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향긋한 노지재배 시금치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사실 한살림 시금치는 사계절 내내 공급된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충북 청주, 청원에서 시설재배한 것이 나오고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전북 부안과 전남 해남의 노지에서 키운 시금치가 공급된다. 이맘때 나오는 노지 시금치는 탁 트인 들판에서 눈보라와 겨울 바람을 맞고 자란다. 추위를 견디느라 모양이 매끄럽지만은 않지만 달고 고소한 맛에 향마저 일품이다.

노지 시금치 농사는 보통 지난 해 가을 파종하기 전에 퇴비를 넉넉히 넣어 땅을 갈아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비닐을 덮는다. 파종을 한 지 약 3개월이 지나면 15센티미터가량 자라 수확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출하시기를 고려해 9월부터 11월까지 시차를 두고 파종을 한다. 비닐덮개에 뚫어놓은 구멍마다 4~5알씩 씨앗을 넣지만 여전히 잡초 제거가 큰일이다. 시금치가 나오는 구멍에는 잡초들이 함께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뽑아주는 수밖에 없다. 혹시 뿌리가 엉켜있어 시금치가 같이 뽑힐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야 한다. 시금치는 습기에 약해 10월에 비가 많이 내리면 노균병, 회색 곰팡이병이 생길 수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못하고 돌려짓기를 통해 사전에 병을 방지하는 것 정도가 대응책이다. 병이 심하게 돌면 약속했던 출하량을 지키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생긴다.

본격적인 수확은 12월부터 시작된다. 노지 재배를 하는 부안이나 해남이 비교적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이곳들도 추울 때는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많다. 이럴 때 칼바람을 맞으며 작업하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이때가 원래는 농한기라 여름내 흘렸던 팥죽 땀을 보충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런데도 농번기 못지않게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하는 생산자들의 고충이 보통이 아니다. “암만 날이 풀렸다 해도 손발이 시리고 고생스럽지요. 그런데 이맘 때 시금치가 제일 달아요. 추위를 견디고 자란 시금치가 맛이 좋으니 힘들어도 해야지요.” 부안의 산들바다공동체 이백연 생산자는 담담한 말투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수확한 시금치는 눈보라를 견딘 징표로 훈장처럼 노란 잎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손이 많이 가지만 이것들을 일일이 손질해 조합원들께 공급한다.



기후변화의 영향 탓인지 갈수록 겨울 추위가 가혹해지고 있다. 지난겨울도 매서워 달래, 씀바귀 같은 봄나물 공급 시기도 조금 늦춰질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맘때 밥상 위에 초록빛을 책임지는 채소 노지재배 시금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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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살아있는 대지의 힘으로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한살림 겨울 대파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겨울이다. 수은주가 영점 아래로 떨어지고 아침이면 하얀 서리가 들판을 뒤덮는다. 찬바람이 거세져 옷깃을 여미고서도 집밖으로 나서기가 꺼려지는 때다. 사람도 자연계의 생물들도 바깥활동을 자제하면서 비축해둔 양분으로 겨우살이 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일일지 모르겠다. 겨울에도 어렵지 않게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된 시절이지만 무언가 어색하다. 흙내가 덜하다고나 할까? 겨울에는 강렬한 생명의 기운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해진다. 다행히 한 겨울에도 푸른 채소들을 만날 수 있다. 서리 내린 들판에서 건강한 대지가 길러낸 한살림 겨울 대파가 있다.

  대파는 마늘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양념채소다. 교통이 불편하던 예전에는 대파를 길러내는 남해안 지역 외에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한겨울에 대파를 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 어머니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구덩이에 대파를 묻어 저장해놓고 겨우내 대파를 먹는 지혜를 발휘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옹기 같은 그릇을 화분 삼아 대파를 심어 두고 방 한구석에서 키워가며 윗부분을 조금씩 잘라 먹기도 했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이내 새순을 밀어 올리는 대파의 성질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추위를 이기고 자라나는 강인한 생명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대파에는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C가 100g당 21mg이나 들어있다고 한다.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 권장량이 약 70mg이라고 하니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대파를 부지런히 먹는 것이 좋겠다. 대파를 잘랐을 때 미끈거리는 성분에 많이 들어있는 황화아릴 성분은 피로회복과 소화를 돕는 것은 물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땅의 힘을 믿고, 지극한 인내와 정성으로 키운다


