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하나, 하나에서 얻은 값진 경험

-제주도 귤따기 일손돕기를 마치고-

정종경 한살림경남


 직장이 천안이라 늦은 시각에 일을 마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평소 혼자서 차분히 이런저런 생각을 할 짬이 없으나 그나마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며 이동할 때 생각을 하곤 한다. 가족여행을 자주 가지 못해서인지 생산지 일손 돕기 체험보다는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간다는 생각이 앞서 며칠 동안 사무실을 비운다는 부담도 뒤로 한 채 기대감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새벽녘에 집에 도착해 짐을 챙기는 집사람을 도운 뒤 잠시 눈을 붙이고 아이들을 깨웠다. 12시경에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생산지를 방문하면서 체험일정이 시작되었다. 나도 세월이 조금 더 지나면 귀향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서인지 보이는 모든 것이 남달랐다. 그리고 영농조합이라는 곳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생드르'를 방문하면서 많은 것을 다시 느끼고 배웠다. 기술과 과학이 구체적으로 적용이 된다면 유기농 재배가 한층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가 진 뒤 저녁 늦어서야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시에 있는 체험목적지에 도착 했다. 성인남자는 참가자중 혼자라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지만 같은목적으로 왔고 가족들도 함께 참여해 금세 어색함은 사라지고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었다. 이튿날 동트기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침밥을 먹고 십여 분가량 트럭을 타고 농장으로 이동했다. 시골에서 자라 벼농사와 밭농사는 경험해봤지만 귤 농장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생산자분께 귤 따는 요령을 간단히 설명 듣고 나는 귤 박스를 창고까지 나르는 일을 했다. 일 년 농사일 중 귤을 따는 수확기에만 가봤으니 재배과정은 잘 모르지만 수확 때까지 생산자님이 얼마나 고생하며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재배하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 몇 해 전 식구들과 주남저수지 부근에서 주말농장을 빌려 채소를 재배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정성을 쏟는 것만큼 자라더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기농 과일을 생산하여 공급한다는 일이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된 일임을 이번에 확연히 느꼈다. 좋은 경험이었다. 가족과 함께해서 그렇고, 다른 한살림가족들, 생산자 분들과 함께 한 것도 좋았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미흡했던 점이다.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기회가 되면 생산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배일도형님 좋은 경험 많이 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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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은 우리 농업의 또 다른 이름
-유럽슬로푸드 연수 후기

