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밥상을 '기다리는 마음' 원추리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이른 봄, 무심코 산행을 하다보면 철 지난 낙엽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싹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우내 매서운 한파를 견뎌낸 앙상한 화살나무 가지에도 홑잎이 피는 게 보이네요. 봄이 오고 산나물 철이 왔음을 알리는 반가운 모습입니다.

 봄나물 중 가장 먼저 돋아나 밥상에 오르는 나물이 원추리입니다. 원추리는 산이나 들만이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서 관상용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지요. 예부터 아들을 낳기 위해 젊은 아낙들이 꽃봉오리를 귀에 꽂고 다녔다고 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리었고요, 그 맛이 근심을 덜어 준다하여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원추리는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두루 두루 쓰이는 유용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먼저, 이른 봄 올라오는 새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고사리처럼 새순을 여러 번 뜯어 먹을 수 있는데 기온이 올라가면 새순이 억세어져 많이 질겨집니다. 나물을 해 먹을 땐,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다른 나물들처럼 물에 우려먹으면 좋습니다. 초고추장 무침을 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아주 맛있는데요. 양이 적을 땐 여러 나물과 함께 요리를 해도 잘 어울립니다. 6월 하순부터 원추리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차를 만들어 음미할 수 있습니다. 다른 꽃차처럼 꽃이 찻잔 위에 동동 뜨진 않지만 자연스런 단맛을 느낄 수가 있더라고요. 아쉬운 건 장마철에 꽃이 피기 때문에 건조하는데 힘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손수 만든 꽃차를 한 잔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원추리 꽃차는 우울증에 좋고 황산화작용을 합니다. 꽃이 지고 가을이면 원추리 뿌리를 한약재로 씁니다. 이뇨작용, 살균작용, 해독작용 등을 한다고 하네요.

 원추리 꽃말이 기다리는 마음인데요, 겨우내 기다리던 봄이 오니 참 좋습니다. 황량했던 땅 곳곳에서 초록빛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번 주말엔 봄맞이 하러 산으로 들로 나가 보고, 나간 김에 나물도 캐보면 어떨까요? 발밑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초록 빛깔들이 나물들이 손짓합니다.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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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봄바람이

속을 꽉 채운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사진 문재형 편집부



싱싱한 갯벌이

키운 감칠맛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이제는 귀한 몸 서민의 조개

반지래기, 빤지락, 바지라기지역마다 바지락을 일컫는 다양한 이름들이다. 백합과의 조개인 바지락은 발에 밟힐 때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나 바지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흰색부터 까만색, 황갈색까지 다양한 껍질 색을 띠며 서해안에 많이 서식하고 남해안, 동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흔한 조개인 만큼 부담 없이 밥상에 올라 서민의 조개라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바지락이 서식하는 갯벌이 사라져 가고 기름유출 같은 환경오염이 잇따라 발생해 바지락 개체수가 줄어서다. 국산 바지락이 귀해지자 중국산이나 북한산 바지락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자연산참바지락을 비롯해 한살림에 자연산굴, 자연산바다장어 등 20여 가지 수산물을 공급하는 에코푸드코리아의 김춘성 생산자는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바지락들은 대부분 수입산입니다.”라며 국산 바지락을 구하기 힘든 시장 상황을 설명한다. 한살림에 국산 바지락이 공급되는 것은 생각보다 귀한 일인 것이다.


갯벌을 무릎으로 기며 채취한다

바지락 제철은 이맘때지만 바지락 캐는 작업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한다.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한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밀물이 가장 높을 때)를 전후로 1주일씩, 한 달에 보름 정도 갯벌에 나가 호미나 갈퀴 등으로 바지락을 캔다. 캐낸 바지락은 20kg들이 망에 담아두었다가 물때에 따라 배를 가까이 대고 배에 실어 부두로 옮긴다. 하루에 약 4~5시간 정도 채취하는데 많이 캐는 사람은 40kg도 가능하지만 보통은 한 사람이 20kg정도 캔다.