비록 대파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겨울철이지만 대파 농사는 아직 한기가 채 가시지 않은 3월경부터 시작된다. 이 무렵, 종묘상에서 소독되지 않은 종자를 구해 흙살림 상토에서 60일 정도 모종을 키운다. 5월 중순이 되면 유기질 밑거름을 뿌려 둔 밭에 정식을 한다. 넓게 퍼지지 않고 위로 자라는 대파의 특성 때문에 다른 작물보다 촘촘히 심는다. 이때부터는 생산자들의 지극한 인내와 정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5월 중순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12월 중순까지 무려 7개월 동안 파밭을 관리하며 기다려야 한다. 때를 놓치면 금세 잡초밭이 되기에 주의를 기울이며 늘 김을 매주어야 한다. 일손이 부족한 생산지에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물론 제초제를 뿌리면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노균병, 담배나방 등의 병충해도 있다. 너무 심할 경우에는 솎아 주기도 하고 목초액이나 미생물 발효액을 뿌려주기도 하지만 대개는 작물이 이겨내도록 믿고 기다린다.

  “인내심을 가지고 믿고 기다려주면 대개 땅심으로 살아나지요.” 6년째 겨울 대파 농사를 짓고 있는 전라남도 해남 참솔공동체 김순복 생산자는 공들여 키우는 자식이라도 바라보듯 파밭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지들도 살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데요.” 올여름 닥친 태풍 볼라벤은 다른 작물들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만 겨울 대파는 무사히 견뎌냈다. 강한 바람에 우수수 쓰러지기도 했지만 안간힘을 쓰면서 기어이 일어나 자라났다는 것이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된다. 수확이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 겨울 대파는 차가운 눈보라를 견디며 푸르른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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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로 타작하고 키질로 까부르며 정성 다한 우리 팥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동짓날 팥죽과 고사상 시루떡

팥은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어왔고 함경북도 회령군 오동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될 정도로 오랫동안 재배해온 작물이기도 하다. 거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이른 봄에 심지 않아도 돼 농가에서 별다른 부담 없이 재배해왔다. 주로 여러 잡곡과 섞어 밥을 지어 먹었으며 각기병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다.

예부터 팥의 붉은 빛은 귀신을 쫓는다 해서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는 주술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특별한 날에는 액을 막기 위해 팥이 듬뿍 들어간 고사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었고 밤이 가장 길어 음기가 강한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담벼락에 뿌리기도 했다. 새로 이사 온 이웃이 시루떡을 돌리며 인사 하는 모습은 요즘도 종종 볼 수 있다.

시중에서 국산 팥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게 되었다. 현재 팥의 재배면적은 2011년 3,650ha로 1990년 21,687ha이던 것에 비해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급률은 2009년 기준으로 19.9%에 불과하다. 2009년 이후로는 팥을 다른 잡곡들과 뭉뚱그려 놓아, 정부통계에 팥 자급률은 따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 재배면적도 수확량도 얼마 되지 않으니 통계관리를 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다.

팥도 다른 잡곡들과 마찬가지로 값싼 외국 농산물 때문에 들이는 품에 비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량으로 재배하는 벼처럼 기계화도 이뤄지지 않아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는 등 농사에 힘이 부치기 때문에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산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한살림은 우선 국산잡곡을 살아남게 하는 게 급선무라 여겨 친환경재배뿐만 아니라 국산 잡곡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 팥도 마찬가지다.

 

파종부터 갈무리까지 일일이 손으로

한살림에서 취급하는 팥에는 팥죽을 쑤어 먹기 좋은 팥(붉은팥), 소화가 더 잘되고 겉껍질에 영양분이 풍부하며 연중 공급되고 있는 검은팥, 생산량이 적어 상시 공급이 어렵지만 하얀 시루떡의 재료로 쓰이고 껍질이 잘 벗겨지는 흰팥이 있다. 재배농가는 주로 충북 괴산과 강원도 홍천에 있으며, 대개는 고령화된 생산자들이 갖은 노력을 다하며 어렵게 팥 농사를 짓고 있다.

