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의 으뜸, 향긋한 냉이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곧 있으면 우리네 큰 명절인 설날입니다. 지난 해, 윤달이 들었던 이유로 올해 설날은 입춘을 지나 엿새째 되는 날에 자리를 잡았네요. 어릴 적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련한 추억들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가래떡을 뽑으러 가신 어머님을 기다린다고 창호지문을 여닫으며 참 많이도 들락거렸었지요. 외지에 나가신 삼촌이 언제 오나, 시린 발을 동동거리며 마을 어귀에서 서성이던 기억도 있고요. 저는 위로 언니가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있는 탓으로 언니 옷을 물려 입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명절 대목장을 보러 가신 부모님께서 설빔으로 무엇을 사오실까 하는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실감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아마 세뱃돈의 많고 적음이 설날, 요즘 아이들의 큰 관심사가 아닐까 싶네요.

  설날을 보낸 뒤에는 겨우내 시원하고 맛있게 먹었던 동치미 맛이 이상하게 떨어지고 푸성귀 생각이 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땅이 녹기 시작하는 우수가 지나면, 이에 발 맞춰 봄나물의 으뜸인 냉이가 나풀거리는 잎을 조심스레 내밀지요.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A가 풍부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며 눈을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아 높은 온도의 요리를 해 먹어도 그 영양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지요. 우리 몸을 이롭게 해주는 냉이! 식탁에 한 번쯤은 꼭 올려보고 싶지 않으세요?

  냉이는 국이나 무침으로 많이 먹습니다. 초고추장에 버무려 상큼하게 먹기도 하지요. 멸치액젓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침을 해 먹으면 냉이의 향긋한 향이 잘 살아난답니다. 부침개에 넣어 먹기도 하고 해물탕, 된장찌개 등의 재료로 두루 두루 다양하게 쓰이지요. 냉이를 고를 땐 뿌리가 굵은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냉이가 흔한 나물이긴 하지만 캘 시기를 놓치면 금세 꽃대가 올라오고 뿌리에 심이 생겨 질겨진답니다. 대동강얼음도 녹는다는 우수가 지나면 냉이 캐러 부지런히 나서야겠지요?

 

 

글을 쓴 김주혜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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