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자 한살림원주 조합원
한살림 조합원이라면 많은 분들이 이미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처음의 저처럼 많이 망설이고 계실 분들께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오랫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면생리대를 사서는 깨끗하게 삶고 말려서 곱게 다림질까지 한 다음, 옷장에 넣어두고 기다리기를 6개월.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아 다음 달, 다음 달로 미루고만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망설이게 된 이유는 제 생리혈을 볼 자신이 없었고, 흔적이 과연 깨끗하게 잘 지워질까 의심스러웠고, 새거나 실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거리들 때문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아니면서, 특별히 밖으로 나다니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용기를 내지 못했던지. 이래서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닌가봅니다. 옷장 서랍을 열 때마다 언젠가는 해야 하는데, 사용하지도 않을 걸 괜히 샀나하는 스트레스가 하루하루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젠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사용하기 시작했지요. 건강을 위해서, 자연환경을 위해서 등의 거창한 구호들은 6개월 동안 저를 설득하지 못했지만, 상쾌한 착용감은 마지못해 사용하기 시작한 저를 설득하기까지 이틀로 충분했습니다. 피부에 닿는 느낌은 말할 것도 없고 면생리대를 빨고 난 후의 후련함과 개운함은 전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찬물에 담갔다 헹구고, 빨래 비누를 충분히 칠한 다음 반나절 정도 두었다가 비벼 빨면 깨끗해진답니다. 가끔씩은 비누칠을 해서 삶아 빨아도 깨끗하고 좋습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 때는 늘 내 몸에서 나온 것을 누가 볼 새라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버려야 했는데, 면생리대를 내 손으로 깨끗하게 빨고 난 후의 후련함, 하얗게 건조대에 걸려있는 것을 볼 때의 상쾌함, 와~~ 이건 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한답니다.
위생팬티와 함께 사용하면 실수할까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동생들에게 몇 번이고 자랑을 했는데 바꾸질 못하더니 며칠 전에 둘째
동생이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셋째 동생한테도 꼭 사용해 보라고 권했다는군요. 셋째도 바로 구입해서 손질해뒀답니다. 여러분께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엄마의 엄마, 할머니의 할머니께서 하셨던 방법.
이것이 내 몸과 환경을 위하는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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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보니 키우는 이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공명진 한살림고양파주 조합원/
웃음소리 소모임원

* ‘웃음소리’는 한살림고양파주 파주지역 조합원들이 아이가 자연과 더불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조직한 육아 소모임입니다.