 이렇게 연중 바지락을 내어주는 갯벌은 고마운 존재지만 그곳에서의 노동은 무척 고되다. 사시사철 불어대는 바닷바람, 살을 에는 추위와, 한여름 뙤약볕에도 무방비로 노출된다. 갯벌 안에도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무릎까지 발이 빠져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곳도 많다. 빠짐이 너무 심한 곳에서는 몸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무릎 꿇고 기어 다니며 바지락을 캐기도 한다.

 바지락 캐는 일은 에코푸드코리아 생산자 주주로 함께 참여하고 있는 대야도 어촌계(어민들이 생활 향상을 위해 공동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한 지역 생산 공동체) 어민들이 담당하고 있다. 대야도는 1970년대 간척사업으로 안면도에 연결된 섬이지만 세월이 흘러 따로 떨어진 섬이었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수십 년 전부터 안면도에서 바지락을 캐왔다는 문수근 생산자는 갯벌에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능숙하게 움직이며 작업을 한다. “이맘때 되니까, 바지락 속이 차기 시작하네요.” 오랫동안 바지락을 캐온 그답게 굳이 바지락 껍데기 속을 보지 않아도 속이 찼는지 대번에 알아본다. 연중 공급되는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이 고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오랜 경험을 가진 생산자들 덕이다.

 


충분히 해감시켜 해수에 담아 공급


캐어낸 바지락은 진흙을 잔뜩 머금고 있다. 조합원들께 공급하기 전에 흙을 빼내는 해감작업을 꼭 해야 한다. 먼저 20kg들이 망에 담긴 바지락을 망째 바닷물에 담가 거칠게 헹구고 해감시설이 있는 작업장으로 옮긴다. 지하해수(바닷가 지하 암반에서 퍼올린 깨끗한 바닷물)가 담겨 있는 수조에 바지락을 넣고 넉넉하게 2~3일 정도 해감한다. 해수를 먹고 진흙을 뱉는 과정을 충분히 반복한 바지락은 1차 세척기계를 거쳐, 분류기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깨졌거나 너무 작은 바지락들은 걸러낸다. 이어 2차 세척기계에서 깨끗하게 껍데기가 씻기고 마지막 과정으로 생산자들이 날랜 손놀림으로 바지락 상태를 하나하나 최종 확인한다. 바지락을 완벽하게 해감하기까지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

 깨끗하게 바지락을 해감했다고 끝이 아니다. 살아있는 바지락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공급하기 위해 바지락을 지하해수와 함께 포장한다. 산지를 떠난 지하해수와 함께 포장된 자연산참바지락이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조합원 손에 닿기까지는 이틀이 걸린다. 유통과정 동안에도 해감은 계속 된다. 조합원은 뻘흙 걱정 없이 해수만 따라내고 간단히 바지락을 헹궈 바로 요리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남아 있을 뻘흙이 걱정되면 가볍게 30분쯤 한번 더 해감하여 사용하면 된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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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살펴본 대로 협동촌 운동의 고립된 체계에 협동조합의 경영시스템을 보완한 새로운 공동체 운동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활발해집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1920년대 러시아,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노동자 자주관리, 노동자생산공동체 운동, 길드 사회주의 운동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개인들의 간접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경제조직이라면 이들 공동체는 개인들의 직접 참여와 연대, 지역적 관점 및 적정기술을 바탕으로 시도되었지만 사회주의 혁명과 세계대전 등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붕괴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 몬드라곤 생산자 협동조합이나 이스라엘 키부츠 등은 살아남아 지금도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되고는 합니다.

