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딸기 화석연료 없이 키우자니 두 배 세 배 정성을 쏟는 수밖에


                                                                                                                                                   글 사진 문재형

오전 10시, 한살림매장은 대개 문을 열기 무섭게
부지런한 조합원들로 금방 가득 찬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단연 딸기이다.
출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첫물이라
금방 품절될 만큼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재배 힘들어 시중에는 나오지 않는 미녀봉과 금향

한살림에 공급되는 딸기는 미녀봉, 금향, 설향, 육보 등 네 가지 품종이이다. 이 중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미녀봉과 금향은 재배과정이 어렵고 수확량이 많지 않아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품종이다. 하지만 당산비(당도를 산도로 나눈 수치)가 높아 맛이 좋고 빛깔이 좋아 생산자 회원마다 재배면적의 50% 이상 의무적으로 재배하도록 하고 이를 기준으로 매년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래 딸기는 노지에서 재배되는 초여름 과일이었지만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재배가 발달하면서 언젠가부터 주로 겨울부터 봄까지 시중에 나오는 과일이 되었다. 한살림딸기도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기는 하지만 한살림이 정한 원칙에 따라 석유 등을 이용한 가온은 하지 않고 비닐을 2겹으로 치고, 비닐 사이로 섭씨15도 내외를 유지하는 지하수를 뿌려 온도를 유지하는 ‘수막 재배’를 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는 하되 인위적으로 가열을 하고 있지는 않은 점이 한살림 딸기의 남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50~60일 동안 기른 촉성재배 한살림 딸기의 경우 12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한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고 딸기를 기르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고 수확물량도 많지 않아 3월부터 출하되는 반촉성재배 딸기에 비해 가격이 조금 더 비싼 편이다.

딸기의 재배는 어미묘에서 뻗어나간 줄기가 새로 뿌리 내린 ‘런너’라고 하는 어린묘를 채취해 새로운 어미묘로 키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보통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딸기 출하와 동시에 진행 되는데, 선별된 런너들은 5월경부터 8월까지 비가림된 시설 안에서 생산자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자라난다. 한살림은 생산 농가에서 직접 자가육묘를 권장하고 있으며 병충해의 어려움이 있지만 육모과정부터 일체의 화학방제를 하지 않고 있다.

9월이 되면 출하시기에 따라 딸기를 본 땅에 옮겨 심고 출하가 시작되는 12월까지 온도 유지에 집중하며 딸기를 관리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는 일체 사용되지 않으며 방제를 위해 잎살림, 응삼이 같은 친환경 농자재를 이용하거나 천적인 이리응애를 투입 하고 유황이나 담뱃잎 훈증을 하고 있다.

딸기를 수정시키는 데에도 양봉꿀벌을 이용해 자연수정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정 비율을 높이기 위해 양봉꿀벌에 비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우리벌(호박벌)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

딸기는 온도, 습도 등에 매우 민감한 과일이기에 수확에서 공급까지 모든 과정이24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새벽 6시에서 오전10시 사이에 수확을 마무리하고 저온상태로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오포에 있는 한살림물류센터로 보내, 다음날이면 매장이나 공급 신청을 한 조합원댁으로 도착되도록 하고 있다.

육묘에서부터 수확이 끝나는 시기까지 어림잡아 장장 15개월. 달콤하고 상큼한 한살림 딸기에는 오랜 시간동안 친환경재배의 어려움을 이겨낸 인내와 이른새벽부터 쏟은 농부들의 정직한 땀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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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한 김 한장에 깃든 땀방울과 정성어린 손길

정지영


 


 

마치 얇은 낱장형태의 종이같지만, 소금을 치고 참기름을 발라 바삭하게 구워 먹거나 더러는 그냥 구워도 좋고, 아예 그냥 날것 그대로 먹으면 또 그 나름대로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김. 김밥으로 말아 먹으면 간편식으로 그만이고, 잘게 썰어 국이나 탕 위에 고명으로 뿌려 먹으면 훌륭한 조미료가 된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종종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김을 양식하는 과정에서 복합 영양제와 심지어는 황산과 염산이 쓰이기도 한다는 내용이 등장하곤 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만약 이런 식으로 김을 양식을 하게 되면, 설령 채취한 김에는 염산이 잔류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도무지 꺼림칙하지 않을 수 없고, 바다 속 생태계가 급속히 황폐화 될 것은 보지 않아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 여간 걱정이 아니다. 염산은 지니고 있는 독성으로 김에 붙어있던 규조류 등을 떨어뜨리는데, 이것을 보고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이를 삼키고는 기형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근 바닷가의 생태계가 교란되어 바닷가 돌미역, 개불, 낙지, 조개, 굴 등 예전부터 살아오던 생명체들이 사라져가면서 일대 바다생태계는 황무지처럼 변하게 된다. 그럼 대체 김을 양식할 때 염산이나 황산 처리는 왜 하는 것일까?

