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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50만 조합원 맞이-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한살림

공급 받는 날이요? 공동체 식구들 보는 날이죠

공급 받는 날이요? 공동체 식구들 보는 날이죠


공동체 조합원  |  한살림전북 남원 산내공동체(2013년 결성)


산내초등학교 뒤편에 조합원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터벅터벅 걸어오고, 밭일하다 오는지 트럭에서 내리고엄마 대신에 왔다며 방금 전까지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 온 아이에 헐레벌떡 자전거 페달을 밟고 오는 조합원까지 각양각색이다. 잠시 후, 초록색 공급차량이 시야에 들어온다. 최근 마을에 생긴 일, 새로 나온 한살림 물품 등에 대해 이야기하던 조합원들은 장바구니와 반납할 공급 상자를 챙긴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물품이 꽉 찬 공급 상자와 함께 이름이 불려지길 기다린다.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오후, 남원 산내면 공동체공급일의 풍경이다.

산내공동체의 시작은 산내면으로 귀농한 한살림 조합원들의 아쉬움에서 비롯됐다. 택배 공급 지역이라 신선 물품, 유리 병 포장 물품 등은 받을 수 없었다. 온전히 한살림 물품으로 살림하고 싶었던 조합원들은 머리를 맞대 공동체공급을 떠올렸고 한살림전북에 제안했다. 한살림전북은 제안에 감사해하며 마을모임도 함께 진행해주시길 부탁드렸고 2013년부터 월 1회 공동체공급이 시작되었다. 작년부터는 공급횟수가 월 2회로 늘었다. 이에 화답하듯 산내공동체 조합원 수도 늘어 새롭게 한살림에 가입한 조합원을 포함해 지금은 30여 세대나 된다.

처음으로 공동체공급을 받던 날, 산내면에 한살림 트럭이 보이는데 정말 감격이었다는 공동체 대표 조창숙 조합원은 공급받는 날은 공동체 식구들을 보는 날이라 좋고, 누구 집이 맛있는 찬거리를 공급 받는지 확인했다 그 집으로 밥 먹으러 가는 재미도 있다고 한다. 본인 차례가 오기까지 30분 넘게 기다리는 모습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으니 한살림전북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2시간이라며 이 먼 곳까지 와 주시니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고밝게 웃는다.

이제는 보기 드문 한살림 공동체공급,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물품을 받고 공동체 구성원이 자리를 비우면 자연스럽게 물품을 맡아주는 모습에서 한살림의 오래된 미래를 본다.

·사진 문재형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