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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

달고 향긋한 노지재배 시금치 달고 향긋한 노지재배 시금치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사실 한살림 시금치는 사계절 내내 공급된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충북 청주, 청원에서 시설재배한 것이 나오고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전북 부안과 전남 해남의 노지에서 키운 시금치가 공급된다. 이맘때 나오는 노지 시금치는 탁 트인 들판에서 눈보라와 겨울 바람을 맞고 자란다. 추위를 견디느라 모양이 매끄럽지만은 않지만 달고 고소한 맛에 향마저 일품이다. 노지 시금치 농사는 보통 지난 해 가을 파종하기 전에 퇴비를 넉넉히 넣어 땅을 갈아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비닐을 덮는다. 파종을 한 지 약 3개월이 지나면 15센티미터가량 자라 수확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하시기를 고려해 9월부터 11월까지 시차를 두고 파종을 한다. .. 더보기
<살리는 말> 식일완만사지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식일완만사지(食一碗萬事知)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의 말씀인데요, 밥 한 그릇을 먹으면서 만사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밥 한 그릇과 만물의 이치, 쉽게 연결이 되지 않지요? 그렇다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듯한 밥 한 그릇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어떤 도움과 협동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한 여름의 강한 햇볕이 벼를 여물게 하는 일이지요. 늘 찰랑거리는 물도 필요하고 잎사귀와 벼 이삭을 흔드는 신선한 바람과 때를 맞춰 내리는 비도 꼭 있어야겠지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햇빛과 함께 밤하늘의 달빛, 별빛도 벼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도울 거고요. 그런가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흙속의 미생물과 벌레들이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제..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2월 / 냉이 봄나물의 으뜸, 향긋한 냉이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곧 있으면 우리네 큰 명절인 설날입니다. 지난 해, 윤달이 들었던 이유로 올해 설날은 입춘을 지나 엿새째 되는 날에 자리를 잡았네요. 어릴 적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련한 추억들이 불현듯 생각납니다. 가래떡을 뽑으러 가신 어머님을 기다린다고 창호지문을 여닫으며 참 많이도 들락거렸었지요. 외지에 나가신 삼촌이 언제 오나, 시린 발을 동동거리며 마을 어귀에서 서성이던 기억도 있고요. 저는 위로 언니가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있는 탓으로 언니 옷을 물려 입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명절 대목장을 보러 가신 부모님께서 설빔으로 무엇을 사오실까 하는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실감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아마 세뱃돈의 많.. 더보기
수입 옥수수 대신 우리 보리로 키운 우리보리살림돼지 수입 옥수수 대신 우리 보리로 키운우리보리살림돼지 글 박은진 편집부 / 사진 문재형 편집부, 류관희 작가 쌀을 빼면 식량자급률 3% 남짓, 영원히 싸게 사다 먹을 수 있을까? 정부는 꾸준히 보리수매가를 낮추어 오다 2012년, 아예 쌀과 함께 보리 수매자체를 중단했다. 수매제도는 정책적으로 식량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이것이 폐지되면 식량 자급기반은 급격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는 1984년 정부가 밀 수매를 중단하자 1980년 당시 4.8%이던 밀 자급률이 1990년 0.05%까지 급감한 데서 확인되었다. 쌀과 보리가 이제까지 우리 밥상을 가까스로 지탱해온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국제곡물가격 폭등이 되풀이되고 있는 최근의 현실이 여간 아슬아슬한 게 아니다. 한살림에서 돼지사료의.. 더보기
2013년 새해 새 희망, 함께 이야기해요! 더보기
<살리는 말> 반포지리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반포지리(反哺之理). “도로 먹이는 이치”, “되갚는 이치”라는 말입니다. 까마귀는 새끼가 부화하고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어미가 늙어 사냥할 힘이 없어지면 이번엔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합니다. 이 일을 빌려 자식이 자라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말하는 반포지효(反哺之孝)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도움을 받아 자랍니다. 부모의 은혜는 물론이고 가족과 이웃, 친구와 스승, 온갖 생명을 품고 키우는 어머니 대지와 자연에 기대어 농사를 짓는 농부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쩌면 온 세상으로부터 너무 많은 은혜를 입으면서 살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1월 / 우산나물 솜털이 보송보송, 우산처럼 생겼대서 우산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묵은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가슴 벅찬 설렘은 연말연시가 되면 누구나 느끼는 기분이겠지요? 앙상한 감나무엔 햇빛을 머금은 눈꽃들이 보석처럼 눈부십니다. 집앞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감 4개를 남겨 놓았더니 이름 모를 새들이 와서 연주도 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곤 합니다. 적은 양이지만 조만간 매장에 ‘말린산나물모음’이 공급된다고 하네요. 그 안에 우산처럼 생긴 나물이 들어있는데, 모양 따라 이름이 지어졌다는 우산나물입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나물이 아니기에 다들 생소하시지요? 우산나물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데쳐서 무치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답니다. 어린순이 올라올 .. 더보기
<살리는 말> 천지부모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천지부모란 말은 하늘과 땅을 우리의 부모님에 비유한 말인데요, 모든 자연 현상을 물질로 보고 분석하는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쭉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과 철학이 녹아있는 심오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 “해가 뜬다”, “비가 온다”고 말하는 일이 많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가 오신다”라고 하거나 “햇님, 달님”이라며 존칭을 붙이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서양식 사고방식에 익숙한 저도 한동안 사물에 대해 마치 웃어른 대하듯 존댓말을 하는 어른들이 이상했는데요. 하늘과 땅, 우주 만물과 농부의 협동으로 농사를 짓는 우리 한살림 생산자들을 만난 후, 그 까닭을 비로소 깨우쳤..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12월 / 무시래기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 무시래기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김장들은 하셨나요? 연탄으로 난방 하던 시절에는 김치냉장고도 없었고, 겨울 기운이 확연해지는 12월에 들어서면 김장을 하고 연탄을 들여 놓으며 겨울나기 채비를 하는 것이 큰 행사였지요. 난방 방식이 연탄에서 석유나 도시가스로 바뀌고 김치냉장고가 주방 한 쪽에 자리 잡은 뒤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1월 중순쯤부터 김장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저는 강원도에 사는 친구가 절임배추를 보내준 덕분에 속 재료만 준비해서 11월 초순에 이미 김장을 했답니다. 김장철이면 무청이 제일 좋을 때인데 흔하다고 그냥 버리시지는 않지요? 무청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말려두면 무시래기가 되지요. 시골에선 김장 후에 무청을 짚으로 엮.. 더보기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한살림 겨울 대파 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한살림 겨울 대파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겨울이다. 수은주가 영점 아래로 떨어지고 아침이면 하얀 서리가 들판을 뒤덮는다. 찬바람이 거세져 옷깃을 여미고서도 집밖으로 나서기가 꺼려지는 때다. 사람도 자연계의 생물들도 바깥활동을 자제하면서 비축해둔 양분으로 겨우살이 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일일지 모르겠다. 겨울에도 어렵지 않게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된 시절이지만 무언가 어색하다. 흙내가 덜하다고나 할까? 겨울에는 강렬한 생명의 기운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해진다. 다행히 한 겨울에도 푸른 채소들을 만날 수 있다. 서리 내린 들판에서 건강한 대지가 길러낸 한살림 겨울 대파가 있다. 대파는 마늘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양념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