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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연합소식지 504호1면~11면.pdf


한살림연합소식지 504호12면~21면.pdf


한살림연합소식지 504호22면~28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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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어도 그저 웃지요



박분도 권길자 경북 성주 가야산공동체 생산자 부부

새벽 5시, 참외를 수확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참외의 특성 때문에 비닐로 꽁꽁 싸여 있는 참외 비닐하우스는 여 름 한낮이면 기온이 섭씨 70도에 육박할 정도로 뜨겁다. 이 때문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해 뜨기 전에 수확을 시작하고 아침 9시 전에 그날 일을 마무리 짓는다. 수확한 참외는 선과장으로 옮겨 세척, 선별 과정을 거쳐 소포장 한다. 이른 새벽부터 일 했기 때문에 생산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하지만 쉴 수가 없다. 점심 무렵까지는 작업을 마치고 한살림물류센터로 참외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덥죠. 힘들고요. 그래도 우리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고 그저 웃어요.” 한살림 생산자로 활동한 지 10년이 다 되었다는 박분 도 권길자 생산자 부부가 이마에서 땀을 훔치며 말했다. 유기농 참외의 가치를 이해하고 늘 응원해주는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일이니 이런 수고쯤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는 말에서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진다.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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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생태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나온 새로운 공동 체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이 꿈꾸던 협동촌, 즉 폐쇄적 코뮨(commune)공동체와는 분명히 성격이 다릅니다. 오히려 생명공동체 혹은 공생 체(共生體)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이 는 생산-유통-소비-폐기라는 물질순환의 흐 름, 생명이 지닌 관계성, 유기적 연관성을 중시 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안 운동의 거점으로 시작된 공동체라 하더라도 공 동체 외부세계와의 연대, 지역사회에 대한 의무 와 책임 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들은 생태공동체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 이라고 봅니다. 

대안 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자립은 공동체 내부에 국한된 문제로 인식되기도 합니 다. 그러나 새로운 공동체에서 말하는 경제자립 은 물질순환의 흐름과 연관된 지역의 경제자립 을 뜻합니다. 이는 서구사회의 생태론에서 생물 지역주의(bio-regionalism, 동식물의 분포와 이동, 물, 토양, 양분, 폐기물의 순환을 포함하 는 생태계의 통합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는 생 명공동체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론)를 중요하 게 여기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경제자립 은 공동체 내부의 자급자족을 말하는 것이 아니 라 시장으로부터의 자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을거리, 건축자재, 옷감 등 생활에 필요한 모 든 것을 지역에서 만들고 순환시킨다면 경제자립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한살림의 가까운 먹을 거리 운동도 그런 일 중의 하나입니다. 

생명운동이 지향하는 공동체는 더더욱 지역과 접합니다. 이는 예전에 지역마다 있던 마을 공동체, 더 분명하게는 생산적 노동을 담당하 던 두레공동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과 100년 전, 충남 홍성에만 197개의 두레가 있 었다고 합니다. 출산, 육아, 농사를 비롯해서 노동, 혼례, 의술과 교육, 돌봄과 장례까지 우 리 삶의 거의 모든 일이 품앗이와 증여, 공동작 업을 통해 마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공동 체 내의 의사결정도 풀뿌리 지역공동체답게 모 두가 함께 참여해 의논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이 점은 생명운동이, 소통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정보의 소통은 물질의 순환과는 달리 더 넓게,  전 세계로 확장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단위는 역시 지역이어야 합니다. 지역 안에서 충분한 소통, 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큰 단위 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기대하기가 어렵기때문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이사는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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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식히고 몸도 보하는 한살림 참외 오이 토마토

