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지 발자취/이야기가 있는 소식

감귤 하나, 하나에서 얻은 값진 경험


감귤 하나, 하나에서 얻은 값진 경험

-제주도 귤따기 일손돕기를 마치고-

정종경 한살림경남


 직장이 천안이라 늦은 시각에 일을 마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평소 혼자서 차분히 이런저런 생각을 할 짬이 없으나 그나마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며 이동할 때 생각을 하곤 한다. 가족여행을 자주 가지 못해서인지 생산지 일손 돕기 체험보다는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간다는 생각이 앞서 며칠 동안 사무실을 비운다는 부담도 뒤로 한 채 기대감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새벽녘에 집에 도착해 짐을 챙기는 집사람을 도운 뒤 잠시 눈을 붙이고 아이들을 깨웠다. 12시경에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생산지를 방문하면서 체험일정이 시작되었다. 나도 세월이 조금 더 지나면 귀향을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서인지 보이는 모든 것이 남달랐다. 그리고 영농조합이라는 곳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생드르'를 방문하면서 많은 것을 다시 느끼고 배웠다. 기술과 과학이 구체적으로 적용이 된다면 유기농 재배가 한층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가 진 뒤 저녁 늦어서야 한라산을 넘어 서귀포시에 있는 체험목적지에 도착 했다. 성인남자는 참가자중 혼자라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지만 같은목적으로 왔고 가족들도 함께 참여해 금세 어색함은 사라지고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었다. 이튿날 동트기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침밥을 먹고 십여 분가량 트럭을 타고 농장으로 이동했다. 시골에서 자라 벼농사와 밭농사는 경험해봤지만 귤 농장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생산자분께 귤 따는 요령을 간단히 설명 듣고 나는 귤 박스를 창고까지 나르는 일을 했다. 일 년 농사일 중 귤을 따는 수확기에만 가봤으니 재배과정은 잘 모르지만 수확 때까지 생산자님이 얼마나 고생하며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재배하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 몇 해 전 식구들과 주남저수지 부근에서 주말농장을 빌려 채소를 재배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정성을 쏟는 것만큼 자라더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기농 과일을 생산하여 공급한다는 일이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된 일임을 이번에 확연히 느꼈다. 좋은 경험이었다. 가족과 함께해서 그렇고, 다른 한살림가족들, 생산자 분들과 함께 한 것도 좋았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미흡했던 점이다.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기회가 되면 생산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배일도형님 좋은 경험 많이 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