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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자연에서 온 귀한 것

<자연에서 온 이 귀한 것>겨울딸기 화석연료 없이 키우자니 두 배 세 배 정성을 쏟는 수밖에


          겨울딸기 화석연료 없이 키우자니 두 배 세 배 정성을 쏟는 수밖에


                                                                                                                                                   글 사진 문재형

오전 10시, 한살림매장은 대개 문을 열기 무섭게
부지런한 조합원들로 금방 가득 찬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단연 딸기이다.
출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첫물이라
금방 품절될 만큼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재배 힘들어 시중에는 나오지 않는 미녀봉과 금향

한살림에 공급되는 딸기는 미녀봉, 금향, 설향, 육보 등 네 가지 품종이이다. 이 중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미녀봉과 금향은 재배과정이 어렵고 수확량이 많지 않아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품종이다. 하지만 당산비(당도를 산도로 나눈 수치)가 높아 맛이 좋고 빛깔이 좋아 생산자 회원마다 재배면적의 50% 이상 의무적으로 재배하도록 하고 이를 기준으로 매년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래 딸기는 노지에서 재배되는 초여름 과일이었지만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재배가 발달하면서 언젠가부터 주로 겨울부터 봄까지 시중에 나오는 과일이 되었다. 한살림딸기도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기는 하지만 한살림이 정한 원칙에 따라 석유 등을 이용한 가온은 하지 않고 비닐을 2겹으로 치고, 비닐 사이로 섭씨15도 내외를 유지하는 지하수를 뿌려 온도를 유지하는 ‘수막 재배’를 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는 하되 인위적으로 가열을 하고 있지는 않은 점이 한살림 딸기의 남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50~60일 동안 기른 촉성재배 한살림 딸기의 경우 12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한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고 딸기를 기르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고 수확물량도 많지 않아 3월부터 출하되는 반촉성재배 딸기에 비해 가격이 조금 더 비싼 편이다.

딸기의 재배는 어미묘에서 뻗어나간 줄기가 새로 뿌리 내린 ‘런너’라고 하는 어린묘를 채취해 새로운 어미묘로 키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보통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딸기 출하와 동시에 진행 되는데, 선별된 런너들은 5월경부터 8월까지 비가림된 시설 안에서 생산자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자라난다. 한살림은 생산 농가에서 직접 자가육묘를 권장하고 있으며 병충해의 어려움이 있지만 육모과정부터 일체의 화학방제를 하지 않고 있다.

9월이 되면 출하시기에 따라 딸기를 본 땅에 옮겨 심고 출하가 시작되는 12월까지 온도 유지에 집중하며 딸기를 관리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는 일체 사용되지 않으며 방제를 위해 잎살림, 응삼이 같은 친환경 농자재를 이용하거나 천적인 이리응애를 투입 하고 유황이나 담뱃잎 훈증을 하고 있다.

딸기를 수정시키는 데에도 양봉꿀벌을 이용해 자연수정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정 비율을 높이기 위해 양봉꿀벌에 비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우리벌(호박벌)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

딸기는 온도, 습도 등에 매우 민감한 과일이기에 수확에서 공급까지 모든 과정이24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새벽 6시에서 오전10시 사이에 수확을 마무리하고 저온상태로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오포에 있는 한살림물류센터로 보내, 다음날이면 매장이나 공급 신청을 한 조합원댁으로 도착되도록 하고 있다.

육묘에서부터 수확이 끝나는 시기까지 어림잡아 장장 15개월. 달콤하고 상큼한 한살림 딸기에는 오랜 시간동안 친환경재배의 어려움을 이겨낸 인내와 이른새벽부터 쏟은 농부들의 정직한 땀이 스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