4월 한살림고양파주 소식지에서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김상기 생산자께서 배나무를 분양한다는 소식을 보고 육아모임인 ‘웃음소리’에서는 5가구가 모여 배나무 한 그루를 분양 받았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배가 많이 열리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우리들만의 배나무가 생긴다는 것과 민통선 안으로 함께 소풍을 갈 수 있는 즐거움이 생긴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첫 번째 모임날. 임진강역에 모여 인원을 점검하고 민통선 안에 있는 배나무밭을 향해 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웃음소리’ 배나무가 생긴다고 하자, 모두들 수다쟁이가 되어 차 안에서 들썩들썩 거리며 벌써 신이 났습니다. 배나무를 한 그루 정하고 나서 아이들은 준비해간 크레파스로 ‘웃음소리’라고 팻말도 달고, 생산자께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떡도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두 번째 모임날. 배봉지를 씌우러 다시 찾았을 때 배나무에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귀엽고 예쁘게 생긴 배가 올망졸망 달려있었습니다. 잦은 비로 일정이 연기가 된데다 작년에는 거의 열리지 않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지를 씌우면 벌레도 안 먹고 새들의 공격도 막을 뿐 아니라, 껍질이 부드러워지고 배 색깔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아빠들이 나서서 열심히 씌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들에게 봉지를 열심히 건네며 한몫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힘 조절이 잘 안 되어 떨어지는 배가 생길 때는 아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잘 씌울 수 있었습니다. 배밭 입구 쪽에는 마침 오디 열매가 많이 열려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손과 입이 시커멓게 되도록 열심히 따먹었는데 아이들은 집에 돌아올 때도 언제 또 오디열매를 먹을 수 있냐며 내년에도 맛보게 되기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추석이 지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를 수확하러 간 날. 어느 새 배는 무럭무럭 자라 홀쭉했던 배봉지가 터질듯이 부풀어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정해놓은 배나무로 가보니 팻말이 땅에 떨어져 있었고, 올 여름 잦은 비와 태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팻말을 다시 세우고 잘 익은 배를 따자마자 껍질을 깎을 새
도 없이 아이들이 달려들어 껍질째 먹어 보고 너무 맛있다며 한 개씩 들고 베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올 여름에는 비는 많이 내렸지만 수확하기 몇 주 전부터 날씨가 계속 좋아서 배가 맛있을 거라던 생산자님 말씀을 아마 그날 배를 함께 수확했던 사람들은 모두 공감했을 겁니다. 정말 물기 많고 달고 빛깔도 고왔습니다. 모두 모여 생산자께서 준비해주신 막걸리와 따끈한 감자, 김치를 먹으면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김상기 생산자님이 올해 유기농 인증도 받아 그것도 함께 축하했습니다. 사실 올해도 날씨가 좋지 않아 배 수확량이 예년의 20% 정도밖에 안돼 많이 힘들었을 텐데 맛난 배를 맛보게 해주셔서 더욱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웃음소리’ 아이들과 함께 배나무 키우며 고운 추억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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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먹거리 두달만에 몸 튼튼 마음 건강
대구MBC와 함께한 <두뇌음식 프로젝트>


지난 5월 12일부터 7월 5일까지 54일간, 대구에 있는 서부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의 ‘두뇌음식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자발적으로 신청한 25명의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2달간 진행된 이번 현미밥 위주의 채식 체험은, 식단의 변화가 학생들의 건강과 두뇌발달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두뇌에 좋은 음식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꾸준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이번 대구에서 진행된 ‘두뇌음식 프로젝트’는 고기·생선·계란·우유 등 육류 일체를 배제하고 한살림 식재료만으로 현미밥 위주의 채식 식단으로 임상 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였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두 달간 한살림 식재료만으로 만든 점심과 저녁 급식을 제공 받고, 집에서도 사전 학부모 교육을 통해 현미밥 채식을 했으며 분식이나 탄산음료를 금지하는 대신 과일이나 물은 수시로 먹도록 하였다.

그 결과, 두 달이 지난 후에 무엇보다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학생들의 체중과 피부의 변화였다. 학생들의 체중은 평균 3kg, 최대 7.4kg 감소하였으며 여드름이 많던 학생들의 피부가 깨끗해졌다. 혈액검사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눈에 띄게 떨어진 반면, 암의 발생을 억제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영양소의 섭취량은 크게 증가했다. 채식을 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염려하던 빈혈이나 영양 불균형은 철분 감소와 필수 영양소의 변동은 없었고, 체지방은 떨어졌으며 변비가 개선되었다.
채식 식단은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두뇌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인성검사 결과 정신건강지수와 외향성, 진화성 지수가 높아졌으며 스트레스 지수는 감소하였다. 또 신경인지검사와 연속수행검사 등 집중력을 테스트하는 검사들에서도 채식이전에 비해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학교 급식의 경우 매끼 마다 동물성 식품 위주로 식단이 짜이는데, 이번 연구는 학생들의 건강과 두뇌발달을 위해 앞으로 학교 급식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짧막 인터뷰]두뇌음식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한 황성수 박사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과장