글  김도준 옥잠화영농조합


지난 11월 14일부터 7박 9일간 유럽으로 ‘슬로푸드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중 3일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브라에서, 4일은 프랑스의 뚜르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묵었다. 슬로푸드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연수에 한살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한살림에서 진행한 기획연수 공모사업에 협업형 가공사업 사례를 견학하고 가공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추진된 연수였다. 개인적으로는 이러저러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뒤로 하고 도망치듯 길을 떠났다.
우리 연수팀은 지난 여름 한살림을 방문했던 미식과학 대학의 모리니 교수님의 배려로 매우 많은 요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국제슬로푸드의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호하고자 하는 품종이 있다면 먹어라."는 강의를 들으며 우리 한살림도 토종종자를 살리기 위해 우선 많이 먹는 운동을 벌여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첫 번째 방문지는 사과농장과 가공공장, 소축사와 퇴비사, 그리고 밀밭과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곳은 국제슬로푸드 재단에서 추천하는 모범적인 프레지디아(맛지킴이)라고 하였다. 들어갈 때는 지저분하고 산만한 느낌이었지만 나오면서는 유기농의 정신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의 조화를 소홀히 한 채 방역과 소독 일변도인 미국과 일본의 식품위생 정책만을 추종해왔다는 생각이 들어 반성을 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가 유로구스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유럽 유기농 소생산자들의 식품박람회와 유사한 행사였다. 행사에 참여하며, '한살림 장터'도 조금만 가다듬으면 매우 훌륭한 자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포도주 농장을 방문할 때마다(아마 3~4곳은 구경한 듯) 느낀 바는 프랑스에서 주식이나 마찬가지인 포도주가 매우 다양하게 개발되어 해당 산업을 발전시키듯이, 우리도 주식인 쌀로 하는 가공식품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농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번 슬로푸드 연수에서 깨달은 것은 1차생산자와 가공생산자가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과농장을 방문하면 사과주스를 만들고 포도주공장을 방문하면 포도농사를 짓고, 산양농장을 방문하면 치즈를 만들고, 심지어 버섯농가를 방문해도 가공품을 전시하고 판매하였다. 1차농산물과 가공식품은 뗄 수 없
는 하나라는 것이다. “가공식품은 우리 농업의 또 다른 이름이다.”라는 이들의 말이 귓가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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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입맛을 돋게하는 '달래'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1월  나물이야기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드디어 우리 집에 닭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께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작고 작은 병아리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병아리를 나르는데 노랗고 작은 병아리들이 뭉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꼭 솜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귀엽고 촉감 또한 보드라워 한참 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건 볼만 한데 수십 마리가 뭉쳐있으니까 눈도 까만 게 우글우글 있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병아리들은 작고 귀여우면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얼마나 민감하던지 아빠의 핸드폰 소리나 커다란 목소리가 나면 모든 병아리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병아리를 돌보거나 근처에서 일을 할 때는 조용조용 소리를 낮춰 스트레스를덜 받게 해야 합니다. 병아리를 받기 전에는 병아리가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병아리 들어오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안계서서 어머니 혼자 양계장을 준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으로 힘들 때 입맛을 돋게 하는 달래무침에 밥을 비벼서 달래비빔밥을 해먹었습니다. 비빔밥은 준비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바쁠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침에다 비비기만하면 되니까요. 달래에 간단한 참기름, 진간장, 조선간장을 섞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무친 다음 밥과 비벼서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으니 정말 힘들 때 입맛을 돋아주어 어머니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인 달래를 지금 먹어서 그런지 봄 달래 먹을 때보다 질기고 톡 쏘는 맛이 강했습니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맛이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머니와 한 그릇에 신나게 비벼서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저녁에 가족이 다 같이 큰 그릇에 비벼 먹는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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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밥상 위에 신선한 수산물이 한가득...
<해농수산> 최광운 대표

글 정지영  사진 문재형

당시에는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놓는 셈이었죠” 이게 무슨 말인가. 현재 한살림 수산물품의 상당부분을 공급하면서 소비자조합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해농수산 최광운 대표가 한살림과 손을 잡게 된 때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해농수산은 1999년부터 한살림 조합원들께 수산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주로 농산물을 취급하던 한살림에서 수산물도 보다 안전한 것을 구해달라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최대표에게 수산물 유통에 대한 제안을 해온 것이다. 이 일을 두고 최대표는 ‘한살림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한살림과 함께한 10여년 사이에 해농수산의 공급액은 500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해농수산이 공급하는 수산물이 시중의 어떠한 유통업체의 것보다 맛도 좋고 가격경쟁력도 있다는 자부심이 괜한 소리는 아닌 모양이다.