김 양식에는 지주식과 부류식(부레식)이 있는데, 시중 김의 90%이상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부류식을 선택하고 있다. 흔히 바닷가에서 하얀색의 스티로폼이 줄줄이 떠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부류식은 바로 이 부유물질을 바다에 띄운 후 그 밑으로 그물을 걸고 김이 자라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김이 항상 바닷물에 잠겨 있어 햇볕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파래가 많이 끼고 김도 영양상태가 부실해 김맛이 떨어지고 심지어는 김이 썩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양식업자들은 황산이나 염산을 바다에 뿌려 산도를 올린다고 한다.

 

반면, 지주식 양식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대나무나 소나무로 지주를 세워놓고 지주에 김발을 설치해 여기에서 김을 양식하는 방식이다.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므로 김은 썰물 때는 공기중에 노출 돼 자연스럽게 햇볕을 쬐며 광합성을 하고 밀물 때는 다시 바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지주식 양식 김은 기후와 물때에 맞춰가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쓴다. 모진 풍파를 이겨낸 생명들은 건강하고 미네랄도 풍부하며, 스스로 병도 치료하고, 이물질도 떨어내면서 갖가지 장애요인들을 제 힘으로 극복해나간다. 그러니 부류식에서 공공연하게 쓰는 염산 및 황산을 쓸 일이 없다. 지주식으로 채취되는 김은 부류식 김보다
윤기가 덜하고 다소 거친 편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고 향도 강하며 소화도 잘 된다.
한살림 김 생산자들은 전라남도 해남 앞바다에서 전통지주식으로 김을 길러낸다. 지주식 김이 완전히 자라는 데는 30여 일 정도가 걸리지만, 늘 바닷물에 잠긴 채 자라는 부류식 김은 15~20일이면 모두 자란다고 하니 지주식은 부류식에 비해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살림 생산자들은 염산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류식 김양식에 눈길을 준 적이 없다. 당장 몇 푼을 더 버는 일보다는 생명이 살아있는 바다를 지키고 이를 먹는 도시 소비자들의 건강도 지키는 일이 훨씬 더 값진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의, 자채, 해태라고도 불리며, 이미 삼국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밥상에 올라왔다는 김.  그 김은 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제일 오래되었다. 조선 중기인 인조 때 김여익이라는 사람이 해변에 표류되어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더 많은 김을 편하게 생산하겠다는 사람들의 욕망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 양식을 버리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오늘날의 부류식 양식을 널리 퍼트리게 했다. 김 한 장의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자니 느리고 고된 방식으로 작은 배 한척을 바다에 띄우고 지주 사이를 오가며 그물에 매달린 김들에 정성의 손길을 더하고 있을 생산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바다도 살고 우리 밥상도 살리는 일이 이렇게 조금 고되지만 느리게 가는 길에 희망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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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에 대한 달콤한 대답

추위 속에 자라지만 달고 시원한 맛 월동무

문재형  사진 박하선 작가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줄기가 60~100cm까지 자라며 잎은 깃 모양으로 뿌리에서 뭉쳐나고 뿌리는 둥글고 길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삼국시대 불교의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로 들어왔다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중요한 채소로 여겨졌으며 현재 우리나라 채소 중 3번째로 넓은 재배면적(약 2만3천ha)을 자랑하는 게 바로 무이다. 김치부터 무국까지 다양한 요리에 쓰이며 사시사철 우리 밥상에 오르내리지만 아쉽게 겨울에는 무가 자라지 않기에, 가을에 수확한 무를 땅에 파묻는식으로 어렵게 저장하며 먹어왔다. 그러나 겨울에도 자라는 무가 있다. “월동무”. 그 이름을 아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지금 한살림에는 월동무가 공급되고 있다. 아쉬운 대로 저장무에 만족하던 입맛에 영하의 추위와 칼바람을 맞으며 당분을 축적하고 흙 냄새를 간직한 월동무는 여간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겨울에 자라는 무는 비닐하우스나, 비닐멀칭 때문이 아니다.1984년부터 땅의 힘을 믿고 유기재배를 하며 월동무 재배 실험을 한 전남 진도의 김종북 한살림 생산자가 있었기에 가능한일이다. 진도는 비교적 따뜻한 섬이기에 월동배추와 대파 등의 겨울 채소류 재배가 가능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도 가능할것이라는 믿음으로 종자를 바꿔가며 재배 실험을 계속한 끝에 우리나라 최초의 월동무가 나오게 되었다. 

