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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밥 먹어요! 글 공선옥 이 세상에서 듣기 좋은 말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밥 먹자’라는 말을 꼽겠다. 언젠가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을 만나러 시인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섬진강 옆 작은 학교에 간 적이 있었다. 시인은 그때 나를 처음 보는데도 대뜸 그러는 것이었다. “선옥아, 밥 묵자. 짐치에다가잉?” 짐치는 김치의 전라도 말이다. 내 속에서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내 속의 아이고 소리는 그러니까 오래 긴장하고 오래 서러웠던 마음이 한순간에 푸욱 풀어지는 소리다. 눈물이 설컹 나는 소리다. 그렇게나 따숩고 그렇게나 인정스런 말을 아직도 하고 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은 감동에 절로 “아이고오, 오빠아” 해지던 것이었다.이 세상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밥 먹자’ 다. 나 또한 그렇다. 아.. 더보기
2014년 7월 나물이야기 / 초롱꽃 약재로도 쓰고 나물로도 먹는초롱꽃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한여름이 다가오고 있네요. 해마다 맞이하는 여름이지만, 초복과 중복이 이달에 들어있으니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해보아야겠어요. 주택에서 사는 분들은 한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를 견디는 일이 큰 고충이지요. 저희 집도 그렇답니다. 게다가 그 흔한 에어컨도 없거든요. 에어컨 사달라고 조르는 딸아이한테는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부들 생각하면서 선풍기나 맘껏 틀라고 핀잔을 줍니다.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전기 사용을 줄이는 일부터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겠지요.무더위에도 들꽃들은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한창 피우고 있겠지요. 꽃모양이 초롱같아서 이름을 붙인 초롱꽃도 지금이 한창이랍니다. 초롱꽃은 종꽃이라고도 불.. 더보기
소식지 506호 농사경력 65년,흙속에서 감자처럼 굵어진 농심박무열 충북 괴산 감물흙사랑공동체 생산자올해 일흔네 살인 박무열 생산자. 농사 경력이 65년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홉 살 때부터 감자 농사를 지었다.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농사짓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생명농업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제초제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잡초가 잡히지만 이내 힘이 더욱 센 잡초가 돋아나곤 했다. 더 수확하겠다고 살충제를 치다 보면 매년 더욱 강한 약을 뿌려야 한다는 것도 저절로 깨달았다. 가능하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농사를 짓던 중, 2000년 초반 한살림을 알게 되었다. 마음 속에 그런 생각들이 자라고 있었기에 한살림이 정한대로 유기농 농사짓는 일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지금 농사짓는 것처럼 여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