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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살리는 이

김봉석 봉식품 가공생산자


 

글|윤미라 · 한살림서울 홍보위원회

한살림 생각대로 움직이다보니

강원도 홍천 산으로 둘러싸인 화촌면 야시대리 깊은 숲속 마을에 우리의 전통 먹을거리를 지켜 나가기위해 쉼 없이 도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한살림의 단호박찐빵, 단호박술빵, 감자떡, 보리찐빵을 생산하고 있는 봉식품의 사공 김봉석(50) 대표이다.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부인 박명점 여성생산자와 세 딸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열혈 생산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오랜 세월 젊은 청춘을 불태웠던 바다와의 인연을 접고 지금 생활하는 이곳에 새 터전을 잡게 되었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친환경농업의 길이 육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축산, 다음이 유정란으로 서울의 한 아파트에 1년 동안 용감하게 무인판매를 시도했다. 생각보다 수금률은 아주 낮았다. 그렇게 서울을 오가며 우연히 보게 된 것은 바로 ‘한살림 공급차량’이었다. 이렇게 한살림과 인연이 되어 1993년부터 4년 동안 한살림에 유정란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퍼뜩 와 닿은 건 고유의 맛을 내는 전통 식품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끌림이었다.



숱한 시행착오 뒤에 탄생한 단호박찐빵

그리하여 선택한 것이 감자떡과 찐빵류. 인공 첨가물 없이 원래의 재료로만 전통 찐빵 맛을 내기란 첩첩산중이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찐빵집을 거의 방문하여 묻고 또 물으며 메모하고 실습을 해보았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주재료인 단호박은 껍질을 깐 상태에서는 보관이 어려웠고, 냉동보관을 하면 다른 향이 나서 또 다른 방법들을 찾으며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2002년 한살림 조합원에게 단호박찐빵을 선보이게 되었다.

봉식품에서 생산되는 물품의 모든 재료는 한살림 생산지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이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특히 보존제와 색소, 유화제 등 화학첨가제와 동식물성 유지방사용, 환경호르몬 유발 용기 등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 생산과정이 너무 까다로워 물품으로 전해지기까지에 어려움이 많지만 전통방식과 한살림의 생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김봉석 대표는 우리나라 특별한 식문화인 술빵과 강원도 감자떡의 전통 고유의 맛을 지키고자 각별히 애정을 쏟고 있다. 시중의 옥수수가루로 만든 술빵과 차별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살림 단호박을 이용해 술빵을 만들고, 감자떡은 무농약 이상의 감자를 원재료 하고 있다. 최근 원료값이 급격히 올랐음에도 처음 가격 그대로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앞에 타협 없다

일의 능률이나 편리함을 위해 흔히 쓰는 플라스틱류 등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자재를 일체 금지하고 있으며, 찜기 또한 스팀 보일러(배관자재가 철임)를 사용하지 않고 스테인레스로 완성된 찜기를 사용하고 있다. 고유의 방식으로 100%감자만 삭혀서 만든 냉동감자떡은 시중의 감자떡(타피오카를 주성분으로 한 수입 혼합 가루를 원료로 만든)과의 맛과 영양은 단연 다르다. 요즘에는 잊혀져 가는 고유의 맛을 계승하고 환경을 살리는 대안농업을 위해서 수리취떡, 옥수수, 감자 등을 이용한 제품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봉식품의 재료들은 반죽되는 즉시 영하 40도에서 급냉하여 영하 20도에서 보관되어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 과정에서 김봉석 대표는 반죽과 숙성을 지금까지 손수 해오고 있는데 기계에 모든 것을 의지하지 않고 오랫동안 익혀온 손맛을 믿는다. 그래서 반죽의 온도, 습도, 숙성 어느 한 가지라도 엇박자를 내지 않기 위해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얼굴을 보며 신뢰가 오가는 만남은 중요하다

내년 봄날이 오면 가까운 곳으로 봉식품 생산공장을 이전하여 물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하나하나 직접 정성들여 설계한 설계도에는 그의 다부지고 순수한 미래가 담겨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복지와 무엇보다 위생, 안전에 중점을 두었다. 이전 후 공간의 여유가 생기면 한살림 소비자들과의 만남도 자주 만들어 볼 예정이다. 그동안 1인 다역을 해내느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물품의 생산과정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길가다 우연히 들르는 여행객들도 활짝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는 인심 또한 후덕한 김봉석 대표. 고집스런 생산방식 그대로 흔들림 없이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앞으로도 묵묵히 걷는 발걸음으로 우리 맛 지키기를 이어가리라 믿는다.













































*봉식품 김봉석 생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