진도에서 월동무 재배가 성공한 뒤로, 지금은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월동무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진도에서 자라는 한살림 월동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재배된 월동무이기도 하지만 일체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은 생명의 땅에서 자라난 건강한 먹을거리라는 점에서도 각별하다.  9월경에 파종한 무는 따스한 가을볕과 비를 먹고 자라다가, 추위가 시작되면 월동무 특유의 달고 시원한 맛을 만들게 된다. 눈이 내리고 차디찬 바닷바람이 불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월동무는 꿋꿋하게 자라며 몸 안에 당분을 축적한다. 가을에 수확한 저장 무에 비해 제철에 수확한 월동무가 신선한 것은 당연하고 주문에따라 무청이 그대로 달린 무를 매일 매일 밭에서 뽑아 공급하기에, 이 겨울무의 단맛과 아삭거리는 식감이 별미인 것은 두말 할나위가 없다. 이 때문에 겨울철 별미로 과일처럼 깎아 먹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월동무를 재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아니다. 한겨울에 때로는 눈보라를 맞으며 노지에서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고 매년 되풀이되다시피 하는 한파나 냉해 때문에 생산차질이 빚어질 위험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눈비가 오거나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날에는 힘든 일을 하겠다고나서는 사람이 적어 일손을 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세상 만물 중에 고맙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냐마는 추운겨울에 푸른무청을 달고 집으로 공급되는 월동무가 이 고된 과정을 통과한 것임을 알고 나면 그 고마운 마음이 더욱 사무친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 뭐니 뭐니 해도 모진 바닷바람과 추운 겨울 날씨를 고스란히 견뎌낸 진도 월동무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월동무를 탄생시킨 아버지 김종북 생산자와 함께 월동무를 재배하는 아들 김주헌 생산자의 이야기가 춤추듯 휘날리는 눈보라의 리듬과 푸른 무청의 생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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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하고 달콤한 제주의 자연을 느껴요, 한살림 귤

들고 다니며 손쉽게 먹기 좋고, 쪼개서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누어 먹고, 새콤하고 달콤하니 기분도 좋고

요즈음 많이 먹는 시원상큼한 귤. 흔히 감귤이라고도 하고, 밀감이라고도 하는데 그 정확한 명칭은 무엇일까. 학술적으로 감귤은 감귤나무아과 중에서 감귤속에 해당하며, 우리가 흔히 귤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도 오렌지, 레몬, 유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감귤은 크게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나누어지는데,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감귤인 온주밀감을 통상적으로 감귤, 밀감으로 부른다. 한살림에서는 일반적으로 감귤이라고 부르는 온주밀감이 대략 2월 중순까지 나오다 끝나갈 무렵부터 다양한 만감류들이 공급되기 시작한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들은 몇 가지 작물을 교잡해 독특한 향취를 가지고 있다. 3월 초에 나오는 한라봉은 청견과 오렌지, 낑깡을 교잡한 것이고 같은 시기에 나오는 천혜향은 청견과 귤, 오렌지를 교잡한 것이다. 봄이 깊어가는 3월 중순 경에 나오는 청견은 오렌지와 궁천조생을 교잡한 것이고 진지향은 이 청견과 흥진조생을 교잡한 것이다. 가장 늦은 5월 중순에 나오는 것이 자몽과 탄저린을 교잡한 세미놀이다. 조금씩 모양도 다르고 향취도 다르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 바람과 햇살, 농부의 땀으로 기른 감귤류 모두 달고 향기가 좋아 인기가 높다.
 처음에는 시중의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귤들만 보다가 다소 까칠까칠하고 윤기없는 한살림 귤껍질을 보고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씩 농약을 치고 심지어는 광택을 내거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왁스코팅을 하는 시장의 귤들이 어떻게 재배되고 유통되는지 속사정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건강하고 안전한 알맹이를 제공하기 위해 예쁜 외양을 제쳐 놓은 한살림 귤은 농약 대신 미생물제를 사용하여 재배하며, 인위적인 후숙처리나 코팅처리는 용납 하지 않는다.
 비타민이 듬뿍 담긴 귤은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부터 우리에게 전해지지만, 그 노란 열매를 맺기 위해 일 년 내내 단단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다른 과실들과 마찬가지로 귤을 생산하는 토양이 산성이면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토양 중에 양분이 충분히 있더라도 작물 생육에 이용되는 양이 적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한살림 생산자들은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있으며, 농약대신 생선액비나 미생물제재 등으로 농사를 짓는다. 봄에는 일단 꽃이 많이 피어야 맛좋은 귤 생산이 가능한데, 꽃이 적은 나무는 열매가 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꽃 주위에 자라는 봄 순들을 가지 밑 부분에서 제거하여 햇볕을 잘 쪼이도록 세심한 손길을 주어야 한다. 봄부터 시작된 농부들의 손길이 그해 겨울 조합원들의 입 안을 상큼하게 적셔줄 귤 알맹이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것이다.
 열매가 본격적으로 비대해지고 여름순이 한창 자라나는 때가 되면 생산자들은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한방영양제와 마늘목초액 등을 섞어 살포하고, 장마가 마무리될 무렵에는 석회보르도액을 쓴다. 간단히 병해충을 물리칠 수 있는 화학농약의 유혹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한살림 농부들은 꿋꿋하게 품이 더 드는 유기농법을 고수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땅도 살리고, 귤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길임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주밀감의 과실성숙은 가을철 기온, 일사량, 강수량 등의 기상여건과 비료량, 시비시기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극조생귤은 너무 빨리 수확하면 신맛이 강하게 되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맛이 나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확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정상적인 시기에 수확된 한살림 귤은 3차례에 걸친 선별작업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달되어 향긋하고 달콤한 맛을 선사하게 된다.
 귤이 맛있다고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손바닥이나 발바닥이 노랗게 변할 수가 있는데 이를 혹시나 황달로 의심하는 분이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주황색 귤에 들어있는 카로틴 성분의 색소에 의한 일시적인 변색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귤에는 각종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 섭취가 부족한 겨울철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다. 귤은 89%가 수분이지만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 그중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감기 예방과 피로회복, 피부미용,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귤에는 비타민C 외에도 눈을 좋게 하는 비타민A와 혈관을 보호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비타민P 등도 많이 들어있다. 또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비타민E도 많다. 귤 껍질 안쪽의 흰 부분과 알맹이를 싸고 있는 속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대장 운동을 원활히 하도록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지방의 체내 흡수를 막아 준다. 특히 한살림 귤껍질은 농약 걱정이 없으므로 끓여서 차로 마시면 겨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나는데 도움이 된다.