 1970년대, 에너지 파동과 환경생태 위기를 겪으면서 인류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됩니다. 에너지를 비롯해 자연이 갖고 있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자 지금 같은 삶 또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자본주의 산업문명이 가져온 풍요로운 삶을 위해 내어 준 것들-자연환경, 인간다움, 공동체-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르게 살아가려는 공동체 운동이 대안사회운동으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인간소외와 생태환경 파괴라는 시대의 거대한 물살에 맞서는 운동들이 일어납니다. 인간소외의 사회체계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68혁명, 대안문화(counter-culture)운동, 뉴에이지 운동, 히피공동체 운동 등이 갖는 문제의식과 자연환경 파괴의 사회체제를 비판하는 생태주의 운동, 공동체 운동, 영성운동이 함께 하면서 각 지역에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적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영국의 핀드혼 등의 영성공동체,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스, 인도의 오로빌 등의 계획적인 생태공동체 뿐만 아니라 생태마을 운동, 공동주거 운동, 지역화폐 운동 등도 이 시기에 등장하여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 모든 운동의 성격이나 내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공동체 운동은 자본주의 시장이 추구하는 대량생산과 소비가 가져오는 물질의 풍요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내다봅니다. 자연과 함께 살면서 천지만물이 나처럼 신령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아는 영적인 삶, 가난하고 소박하며 평화로운 삶, 얼굴을 마주보고 어떤 형태로든 만나는 것이 가능한 지역적 삶을 핵심 가치로 삼는 이유입니다.

 이 무렵이 되면 분야별, 기능별 협동조합(소비, 신용, 생산, 교육, 의료 등)도 점차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참여, 유기농업 등의 공생의 가치, 협동조합 지역사회형성을 모색함으로써 열린 공동체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인간 삶 전체의 협동을 지향하게 됩니다.

*‘공동체운동 약사5회로 나뉘어서 실릴 예정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이사는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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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재미있는 나물, 짚신나물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 가슴 설레게 하는 춘삼월입니다. 따사로운 햇빛 받으며 나뭇가지에서 움트는 새싹들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땅속에 묻혀 겨울을 보낸 결실의 씨앗들도 이 봄을 애타게 기다렸겠지요? (잡초)씨는 땅속에서 3년씩이나 묵어있다가도 싹이 튼다고 합니다. 그래서 잡초는 뽑고 또 뽑아도 계속 올라오나 봅니다. 아주 대단한 생명력이지요.

 이달엔 산이나 들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냥 산야초려니 하고 지나치는 짚신나물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짚신나물은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봄이 오면 살며시 얼굴을 내밀지요. 열매 안쪽에 갈고리 같은 털이 있어 사람들 옷이나 짚신에 잘 달라붙기에 짚신나물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꽃말도, 옷이나 신발에 달라붙어 먼 곳까지 퍼졌다 해 임 따라 천리 길이고요. 사람들이 즐겨먹는 나물은 아니지만 양념고추장과 함께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무침을 해 먹으면 맛이 좋다고 합니다. 짚신나물에는 다양한 효능도 있는데요, 목감기로 목이 아플 때 목과 입안의 통증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지혈과 항암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 단오 전에는 산야초에 독성이 없기 때문에 어린순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나물로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확실하지 않은 나물은 서너 시간 정도 우려서 먹는 게 안전하지요. 이름에 나물이 들어가지만 단오 전이라 해도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나물도 있습니다. 삿갓처럼 생긴 삿갓나물, 자르면 붉은 액이 나오는 피나물, 곰취와 혼동하기 쉬운 동의나물, 요강나물 등입니다.

 저희 집 화단에는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미나리와 달래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 들녘에는 봄나물 캐는 사람들이 즐비하겠네요. 겨우내 움츠렸던 온 몸을 쫙 펴볼까요? 반가운 봄이 왔습니다.

 

 

글을 쓴 김주혜 이사장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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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땅에서 자란 봄 향기, 춘곤증 물렀거라


·사진 문재형 편집부



입춘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봄을 알리는 한살림 냉이도 공급되고 있다. 작년에는 2월부터 4월까지 불과 두 달 동안 공급되었지만 올해는 조합원들에게 냉이 먹는 기쁨을 오랫동안 주기 위해 생산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추위에 강한 냉이의 성질에 비교적 포근했던 겨울 날씨도 일찍부터 냉이를 공급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따라서 겨울 초입인 201312월부터 20142월 초순까지 전남 영광과 전북 부안에서 가을 겨울에 키운 노지 냉이가 공급되었고 봄이 시작되는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겨우내 키운 전북 부안의 노지 냉이와 강원도 홍천에서 키운 하우스 냉이가 함께 공급된다.