농산물에 있어서 유기농, 친환경, 제철음식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한살림 소비자조합원들의 입맛을 수산물로는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었을까? 한살림의 물품기준을 맞추기 위해 해농수산에서는 인공 양식한 수산물은 취급하지 않고 연근해산을 기본으로 하며, 연근해서 잡을 수 없는 명태나 꽁치류만 북태평양에서 국내 원양어선이 잡은 원양산을 공급한다. 또 신선도를 유지하며 맛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의 여러 어항에 중매인을 두고 수시로 연락하여 싱싱한 제철 생선을 확보한다. “생물은 아니나 생물과 같은 맛이 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한살림에서는 아직 생선은 냉동유통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대한 맛 좋은 물품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시중에서 냉동생선의 유통기한을 반년으로 정하는 반면 해농수산은 60일로 정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생선을 사서 바로 먹지 않고 냉동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 때문에 생선이 맛을 잃기 쉬운데, 유통기한을 길게 잡으면 이것만 믿고 오래 방치하기 쉽고 그것이 생선의 맛을 앗아가므로 아예유통기한을 짧게 잡는 것이다.
그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해 생산자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대개 위탁상인들이 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조정하는데, 생산자들은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이 과정에서 주도권도 갖지 못해요.” 해농수산이 진행하는 유통과정은 이에 비해 단순하고 투명하다. 경매를 통해 좋은 물품을 사고 선별작업을 거친 뒤 바로 한살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단계가 적기 때문에 복잡한 유통에 소모되는 비용이 줄어들어 양질의 수산물을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또 이렇게 형성된 적정한 가격은 생산자를 보호하고 동시에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해농수산이 지난 10여 년 동안 크게 성장한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
 “수산물 공급을 시작할 때 원칙이 있었어요. 시중에 원산지 표기 위반이 비일비재한데 한살림을 통해 국내산임을 믿고 먹게 하자는 것이죠. 국내산을 취급하는 것은 우리 어민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기에 단순히 연근해산 생선을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있습니다.” 최광운 대표는 한살림과 함께 갈 수 있는 이유를 한살림 운동의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윤만을 추구하고 맛과 가격의 우수성만을 내세웠다면 과연 이만큼 성장할 동안 한살림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는 “먹어보면 답이 나온다.”며 자신이 공급하는 생선류의 맛에 대해 자신있어 했지만, 한살림과 함께 했기 때문에 생명살림, 바다살림에 동참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겸손하고도 소신 있는 그의 모습이 해농수산에 대한 신뢰를 더욱 깊어지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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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한살림연합 상임대표


 

한살림 가족 여러분!

살림의 희망을 키우는 새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생명위기현상이 전면적이고도 중첩적으로 번져 가고 있음을 실감한 해였습니다. 에너지 위기를 불러 오고 있는 화석연료 대량 소비와 이에 따른 기후의 격변은 식량부족 위기까지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세계 식료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을 했고 10억 이상의 인구가 기아상태에 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땅의 생명 젖줄인 우리농업 또한 자유무역협정 확대로 어려움을 더하게 되었으며, 자급 식량공급에 필요한 농지마저 급감하여 구조적 자급 불가능 경계에 이르게 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현 산업문명의 근본적인 괘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말을 향한 행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4반세기 전 깊어가는 생명위기 상황을 지속가능한 생명안전 사회로 전환하고자 출발한 우리 한살림은 어떤 한해를 보냈습니까? 농촌 생산현장과 도시 생활현장에서 여러 형태의 살림활동이 있었습니다만 위기에 대응하는 열정은 얼마나 뜨거웠고 지혜를 모으는데 얼마나 열심히 열린 마음으로 함께 했는지? 나부터 한살림다운 사람이 되어 한살림 사람되기를 권하는 노력은 얼마나 치열하게 했는지? 돌아보면 굽이굽이 아쉬움이 크게 느껴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살림 가족 간의 기본 믿음인 정직과 의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 밝혀진 일도 있어서 아픈 가슴도 경험했습니다.

 2012년은 용의 해입니다. 조상님들의 우주관에서 용은 “지혜, 변화무쌍, 자애로움, 봄, 아침, 시작, 혼란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는 의미와 상징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새해의 상징을 다시 4반세기를 시작하는 한살림출발 상징으로 삼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모두 한살림 생명 사상과 마음의 달인, 한살림 생활 실천의 달인, 한살림 생산의 달인, 한살림 실무의 달인이 되어보면 어떻겠습니까? 이러한 한살림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생사회 만들기 운동이 우리사회에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꿈, 한번 꾸어보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새해맞이 한번 해 봅시다. 다시 한번 만복이 깃드는 용의 해 맞이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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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이 땅의 모든 운동이 무언가를 지키고 살리자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되듯이 생명운동 또한 생명에 대한 경시와 폭력을 중단하고 생명 존중의 마음자리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입니다. '한살림선언'이 발표되면서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 말은 그 전부터 정책과 제도를 바꾸려는 집단적이고 의식적인 움직임이 아닌 새로운 운동을 모색하던 장일순, 박재일, 김지하선생님들이 만들어 쓰신 것 같습니다. 물질이 모든 가치의 위에 있게 되면서 대대로 내려오던 공동체의 붕괴나 인간성 상실을 불러왔고 산업문명이 가져온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인류와 지구전체 생명체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봅니다.
그런 이유로 생명운동은 오염원의 제거나 정책, 제도의 일부 수정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산업문명을 새로운 문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지요. 달리 말하면 문명전환운동인 셈인데 문명을 바꾼다는 것은 먼저 세계관을 바꾸고 그 새로운 세계관에 따라 나의 사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사람이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고 자원을 마음대로 개발하여 물자가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의지하며 돕고 살던 아름다운 공동체가 붕괴되고 토양과 하천, 공기가 오염되어 마음놓고 살 터전을 잃었습니다. 생태환경과 인성의 위기라 할 수 있는데요, 이제는 곰곰이 원인을 따져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결정하고 실천해 나가자는 거지요.
사람이 모든 생태계의 지배자가 아니라 생태계를 이루는 일부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서로 돕는 관계회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람과 사람의 호혜적인 관계의 기초는 우선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삶을 외부의 자극에 내 맡기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끌고 나가는 일부터 시작해서 남의 삶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계의 회복이 중요하지요.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면서 삶의 불편한 문제들을 나누다 보면 자치력
을 회복한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생활협동운동이 생명운동의 가장 중요한 실천양식이 되는데 우리 삶의 통합적인 토대인 지역에 공동체의 뿌리를 내리는 한편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소비자와 생산자, 생산자와 생산자가 서로 연대하면서 농업회생의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천을 통해 우리 삶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
고 있는 과정에 생명운동이 있습니다.