정지영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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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한반도에서 태어나 우리 몸과 역사가 되다

콩은 우리 민족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을 빼놓고 매일의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 콩의 원산지는 남만주와 한반도 등 동북아시아 일대다. 수천 종에 달하는 야생콩들로부터 우리 민족의 농경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단백질 40%, 지방 18%, 섬유질 3.5%, 당분 7%.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데서 알 수 있듯 콩에는 영양분이 가득하다. 특히 단백질이 많아 먹을 게 귀하던 과거로부터 콩은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어왔다. 신석기 시대에 토기가 발명되면서 숨 쉬는 그릇 안에서 콩은 발효가 되어 메주가 되고 된장과 뚝배기는 우리 민족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한살림 콩에 담긴 갸륵한 뜻

안타깝게도 콩의 기원이 우리 땅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서 그 모든 가치를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1920년대 말부터 원정대를 보내 무래 4,578점(이중 3,379점은 한국이 고향이다)의 종자를 수집하고 이들 종자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가 하면 종자개량 등을 진행해 지금 세계에서 제일 콩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반면 콩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우리나라의 콩 자급률은 8.7%에 불과하고 매년 수입량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90% 넘는 수입콩들이 이 땅에서 소비되고 있는데 그들의 연원도 알 수 없고 근래에는 그들 대부분이 유전자조작작물(GMO)일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식용유, 두부와 콩나물을 떠올리면 우리 음식의 외형을 하고 있더라도 그 안에 90% 이상은 수입콩들이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또 한편에서는, 친환경이미지를 상품화한 국내의 한 기업이 중국 만주에서 대량으로 콩을 계약 재배하며 두부와 콩나물을 팔고 있다. 국산 콩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살림은 충북 괴산과 강원도 홍천 등 전국 23개 산지에서 우리 콩을 생산하고 있다. 재배와 수확 등 농사 자체가 어렵고 기후 조건에 따라 생산도 불안정해 생산자 농민들이 어려움이 여간 아니다. 한살림은 콩을 비롯한 잡곡류가 작황에 따라 시중의 가격변동이 큰 품목임을 감안해 한살림 생산자들이 일정한 소득을 유지하며 콩농사를 이어갈 수 있게 수매가를 조정하는 가격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땅에서 우리 밥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콩 농사가 계속 이어지도록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들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콩은 그저 단순한 하나의 작물이 아니다. 콩과 식물의 뿌리에 자라는 박테리아가 끝없이 질소성분의 양분으로 땅을 비옥하게 만다는 것처럼 오랜 세월 우리 강토와 밥상을 기름지게 지켜온 콩은 쌀과 함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이다. 한살림 콩을 소비하는 일은 시장의 논리를 넘어 우리 농업과 콩이 자라는 농토를 보존하는 일, 그것을 통해 우리 지금처럼 매일의 밥상에 건강한 된장찌개를 올리고 두부와 콩나물을 먹을 수 있게 하는 어찌보면 거룩하기까지 한 일에 닿아 있다.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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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함께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한살림농부는 햇살과 바람, 풀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여름 볕을 견딘
농부의 고된 노동이 낱알을 영글게 한다. 자식 목에 밥 넘어가는 소리처럼 기꺼워하며 여름내 새벽마다 물꼬를 터 논물 소리를 들었다. 일일이 손으로 피를 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잦은 비와 태풍, 부족한 일조량이 벼에게도 농부에게도 힘겨웠다. 그러나 구수한 햅쌀밥에 행복해 할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논에서 흘린 땀이 새삼 뿌듯하다. 생명이 담긴 한살림쌀은 그래서, 시장에서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생명이고 하늘이다.

 



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연금술사 ‘쌀’