 1, 200g 단위로 포장된 냉이의 올 한 해 공급 예상량이 78천 봉 정도인 것을 보면 한살림 조합원들도 냉이를 무척 반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향긋한 봄의 전령 냉이가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냉이가 환영받는 이유는 또 있다. 봄과 함께 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냉이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B1 C는 피로 해소에 특효여서 춘곤증을 금세 떨쳐버리 게 해준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아 특히, 춘곤증이 곤욕스런 현대인들에게 냉이는 반가운 나물인 셈이다.

 

찬바람 맞으며 깊숙이 뿌리내린 냉이를 일일이 캐내는 정성


이맘 때 공급되는 냉이는, 김경진 김종천 강원도 홍천연합회 서석공동체 생산자 부부가 비닐 하우스에서 기른 것들이다. 홍천은 겨울이 매섭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비닐하우스가 불가피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무렵에 맞춰 냉이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농사 준비가 시작된다.

 4월 말, 냉이 농사가 끝날 즈음 냉이는 번식을 위해 꽃대를 올리고 씨를 맺는다. 이 중에서 좋은 씨들을 골라 갈무리 한다. 시중에서는 종묘상에서 씨를 사 심는 경우가 많지만 두 생산자는 5년 째 씨를 받아 다시 심고 있다. 번거롭더라도 농사의 시작과 끝을 온전히 하기 위함이다. 가을이 한창인 9월 말이 되면 하우스 가운데로 길게 길을 낸다. 길 양쪽으로 폭이 1m 넘는 두둑을 만든 뒤, 고운 흙에 냉이 씨를 섞어 흩어 뿌린다. 3일 정도 물을 흠뻑 주면 따로 흙을 덮어주지 않아도 대부분 싹이 튼다고 한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2, 입춘 즈음이면 수확이 시작되다.

 어찌 보면 냉이는 참 고마운 작물이다.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는 추운 겨울을 나서다. 냉이 밭에는 잡초가 잘 나지 않고 나더라도 금방 얼어 죽어 따로 김매기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생명력이 강해 퇴비 없이 물만 줘도 되고 한 곳에 냉이가 몰려서 난 경우 간단히 솎아주기만 하면 잘 자란다.


 하지만 쉬운 농사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냉이는 수확이 힘들다. 일단 냉이를 캐기 시작하는 2월은 입춘이 지났다 하더라도 겨울 기운이 남아있다. 추위와 싸우며 하루 종일 냉이를 캐고 손질하다 보면 온 몸이 움츠려 들고 바람 든 무 마냥 기운이 없어진다. 냉이 밭에 쭈그려 앉아 땅속 깊숙이 뿌리 내린 냉이를 갈퀴 모양의 호미로 일일이 캐는 것도 어려움이다. 그나마 두 생산자의 냉이 밭은, 5년 넘게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밭이라 농약을 뿌리는 일반적인 밭에 비하면 땅이 푹신해 비교적 수월하다고 한다. 캐낸 냉이는 겨울을 나느라 얼어 죽은 잎사귀 따위를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포장할 때는 주의 깊게 흙을 털어준다. 이렇게 애써 손질하지만 냉이 뿌리에 잔털이 많아 흙을 완전히 없애기가 어렵다. 따라서 집에서 요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주는 게 좋다. 몇 년 전에는 깨끗이 씻은 세척냉이를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물에 닿으면 냉이가 금방 물러져 지금은 공급하지 않고 있다.

 

 봄이 오면 산으로 들로 냉이 캐러 가는 게 예부터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시달리다 보면 그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언제부턴가 냉이가 귀해졌다. 생명력 강한 냉이지만 제초제에 유독 약해서라고 두 생산자는 말한다. 그러니 4월까지 한살림에 냉이가 공급되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200g 냉이 1봉이면 집에서 산골의 봄내음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냉이의 속삭임을 들어 보자. ‘봄이 왔다.