두뇌음식 프로젝트’인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머리 좋아지는 음식’ 보다는 철저한 채식 식단을 기획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SBS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영국의 한 학교의 사례를 차용한 것입니다. 성적이 좋지 못한 학교에서 학교 급식을 바꿨더니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고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미밥 채식을 한 어른들의 사례를 보면 ‘정신이 맑아졌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격이 차분해지고 순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는 뇌의 기능과 먹을거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두뇌음식’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완전식물식을 하게 되면 혈액이 맑아져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집니다. 이 두 성분은 동맥경화증을 만들어 뇌에 혈액 공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뇌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동물성식품을 즐겨 먹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아서 치매가 생기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식물성식품만 먹으면 뇌 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생선에 많다는 DHA가 머리를 좋게 하고 육류보다 사람에게 더 이롭다고들 하는데, 박사님의 입장은 어떠신가요?
등푸른 생선에는 DHA뿐만 아니라 다른 성분도 들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단백질이 그것입니다.콜레스테롤과 과도한 중성지방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뇌의 혈액 공급을 감소시킵니다. 단백질은 사람에게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등푸른 생선에는 단백질이 약 85%나 들어 있습니다. 등푸른 생선의 기름성분에서 일부분을 차지하는 DHA만 뽑아서 먹는다면 모르되 생선 전체를 먹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고기를 찾는 것은 몸이 원하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요? 
사람은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좋아하고 먹고 싶어 합니다. 술, 담배, 설탕, 소금 등을 즐겨 찾는 것을 보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입이 원하는 것을 먹으면 안 되고 몸에 필요한 것을 먹어야 합니다.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는 속담처럼 입과 몸은 따로 놉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고 싶다고 해서 그게 몸에도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그 반대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몸무게가 약 3kg 정도 되고 일 년 후에는 9kg 정도로 자랍니다. 생후 일 년이 일생 중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시기입니다. 이 때 어린아이는 모유를 먹고 자라며 모유에는 단백질이 칼로리 비율로 7%밖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사춘기에는 성장속도가 이보다 훨씬 못 미칩니다. 그러므로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모유보다 단백질이 적게 든 음식을 먹어도 됩니다. 현미에는 8% 들어 있고 다른 모든 곡식에도 이 이상 들어 있습니다. 현미만 필요한 만큼 먹어도 절대로 부족하지 않습니다.(동물성식품에는 평균 50% 함유) 동물성단백질에는 식물성단백질에 비해서 필수아미노산이 더 많이 들어 있어 아이들에게 더 좋다고 주장하지만 사람에게 더 좋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소, 돼지, 닭을 먹어서 사람의 몸을 키우려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실제로 식물성식품만 먹어도 정상적으로 키가 자랍니다. 다만 건강하게 야윕니다. 적당하게 야위어야 정상입니다. 물론 잔병치레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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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고들빼기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었지만 요즘 날씨가 추웠다가 더웠다가 갈팡질팡 하지 않나요? 저도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당황스럽고 적응이 잘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버지깨서 기운이 없으십니다. 갑작스러운 날씨 탓인가?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께서 할머니의 고들빼기김치가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철이라 입맛도 잃으신데다가 속도 많이 안좋다고 하시는 요즘, 위장과 소화기능을 높이는 고들빼기야 말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 전화해 요리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할머니께 먼저 전화를 드리고 통화를 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보통 아버지나 어머니께서 할머니와 먼저 통화하실 때 옆에 있다가 바꿔서 통화한 기억 밖에 없으니까요. 약간 긴장하며 통화했는데 할머니께서는 정말 반갑게 받아주셔서 좋았고 또 할머니의 노하우가 담긴 고들빼기김치의 요리법을 배우는 것이 참 즐거웠습니다. 고들빼기김치로 인하여 할머니와 소통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할머니의 요리법을 듣고 옆집 할머니네 포도밭에 가서 고들빼기를 캐왔습니다.
캐온 고들빼기를 삼일 동안 물에 담가 쓴맛을 뺐습니다. 처음에 하루 정도만 빼고 얼마나 쓴지 먹어 봤다가 다음날 새벽부터 배가 아파 화장실을 들락날락 했습니다. 위장이 놀란 것이지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담가 두면 잎이 무르게 돼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물을 갈아주면서 사흘 동안 쓴맛을 빼내고 액젓, 고춧가루, 마늘, 생강, 쌀풀, 쪽파를 넣고 버무렸는데 쓴맛이 강해 홍시를 넣었습니다. 쓴맛이 좀 덜 빠졌지만 아버지께서 맛이 괜찮다고 맛있게 드셔서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맘 때 직접 담근 고들빼기김치로 부모님께 식사 한 끼 대접해보세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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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농장>에서 울려오는 가공생산공동체들의 하모니