쌀은 사람과 자연을 두루 이롭게 한다. 한살림쌀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땅심과 유기물 등 자연의 힘으로 자란다. 논에 기대어 사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과 수서생물들의 몸짓과 호흡도 모두 자양분이 되었다. 한살림방식으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땅은 유기물을 더 많이 보듬게 되고 더더욱 기름진 땅이 된다. 이렇게 농사가 이어지는 한 토양유실을 막아낼 수 있다. 벼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616만5천7톤으로 다른 곡식에 비해 많게는 24배나 된다. 벼가 삼키는 양만큼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하자면 무려 4,178억 원이 든다. 수질을 정화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우리 논은 더욱 소중하다. 한살림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새삼 강조하기도 쑥스럽다. 전체 농업인구의 80%이상이 쌀을 경작하고, 논은 전체 경지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쌀 생산의 가치는 스물다섯 해 한살림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충북 음성의 몇몇 생산자들이 무농약쌀 농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640여 세대 이상의 한살림 농민들이 약 1,124만㎡ 생명이 살아있는 논에서 한살림쌀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가 이 갸륵한 쌀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생태를 지키고 농업을 살리는 생명운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몸에 좋은 밥, 더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쌀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리면 좋다. 만약 그 이상 불리면 물에 쌀의 영양성분이 빠져나가 밥맛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약간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 지으면 보다 부드러운 밥을 먹을 수 있다. 묵은 쌀을 씻어 불릴 때는 식초를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건지면 묵은 냄새가 사라진다. 입맛 돋우는 색다른 밥이 생각날 때는 다시마 두 조각을 함께 넣고 짓거나, 다시마를 끓여낸 물로 밥을 지어보자! 맛도 있고 잡내도 없어진다. 밥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해두면 간간한 맛이 돌아 입맛이 없을 때 좋고, 현미유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밥에 윤기가 돌아 먹음직스럽다.
밥물이 적당해야 밥이 더욱 맛이 있는데 햅쌀은 수분이 많아 밥물의 양을 조금 적게 넣는 것이 좋은데 일반 쌀밥물의 0.8 분량이 좋다. 묵은 쌀은 쌀 분량의 1.5배 정도 넣어야 밥이 되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다. 뜸은 밥이 끓고 난 다음 10~15분 동안이 적당한데 뜸을 오래 들이면 진밥이 된다. 혹시 밥이 설익게 되면 다 끓인 상태의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청주를 조금 뿌린 다음 다시 한 번 밥솥의 스위치를 켜거나 약한 불로 약 5분 정도 두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 밥의 탄 냄새를 없앨 때는 나무주걱이나 나무도시락 뚜껑 같은 것을 밥 위에 올려두고 그 위에 큰 숯덩이를 한두개 얹은 후 솥뚜껑을 닫아두면 탄 냄새가 가신다.

쌀의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 속 환경을 개선시킨다

쌀겨는 정미할 때 나오는 쌀겨층이나 배아부 등을 가리킨다.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 쌀 겨층의 절반만 벗겨 쌀눈이 남아 있도록 도정한 쌀이 오분도미,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하여 배젖만 남은 것이 백미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백미보다 현미와 오분도미에 더 풍부하다. 특히 현미는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나 비타민 B군, 비타민 E군, 지방, 철분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B1은 당질 대사를 촉진하고,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가지고 있어 변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장 속 이로운 균을 증식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또 쌀눈과 쌀겨층에는 리놀산이 풍부하여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쌀겨의 쓰임새는 다양한데 천연화장품, 썩는 플라스틱, 비료, 식품저장제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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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가 원산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작은 관목의 열매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향신료.
매운 맛을 내는 대표적인 향신료 후추에 비해 고추는 그 생산량과 소비량이 20배가 넘는다. 특히
유럽에서는 순수입품의 후추를 대신하는 자급 가능한 향신료로 애용하면서 남유럽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중미, 남미,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어디서나 고추는 재배되고 있으며 그중 멕시코는 고추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일본에서 전해졌다고 우기면 안되지~

우리나라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고추가 임진왜란 때(선조 25년, 1592년)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고 주장하는 설이 이성우 전 한양대 교수의 저서《고려이전한국식생활사연구》가 발표된 이후 통설로 전해졌다. 1614년 이수광이 쓴《지봉유설》에 근거한 것으로 "‘만초蠻椒’는 일본을 거쳐 온 것으로서 ‘왜겨자’라고도 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9년 2월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경란 책임연구원은 15년 동안 우리나라와 중국의 고문헌 수백편을 분석한 결과 임진왜란 발발 100여년전인 1487년 발간된 《구급간이방》에는 한자 ‘초’에 한글로 ‘고쵸’라고 매우 분명하게 나오고, 중종 22년(1527년)에 발간된 《훈몽자회》에서도 고추가 딸기, 머루, 고욤, 감, 매실과 함께 고쵸초(椒)라고 명시되어 있음을 찾아냈다.

고추장의 역사도 길게는 임진왜란 발발 750년전 발간된 《식의심감》(신라문성왕 12년, 850년), 세종15년(1433년)에 발간된 《향약집성방, 세조6년(1460년)에 발간된 《식료찬요에서 고추장椒醬이라는 표현을 해놓은 기록이 있다.

그동안 고추가 일본에서 유래됐다는 설 때문에 고추를 이용한 김치, 고추장 등이 세계지적재산권협의기구(WIPO)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문화적 뒷받침이 부족했지만 이 연구결과로 한국의 고유 식품이 세계 식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됐다. 한편, 조선시대 어의 이시필(1657년∼1724년)의 《소문사설謏聞事說》에는 순창고추장의 제조법이 최초로 기록돼 있다.



캡사이신 성분이 혈액의 흐름을 촉진시킨다

고추는 철분, 비타민A(베타 카로틴), 비타민B2, 비타민C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매워서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소보다는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의 효과를 활용한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데 이는 캡사이신이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캡사이신은 위액의 분비도 촉진시키면서 지방을 태운다. 피하지방의 대사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체지방을 쉽게 분해하기 때문이다.