팥 농사는 땅이 녹기 시작하는 3월부터 시작된다. 지력을 높이고 땅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잘 발효시킨 가축 배설물과 깨의 찌꺼기인 유박을 밭에 뿌려둔다. 파종은 5~6월 사이에 한다. 지난해 갈무리해둔 자가 채종 팥을 호미로 땅을 파서 2~3알씩 40cm 간격으로 심는다. 모종보다 씨로 심는 것이 더 잘 자라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한다. 성장이 너무 더딜 경우에는 웃거름을 주기도 한다. 10월 중순 쯤 수확하는데, 이때까지 잡초를 하나하나 손으로 뽑는 고된 작업이 이어진다. 노린재 피해가 있긴 하지만 다행히 병충해가 심한 작물은 아니다.

수확과정을 보면 팥 농사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팥이 익으면 일일이 낫으로 베어 밭에 눕혀 놓는다. 일주일가량 햇빛과 바람으로 팥을 말린 뒤 도리깨질을 하는데 힘차게 도리깨를 내려치면 팥꼬투리에서 알곡이 떨어진다. 어지럽게 섞여있는 부산물과 알갱이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키질이 필요하다. 수천 년 이어진 그 방식 그대로다. 키질을 한 번 할 때마다 꼬투리와 쭉정이 등은 날려가고 키 안에는 팥 알갱이만 남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모아진 팥 알갱이를 선별해야 한다. 공급하기에는 너무 못나거나 덜 여문 것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골라내는 마무리 작업을 한다. 어디 하나 사람 품이 들어가지 않는 게 없다. 기계화가 되지 않아 거의 100% 수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30년 동안 이렇게 해 왔는걸요.”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강원도 홍천 유치리공동체 신정식 생산자는 밝게 웃으며 답한다.

 

환절기에는 쉬이 지치고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팥에는 우리 몸에 기운을 나게 하는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니 팥밥을 해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팥밥 한 술을 뜨다보면 팥 한 알 한 알에 담겨있는 생산자들의 손길과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중국에서 수입한 팥에 밀려나고 있는 국산 팥이지만 어렵게 보존하고 있는 한살림농부들의 수고가 더없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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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땀이 길렀다는 말 예사롭지 않구나, 고구마


·사진 문재형 편집부


고구마 농사는 씨고구마를 마련하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되었다. 가을에 수확을 하면서 크기가 자잘한 씨고구마용 고구마를 따로 선별한다. 2월 말이 되면 겨우내 잘 간직한 씨고구마를 2달 정도 온상에서 키워 싹을 틔우는데 이 시기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싹이 타 죽어버리고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얼어 죽기 때문이다. 일반 고구마 재배농가에서는 시장에서 싹을 사다 심고 간단히 끝낼 일이지만, 한살림 고구마산지에서는 자가 채종을 통해 더욱 믿을 수 있는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생산자들은 2달 동안 고구마 온상 근처를 맴돌며 아기를 키우는 마음으로 씨고구마를 보살핀다. 

 깻묵, 농사 부산물 등의 유기질 비료를 뿌려놓은 밭에다 씨고구마에서 싹튼 고구마순을 심는 것은 4월 말이나 되어서다. 자가 채종으로는 한꺼번에 심을 만큼 넉넉한 고구마순을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일주일 간격으로 싹을 길러 차례로 심는다. 모종은 15~20cm 거리를 두고 밭두둑에 비스듬히 뉘여 심는다.

