하나로 무농약 재배한 쌀을 공급하며 한살림의 시작을 함께 했습니다.

한살림의 역사를 돌아보면 성미마을이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
합니다. 1989년 한살림이 되살린 최초의 단오잔치가 성미마을에서 열렸으며 초창기에 설립된 뒤 해산했다가 2003년 다시 결성된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초대 회장도 성미마을에 사시던 고 최재두 생산자가 역임했습니다. 한살림뿐만 아니라 전국의 유기재배 벼 생산자들의 시름을 덜어준 우렁이농법을 개발한 것도 성미마을 최재명 생산자입니다. 함께 경작하고 함께 소득을 분배하는 무소유공동체 실험도 벌인 곳도 이 마을입니다. 여든살 고령인 최재명 생산자는 지금도 한살림에 유기농쌀과 한살림 토하젓에 들어가는 새뱅이(민물새우)를 내고 있습니다.
27년 동안 한살림이 꿈꾸는 생명세상을 앞장서서 일궈온 성미마을에 지금 심각한 위기가 닥쳤습니다. 음성군에서 성미마을을 포함한 음성군 대소면, 금왕읍 일대 3,966,9,42㎡(약 120만 평) 농지를 공장단지화 하는 이른바 ‘음성태생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여의 도면적의 약 1.4배 면적, 한살림 전체 친환경 논 면적의 1/3에 달하는 농지가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 음성군은 11월에 음성군의회, 내년 12월까지 충청북도 의회의 승인을 거쳐 2015년에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농지를 강제로 수용 당할 수도 있습니다. 성미마을 한살림 생산자들과 인근 지역 100여 가구 농민들은 지금 음성군청 앞에 천막을 쳐놓고 ‘농사를 계속 짓게 해달라’며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성미마을이 있는 음성군 대소면 일대는 얕은 산들로 이뤄져 있어 하려고만 한다면 더 많은 농지를 확보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이라 이 지역에 밀집해 있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기에도 적합한 곳입니다.

농지가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성미마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강원도 홍천군 일대, 한살림 생산지가 있는 서면 두미리 등도 골프장 개발 때문에 농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농지는 1990년 210만8,812ha에서 2012년 172만9,982ha로 매년 줄어들어왔습니다.
식량자급률도 2012년 22.6%, 그나마 거의 자급하고 있는 쌀을 빼면 3.7%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농지의 가치는 단순히 땅값이나 개발 이득만으로 따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농업이 무너지고 나면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뜻대로 식량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작은 변화가 때로는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한살림이 처음 씨앗을 뿌리고 역사를 일궈온 그 땅이 공장으로 뒤덮인 뒤 “예전에 이곳이 최초로 한살림에 쌀을 내던 곳이었다.” 고 쓸쓸하게 회고하지 않도록…, 농지를 지키기 위해 외롭게 분투하고 있는 성미마을 생산자들께 마음을 전해주세요.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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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고 쓰고 버리는 모든 방식을 통틀어 생활양식이라고 말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같은 쓰임새라도 물품을 고르고 쓰고 버리는 방법에서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가 나타나니까요.

오랫동안 가난하고 검소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 우리 세대는 많이 만들고 많이 쓰고 함부로 버리면서 살
고 있습니다. 최근에 정보화가 빨리 진전되면서 다양한 품목을 조금씩 생산하는 맞춤형 생산방식이 자리잡는 듯 보이지만 전체적인 틀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많이 생산해서 이윤을 많이 남기려는 자본의 속성이 변한 것은 아니거든요. 기술이 발전해서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된 것일 뿐이지요.

아시다시피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한정된 자원의 고갈을 낳고 그로 인한 환경 파괴와 더불어 인간 소

외를 가져옵니다. 물건이 필요해서 만들거나 사는 게 아니라 먼저 만들고 나서 어떻게 팔까를 고민합
다. 대중매체를 이용해 새롭거나 조금 다른 물건의 쓰임새를 널리 알려 사람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해 대량소비로 이어집니다. 저만해도 당장 쓸 일이 없는 물건을 언젠가는 쓰겠지, 저 걸 쓰면 생활이 편해지겠지 하고 사는 일도 있거든요. 물건 값이 아주 싸다는 이유만으로 이웃나라의 값싼 노동력으로 대량생산한 물품을 사기도 하고요. 이처럼 대중매체는 개인의 사회적 태도 뿐 만아니라 사람들의 욕구나 기호(嗜好)도 만들어냅니다.