매운 맛도 척도가 있다

스코빌(Scoville scale)은 고추류의 매운 정도를 나타낸다. 고추류에 있는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표시하는 국제 표준 단위이다. 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Wilbur Scoville)이 어떤 고추가 매운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기 위하여 정했다. 피망과 같이 캡사이신이 없는 고추가 0이고 그 외에는 물에 고추 추출물을 희석하여 다섯 명 정도의 인원이 매운 맛을 느낄 수 없을 때까지 희석했을 때의 비율로 그 값을 정하였다. 현재에는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LPC)라는 장비로 캡사이신의 농도를 직접 측정하여 계량한다. 지난 4월 1일 인도 영자지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우디 우즈와 맷 심슨이 영국 링컨셔 그랜섬 지역에서 개발된 고추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것으로 알려진 인도고추 ‘부트 졸로키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끝없이 맵다는 의미를 담아 ‘인피니티’(Infinity, 무한대)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고추는 1,067,286 스코빌로 청양고추 10,000 스코빌보다 100배 이상 맵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맵기인 모양이다.

국가

한글명

스코빌 SHU

비고

인도

부트 졸로키아

Bhut Jolokia

855,000 ~ 1,050,000

일명, 유령고추. 2007년 기네스북 매운 고추 1위

방글라데시

도셋 나가

Dorset Naga

886,000

2007년 기네스북 2위

멕시코

하바네로

Red Savina Habanero

350,000 ~ 580,000

2007년 이전 까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였음.

멕시코

할라페뇨

Jalapeño

2,500 ~ 8,000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마스코트

타이

프릭끼누

Phrik khi nu

50,000 ~ 100,000

일명 쥐똥고추

대한민국

청양고추

4,000 ~ 10,000

우리나라 대표적인 매운 고추

 

야무진 보관법

풋고추나 청량고추는 신문지에 싸서 냉장보관하고 자주 쓸 경우 깨끗이 씻어 꼭지를 따서 쓰기 좋게 썰어 냉동하면 간편하게 쓸 수 있다. 고춧가루는 비닐봉투에 담아 밀봉한 후 냉장,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검은 봉투에 한 번 더 싸서 냉장보관하면 더욱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PET병에 담아 보관하면 깨끗하고 냉장고 자리를 덜 차지하여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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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타는 듯한 땀방울. 풋고추 한 소쿠리 따와서 날된장에 찍어 베어 문다. “아삭” 풋풋한 내음과 동시에 입 안 가득 전해지는 알싸함이 화끈하면서도 시원하게 몸을 자극한다. 고추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고온성 열매채소이다.



뜨거운 한여름 밤, 꿈속에서도 마음은 고추밭에 가있다

빛깔에서부터 뜨거운 정열이 느껴지는 고추의 일생은 땅이 녹아 기지개를 펼 때부터 시작된다. 땅에 맞는 고추씨를 채종하여 모판에 뿌린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고추씨 종자는 외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살균처리 되었기에 물에 불려 소독 후 사용하기도 하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는 가급적 자가 채종한 씨앗을 고집한다. 씨를 뿌린 후 싹이 트고 모판위에서 뿌리가 강하게 자라날 때까지 고추모는 아기 돌보듯 매일 쓰다듬어주고 공을 들여야 한다. 모종농사가 '농사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고추모가 튼실하게 자라나면 이제 넓은 대지에 홀로서기를 한다. 애지중지 키워온 농부는 이제부터 가슴을 졸인다. 본밭에 심어놓은 고추모들이 비바람에 쓰러질까 걱정스런 마음에 말뚝을 세우고 포기사이로 줄을 친다. 고추모와 함께 자라는 풀들을 뽑아야하기에 이때부터 농부는 밭에 들어가 기어 다니며 김을 매며 고추모의 성장을 돕는다.

가장 더운 때에 고추밭에 들어가 기어 다니노라면 성미 급한 마음도 어느덧 생명의 모심을 배우며 차분히 다듬어진다. 여름이 오고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꿈속에서도 마음은 고추밭에 가있다. 습한 것을 싫어하는 고추들은 이때부터 탄저병과 역병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땅에서 튀어 오르는 빗물에서 시작한다는 탄저병과 바람을 타고 옮겨 다니는 역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결국은 하늘을 우러러본다. 석회보드도액이나 집에서 만든 식초, 막걸리, 녹즙을 섞어 뿌려보지만 일반농사에서 쓰여지는 독극물로 만든 화학 농약만큼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올해 유독 농부의 눈물을 쏙 빼놓는 고추농사