 문재형, 박지애 편집부·사진 류관희 



껍질째 모두 먹으면 더욱 좋은 한살림 참외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 이면 참외를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 두었다 먹곤 했다. 참외는 특유의 단 맛과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이고 몸에 이로운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수분 함량이 약 90%에 달해 갈증을 풀어 주고, 칼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 이 풍부하다. 무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약알칼리성인 우리 몸이 자칫 산성화될 수 있는 데 참외는 약알칼리성이라 이를 막아주기도 하 며, 특히 임산부에게 좋은 엽산이 가 장 많이 들어 있는 과채이며 껍질 에는 베타카로틴, 씨 주변에는 토코페롤 등이 있어 통째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참외의 대표 산지 인 경북 성주는 연평균 기온이 높다. 분지 지형이고, 강수량이 적어 전국에서 참외 농사가 으뜸이 라는 경북 성주에서 재배된다. 성주 의 참외 농가가 4,500가구나 되지만 그 중 유기농으로 짓는 농가는 100가 구가 채 안 된다. 참외는 벌레가 많이 끼고 병에 취약해 유기 재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배, 세 배 공들여 키워도 수확량은 절반에 불과해 선뜻 유기 재배에 나서는 농가가 드물다. 까다로운 유기농 참외를 기르는 한살림 생산자들의 노력은 남다르다. 시중의 참외와 달리 식물 호르몬제와 수정제, 성장조절제를 일 체 사용하지 않고, 참외를 제철보다 빨리 출하하기 위해 가온재배도 하지 않는다. 수정도 인공적인 방식이 아 니라 꿀벌을 풀어 자연적인 방법으로 하며, 병해충은 농약 대신에 칠성무 당벌레와 진딧벌, 이리응애 등의 천적을 이용해 막아낸다. 이렇게 자연 의 섭리에 따라 조화롭게 키운 한살림 참외라 물로 씻어 껍질째 먹어도 안심할 수 있다.  

참외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실온에 보관하기보다 신문지나 종이에 싼 다 음 그늘진 시원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해야 좀 더 오래두고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수확량이 적어도 자연의 순리대로 한살림오이 

오이는 1500년 전, 통일신라와 발해 가 병존하던 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었다. 동의보감에서도 오이는 장과 위를 이롭게 하며, 소갈(消渴)을 그치게 한다고 나와 있듯, 맛과 양 을 골고루 갖춘 식품 중 하나다. 오이 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키고, 몸의 열을 내리고, 화상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흔히 소주를 마실 때 오이가 최고의 안주 라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오이 는 소변과 함께 알코올 성 분도 함께 빠져나 가도록 돕기 때문이다. 오이의 쓴 맛을 내는 쿠쿠르비 타신(cucurbitacin)A, B, C, D는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간염에도 좋 다고 한다. 오이는 성질이 차기 때문 에, 위장이 차고 약한 사람은 설기를 하거나 한기가 들 수 있으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김명래 장미영 충난 아산연합회 송악지회 수곡2공동체 생산자부부

한살림 오이는 흙살림 균배양체와 퇴비 등을 땅에 줘 땅심을 충분히 기른 뒤 시작된다. 노균병 등 오이를 괴롭 히는 병해를 스스로 이겨내게 하기 위 해서다. 파종을 해서 한 달 동안 모종 을 키우고, 수확하기까지 오이 순 따 기며 김매기 등 잔일도 많다. 오이가 달리기 시작하면 줄기에서 1개의 좋 은 오이를 키우기 위해 나머지 오이는 솎아낸다. 오이는 땅에 닿으면 모양이 구부러지고 잘 자라지도 못하기 때문에 3~4일에 한 번씩은 줄기를 내려주는 줄내림 작업도 꾸준히 해야 한다. 오이는 수확을시작한 지 60일이 지나면 더 이상 수확이 어렵다. 진딧물과 천적을 넣어서 해충 방제를 하지만 노균병이 시작되면, 뚜렷하게 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따는 만큼 따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으면 오이 유기재 배를 할 수 없다. 그저 욕심 없이 자연 에 순응하며 키우고 거둘 뿐이다. 

유기 재배하고 충분히 익혀서 낸다 한살림 토마토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나무에 서 열리는 열매는 과일, 풀에서 열리 는 열매는 채소로 분류하지만, 우리나 라에서 토마토는 밥과 함께 먹는 채소 라기보다 과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 하다. 여름이 한창인 토마토에는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유럽에서 는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 굴이 파랗게 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 이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비타민 B, C, 리코펜, 루틴 등은 우리 몸의 활성 산소를 막고, 항암작용을 돕는다. 토 마토의 풍부한 섬유질은 노폐물을 배 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토마토를 많이 먹는 지역에서는 각종 암과 만성 퇴행성 질환의 발병률이 낮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살림 토마토는 화학비료를 일절 사 용하지 않고 톱밥, 쌀겨, 깻묵 등을 넣 어 자가제조한 퇴비로 기른다. 또한, 식물과 생선을 발효시킨 액비를 만들 어 토마토가 충분히 자랄 수 있게 수시 로 양분을 공급해 준다. 토마토를 기르며 수확 시기를 조절 하고, 과실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성장조절 제도 사용하지 않는 다. 따라서 토마토의 크기 가 작을 수 있지만 속은 알차고 탄력이 좋다. 