 가을에 수확할 때까지는 웃거름으로 쌀겨, 미생물 등을 혼합한 친환경 액비를 주고 서너 번 제초작업을 한다. 시중의 여느 고구마들처럼 제초제나 농약을 뿌리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풀을 잡기 때문에 들어가는 품과 땀이 적지 않다. 때때로 고라니 같은 산짐승 등이 내려와 고구마 밭을 휘젓거나 어린 싹을 먹기도 한다. 이 때문에 그물로 울타리를 치고 밤에는 불빛이 들어오는 경광등을 설치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않다. 고구마에는 총채벌레, 굼벵이 등의 해충 피해도 있는데, 친환경 약제로 방재를 하기도 하지만 피해가 아주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벌레 피해마저 자연의 섭리라 여겨 그대로 두기도 한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밤고구마의 경우 여주에서는 9월 중하순이면 수확이 시작된다. 수확을 할 때면 먼저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고 트랙터 등의 기계를 이용해 땅속에 알이 굵어져 있는 고구마를 캐낸다. 한살림 출하기준에 적합한 50~500g 사이의 고구마를 선별하고, 캐낸 상태로 1주일가량 바람과 햇빛에 말려 수분을 줄이는 한편 상처 난 부위가 자연스럽게 아물게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거둬들인 고구마는 9~11℃를 유지하는 저장고에서 냉해피해가 없도록 안전하게 보관하며 이듬해 봄까지 공급을 한다. 


단맛에 매료되고, 그 정성에 감동한다


고구마는 연작 피해가 있는 작물로, 한 밭에서 3년 이상 재배하면 고구마 바이러스가 발생해 품위가 떨어지기 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살림 생산자들은 양파, 무, 배추, 땅콩 등 다양한 작물들을 돌려짓기 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다. 한 번 발생한 병해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가 어떤 경우는 5년 넘게 고구마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기도 한다. 일반 농가의 경우라면 토양소독제 등 농약을 치기도 하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는 그럴 수 없어 농사짓는 어려움이 배가 된다.

 한살림 고구마의 주요 생산지인 여주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토양의 배수와 통기가 잘 되기 때문에 고구마 농사에 적합한 곳으로 알려져 있고 여주고구마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때문인지 이 지역에는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많고 그만큼 바이러스로 인한 병해도 심하다. 안전한 밭을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런 땅을 원하는 농부들도 많기 때문에 경지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경기도 여주군 금당리공동체의 송두영·경영란 생산자 부부의 경우는 안전한 밭을 마련하기 위해 논에 객토(토질을 개량하기 위하여 다른 곳의 흙을 옮기는 것)를 한 뒤 고구마를 경작하고 있다. 원래 논이었던 곳에 객토를 한 탓에 다소 수확량이 떨어지고 비용도 더 들지만 소비자 조합원들께 맛있는 고구마를 공급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고령화와 일손 부족 현상은 생산농가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때로는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만나는 한살림 고구마가 껍질이 조금 벗겨져 있기도 하고 모양도 가지각색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생산자들이 얼마나 각별한 노력으로 남다른 고구마를 길러내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고구마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고구마에 남아있는 자잘한 생채기들에는 농부의 땀 한방울이 스며있는 것이다. 한살림 고구마에는 햇살과 바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고구마를 소비자 조합원들께 보내겠다는 속 깊은 인내와 각별한 노력이 응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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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 알이 절로 붉어질 리 없다"


더 안전한 한살림사과 위해 더 많은 땀 쏟아요


·사진 문재형 편집부


사과가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것은 가을이지만 사과 농사는 이미 지난 해 겨울부터 시작되었다. 겨울부터 봄이 올 때까지 가지치기를 하고 과수원에 퇴비를 뿌려 땅심을 돋운다. 4월 하순경에 싹이 트고 5월 초에는 팝콘이 터지듯 꽃이 피어난다. 이때부터는 꽃을 솎아주는 작업이 시작되어 농부의 손길이 더욱 분주해진다. 5월부터 6월까지는 열매를 솎아주는데, 이때 나무 밑에 너무 풀이 많이 자라지 않도록 베어주어야 한다. 어느 정도 사과가 자라면 감홍이나 양광같이 고두병이 심한 품종은 방제를 위해 봉지를 씌운다. 8월부터는 사과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한 겨울이 오기 전, 11월까지 수확을 한다. 그러고 나면 또 다시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한 해 내내 자식 돌보 듯 노심초사하며 손을 봐야 비로소 사과가 소비자 조합원들 손에 올 수 있다.