이토록 애달픈 시간이 흘러 가을바람이 불어올 무렵 드디어 붉은 고추를 딴다. 풋고추는 꽃이 핀 뒤 15일부터, 붉은 고추는 꽃이 핀 뒤 45일이 지나면 첫 수확을 한다. 붉은 고추가 고춧가루로 한살림 조합원의 손에 닿기까지 또 다른 손길이 필요하다. 붉은 고추를 잘 씻은 다음 볕에 말린 후 건조기에 넣는다.시종 태양에 고추를 말리면 좋겠지만 일조량이나 일손부족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대신 건조기에 들어가더라도 고온건조로 인한 영양소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55℃이하에서 서서히 말린다. 이러한 기준을 지키기 때문에 한살림 건고추의 고추씨는 70%이상 다시 발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나라, 각종 요리양념에 기본이 되는 고추가 빠진 밥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주식에 가까운 고추를 생산하는 일은 밥상을 지키고 책임지는 일이기에 자부심이 크지만, 고추농사를 짓다보면 매운맛과 단맛을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고추가 건강하게 잘 자라면 흥겹지만 병이라도 번지면 눈물을 제일 많이 쏟게 되는 작물이다. 그렇더라도 다시금 고추농사를 짓는 이유는 한국음식에 변혁을 일으킨 고추가 농업살림의 또 다른 변화를 이루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잦은 비와 이상기후로 고추생산지 곳곳에서 탄저병과 역병 소식이 일찍 들려온다. 자식같이 길러온 고추가 타 들어갈 땐 생산자마음도 함께 탄다. 좋은 볕으로 빛깔 좋은 고추가 무사히 조합원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손 모아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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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의 어원

우리는 단맛을 꿀의 본질로 여기지만, 영어 단어의 어원은 색깔에서 나왔다. 허니(honey)는 ‘노란색’이라는 뜻의 인도유럽어 어원에서 나왔다. 인도유럽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꿀을 즐겼으며, 그것을 가리키는 단어가 따로 있었다. 그 어원인 멜티(melti)가 그것이다. 여기서 파생된 말들로는 설탕을 만들 때 나오는 당밀인 몰라세스(molasses), 오렌지 등으로 만든 잼을 가리키는 마멀레이드(marmalade), 달콤하다는 뜻의 멜리플루어스(mellifluous) 등이 있다.


달콤한 맛의 역사

인류가 단맛을 처음으로 맛본 것은 모유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자연에서 섭취한 과일이 그 뒤를 이었을 것이다. 더운 기후에 자라는 과일의 당도가 60%에 달하고, 온대지역 과일도 잘 말리면 당도가 매우 높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도가 높은 음식은 벌들의 식량인 ‘꿀’이다. 꿀은 당도가 80%에 달하는데 인류의 역사로 볼 때 적어도 1만 년 이상 야생 벌꿀을 채취해왔으며 꿀벌을 길들이면서 시작된 양봉업도 4,000년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똑똑한 이용법

꿀은 과당, 포도당, 단백질, 비타민B복합체 등이 함유되어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피로회복에도 좋으나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요리를 할 때 설탕 대신 쓰거나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이용법이다. 피곤해서 입안이 헐었을 때나 입술이 갈라졌을 때 살짝 발라줘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기관지가 약하고, 마른 기침이 잦은 사람은 배, 도라지, 꿀, 수세미를 넣고 푹 끓여 먹으면 도움이 된다. 건강뿐 아니라 달콤한 꿀처럼 고운 꿀피부를 만드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꿀은 각종 비타민 및 다량의 효소가 있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끓이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병(胃臟病)이 있는 사람은 꿀을 적당량 수시로 먹되 시장기를 느낄 때마다 조금씩 먹는다. 인삼가루를 섞어 먹으면 위장병을 호전시키는데 효과적이다.당뇨병(糖尿病) 환자는 통상 단 것이라 하면 다 같은 것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완전히 다르다. 설탕은 인체에 들어가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되어야 흡수되지만 벌꿀는 인체에 들어갔을 때 소화 분해 과정 없이 바로 흡수가 되어 에너지원이 되므로 도리어 당뇨환자의 당질 섭취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꿀이 제과 제빵에 많이 쓰이는 이유

따끈한 가래떡을 꿀에 찍어먹기도, 빛 고운 요리에 고급 감미료로 쓰이는 꿀. 꿀에는 수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첨가하는 액체의 양은 줄여야 하지만, 꿀 1단위는 설탕 1.25~1.5단위의 당도를 지닌다. 꿀은 흡습성, 즉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설탕보다 좋기 때문에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하면 공기 속으로의 수분 유실이 느려져 빵이나 케이크를 더 촉촉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오히려 공기에서 수분을 흡수하기도 한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석탄산 화합물들 덕분에 꿀은 빵과 과자류에서 퀴퀴하게 맛이 변질되는 것을 지연시킨다. 빵을 만들 때는 꿀의 산성을 이용해 베이킹소다와 반응하여 즉석 빵을 팽창시킬 수 있다.


야무진 보관법

꿀은 그 자체가 방부제이기 때문에 별도의 보관 방법이 필요하진 않지만 상대습도(일상생활에서의 공기의 건습 정도)가 60%가 초과할 때는 공기로부터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습 용기에 담거나 밀봉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토종꿀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밀봉하거나 15℃이하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액체 꿀은 냉장고에서 서서히 알갱이를 형성하기도 하니 참고할 것.


• 꿀피부를 만들어주는 자연팩을 만들어 보세요!

각질 없는 매끈한 피부 만들기 달걀 흰자를 꿀 1큰술을 넣고 거품을 내며 저어 얼굴에 골고루 바르고 10분정도 지나 미지근한 물로 씻어냅니다. 모공을 수축시키고, 묵은 각질을 제거하는데 좋습니다.