김상홍 충북 청주 뿌리 공동체 생산자

한살림 토마토는 가장 맛있는 상 태일 때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80% 이상 완숙된 토마토만을 수확해 공급한다. 운반 과정에서 토마토가 무 르거나 터지는 것을 염려해 제대로 익 지 않았을 때 수확하는 시중의 토마토 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살림에 공급되 는 완숙토마토, 송이방울토마토, 방울 토마토 세 종류의 토마토 모두 비슷한 과정을 거쳐 기르기 때문에 모두, 안심 하고 껍질째 먹어도 좋은 과채이다. 

한살림 참외와 오이, 토마토는 모두 유기농으로 길기 때문에 껍질째 먹을 수 있다. 껍질에는 우리 몸에 도움 을 주는 양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 다. 오늘 저녁 온가족이 둘러 앉아 참외와 오이, 토마토를 껍질 째 먹어 보 면 어떨까? 제철 과채의 양은 물론 신선함을 맘껏 느끼다 보면 분명 올 여름 더위가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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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병철

여기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맑은 공기가 있다 

여기 마른 목을 적셔줄 깨끗한 샘물이 있다 

여기 안심하고 딛고 설 흔들리지 않는 땅이 있다 

여기 캄캄한 어둠 밝혀줄 환한 빛이 있다 

여기 너를 품어줄 따스한 가슴이 있다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


이제 더 놀라지 마라 

이제 더 두려워하지 마라 

사랑아, 사랑아 내 사랑아


다시 고개 들고 방긋 웃어라 

다시 꽃처럼 환히 피어라 

네 슬픔, 

네 두려움에 새들도 나무도 저 바람도 

생기 잃고 모두 시들고 있다 

다시 웃어라 

다시 노래하고 춤추어라 

사랑아, 내 사랑아


네 곁에는 언제나 하나 되어 나누어질 수 없는 내 사랑이 있다 

내미는 네 손 

다시는 놓치지 않는 굳센 손길이 있다 

내 사랑아



시를 쓴 이병철 님은 초창기부터 한살림운동을 함께 해왔으며 지금은 귀농운동본부 생태귀농학교와 지리산 생태성학교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함께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마음공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어』, 『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 등의 시집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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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 봄볕 가득

한살림 양파

완연한 봄기운에 온갖 꽃이 피어나는 요즘, 그 기운 따라 봄채소들도 반갑게 얼굴을 내민다. 샐러드나 김치, 장아찌,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 밥상에 오르는 양 파도 봄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 중 하나다. 원래 양파 는 저장성이 뛰어나 겨울 동안에도 꾸준히 공급돼 감 사히 먹을 수 있었지만, 이맘때면 햇양파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올봄에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 덕에 양파를 캐는 시기도 빨라져 이미 매장 진열대와 공급 상자에 는 햇양파가 은은한 향을 풍기고 있다. 봄볕 머금어 더욱 신선하고 정성으로 길러 내 아삭한 한살림 양파.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최재두·박옥단 전남 무안 생기찬공동체 생산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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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봄바람이

속을 꽉 채운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사진 문재형 편집부



싱싱한 갯벌이

키운 감칠맛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이제는 귀한 몸 서민의 조개

반지래기, 빤지락, 바지라기지역마다 바지락을 일컫는 다양한 이름들이다. 백합과의 조개인 바지락은 발에 밟힐 때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나 바지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흰색부터 까만색, 황갈색까지 다양한 껍질 색을 띠며 서해안에 많이 서식하고 남해안, 동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흔한 조개인 만큼 부담 없이 밥상에 올라 서민의 조개라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바지락이 서식하는 갯벌이 사라져 가고 기름유출 같은 환경오염이 잇따라 발생해 바지락 개체수가 줄어서다. 국산 바지락이 귀해지자 중국산이나 북한산 바지락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자연산참바지락을 비롯해 한살림에 자연산굴, 자연산바다장어 등 20여 가지 수산물을 공급하는 에코푸드코리아의 김춘성 생산자는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바지락들은 대부분 수입산입니다.”라며 국산 바지락을 구하기 힘든 시장 상황을 설명한다. 한살림에 국산 바지락이 공급되는 것은 생각보다 귀한 일인 것이다.


갯벌을 무릎으로 기며 채취한다

바지락 제철은 이맘때지만 바지락 캐는 작업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한다.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한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밀물이 가장 높을 때)를 전후로 1주일씩, 한 달에 보름 정도 갯벌에 나가 호미나 갈퀴 등으로 바지락을 캔다. 캐낸 바지락은 20kg들이 망에 담아두었다가 물때에 따라 배를 가까이 대고 배에 실어 부두로 옮긴다. 하루에 약 4~5시간 정도 채취하는데 많이 캐는 사람은 40kg도 가능하지만 보통은 한 사람이 20kg정도 캔다.