                                                                                                    글·사진 위인 한살림여주이천광주 홍보위원

첫서리가 내렸다는 강원도. 꾸불꾸불 모퉁이길을 지나 낮은 산들이 보둠은 평지에는 계절과는 거꾸로 품안 가득 햇살이 몰아쳐 들어옵니다. 눈으로 짚어 가며 길을 따라가면 저 앞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서 있고 그 건너 산 밑을 따라 오종종 작은 건물이 줄지어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원주와 횡성에 흩어져 있던 <살림농산>과 <산골농장>, <산내마을>, <햇살나눔>이 이곳 공근면 초원리,해 잘 드는 야산 밑에 함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고소한 참깨와 들깨를 짜서 참기름과 들기름을 생산하는 맏형격인 <살림농산>, 웬만한 기관지약보다 낫다는 도라지청과 퐁과자류를 생산하는 <산골농장>, 세 가지 맛 양갱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의 기운을 충전해주는 <산내마을>, 고소하고 달달한 밥풀과자를 생산하는 6년차 사회적 기업 <햇살나눔>이 사이좋게 일하는 친환경 가공생산공동체가 바로 이곳입니다.
 
이 공동체에서 만들어지는 물품들은 모두 한살림 회원들께 사랑받는 것들입니다. 소비자생협시절의 한살림원주에서부터 20여 년 동안 한살림의 고소한 맛을 책임져온 살림농산의 참기름 등 기름류와 환절기 목감기를 다스리는 가정상비약처럼 자리잡은 산골농장의 도라지청이 특히 그렇습니다. 2004년 횡성군 공근면 오산골에서 오곡퐁, 통밀퐁, 찰옥수수퐁 가공을 시작한 산골농장은 2005년부터 도라지청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협전국연합회의 전신인 협동조합전국연합회에서 9년 동안 사무총장을 지내고 한살림에서 감사와 강서지소장으로 일 해왔던 산골농장 장용진 대표가 그 중심이 되어 지금까지 물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산골농장은 산내마을이 양갱을 개발하여 생산을 시작할 때에도 함께 참여하고 원주 성공회의 재가복지사업인 <나눔의 집>을 지원하기 위해, 성공회와 함께 밥풀과자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햇살나눔이 밥풀과자를 생산하며 그 뜻을 잇는 사회적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산골농장의 사무실 입구 정면에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문인화가, 오른쪽에는 도라지타령의 가사말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가 표구되어 걸려 있습니다. 한살림 선언이 가르치는 바에 따라서 생명을 모시고 기리려는 산골농장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약 9만 여㎡(약3만 평)규모의 밭에서 계약재배 된 3년근 이상의 무농약 도라지는 가을에 수확되며, 완전 건조되었다가 달이는 과정을 통해 도라지청으로 만들어집니다. 도라지가 수확되는 이즈음부터 산골농장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이 도라지청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품들은 안전한 먹을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차 농산물을 가공품으로 확장하여 유기농업을 확대시키고 농가에는 안정된 소득을,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땅과 생명이, 회원과 생산자가 서로를 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그대가 나이고 내가 그대인 그 정신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처음 한살림 가입이유가 도라지청 때문이었어요. 우리아이가 천식이라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했고, 그래서 가을부터는 매일 도라지청을 먹여오고 있어요. 저도 목이 칼칼하고 몸이 안 좋아질 낌새가 보이면 차처럼 한잔 마시는데 효과 만점이죠. 도라지청에 배농축액을 타서 먹으면 효과도 더 좋고 맛도 좋아요.” 예부터 도라지는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는 나물과 청, 정과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런 도라지의 효험이, 도라지청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소비자회원의 인사가 되어 돌아올 때 산골농장 생산자들은 큰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과 함께 장용진 대표를 비롯한 산골농장의 생산자들은 보람을 느낍니다.

