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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살림의 기쁨

한살림의 꿈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한살림의 꿈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한살림하는 기쁨 I 한살림운동의 가치 ①

 

가치는 흔히 우리가 귀중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내주는 것을 말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밥상을 차리려고 부엌에서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이를 위해 나의 삶 전체를 아이를 중심으로 다시 짜는 것처럼 말이지요. 지구 반대편 아이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네팔 지진 복구를 위해 지갑을 여는 것도 내게 가까운 이는 물론 보이지 않는 이도 소중하다고 여기는 가치지향의 한 표현입니다.

한살림이 추구하는 가치는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입니다. 그런 가치를 위해 밥상을 우리 농산물로 차리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생명과 생활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가 가진 전일적인 생명가치가 더 많은 동의를 얻기 위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살림을 전합니다. 한살림의 가치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동의할수록 그만큼 더 빨리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살림세상이 올 테니까요.

한살림 세상의 구체적인 모습은 자아실현과 생태적 균형, 사회정의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이란 자신과 자기 내면의 합일, 통일된 자신을 말하지요. 생각이나 말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의 믿음, 생각대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공동체나 우주의 질서에 맞게, 하나 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모두 우주와 자연, 공동체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고 그들이 조화롭고 건강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태적 균형은 순환을 통해 이루어진 자연적인 균형을 말합니다. 본디의 농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동물이나 채소의 부산물로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이 동물을 키워 남는 것도 부족한 것도 없이 스스로 충만하고 완전한 순환을 이룹니다. 사람의 욕심으로 그 질서가 무너져 생태계가 파괴된 것이지요.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말하면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는 극단적인 양극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산층의 급격한 몰락이나 몇 년 새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것도 양극화와 함께 중심에서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의 증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서로 중심이 되기 위해 남을 딛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중심으로 만들어 많은 주변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지금은 모든 학생이 공부를 잘하려 애를 쓰느라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무엇을 할 때 제일 신나고 잘하는지를 살필 여유가 없지요. 전 사회가 오직 등수를 매기고 1등만을 기억하니까요. 그러나 각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르고 그 선택을 존중하면 수많은 주변을 중심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서로 감싸고 보듬어 더불어 행복한 호혜의 그물망을 자아가는 게 한살림운동의 사회적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좀 더 풀어서 말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과 평화를 이루고 따듯한 마음으로 이웃, 자연과 함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한살림의 꿈입니다. 그 꿈은 깨달은 몇 명이, 언젠가는 이룰 꿈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차근차근 삶으로 만들어 갈 때 이루어집니다. 미래세대가 받을 밥상을 위해 우리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고, 맑은 하천을 위해 세제를 바꾸고 탈핵을 위해 에너지를 아껴 쓰는 것도 이를 위한 한 걸음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한살림이 꿈꾸는 생명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글 윤선주 한살림연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