윤기 나는 피부 만들기 따듯하게 데운 우유 4큰술+꿀 1큰술을 섞은 다음 퍼프에 적셔 눈가나 잔주름이 많은 부위에 올려두고 10분 뒤 미지근한 물로 세안. 눈 전용 팩으로 사용하면 더 좋습니다.

트러블 없는 피부 만들기 꿀 1큰술+식초 1작은술+밀가루 1큰술을 잘 섞어 얼굴에 바르고 10분 후에 떼어낸 다음 미지근한 물로 씻어냅니다. 여드름, 트러블 피부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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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따라 꿀 따라 벌처럼 사는 봉봉공동체 사람들

꽃 피는 봄이 오면 봉봉공동체 사람들은 벌과 함께 꽃을 찾아 나선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내음이 묻어나면 설레이는 마음으로 슬슬 떠날 채비를 한다.

꿀농사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시작됐다. 예민하고 추위에 약한 벌을 위해 보온덮개를 몇 겹을 덮어 주고, 어떤 이는 아예 조금 더 따뜻한 남쪽으로 옮겨가 텐트에서 지낸다. 노심초사 겨울을 보내고, 건강하게 버텨낸 벌을 데리고 아카시아꽃 향기가 가득한 숲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아카시아꽃이 만개할 철에 비가 잦고, 날이 추워져 벌꿀을 따는데 애를 먹어 여간 조마조마한게 아니다.

아카시아꽃은 유난히 향이 진해 벌이 좋아하고, 군락을 이루고 있어 꿀을 따기에 적당하다. 아카시아꽃이 피는 5월경, 이 한 달여 기간동안 한 해 거두는 꿀농사의 70~80%를 수확한다. 때문에 꽃이 비교적 일찍 피기 시작하는 남쪽으로 내려가 꽃을 따라 올라온다. 올해는 봄 기온이 낮아서 아카시아꽃이 5월 중순에야 피기 시작해 꿀을 거둘 수 있는 날이 보름 정도로 줄었다.

항생제 없이 깨끗한 벌이 모음 정직한 꿀

벌통 하나에 수만 마리의 꿀벌이 들어있으니, 백통이면 수백만 마리의 대군이다. 이 대군단을 이끌고 누군가는 구미로, 진주로…, 전국 각지로 흩어져 꽃을 따라 북상하다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철원에 이르러서야 발길을 돌린다. 텐트 속에서 맞는 비는 유난히 처량하고, 벌통에 벌들을 모아 넣고 야간에 움직이려면 졸음이 쏟아진다. 그 치열한 한 달 동안에는 가족과 떨어져 휴대폰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산속에서 오롯이 꽃과 벌을 동무삼아 보낸다.

아카시아꽃이 저물기 시작하는 6월 초가 되면 대장정도 슬슬 끝나간다. 이제는 아카시아꿀은 끝내고,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잡화꿀을 채취할 시기이다. 지금부터 7월 중순경까지는 이런저런 꽃향이 어우러지는 잡화꿀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꽃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면 잠시 쉴 수 있다. 꿀 한 되를 모으려면 벌은 수 만개의 꽃을 찾고, 셀  수 없이 많은 날갯짓을 해야 한다.

향이 은은한 아카시아꿀, 포도당 함량 높은 잡화꿀, 설명이 필요없는 토종꿀

천연 꿀에는 수분이 반 이상이다. 벌은 낮에는 꿀을 모으고, 밤새도록 날갯짓을 해 수분을 증발시킨다. 꿀이 충분히 숙성되면 벌들이 꿀방을 밀랍으로 봉하는데 이때가 꿀을 채밀하는 적기다. 숙성되지 않은 꿀은 시간이 흐르면 변질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높은 열을 가해 인공적으로 농축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효소가 죽고 성분이 변화되고 몸에 좋은 성분이 더러는 파괴된다. 그러나 한살림 꿀은 자연농축되기를 기다렸다가 채취해 꿀의 성질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또한 벌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한약재를 첨가해 돌보기 때문에 벌들이 건강하다.

아카시아꿀은 1년중 아카시아꽃이 피는 봄철 동안 바짝 채집한 꿀이다. 그 기간이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에 불과하다. 향이 은은해 설탕을 대신해 요리에 넣어도 좋다. 잡화꿀은 봄과 여름, 가을을 거쳐 산과 들의 모든 꽃이 어우러진다. 포도당의 함량이 높아 결정이 생기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어 가끔 설탕이 섞여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특유의 향이 진해 꿀차로 적합하다.

토종꿀은 지리산 청학동 일대에서 토종벌이 산과 들에 핀 꽃에서 모아온 것으로 11월말 이후에 한 차례만 채밀한다. 때문에 자연숙성 기간이 더욱 길어 약효가 뛰어나다. 꽃가루와 자연 밀납이 크림처럼 막을 만들기도 하니 고루 저어서 먹으면 된다. 그러면 산야에 핀 온갖 꽃의 고갱이를 맛보는 것이 된다.


*봉봉공동체 : 이재규 한영호 생산자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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