 이렇게 연중 바지락을 내어주는 갯벌은 고마운 존재지만 그곳에서의 노동은 무척 고되다. 사시사철 불어대는 바닷바람, 살을 에는 추위와, 한여름 뙤약볕에도 무방비로 노출된다. 갯벌 안에도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무릎까지 발이 빠져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곳도 많다. 빠짐이 너무 심한 곳에서는 몸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무릎 꿇고 기어 다니며 바지락을 캐기도 한다.

 바지락 캐는 일은 에코푸드코리아 생산자 주주로 함께 참여하고 있는 대야도 어촌계(어민들이 생활 향상을 위해 공동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한 지역 생산 공동체) 어민들이 담당하고 있다. 대야도는 1970년대 간척사업으로 안면도에 연결된 섬이지만 세월이 흘러 따로 떨어진 섬이었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수십 년 전부터 안면도에서 바지락을 캐왔다는 문수근 생산자는 갯벌에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능숙하게 움직이며 작업을 한다. “이맘때 되니까, 바지락 속이 차기 시작하네요.” 오랫동안 바지락을 캐온 그답게 굳이 바지락 껍데기 속을 보지 않아도 속이 찼는지 대번에 알아본다. 연중 공급되는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이 고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오랜 경험을 가진 생산자들 덕이다.

 


충분히 해감시켜 해수에 담아 공급


캐어낸 바지락은 진흙을 잔뜩 머금고 있다. 조합원들께 공급하기 전에 흙을 빼내는 해감작업을 꼭 해야 한다. 먼저 20kg들이 망에 담긴 바지락을 망째 바닷물에 담가 거칠게 헹구고 해감시설이 있는 작업장으로 옮긴다. 지하해수(바닷가 지하 암반에서 퍼올린 깨끗한 바닷물)가 담겨 있는 수조에 바지락을 넣고 넉넉하게 2~3일 정도 해감한다. 해수를 먹고 진흙을 뱉는 과정을 충분히 반복한 바지락은 1차 세척기계를 거쳐, 분류기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깨졌거나 너무 작은 바지락들은 걸러낸다. 이어 2차 세척기계에서 깨끗하게 껍데기가 씻기고 마지막 과정으로 생산자들이 날랜 손놀림으로 바지락 상태를 하나하나 최종 확인한다. 바지락을 완벽하게 해감하기까지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

 깨끗하게 바지락을 해감했다고 끝이 아니다. 살아있는 바지락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공급하기 위해 바지락을 지하해수와 함께 포장한다. 산지를 떠난 지하해수와 함께 포장된 자연산참바지락이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조합원 손에 닿기까지는 이틀이 걸린다. 유통과정 동안에도 해감은 계속 된다. 조합원은 뻘흙 걱정 없이 해수만 따라내고 간단히 바지락을 헹궈 바로 요리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남아 있을 뻘흙이 걱정되면 가볍게 30분쯤 한번 더 해감하여 사용하면 된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장보기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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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봄바람이

속을 꽉 채운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제철이라 바지락 속이 꽉 찼다. 갯벌을 오가며 바지락 캐는 어민들 손길도 분주하다.

미처 찬 기운 가시지 않아 봄바람 거세지만 제철이라 추울 틈이 없다. 

산란기가 7~8월인 바지락은 이맘 때 산란 준비를 위해 몸집을 키운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초여름에는 껍데기만 커지는 경우도 있어 지금이 딱 제철이다. 

한살림에서는 바지락 좋기로 소문나 일본에 비싼 값에 수출까지 한다는 

서해안 안면도 바지락을 공급하고 있다. 

충분히 해감한 후 해수에 담겨 공급되는 ‘자연산참바지락’이 그 주인공이다.   


- 기사는 2·3면에 이어집니다



문수근 에코푸드코리아 생산자(대야도 어촌계 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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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 가득했던 생일상


안금모 한살림서울 조합원


내 고향은 부산이다. 바닷가라 해산물이 풍성하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해산물을 양껏 먹을 수는 없었지만 집 앞 시장에 가면 생선이 항상 즐비했다. 근처 어묵 공장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어묵도 생각난다.

그 시절, 생일날에는 그나마 맛있는 음식을 배 불리 먹을 수 있어 아이들은 생일을 무척 기다렸었다. 하지만 내 생일은 음력 8월 18일로 추석 쇠고 3일 뒤라 제대로 생일상을 받지 못 했다. 어린 맘에 추석 때 남은 음식으로 대충 내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게 싫었다. 어느 날 엄마에게 푸념 섞인 말투로 ‘왜 내 생일은 추석 뒤야? 생일상도 제대로 못 얻어먹게….’이렇게 말 한 적이 있다. 엄마는 내 말이 맘에 걸리셨는지, 그 다음해부터인가 추석 장을 볼 때면 큰 조기를 한 마리 더 사서 따로 빼 놓았다. 그리고 내 생일에 미역국과 함께 조기를 쪄서 상을 차려주셨다.