적어도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이 정도의 옷, 가방, 학원은 보장해야 하고 아내를 존중한다면 기념일 행

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이런 차 한 대쯤은 필수라고 말하는 온갖 광고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합니다. 심지어 요즘은 나이대로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심각한 자기비하이며 몇 살로 보이기를 원하는지 말만하면 그대로 이루어 주겠다는 광고도 허다합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게 만들면서 화면 속의 모델처럼 예쁘고 날씬해야 행복하다고, 넘쳐나는 상품을 소유하고 소비하면서 행복을 느끼라고 온 세상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도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외상으로 누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지요. 그러는 사이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 느낌, 활동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존재 한다기보다 상품을 소유하고 소비하기 위해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 자신의 지식, 노동력, 몸과 영혼을 파는 소외된 존재가 되어갑니다.

우리 사회도 1980년대 이후로 대중적인 소비문화가 지배적 생활양식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온 나라

가 음식물을 비롯한 각종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해결의 지름길이 그렇듯 오늘날의 자원고갈, 환경오염의 원인을 잘 따져 우리의 생산과 소비, 폐기 방식을 바꾸어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신중하게 선택하고 오래도록 아껴 쓰는 문화를 우리 개인의삶에서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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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
힘 모아 함께 지키는
한살림 한우

 

2008년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때, 설령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시작되더라도 광우병을 걱정하면서까지 미국 소고기를 소비하는 이들이 많을까? 생각한 이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산 소고기는 2007년 1만4616톤에서 2012년 9만9929톤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한우 사육농가는 2012년 9월 15만7천 가구에
서, 2013년 9월 13만8천 가구로 불과 1년 만에 2만 가구 가량 줄었다. 한우 평균가격이 2007~2011년 마리당 525만 원에서 2012년 466만4천 원으로 크게 떨어진데 비해 국제 곡물가와 함께 사료값이 많이 올라가 한우 사육을 포기한 농가가 늘어난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한우농가에 FTA 피해 직불금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대다수 농가들은 그 보상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한우’ 자체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다행히 한살림 한우는 시장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며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한살림이 애초에
시장체계를 넘어서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협력하며 책임생산 책임소비를 위해 노력해 왔고 사료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점도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가격 등락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시장의 생리를 생각하면 시중 가격이 하락해도 한살림 한우를 꾸준히 선택하는 것은 당장 눈앞의 금전적인 이득만이 아니라 물품에 담긴 우리 농업과 지구환경, 구체적으로는 농민 생산자를 위해 이들을 신뢰하고 생산 활동이 지속되도록 응원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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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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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 없는 국산 콩으로 제대로 된 장맛 책임집니다

변익수∙조정숙 다농식품 생산자부부

 

손희 편집부 ∙ 사진 문재형 편집부

다농식품의 변익수, 조정숙 생산자 부부

가족들과 함께하는 추석명절, 차례상에 올릴 탕국을 직접 끓여보았다. 한살림 조선간장이 역시 국 간 맞추기에는 제격이었다. 우리가 자주 먹는 간장과 된장, 그 속에 유전자조작(GM)콩이 섞여 있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전자조작작물(GMO)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더구나 현행 우리나라 GMO표시제가 가진 맹점(최종제품에 유전자 조합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은 경우, 정제수를 제외하고 함량이 주요 원재료 5순위 안에 들지 않는 경우는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됨)때문에 시중의 된장, 간장 등은 안심하기 어렵다. 한살림에서는 GMO 우려가 없는 국산 콩으로 만든 장류를 공급한다. 전통방식으로 20여 년 동안 한살림에 조선간장과 조선된장, 장아찌를 공급해온 다농식품에 다녀왔다.