소규모 가공공장에서 물품을 개발할 때 가장 힘든 것이 자금과 기술 문제입니다. 한살림에서 지원을 받기도 하고 정부의융자를 얻어가며 자금을 확보하고, 모자란 기술은 이미 물품을 생산하고 있는 타 가공생산지를 방문하여 이전받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개발 이후에 생기는 클레임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산골농장에서 처음 개발한 퐁과자류는 이물질 혼입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1차 농산물인 곡물이 재료이기에, 지푸라기나 돌 등을 가려내기 위해 석발기와 금속탐지기를 가동해오면서 지금은 소비자회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골농장은 새로운 물품으로(천연 인슐린인 아눌린 성분이 많아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에 좋은) 돼지감자차를 개발해 품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 도라지사탕과 꿀에 절인 견과류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품이 늘면서 사업이 점차 확장되고 있지만 단지 규모를 키우고 매출을 늘리는 데에만 매몰되지 않고 항상 초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골농장의 가장 큰 자랑은 생산자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소비자회원들이 믿어주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다는 그 자부심으로 열심히 물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사전적으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뜻을 이루기 위해 힘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 공근면 초원리에는 친환경 가공생산공동체가 있고, 그 안에서 한살림 ‘운동’을 몸소 실천하는 귀한 생산자들이 건강한 생명이 담긴 물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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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미숙  한살림성남용인 이사장
 

협상과 재협상을 거듭하며 4년 이상 끌어온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10월12일 미국 의회에서 먼저 비준되었다. 엄격히 말하면, 미국 국내법에 맞게 새로 작성한 이행법률안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장치를 단단하게 장착한 법안이다. 이제 우리 국회의 비준만 남았다. 협상 초기에 많은 외교·경제 전문가들이 군사대국이며 전 세계 통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동등하게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나누고 함께 이익을 얻는 자유로운 무역협정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애초에 누구를 위한 자유이고 개방인지 눈에 빤히 보이는 협상이었다.

  정부는 한미FTA가 가져올 경제효과가 국내총생산의 5.7%에 이르고 일자리가 35만 개 늘어나며 외국인 투자와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설혹 한미FTA가 가져올 희망찬 성과가 있다고 해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한미FTA를 받아들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협상이 우리 농업을 희생시키는 것을 전제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각국의 정부와 주요기업의 민감한 문서를 공개하는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한미FTA협상과정에서 오고간 밀약문서와 발언을 공개했다. 그 내용을 보면,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몇 안 되는 축산업자와 귤 재배자들 때문에 한국이 한미FTA를 포기할 수 없다”며 애초부터 농민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대통령 취임 직후,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부시 대통령과 별장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광우병 위험 때문에 중지됐던 미국산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덜컥 약속까지 했다.

  한미FTA협상 당시 수석대표였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FTA안에 쌀 개방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미국이 압박을 가해오자 WTO쌀쿼터협정이 종료되는 시점에 쌀 협상을 하겠다고 미국을 안심시켰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농업을 희생시키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정부와 대통령이 소매를 걷고 나선 꼴이다.

 한미FTA를 받아들일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는, 당장 한미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농업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협정 안에 의하면 농산물 1531개 품목 중 38%인 567개 품목의 관세가 없어진다. 빗장이 풀리고 값싼 수입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 우리 농산물은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워 논밭을 갈아엎는 일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며,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도 늘어날 것이다. 농토가 줄어들어 결국 우리 땅에서 나는 식량을 확보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한미FTA 때문에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학교급식까지 수입농산물로 차려야 한다면 이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한미FTA안에는 지자체나 시도교육청이 관장하는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우선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역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가 있더라도 FTA가 우선 적용된다.
 