글을 쓴 윤선주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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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공부모임 2011년 새싹텃밭모임을 돌아보며...
유은희 한살림천안아산 활동가


자주공부모임 ‘새싹텃밭모임’은 한살림천안아산의 향남지역 조합원, 활동가가 함께 한살림 생산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까운 먹을거리를 실천해 보고자 모인 텃밭모임입니다. 활동가와 일반 조합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새싹텃밭모임은 올해 60평의 땅을 구해 각자 5평의 텃밭을 분양받고 공동텃밭 10평을 함께 가꾸기로 하며 2주에 한 번씩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첫 모임에는 모임지기세우기, 역할분담하기, 텃밭규칙-3무의 원칙 세우기. 즉, 비닐멀칭, 화학비료, 제초제 및 농약 없이 텃밭을 꾸리기로 약속했습니다.
 각자의 생활이 있고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야하는 일이었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유기농업이라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자발적인 모임이었기에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두 번째 모임부터는 각자의 고랑을 만들고, 유정란 생산지에서 우리가 직접 얻어온 계분을 뿌리며 감자심기를 시작으로 고추, 토마토, 오이, 가지 등 다양한 작물을 심고 가꾸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텃밭이기에 이래저래 시행 착오도 겪고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고생도 했지만 한창 채소가 많이 나오는 여름에는 온 가족이 함께 텃밭에 둘러앉아 상추, 고추 등 갖은 채소와 함께 신나는 삼겹살 파티도 열며 즐겁게 모임을 꾸려갔습니다. 
 