먹성 좋은 7남매에 할머니까지 모시고 살던 우리 집은 먹을 게 풍족하지 못했다. 아무리 바닷가라 생선이 싸도 열 식구 입을 감당하기에 엄마는 늘 벅찼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섯 째인 나를 위해 큰 조기를 준비해주셨으니, 난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수수팥밥에 조기를 놓아 주시며 ‘우리 딸, 생일 제대로 못 챙겨 먹는다고 섭섭했지?’하고 말씀하시던 게 생각난다. 엄마는 곁에서 조기 살을 하나하나 발라주시며 어서 먹으라고 하시고는 조기 대가리를 씹어 드셨다. “엄마, 맛있는 살은 왜 안 먹고 왜 쓴 부위를 먹어?” 이렇게 물우면 “이 부분이 맛있는 부분이야” 대답하셨다. 나는 엄마의 그 말이 진심인 줄 알았다. 혼자서 야들야들한 조기 살을 맛있게 먹으며 엄마 입맛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귀한 생선을 구우면 내 입에 흰 살 넣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 입에 먼저 넣어 주고 나는 대가리 부분에 조금 붙은 살을 먹곤 한다. 그러다보면 그 옛날 내 생일상 앞에서 엄마가 생선 대가리를 드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엄마 마음이 어땠을지 떠올리면 콧끝이 시큰해진다.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엄마가 차려주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수팥밥과 큰 조기가 놓여 있는 생일상이 잊히지 않는다. 7남매 중 다섯째였지만 나도 엄마에게 귀한 자식이었음을 느끼게 해 준, 엄마의 사랑 가득한 고마운 생일상.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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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서구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의 기반 위에 자본주의 사회가 등장하면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환경,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 등으로 도시 노동자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비참했습니다. 이런 처지에서 이들은 두 방향에서 희망을 찾는데 하나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한 노동조합의 결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산주의 혁명이었고 다른 하나는 생활의 협동을 통한 협동조합의 결성과 운영이었습니다.

초창기 협동조합의 목표는 전체 생활의 협동을 통한 생산과 소비 모두를 아우르는 공동체 형성이었습니다. 맑스가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던 오웬, 푸리에, 생시몽 등은 모든 생활을 함께하는 공동체를 건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와미 다카시라는 일본 학자는 그런 공동체를 제1세대 협동조합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이들이 기획한 고립적인 공동체는 전부 와해되고 맙니다. 거대 자본의 생산력을 따라 갈 수 없었고 그들의 결속력이 부족했던 것도 이유가 되었습니다. 일부 종교적인 공동체는 아직도 건재하지만 사회적 대세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그 다음에 전개된 것이 기능적 협동조합운동인데요, 현재 보편화 된 농협, 소비자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등을 말합니다. 영국 로치데일의 공정개척자 협동조합이 모태인 이 제2세대 협동조합은 생활의 한 부분을 기능적으로 조직합니다. 소비생활이나 신용부문, 혹은 유통의 한 부분을 조직하여 협동화하는 것이지요. 그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도시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협동의 힘으로 공동구매를 통해 생필품을 값싸게 사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이런 기능적 협동조합운동은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은 생산에 의한 소비의 조직화라 할 수 있는데 생산한 물품의 소비를 통해 자본의 이윤이 창출되므로 소비 조장을 위한 광고나 대중조작 등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소비자협동조합에서 사회적 약자인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소비자 주권”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협동조합운동 초창기에 영국에서는 노동자생산협동조합과 소비자협동조합의 주도권 문제가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노동자생산협동조합 중심으로 자본주의 사회를 다시 짜야한다는 주장과 소비자협동조합이 사회적 주류가 되어 생산을 조직해야 한다는 주장의 충돌이었지요.

하지만 우리가 깊이 생각할 것은 소비자협동조합 중심주의나 “소비자 주권”이라는 생각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공업사회라는 기형적인 틀 속에서 등장한 것이며 생산, 유통, 소비, 폐기라는 생태적 순환과정의 한 부분만을 대변한다는 것입니다. 즉, 생산, 유통, 소비, 폐기의 전 과정에 주권이 있어야하고 어느 한 부분의 주장을 확장시켜 전체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생활협동운동②’는 다음 소식지에 이어서 실릴 예정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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