한살림 냉이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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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생활협동운동'을 설명할 때 다룬 공동체 운동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대략 다시 한 번 짚을까 합니다. 공동체의 시원을 찾아보면 자족적인 원시 공동체, 중세의 수도원 공동체를 떠올릴 수 있으나 현대사회의 모순과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 공동체 운동은 17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한 청교도들이 건설한 종교적인 협동촌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푸리에, 영국의 로버트 오웬 등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이론이 정립되어 산업혁명시대의 기업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자, 수공업자의 협동촌 건설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기계의 등장으로 직업을 잃고 자본에 대항할 힘이 없어 비참한 삶을 살던 노동자, 수공업자들이 이러한 유토피아 사회주의를 자신들의 운동원리로 삼았던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자립과 자조를 바탕으로 누군가의 호의나 도움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자금을 모으고 필요한 물품의 생산과 소비를 책임지는 협동촌이야말로 핍박받는 이들의 이상향(理想鄕)이었겠지요. 협동촌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대신할 공동체 경제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생산과 소비, 분배와 교환에 평등과 상호부조의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또한, 가난한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하고 연대하며 스스로 관리하는 사회에 대한 전망을 열어주며 19세기 전반기에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이 운동은 현실사회에서 고립되어 자기들만의 소우주를 지향하는 성격 때문에 점차 쇠퇴하고 19세기 중반 소멸하게 됩니다. 최소한의 자급자족 경제에 필요한 생산 노동력과 조직, 설비에 관한 기술 등의 기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데다 산업혁명이 가져 온 대량생산과 소비의 거대한 파도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세례파인 아미쉬 공동체처럼 그 모든 어려움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한 종교공동체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일부는 현재까지도 살아남아 요즈음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생태공동체 운동의 본보기가 되고 있지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거센 물결 속에서 생활 전체를 자주관리와 상호부조를 통해 결합하려했던 협촌 건설이 좌절되면서 공동체 운동은 분야별, 기능별로 생활을 조직하는 양상을 띠게 됩니다. 로치데일 소비자협동조합을 시작으로 하는 이 흐름은 소비, 신용, 생산에 이어 요즈음에는 의료, 교육 등 고립된 개인들이 자신들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경제생활 일부를 협동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농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등 '협동조합'의 명칭을 갖고 있는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흐름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을 정착시키고 협동촌이 갖고 있던 일부 사람들만의 고립된 체계를 사회적 약자 일반에게 개방하면서 사회적으로 급속하게 확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공동사회의 전망을 잃어버리고 공동체를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보완하는 한 부분으로 전락시킨 한계를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지닌 사회비판적 기능과 대안사회의 가능성을 함께 잃어버리게 됩니다

 *‘공동체 운동 약사5회로 나뉘어서 실릴 예정입니다

 

글을 쓴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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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소비자 주권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어떤 가치를 갖는 소비자 주권인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업이나 서비스업과는 달리 소비자가 수혜자가 되는 분야가 있기 때문인데요, 농업, 특히 생명농업이 그렇습니다. 요즘은 대형 축산업을 비롯해서 농업도 사료나 씨앗, 비료를 투입하면 고기와 농작물이 상품으로 나오는 공장산업처럼 변질되고는 있지만 생명활동을 지탱해주는 농업의 특성상 소비자 주권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런 바탕에서 생태적 순환과정, 생명과정 전체를 아우르는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 "생활협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협동 안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동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생산자, 소비자와 소비자의 연대와 협동이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폐기과정의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자연도 당연히 생활협동의 한 주체가 되어야하는데요, 직접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자연을 대변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투자한 자본의 크기에 따라 의사결정의 크기가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 시스템과 달리 출자금의 크기와 상관없이 구성원들의 11표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조직입니다. 협의를 통해 모든 의사가 결정되는 시스템이며 민주주의 훈련의 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조합이 갖는 한계도 많습니다. 시장이나 주식회사에 비해 더딘 의사결정과 낮은 효율성도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참여한 구성원들이 자족적인 부분에 매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사회주의 이론가들이 노동조합, 협동조합운동을 '조합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조합주의'를 극복하기위해 생산-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을 포함하는 시스템이 중요하고 조직운영에서도 생산자와 소비자, 실무자가 함께 참여하는 방법이 궁리되고 실현되어야 합니다.