변익수 생산자는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90년대 초 오상근 전 한살림청주 상무와의 인연으로 한살림 생산자가 되었다. 당시에는 아파트 문화가 퍼지며 장을 직접 담그지 않는 집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또한 일본 장이 유행하는 시기였는데 변익수 생산자는 우리 장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992년부터 메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종갓집 며느리인 어머님의 솜씨 덕분에 된장과 간장은 제 맛을 갖추었다. 빼어난 맛 때문에 다농식품이 충북농특산한마당에 나간 첫 해부터 큰 호응을 얻고 방송매체에도 소개되었다. 대기업에서 달콤한 제의도 해왔다. 그러나 수입 콩 포대가 트럭에서 부려지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깨끗이 단념했다.

알알이 살아있는 된장이 고소한 향기를 내고 있다.

된장과 간장은 메주 만들기가 핵심이다. 먼저 콩을 깨끗이 씻어 하루 동안 불리고 30분간 압력 증기로 찐 뒤 20~30분간 뜸을 들인다. 채반에 건져낸 콩은 물기를 빼고, 뜨거울 때 비벼 으깬다. 안에 공기가 차지 않게 충분히 잘 다져 메주 모양으로 만드는데, 가운데는 약간 잘록하게 빚어 발효가 잘 되도록 한다. 잘 띄운 메주를 손질해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내리면 본격적인 장 만들기가 시작된다. 70년도 더 된 전통항아리 맛을 50일 동안 보게 한 뒤 메주와 간장을 분리한다. 1년간 햇볕에서 숙성시켜 붉은 빛을 띠도록 잘 익은 것은 조선간장이 되고 건져낸 메주에 간장을 조금 넣어 똑같이 1년간 숙성시켜 누렇게 띄우면 조선된장이 된다. 다농식품의 장아찌도 이렇게 만든 조선간장으로 절인 것이다. 태양과 바람에 온전히 장맛을 맡기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기에 해마다 날씨에 따라 장맛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조정숙 생산자는 다농식품 물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귀띔해 주었다. 나물 무칠 때, 미역국, 콩나물국 끓일 때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좋다. 물론 찌개와 쌈장에도 조금 넣어주면 그만이다. 장아찌를 맛있게 먹고 남은 양념에 고춧가루를 살짝 넣으면 훌륭한 겉절이, 비빔 소스가 된다. 다농식품의 조선간장, 조선된장, 장아찌류 덕에 밥상이 행복해진다는 조합원들의 말에 힘이 난다는 조정숙 생산자. 편리한 유리뚜껑을 마다하고 오늘도 무거운 장독뚜껑을 쉼 없이 열고 닫는다.

1,000개가 넘는 오래된 장독에서 장이 익어간다

다농식품이 1년 동안 사용하는 메주콩은 30톤 가량이다. 이들 역시 한살림생산자들이 길러낸 것이다. 다농식품의 간장과 된장 덕분에 약 165000㎡(약 5만 평)의 콩밭에서 건강한 국산콩이 길러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조선간장과 조선된장, 장아찌를 이용하는 일이 유전자조작 걱정 없는 건강한 우리 콩밭을 살리고 국산 콩 자급률을 높이는 일에도 닿아있는 것이다.

“장은 사람이 억지로 할 수 없어. 하늘이 내리는 것이지.” 변익수 생산자의 말이다. 노력은 하되 주어지는 대로 받아먹는 것일 뿐이라는 겸손한 생산자의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가을하늘 아래, 은은한 장내 풍기며 열매처럼 익어가는 천 개의 장독을 바라보며 생물 본연의 성질까지 인간 마음대로 하려는 오늘날의 세태를 생각해본다. 유전자조작으로부터 안전한 장을 만들고 있는 다농식품에 감사할 따름이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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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으로 정성 다해 길러낸 한살림 배