  수십 년간 농부의 땀과 하늘의 기운으로 생명을 길러온 농토를 한낱 수입쌀 수입배추 수입과일 때문에 한번에 갈아엎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국민 99%의 생계를 위협하고 식량안보를 위기로 모는 한미FTA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글을 쓴 우미숙 님은 2004년부터 한살림서울 홍보위원으로 한살림 생명살림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한살림성남용인생협 창립 때부터 4년 간 이사와 홍보위원장을 맡아 조합원 소식지 <좁쌀세알>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해 왔다. 현재 <살림이야기> 편집위원, 한살림성남용인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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敬人경인   敬物경물   敬天경천

하늘과 땅,
햇살과 바람, 정직한 땀의 결실
그물코처럼 서로에 기대 사는
뭇생명에 감사합니다.


*2010년 가을걷이 행사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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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옻칠 숨결을 불어넣어 만든 생활용품
한살림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정선공방
정리 편집부



물이 자주 닿으면 상하기 쉽고, 벌레가 먹기도 쉬운 나무. 하
지만 그 나무를 잘 손질하고 여러 번에 걸쳐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가볍고 쓰임이 많은 실용적인 그릇과 도구가 된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씻을 때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은은한 빛깔과 나무의 결이 살아있는 옻칠그릇은 자연을 닮았다.

한살림의 여러 조합원들이 사랑하는 옻칠생활용품은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 이형만 선생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원주의 정선공방에서 만들고 있다.

이형만 선생은 중학교 시절, 나전칠기로 유명한 고향 통영의 기술원양성소(오늘날의 공예학교에 해당)에 입학하여 스승 김봉룡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나전칠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옻생산지로 유명한 원주에 스승이 공방을 열게 되자 이형만 선생도 원주로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장일순 선생과의 인연도 시작된다. 장일순 선생의 수묵화를 복사해 나전으로 만든 것을 인사동에 전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것이 무명이나 다름없던 이형만 선생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였다. 기술적 스승이 김봉룡 선생이라면 평생의 정신적 스승은 장일순 선생으로, 이형만 선생이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고 장일순 선생을 뵈러 갔을 때 ‘나서지 마라. 나서면 꺾인다’라고 하신 그 말씀을 평생 기억하며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왔다고 한다.                   

한살림의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정선공방의 문정선, 이미숙 두 생산자도 여러 공예대전에서 수상을 하며 솜씨를 인정받은 실력파이다. 문정선씨는 이형만 선생의 부인, 이미숙씨는 여동생으로 오랜 기간, 장인정신을 오롯이 담은 작품 활동에만 몰두하는 선생의 작업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곁에서 익혀온 기술로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옻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으며, 틈틈이 만든 작품을 공모전에 내놓았는데 여러 번의 수상을 했던 것이다.

정선공방에서 사용하는 원주옻이 생산되는 원주지역은

질 좋은 수액을 가진 옻나무가 자라기에 딱 알맞다고 한다. 그래서 원주에서 생산되는 옻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며 원주가 옻칠로 유명해지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주 옻은 워낙 생산량이 적고 값이 비싸 어쩔 수 없이 원주옻과 질이 좋은 중국산 옻을 까다롭게 골라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어렵게 얻은 귀한 옻이라도 장인의 손길을 만나야만 옻칠생활용품으로 만들어진다. 나무로 만들 형태를 미리 깍아 놓은 ‘백골’에 정제된 옻을 칠하고 말리고 사포로 다듬고 다시 칠하고 다듬는 수 십, 수 백 번의 손길,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만 비로소 완성되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면 우리는 제대로 된 값어치를 치르고 옻칠의 아름다움과 쓸모를 누리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원주에서 옻을 채취하는 기능인도 이제 몇 사람 없다고 한다. 어렵게 채취한 옻으로 쓸모 있는 도구를 만드는 장인도 마찬가지. 자연에서 온 재료에 수십 번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야만 탄생하는 귀한 옻칠제품. 생활에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우리의 전통문화 옻칠을 지켜내기 위해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생활공간에 하나 둘 옻칠제품을 늘려가 보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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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함께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한살림농부는 햇살과 바람, 풀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여름 볕을 견딘
농부의 고된 노동이 낱알을 영글게 한다. 자식 목에 밥 넘어가는 소리처럼 기꺼워하며 여름내 새벽마다 물꼬를 터 논물 소리를 들었다. 일일이 손으로 피를 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잦은 비와 태풍, 부족한 일조량이 벼에게도 농부에게도 힘겨웠다. 그러나 구수한 햅쌀밥에 행복해 할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논에서 흘린 땀이 새삼 뿌듯하다. 생명이 담긴 한살림쌀은 그래서, 시장에서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생명이고 하늘이다.