생명운동에서 농업을 강조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기대어 있는 협동조합의 물량주의에 대한 대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땅을 살리는 생명의 농업이 자본주의가 불러 온 대량생산과 그에 따른 대량소비를 극복할 대안사회의 굳건한 토대가 된다는 것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소비자협동조합운동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생명운동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가 갖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이름을 생활협동조합(생협)으로 바꾸고 농업을 보다 깊게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책임생산과 소비를 통해 얼굴을 맞대고 삶을 나누려는 노력이 일상적인 일손 돕기나 생산지 방문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단오나 가을걷이 잔치에서 함께 만나 서로가 한 몸인 것을 확인하기도 하고 물품을 보내고 받을 때마다 그 뒤에 있는 서로의 마음과 얼굴을 떠올리며 귀하게 대합니다. 이런 생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삶 전체를 아우르는 진정한 생활협동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을 쓴 윤선주 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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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과 함께 먹는 아홉 가지 대보름나물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곧 설입니다. 설 명절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저희 집은 시댁 아버님 형제분들이 여섯이고 저희 아버님이 여섯 번째라 정오가 다 되어서 차례를 지냅니다. 따라서 저희 조카나 시동생들은 큰집부터 집집마다 차례로 인사를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청주 시내를 누빈답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풍습 중 하나이지요.

설을 쇠고 나면 풍년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이 있습니다.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은 예부터 농사의 시작일이라 하여 다양한 풍속이 있지요. 해충을 없애는 의미에서 쥐불놀이를 하고, 잡귀를 쫓아내고 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지신밟기를 합니다. 그해의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낸다는 뜻으로 연날리기를 하며 풍년을 기원하고 달집도 태웁니다. 이뿐만이 아니지요. 대보름날 해뜨기 전,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을 마시고 내 더위 사라며 더위를 팔기도 하지요. 제가 어릴 적에는 어머니께서 대보름 전날, 팥 시루떡 위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풍년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내시곤 하셨답니다.

대보름 전날에는 점심을 굶고 이른 저녁으로, 아홉 가지 대보름나물과 아홉 그릇의 밥을 먹는다는 풍습도 있습니다. 대보름나물은 지난해 삶아서 말린 묵나물들로 만드는데요, 그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취나물, 가지말림, 박고지, 고사리, 도라지, 고비, 토란대말림, 고구마줄거리, 호박고지, 다래순, 아주까리잎 같은 나물들이 있지요. 묵나물은 잘 삶아서 찬물에 하루정도 우려 두었다가 먹습니다. 묵나물도 보통 나물처럼 들기름으로 볶음을 하거나 무침을 해야 나물 특유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번 대보름에는 밥은 오곡밥(찹쌀, 수수, 차조, , 검정콩)을 짓고 나물은 아홉 가지는 아니더라도 서너 가지 정도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건 어떨까요? , 그리고 2월 중순에 한살림 대보름 행사가 전국의 한살림 생산자공동체에서 열린답니다.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 회원이 즐겁게 어우러져 대보름 풍습도 즐기고 함께 풍년을 기원하면 좋겠습니다.



글을 쓴 김주혜 님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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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물어다 주는 비타민 열매, 한살림 참다래

 

글·사진 손희 편집부


까슬까슬한 털옷 속에 든 녹색 알맹이, 참다래다. 참다래와 키위는 모두 고향이 중국 양쯔강유역이다. 다래는 뉴질랜드로 넘어가 크게 상품화 되었고, ‘키위’라는 단어가 세상에 널리 퍼졌다. 뉴질랜드의 키위와 우리나라 참다래는 모두 헤이워드 품종이라 사실 겉도 속도 다를 바가 없다.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알맹이를 떠먹으면 진한 단맛과 향이 혀끝에 전해진다.