한살림배 


이맘 때 실컷 맛보는 10브릭스 이상의 당도

한살림 배는 전남 나주와 순천, 경북 문경, 칠곡, 상주를 비롯해 경기 여주와 파주, 강원 홍천과 충북 괴산, 충남 예산, 연기, 아산 일대에서 자란다. 2013년 기준으로 24세대의 생산자 가구가 총 374,128㎡(111,372평)의 과수원에서 귀한 자식처럼 정성을 다하고 있다. 8월 말 부터 공급되는 조생종 원황을 시작으로 9월부터 10월 초까지는 중생종 황금·풍수·수황·화산 품종 등이 공급되고 10월부터는 만생종인 신고·감천·추황·만수 등이 나오게 된다. 신고 품종 같은 경우 저장고에 보관해 이듬해 4월까지도 공급하지만 지금 이맘때가 제철 배를 맛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더욱이 한살림 배는 당도 기준이 10브릭스(Brix, 100g 당 함유하고 있는 당의 양) 이상으로 시원한 단맛이 가득하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해충이 심한 작물로 농약 없이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

시중 저농약 보다 두 배 이상 까다롭게 키운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해충이 심한 작물로 농약없이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 그러다보니 한살림에도 저농약 재배가 75% 이상으로 유기 재배나 무농약 재배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한살림 저농약 배는 다른 생협들이나 친환경농산물판매처에 나오는 일반적인 저농약 배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살림 일반적인 저농약재배 기준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자체금지농약을 설정해놓고 고독성, 발암성, 침투이행성 농약은 사용을 금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대단히 독성이 낮은 농약에 한해 연중 6회 (일반적인 저농약 재배는 평균 12회 이상, 관행농업은 24회 이상)이내로만 쓸 수 있게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출하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사용하는 지베렐린 같은 성장조절제도 한살림에서는 일체 사용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다. 똑같은 모양의 저농약 재배 표시를 달고 있어도 한살림 물품은 훨씬 더 까다롭고 엄격한 재배기준을 통과한 것들이다.

 

 

 

 

 

한살림 배는 성장촉진제 없이 오래도록 햇볕을 받으며 익어간다

“성장촉진제 없이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야 배가 달지요”

배 농사의 시작은 배 수확이 끝나는 10월부터다. ‘감사 퇴비’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수확에 감사하며 내년에도 풍작을 기대하면서 땅이 얼기 전에 골고루 퇴비를 준다. 겨울이 오면 상한 가지들을 잘라내는 가지치기가 시작된다. 이런 작업이 한겨울 내내 이어지지만 두껍게 옷을 덧입는 것 말고는 달리 추위를 피할 방법은 없다. 2~3월에는 햇빛이 나무에 골고루 들도록 가지를 끈으로 묶어 자라는 방향을 잡아주는 작업을 하고 4월에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 석회보르도액과 석회유황합제 등을 뿌린다. 농약은 저독성이고 그것도 몇 번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병충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꽃이 핀 뒤에는 4월 중순부터 열매가 맺도록 일일이 손으로 수정을 해준다. 이때부터 20일 정도 지난 뒤에는 좋은 열매만 남기고 적과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치기 쉬워 한꺼번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갈수록 일손 구하는 게 힘들다. 배가 엄지손가락만 해지는 6월이 되면 병충해를 막기 위해 일찌감치 봉지를 씌우고 수확 때까지 오래도록 햇빛을 받게 한다.
“성장촉진제 없이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야 배가 달지요. 지금부터는 마냥 하늘에 기대는 거예요.” 10년 넘게 한살림에 배를 내 온 이성열 조영분 충남 아산연합회 산동공동체 생산자 부부의 대답 속에 자연의 순리가 담겨있다. 제조체를 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햇살 아래서 서너 번 김을 매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풀이 있어 나무에 병도 덜 오고 고온 피해도 줄일 수 있어 고맙다고 했다. 배는 표면에 쉽게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행여 손자국이 남을까 수확 때도 조심 조심이다. 수확한 배는 다른 배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꼭지를 자르고 완충망에 하나하나 넣어 물류센터로 보낸다.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우리가 손쉽게 만나는 배는 이렇게 정성 가득한 손길들을 거친 것들이다. 혹시나 색이 탁하고 크기가 작아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속은 알차고 참 달다. 가을 지나면 아쉽게도 더는 맛 볼 수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투박하지만 정직한 세월이 담겨있는 한살림 생산자들의 손처럼 고맙고 귀한 배다.