그리고 주중에 시간을 낼 수 있는 분들은 가족과 함께 나와 텃밭을 신경쓰기도 했고 자신의 밭을 다 돌보고 나면 미처 나오지 못한 분의 밭을 돌봐주기도 하는 따뜻한 마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의 밭을 돌보며 수확한 작물을 매장에 맡겨 전달하기까지도 했는데요, 이런 모습들에서 소박하지만 서로를 생각해주는 포근한 지역공동체를 꿈꿔 볼 수 있었습니다.
 텃밭에 대한 경험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했지만 함께 자발적으로 고민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내년에는 더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수줍은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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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 생산자연합회가 비상한 노력을시작합니다
구장회 생산자연합회 조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조직발전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전국생산자연합회는 지난 10월 10일 열린 전국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조직발전특별위원회(이하 조직특위)”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한살림 가족들께 실망과 충격을 주었던 물품사고를 계기로 한살림 생산자조직운동을 보다 근본적으로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결과입니다. 조직특위는 생산자들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실천적으로 조직발전 방안을 만들기 위해 조직특위 위원장은 농사일을 접고 생산자연합회 전국사무처로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16명의 조직특위 위원 모두 비상한 각오로 강도 높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어야 할 주제는 많지만 조직특위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중점과제로 정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별 생산자공동체의 자립·자치능력 강화와 자주관리체계 구축 
지역별 단위 공동체가 자립과 자치능력을 갖추는 것은 한살림 생산자조직운동의 핵심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서 물품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한살림이 추구하는 생명살림의 물품을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산자활동가 양성, 순환체계 및 조직 강화방안 마련 
지금까지 일궈온 한살림 생산자조직의 성과를 더욱 발전, 체계화시켜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중요하게는 한살림 생산자활동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과 부문을)순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생산자들의 농업생산 및 생활안정방안 마련
대다수의 생산자들은 크게 늘어난 생산비와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 및 생활이 불안정한 현실입니다. 적절한 생산소득과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가격이나 피해 보상방안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한살림 도농교류 체계화 방안 마련 
각 생산공동체와 지역한살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도농교류를 더욱 체계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생산공동체의 특성에 맞게 교류방식을 다양화하고, 협력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조직발전특위가 구성되어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생산자조직이 보다 근본적인 발전방안을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고,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생산자조직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은 대부분 한살림 전체의 과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때문에 조직특위에서 논의하는 내용들을 가지고 관련조직들과 긴밀하게 꾸준히 협력하며 소통하려고합니다. 더 가까이 만나고 소통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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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문장대의 기운을 담뿍 머금은 오미자를 찾아서
-경북 상주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 천기성 총무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날이 어둑어둑해지며 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어온다. 오늘 저녁부터 추워져 내일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데, 올 한해도 작년 못지않은 이상기후로 고생한 한살림 생산자들을 생각하니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자연스레 매서워지는 추위가 오히려 반갑게 여겨진다.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의 천기성 생산자를 만나러 가는 길. 여름 내 그치지 않았던 비로 힘없이 떨어지는 오미자를 안타깝게 바라 볼 수밖에 없었던 농부의 깊은 주름을 떠올린다.
 오미자는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이며 해발 350미터에서 450미터 사이에서 자라는 덩굴성 낙엽수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강원도 충청도 지역 백두대간 기슭에 재배지역이 흩어져있다고 한다.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의 오미자밭도 경북 상주시 화북면, 속리산 문장대가 올려다보이는 평균 해발 350미터 산간 지대에 있다. 여름철에도 고온을 피할 수 있고 고도가 높은 지역이기에 오미자 재배에 아주 적합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상주 토박이 농민 생산자 14명이 함께 꾸린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은 2008년 한살림에 건오미자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2009
년에는 문장대오미자원액, 올해 4월부터는 오미자음료를 공급하고 있다. 천기성 생산자는 2009년부터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에 합류해 현재 조합의 총무를 맡고 있다.
 그는 군에서 제대한 뒤 상주 화북면에서 농약가게를 운영하기도 하고 포도, 복수박 등을 관행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농약을 다루다보니 건강이 나빠졌고 심지어는 농약 봉지만 봐도 속이 울렁거리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방식의 농사를 지속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이 들었다. 기왕이면 지구 환경도 살리고 진절머리 나는 농약과도 멀어지는 길을 찾아 친환경 오미자를 재배하기로 해 오늘에 이르렀다.