참다래 생산지로는 물 빠짐이 좋고 양지바르며, 서리 피해가 적은 남쪽 바닷가가 적당하다. 경남 고성에 있는 ‘공룡나라공동체’를 찾았다. 고성은 일교차가 커 이곳에 서 키운 참다래는 속이 꽉 차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 110,743㎡(약 3만3,500평) 과수원에서 13가구 공동체 회원들이 재배한 참다래를 해마다 80~100톤씩 한살림에 내고 있다.

 

참다래생산자부부

유향태·이금순 생산자 부부

 

직접 만든 천연농약으로 가꾼 16브릭스 초록열매

참다래는 묘목을 일단 4년 동안 키운 뒤 포도처럼 쇠기둥과 지지대를 설치해 넝쿨이 잘 뻗어가도록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가지가 보통 무성해지는 것이 아니라서 수시로 그것들을 쳐준다. 6, 7월에 흰 꽃이 피면 수꽃가루를 채취해 암나무에 수정을 시킨다. 참다래 꽃은 본래 자연수정이 잘 되지 않고 인공수정을 시키지 않으면 열매가 잘 영글지 않아 일일이 정성들여 사람 손으로 수정을 시킨다. 일손이 많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데 한살림 조합원과 실무자들이 종종 일손을 도우러 농장을 찾기도 한다. “두 손 가득 다래를 실어 돌려보내도 부족한 마음이지요.” 20년간 다래를 키우고 있는 유향태 생산자의 마음이다. 은행잎 같은 식물 등으로 직접 만든 천연농약을 12~15회 뿌려 병충해를 막는데 이는 영양제 역할도 한다.

 

참다래선별작업

선별기를 통해 비슷한 중량의 참다래가 골라진다. 사람 손을 거쳐 무른 것을 골라내면 비로소 선별작업이 마무리된다

출하 일주일 전 크기와 모양이 적당한 다래를 상자에 담는다

 

시간이 지나 열매가 맺히고 당도가 오르는 11월이 되면 참다래 수확이 시작된다. 출하 일주일 전에 저온창고에서 참다래를 꺼내어 선별작업을 하고 소포장을 한다.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 가지를 다듬고 결속(가지를 띠로 고정하는 작업)하고 농사 부산물과 불가사리로 직접 만든 퇴비를 나무 둘레에 넉넉히 덮는다. 1~2월이 바로 이 작업이 한창인 즈음이다. 알차게 여문 참다래는 저온저장 해 놓고 12월 초에서 다음 해 6, 7월까지 출하한다. 참다래를 구입한 뒤에는 상온에서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말랑해진 뒤 먹으면 된다. 빨리 숙성시키고 싶을 때는 봉지에 사과를 함께 넣어두면 좋다. 사과에서 나오는 천연 에틸렌가스가 다래를 빨리 숙성시킨다. 껍질을 깎기 전에 참다래를 물에 한번 헹구면 털날림이 없고 깔끔하다. 후숙한 것을 오래 보관하고 싶을 때는 껍질을 다 깎아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하면 일 주일 넘게 보관할 수 있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주스나 소스, 잼 재료로 두고두고 활용할 수도 있다.

 

신나는 농부가 건강하게 키워낸 참다래 한 알

녹색과일은 비타민이 풍부하고(비타민C는 오렌지의 2배, 비타민E는 사과의 6배에 달한다) 엽산과 칼륨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지만 혈관질환이 있는 이와 임산부에게 참다래는 특히 좋은 과일이다. 한살림에서 공급하는 참다래는 더욱 특별한 점이 있다. 손수 만든 ‘천연농약과 비료’와 ‘신명나게 일하는’ 농부 때문이다.