 

한살림 배를 이용한 요리법 알아보기

한살림 배와 배를 이용한 물품들

배/유(대:3개)

배농축액(500g)

떠먹는배도라지청(230g)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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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생활’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일정한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일’이나 ‘물질적 측면에서 사람이 먹고 입고 쓰면서 사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즉, 사람의 ‘생명활동’을 줄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하고 쉬고 먹고 싸고 잠자는 모든 삶의 과정을 말하는 거지요.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모든 생명활동이 왜곡되어 왔습니다. 먹고 사는 일은 본래 음식을 먹
고 이를 소화시켜 삶의 활력을 얻고 남는 것은 똥, 오줌으로 나오는 순환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순환이
막혀 퇴비로 활용되던 똥, 오줌은 버려지고 생명의 순환질서는 파괴되었습니다. 단절된 상태에서, 모자라는 영양분은 화학비료 같은 것들을 기계적으로 만들어 메우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생명활동의 하나이던 일이 돈을 받고 파는 노동으로 전락합니다. 동남아시아 섬 지역 사람들의 예에서 보듯, 수렵과 채취, 얼마간의 농사를 통해 자립하며 살던 사람들이 자본에 의해 조성된 대규모 사탕수수나 바나나 농장의 노동자로 전락해 노동력을 팔아야만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일이 왜곡되고 있습니다.

쉬고 잠자는 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식시장을 보면 서울 증시가 폐장되는 시간에는 런던과 뉴욕 증
시가 시작됩니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24시간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자본의 질서 아래서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원칙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셈이지요. 심지어 휴가를 가면서도 휴대용 컴퓨터를 갖고 갈 정도입니다. 또, 학교라는 제도적 교육 기관에서 꼬박 성실하게 교육을 받았는데도 막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방법이나 지혜에는 무지해 자신이 먹을 음식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율적인 사람은 학교 교육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온 동네의 잔치이던 결혼, 출산은 물론 어른을 모시거나 장례를 치루는 일도 시장이나 자본에 잠식당한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생명운동은 삶의 영역에서 자율성을 회복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이나 국가에 의해 일방적
으로 조정되던 생활영역을 스스로 만들고 창조하는 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에 맡기던 식생활 영역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대하고 협동하며 재창조하는 생활협동운동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용행사(日用行事) 막비도야(莫非道也) 혹은 일용행사 막비시천주야(莫非侍天主也)라는 말이 있습
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 도(道)아닌 것이 없다, 한울님을 모시지 않은 것이 없다”는 해월 선생의 말씀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이 바로 도를 실천하는 장이며 한울님과 만나는 자리라는 말입니다. 예전에 김지하 시인은 ‘일상과 혁명의 통일’, ‘밥과 명상의 통일’이라고도 불렀는데요, 혁명은 먼 미래의 결정적 시기에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내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구현되어야한다는 말이지요. 생명운동이 이루어지는 실천의 장이 바로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자본주의 시장 시스템에 의해 왜곡된 생명활동, 생활을 회복하는 것이 생명운동의 기반입니다. 따라서 생명운동에서 ‘생활’에 대한 강조는 필연적인 것이지요. 한살림이 태동부터 생활, 삶의 모든 영역을 살리는 일을 운동의 가치로 삼고 그 운동의 주체를 생활자, 주부로 세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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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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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순리대로 성장촉진제 없이
달고 시원한
한살림 배

 

가을, 오곡백과가 무르익는다. 우리네 밥상에도 햅쌀과 사과 배, 밤과 대추, 버섯…, 진수성찬이 가득하다. 달고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배는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차례상에 오르는 ‘조율이시(棗栗梨枾 대추, 밤, 배, 감)’ 의 하나로 예부터 우리 민족에게 사랑받아왔지만 안타깝게도 요즈음 시중에 유통되는 배들은 성장촉진제인 ‘지베렐린Gibberellin’을 꼭지에 바른 게 대부분이다.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고들 하지만 성장촉진제로 키운 배는 단맛이 덜하고 무른 편이며 저장성이 약하다. 이 역시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적 조절이기에 그 자체로도 문제가 있다. 한살림에 공급되는 배에는 지베렐린 따위의 성
장조절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햇볕을 충분히 쬐이며 생산자들이 갖은 정성으로 키워낸 것이 한살림 배다.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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