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사회는 수렵채취의 원시 사회나 농업 중심의 중세 사회와는 달리 산업문명이라는 특성을 띠고 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자리 잡은 산업문명은 기술 발전을 통해 자연에 대한 지배와 수탈을 확대하고 인간의 노동을 기계화, 합리화함으로써 놀라운 생산력의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생산력의 발전은 대량생산으로 이어져 소비가 미덕인 양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누리게 만들었고 산업문명은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소비하면서 기술혁신을 거듭해가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력의 발전은 수질오염, 대기오염, 토양오염, 산성비,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초래하기 시작했고 대량 소비문화는 인간 소외, 공동체 파괴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생산력의 발전과 함께 산업문명을 발달시킨 또 하나의 동력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였습니다. 물물교환이나, 호혜시장처럼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삶에 기여해 온 이전의 시장과 달리 모든 것을 이윤추구의 도구로 삼는 자본주의 시장은 생산의 3대 요소인 노동력, 신용, 토지의 상품화를 통해 많은 문제를 불러 왔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인간과 자기 내면(노동력), 인간과 자연(토지), 인간과 인간(신용) 사이를 화폐와 서비스가 매개하면서 이들 사이의 관계는 철저하게 왜곡되는 거지요.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물을 팔고 사는 일이 아주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원래 물, 흙, 공기는 생명의 기본요소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급속한 산업화로 물조차 안심하고 마실 수 없고 사먹어야 하는 것은 이 시대 문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자연을 상징하는 토지의 상품화는 생태, 환경의 위기에 직결됩니다. 노동력을 사고파는 것은 인간을 돈을 버는 도구로 전락시킴으로써 필연적으로 인간소외, 인간성 파괴 내지는 인성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이와 맞물려 인간관계를 상품화하는 신용의 상품화는 공동체의 해체로 이어집니다. 이전에는 마을 전체가 함께

 울고 웃던 마을의 대소사들이 돈으로 거래되는 출생, 결혼, 장례 서비스로 빠르게 대체되어갑니다. 같은 출입문을 쓰는 이웃이 누구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이 철저한 소외가 어쩌면 산업문명이 가져온 인간 삶의 총체적 위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쓴 윤선주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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