 



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연금술사 ‘쌀’

쌀은 사람과 자연을 두루 이롭게 한다. 한살림쌀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땅심과 유기물 등 자연의 힘으로 자란다. 논에 기대어 사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과 수서생물들의 몸짓과 호흡도 모두 자양분이 되었다. 한살림방식으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땅은 유기물을 더 많이 보듬게 되고 더더욱 기름진 땅이 된다. 이렇게 농사가 이어지는 한 토양유실을 막아낼 수 있다. 벼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616만5천7톤으로 다른 곡식에 비해 많게는 24배나 된다. 벼가 삼키는 양만큼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하자면 무려 4,178억 원이 든다. 수질을 정화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우리 논은 더욱 소중하다. 한살림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새삼 강조하기도 쑥스럽다. 전체 농업인구의 80%이상이 쌀을 경작하고, 논은 전체 경지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쌀 생산의 가치는 스물다섯 해 한살림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충북 음성의 몇몇 생산자들이 무농약쌀 농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640여 세대 이상의 한살림 농민들이 약 1,124만㎡ 생명이 살아있는 논에서 한살림쌀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가 이 갸륵한 쌀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생태를 지키고 농업을 살리는 생명운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몸에 좋은 밥, 더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쌀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리면 좋다. 만약 그 이상 불리면 물에 쌀의 영양성분이 빠져나가 밥맛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약간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 지으면 보다 부드러운 밥을 먹을 수 있다. 묵은 쌀을 씻어 불릴 때는 식초를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건지면 묵은 냄새가 사라진다. 입맛 돋우는 색다른 밥이 생각날 때는 다시마 두 조각을 함께 넣고 짓거나, 다시마를 끓여낸 물로 밥을 지어보자! 맛도 있고 잡내도 없어진다. 밥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해두면 간간한 맛이 돌아 입맛이 없을 때 좋고, 현미유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밥에 윤기가 돌아 먹음직스럽다.
밥물이 적당해야 밥이 더욱 맛이 있는데 햅쌀은 수분이 많아 밥물의 양을 조금 적게 넣는 것이 좋은데 일반 쌀밥물의 0.8 분량이 좋다. 묵은 쌀은 쌀 분량의 1.5배 정도 넣어야 밥이 되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다. 뜸은 밥이 끓고 난 다음 10~15분 동안이 적당한데 뜸을 오래 들이면 진밥이 된다. 혹시 밥이 설익게 되면 다 끓인 상태의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청주를 조금 뿌린 다음 다시 한 번 밥솥의 스위치를 켜거나 약한 불로 약 5분 정도 두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 밥의 탄 냄새를 없앨 때는 나무주걱이나 나무도시락 뚜껑 같은 것을 밥 위에 올려두고 그 위에 큰 숯덩이를 한두개 얹은 후 솥뚜껑을 닫아두면 탄 냄새가 가신다.

쌀의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 속 환경을 개선시킨다

쌀겨는 정미할 때 나오는 쌀겨층이나 배아부 등을 가리킨다.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 쌀 겨층의 절반만 벗겨 쌀눈이 남아 있도록 도정한 쌀이 오분도미,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하여 배젖만 남은 것이 백미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백미보다 현미와 오분도미에 더 풍부하다. 특히 현미는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나 비타민 B군, 비타민 E군, 지방, 철분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B1은 당질 대사를 촉진하고,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가지고 있어 변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장 속 이로운 균을 증식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또 쌀눈과 쌀겨층에는 리놀산이 풍부하여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쌀겨의 쓰임새는 다양한데 천연화장품, 썩는 플라스틱, 비료, 식품저장제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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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현숙 전북 정읍 한밝음공동체 생산자