 

돼지와닭

참다래 농장 한켠에는 돼지와 닭이 함께 살고 있다. 물러진 다래와 쌀겨, 메줏물 등을 먹은 돼지의 똥은 다시 비료로 쓰인다

 

생산자부부를 비롯한 공룡나라공동체 회원들이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천연농약과 비료를 개발했다. 벌레나 세균을 막는 효과가 있고 작물에 유기질도 공급하는 은행잎, 마늘, 쑥 등의 식물을 액화하고 추출해 천연 농약을 만든다. 여름에 치는 천연농약이 곧 영양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쌀겨와 메주물, 물러진 다래를 먹은 돼지 똥과 바다에서 건져온 불가사리, 톱밥을 섞어 발효시켜 퇴비를 만든다. 직접 농사자재를 만들어 쓰면서 생산비가 절감된 덕에 친환경자재들을 아낌없이 투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땅도 농산물도 그리고 농부들의 몸도 모두 건강해졌다. 유향태 생산자는 공룡나라공동체가 꾸려가는 삶과 한살림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 맞는다 싶어 2004년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농약 없이 농사 지어 건강하고, 한살림 덕에 조바심도 들지 않아 절로 신이 나죠. 신명나는 마음으로 키워낸 참다래라 뭔가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소비 해주시는 조합원 분들에게 이것들이 갈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이금순 생산자의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구매한 뒤 숙성될 때까지 일주일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부드러운 녹색속살. 생명의 활력과 매사에 감사하며 농사짓는 이들의 마음이 함께 들어있다.

 

 

 

한살림참다래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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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어도 꺽어도 다시 나는 생명력의 상징, 고사리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한살림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나물이야기를 쓴 지도 어느새 스무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 여름에는 다양한 나물이 지천이라 소개할 게 많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건나물밖에 없어, 이맘때에는 어떤 나물을 소개할지 항상 고민입니다. 다행히 겨울에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말린 고사리가 떠올라,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고사리는 이른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나는 나물이지만 보통은 생고사리 보다 말린 고사리를 많이 먹습니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삼색나물 중 하나로,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먹어온 나물이기도 하지요. 생각해보니 이달 말에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 있네요. ‘이란 새해의 처음이자, ‘첫 날을 의미합니다. 이런 날 정성스럽게 차리는 차례상에 고사리를 올리는 이유는 꺾고 또 꺾어도 끝내 올라와 피고 마는 고사리의 생명력 때문입니다. 조상들은 고사리의 생명력처럼 그 집안 자손이 대대손손 이어질 거라 여겼답니다.

고사리는 볶음용으로 많이 쓰이고 육개장이나 찌개 등에 들어가 깊은 맛을 내는 재료로도 쓰입니다. 먹기 전에는 질긴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간단한 손질을 합니다. 생 고사리는 삶고요, 말린 고사리 역시 삶아 하루 정도 물에 우려내야 합니다. 너무 오래 삶으면 흐물흐물해지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조기찌개에 고사리를 넣어 먹으면 맛이 참 좋습니다. 다른 찌개와 달리 조기찌개용으로는 말린 고사리 보다는 생 고사리 삶은 게 잘 어울린답니다. 다만 고사리에서 비릿한 맛이 날 수 있으니 삶은 생 고사리를 넣기 전에 살짝 말려야 합니다. 고사리를 볶아 먹을 땐 이렇게 해보세요. 냄비를 불에 충분히 달군 뒤 들기름에 고사리를 달달 볶습니다. 다음으로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쌀뜨물도 넣어 자작하게 볶아 줍니다. 식성에 따라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 완성입니다. , 마늘을 굳이 넣지 않아도 맛이 좋습니다. 고사리와 들깨가루가 어우러져 구수하면서도 깔끔하거든요.

조기찌개 이야기를 하니, 고사리 꺾을 봄이 기다려집니다. 아직 겨울이 한창이니 조금 먼 일이긴 하네요. 그래도 한살림에는 겨우내 말린 고사리도 나오고 삶은 고사리도 나옵니다. 참 편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글을 쓴 김주혜 님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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