 몇 년 전만 해도 오미자는 요즘처럼 효소나 음료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고 한약재로나 사용되던 작물이었지만 앞으로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고 자연 상태에서도 별다른 병충해 없이 자라는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으로 오미자를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재배기술을 배우거나 참고로 할 만한 사례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달려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버찌가는잎말이나방, 포도유리나방 애벌레 등이 끊임없이 산속에서 내려와 오미자를 파먹고 나뭇가지를 갉아 먹으며 피해를 줬고 시간이 지날수록 여름 내내 비가 내리는 이상기후로 인해 흰가래병, 탄저병, 푸른곰팡이 병으로 재배를 어렵게 했다. 지금은 직접 아미노산 등을 배양한 제재를 만들어 뿌리기도 하고 토종미생물 등을 이용한 친환경제재들이 많이 나와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초창기만 해도 한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서 돋보기를 쓰고 일일이 꼬챙이를 들고 애벌레를 잡느라 여간 굵은 땀을 많이 흘린 게 아니라고 한다.
 이제는 그동안의 고생한 보람이 있어 유기농 오미자 재배에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고 덤덤하게 얘기하는 그의 얼굴에서 우직한 농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오미자를 재배하고 나서도 판로가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관행 재배 오미자와 같은 가격으로 넘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살림을 만난 일이 자신에게는 여간 소중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한살림과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생산자는 마음 놓고 유기농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도시의 조합원들도 믿을 수 있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여간  좋은 게 아니라고 했다.
 “올해만 해도 네 번인가 조합원들이 체험하러 왔는데 얼마나 생산자들 걱정을 해주시는지 몰라요. 우리보다도 더 오미자를 생각하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이나 다름없게 여겨져요.”
한창 오미자를 수확하느라 정신없는 시기에 조합원들이 방문하면 좀 바쁘긴 해도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금방 말이 통하고 같은 뜻으로 함께 한살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동류 의식이 생기곤 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해거름 녘이 되었다. 문장대유기농영농조합 대표인 김원동 생산자도 합류해 함께 저녁밥을 먹고 오미자 원액과 음료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가보았다. 필요에 따라 공장을 지은 것이 아니라 생산자 중 한 분인 김선홍 생산자의 부지를 빌려 시설을 하다 보니 규모가 크거나 최신 설비가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건물을 짓고 시설을 설치하는 일 등 모든 과정을 생산자들이 함께해 정성어린 손길과 마음이 배여 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생산 공정은 전부 오미자를 재배하는 농민 생산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농번기라 시간이 없을 때에도 각자 자발적으로 시간을 정해 생산 공정에 참여하고 월례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생산과정을 조율하고 협의 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뙤약볕을 견디며 농사를 짓는 일도 보통 고된 일이 아닐 텐데 유기농 농사를 짓는 그 마음으로 가공생산을 위해 정성과 노력을 보태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만나는 오미자원액이 더 각별하게 여겨졌다.
 현재 생산설비 규모가 이미 포화상태이기에 이들은 새로 가공공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새로 마련해둔 공장부지에도 가 보았다. 오미자 원액과 음료를 생산하고 사무실 역할도 할 수 있는 제법 큰 건물이 있고 부지 한편에는 12월 말쯤 공급될 곶감이 건조되고 있었다. 오미자를 재배하고 가공하면서 곶감까지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얼마나 분주한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 내내 비가 내려서 오미자 피해도 컸지만 가을에는 또 너무 따뜻해서 곶감이 제대로 건조되지 않아 큰 걱정입니다.”
곶감을 가리키며 이야기 하는 김원동 생산자의 얼굴에 잠시 그늘이 드리운다. 그러나 이내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 한다. 
“저기 공장 2층에는 이부자리를 갖다 놓을 거예요. 오면서 봤겠지만 속리산 문장대도 가깝고 저 쪽에 물도 많고 참 좋아요. 여
름에 한 번 놀러오세요. 조합원들도 오시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 생각입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 새 밤이 깊어졌다. 자고 가라는 말씀을 뒤로하고 더욱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길을 나섰다. 다행히 올 겨울은 겨울답게 오려나보다. 여름 내 쉼 없이 내리던 비 때문에 힘없이 떨어지는 오미자를 안타깝게 바라 볼 수밖에 없어 더욱 깊어진 농부들의 주름살이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거부하면서 생명이 살아있는 농법을 고집하느라 그들이 겪어야 했던 수고와 처음 만나는 도시 소비자조합원들이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던 말들도 다시 떠올렸다. 백두대간 기슭에서 영글고 있는 오미자 열매와 함께 한살림의 마음과 정신이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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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하고 달콤한 제주의 자연을 느껴요, 한살림 귤

들고 다니며 손쉽게 먹기 좋고, 쪼개서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누어 먹고, 새콤하고 달콤하니 기분도 좋고