몇 해 전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교수는 우리나라 곳곳에 콩농사가 안 된다고 걱정을 했다. 주로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해충피해가 심해 콩 수확이 줄었다는 얘기였다. 그랬다. 우리도 조금씩 심는 콩에 쭉정이와 벌레가 많아 통 농사짓는 재미가 적더니 작년에는 급기야 전국적으로 콩수확이 급감해 관행농 콩도 농협수매가가 kg당 6천원을 넘었고 그나마 곳곳에서 콩을 찾는 사람들이 다급하게 전화를 해댔다.

  양봉을 하는 우리 동네 아저씨는 평생 벌만 키워왔는데 우리가 이 동네 온 이래로 꿀로 벌이가 괜찮았다는 해를 별로 보지 못했다. 남쪽에서 벌과 함께 겨울을 보내고 아카시아를 따라 강원도까지 이동하면서 꿀을 따는데 언제부턴가 아카시아가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피다시피 해서 채밀기간이 짧아졌고, 열심히 관리를 해도 겨울이 지나고 나면 벌이 왕창 죽어 나가거나 세가 약해서 봄마다 큰돈을 들여 새로 벌을 사야만 했다. 그 무렵부터 쏟아지는 비도 한 몫을 했다. 2, 3년 전부터 나는 그분께 올해는 어때요? 라고 묻는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벌들이 사라졌다. 해마다 봄이면 우리 집에도 여왕벌을 따라온 벌 무리가 몇 무더기씩 날아들곤 했는데 올해는 거짓말같이 벌을 볼 수가 없었다. 말벌이나 호박벌또는 벌 같지도 않는 몇 종류들이 날아다니기는 해도 토종벌과 양봉은 올 한해를 통 털어 얼마 전 딱 한 마리를 봤을 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벌을 데리고 전국을 누빈 이웃 아저씨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토종벌은 98% 정도가 죽었고 이는 거의 멸종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구 곳곳의 폭우와 가뭄, 폭설, 지진, 허리케인, 폭염, 혹한 등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영화 ‘2012’를 보았고, 소설 〈더 로드The Road〉, 〈아포칼립스 2012〉와 〈대변혁〉, 마야력이 끝나는 2012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해놓은 책들을 읽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더 일어날 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과학과 종교, 환경, 기후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으로 진지하게 검토한 그 모든 예측과 결과들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슴푸레 다가오는 한 가지 진실은 결국 그 모든 열쇠를 우리 인간이 쥐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자신과 지구의 다른 생명들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우리 자신과 지구의 모든 존재들의 운명에 대해 얼마만큼의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만큼 그것을 책임지려 하는가, 모든 존재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영혼을 얼마만큼이나 확장시키고자 노력하는가.


  우리가 이 땅에 애정이 있다면 그렇게 강과 산과 땅을 마구 파헤치고 농약과 비료를 함부로 뿌려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밥과 마시는 물의 소중함을 알고 고마워한다면 그렇게 맛에 집착하면서 온갖 첨가물을 넣을 수도, 쓰레기통에 그렇게 많은 음식물을 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조금 더우면 에어컨을 켜야 하고 조금 추우면 난방을 해야 하는 우리가 어떻게 원전사고와 단전사고를 원망하기만 할 수 있을 것인가? 예측할 수 없는 이 재난의 시기에 우리는 삶의 근본과 마음가짐의 향방을 다시금 잘 살펴볼 수밖에. 그래서 올 가을 나의 화두는 쌀 한 톨, 물 한 방울이 온 우주임을,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가 다 사랑임을 뼈에 사무치도록느껴 보자는 것이다.     


      




글 정현숙
전북 정읍 한밝음공동체 생산자

전북 정읍에서 이범영 생산자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자립하는 삶을 꿈꾸고 실천하고 있다.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2003년도에 한살림전북을 창립했고, 2009년까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자연건강산촌유학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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