요즈음 많이 먹는 시원상큼한 귤. 흔히 감귤이라고도 하고, 밀감이라고도 하는데 그 정확한 명칭은 무엇일까. 학술적으로 감귤은 감귤나무아과 중에서 감귤속에 해당하며, 우리가 흔히 귤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도 오렌지, 레몬, 유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감귤은 크게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나누어지는데,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감귤인 온주밀감을 통상적으로 감귤, 밀감으로 부른다. 한살림에서는 일반적으로 감귤이라고 부르는 온주밀감이 대략 2월 중순까지 나오다 끝나갈 무렵부터 다양한 만감류들이 공급되기 시작한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들은 몇 가지 작물을 교잡해 독특한 향취를 가지고 있다. 3월 초에 나오는 한라봉은 청견과 오렌지, 낑깡을 교잡한 것이고 같은 시기에 나오는 천혜향은 청견과 귤, 오렌지를 교잡한 것이다. 봄이 깊어가는 3월 중순 경에 나오는 청견은 오렌지와 궁천조생을 교잡한 것이고 진지향은 이 청견과 흥진조생을 교잡한 것이다. 가장 늦은 5월 중순에 나오는 것이 자몽과 탄저린을 교잡한 세미놀이다. 조금씩 모양도 다르고 향취도 다르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 바람과 햇살, 농부의 땀으로 기른 감귤류 모두 달고 향기가 좋아 인기가 높다.
 처음에는 시중의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귤들만 보다가 다소 까칠까칠하고 윤기없는 한살림 귤껍질을 보고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씩 농약을 치고 심지어는 광택을 내거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왁스코팅을 하는 시장의 귤들이 어떻게 재배되고 유통되는지 속사정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건강하고 안전한 알맹이를 제공하기 위해 예쁜 외양을 제쳐 놓은 한살림 귤은 농약 대신 미생물제를 사용하여 재배하며, 인위적인 후숙처리나 코팅처리는 용납 하지 않는다.
 비타민이 듬뿍 담긴 귤은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부터 우리에게 전해지지만, 그 노란 열매를 맺기 위해 일 년 내내 단단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다른 과실들과 마찬가지로 귤을 생산하는 토양이 산성이면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토양 중에 양분이 충분히 있더라도 작물 생육에 이용되는 양이 적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한살림 생산자들은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있으며, 농약대신 생선액비나 미생물제재 등으로 농사를 짓는다. 봄에는 일단 꽃이 많이 피어야 맛좋은 귤 생산이 가능한데, 꽃이 적은 나무는 열매가 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꽃 주위에 자라는 봄 순들을 가지 밑 부분에서 제거하여 햇볕을 잘 쪼이도록 세심한 손길을 주어야 한다. 봄부터 시작된 농부들의 손길이 그해 겨울 조합원들의 입 안을 상큼하게 적셔줄 귤 알맹이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것이다.
 열매가 본격적으로 비대해지고 여름순이 한창 자라나는 때가 되면 생산자들은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한방영양제와 마늘목초액 등을 섞어 살포하고, 장마가 마무리될 무렵에는 석회보르도액을 쓴다. 간단히 병해충을 물리칠 수 있는 화학농약의 유혹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한살림 농부들은 꿋꿋하게 품이 더 드는 유기농법을 고수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땅도 살리고, 귤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길임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주밀감의 과실성숙은 가을철 기온, 일사량, 강수량 등의 기상여건과 비료량, 시비시기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극조생귤은 너무 빨리 수확하면 신맛이 강하게 되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맛이 나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확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정상적인 시기에 수확된 한살림 귤은 3차례에 걸친 선별작업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달되어 향긋하고 달콤한 맛을 선사하게 된다.
 귤이 맛있다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손바닥이나 발바닥이 노랗게 변할 수가 있는데 이를 혹시나 황달로 의심하는 분이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주황색 귤에 들어있는 카로틴 성분의 색소에 의한 일시적인 변색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귤에는 각종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 섭취가 부족한 겨울철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다. 귤은 89%가 수분이지만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 그중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감기 예방과 피로회복, 피부미용,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귤에는 비타민C 외에도 눈을 좋게 하는 비타민A와 혈관을 보호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비타민P 등도 많이 들어있다. 또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비타민E도 많다. 귤 껍질 안쪽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대장 운동을 원활히 하도록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지방의 체내 흡수를 막아 준다. 특히 한살림 귤껍질은 농약 걱정이 없으므로 끓여서 차로 마시면 겨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나는데 도움이 된다.

정지영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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