한살림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과일들은 무농약 이상 재배를 실현했다. 그러나 사과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병충해에 특별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과는 열매를 맺은 뒤 무려 9개월 동안이나 나무에 달려 있고 당도가 높아 병충해에 약할 수밖에 없다. 불가피하게 저농약 재배를 함께 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한살림은 시중의 저농약 재배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자체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제초제, 토양소독제는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있으며 독성이 강한 농약이나, 발암성물질을 함유한 농약, 생장조절제 등도 일체 금하고 있다. 저독성 농약일지라도 연중 방제 횟수를 7번까지만 허용한다. 시중 저농약재배의 1/3 수준이라고 한다. 

  사과에 특별히 많이 꼬이는 사과혹진딧물, 사과응애 등에 의한 피해, 갈색무늬병, 탄저병 등의 병해도 심각하다. 농약 사용 제한이 엄격하기 때문에 한살림생산자들은 친환경자재인 석회보르도액, 석회유황합제, 미생물제제 등으로 이는 병충해 등을 막아내기 위해 더 많이 땀을 흘리며 분주히 움직인다.  

 

  특히, 석회보르도액은 물에 닿으면 석회가 씻겨 나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어도 한낮에 작업을 해야 한다. 석회보르도액은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자재로, 종합살균제 역할을 할뿐 아니라 과육에 칼슘을 공급하는 역할도 하기에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공급 하고 있다. 외양만 보고 농약성분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유를 알면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석회보르도액은 식초 탄 물에 헹구면 쉽게 닦인다. 이렇게 한살림사과는 실제로 껍질째 먹어도 안전할 만큼 건강하게 길러지지만 농부들이 겪는 어려움은 각별다. 끊임없이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움직이기 때문에 농부들의 다리와 허리의 통증은 가실 날이 없고 무더운 여름날 뙤약볕 아래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녹초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이렇게 생산자들이 애쓰는 광경을 보고 난 뒤로는 먹지 않는 씨앗까지도 함부로 버리는 게 쉽지 않았다. 어느 시인이 대추 한 알이 절로 붉어질 리 없다며, 그 안에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태풍 몇 개가 들어 있다고 했던가. 한살림 사과에는 자연을 살리고 소비자 조합원들의 건강을 염려한 농부들이 여름내 흘린 땀이 그렇게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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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이 입 안 가득히

한살림 복숭아

 

꿩들이 알을 품는 깨끗한 자연에서 왔어요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푸른 생명의 기운이 무성한 이즈음,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우리 밥상을 수놓는다. 복숭아는 예부터 불로장수의 영물(靈物)이라 신선들도 즐겨먹었다고 전해온다. 달콤한 과즙에 영양소도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름철 대표 과일 복숭아




복숭아는 장미과 벚나무속에 속하는 복사나무의 열매이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삼국사기’ 등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고대로부터 재배해왔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전 세계에서 사과, 배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과일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사과, 귤, 감, 포도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복숭아는 연평균기온 12~15℃ 정도 되는 온대지역에서 잘 자라며 모래나 자갈이 있어 물 빠짐이 원활하고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나무는 보통 4.5~7m 높이까지 자라며 잎은 광택이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이다. 초봄에 잎보다 먼저 연분홍색 꽃이 피며 열매가 맺은 뒤에는 꽃이 핀 뒤 20~25일경에 한 번, 다시 6월 중순경에 다시 한 번 솎아준다. 그 뒤에는 바로 봉지를 씌우는데, 병충해로부터 복숭아를 보호하고 보다 탐스러운 색을 내게 하려고 이렇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7월부터 9월까지 수확을 한다.


달콤한 종합영양제

복숭아는 여름 더위에 손상되기 쉬운 원기를 회복해주고 수분이 많으면서도 수박이나 참외처럼 몸을 차게 하지도 않는다. 또한 복숭아에는 흡연자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C는 물론, 칼륨과 식이섬유 및 다량의 단백질과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소가 가득해 피부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피부 재생과 노화 억제작용도 한다. “복숭아를 즐겨 먹으면 피부 미인이 된다”는 말이 그저 속설만은 아닌 것이다.

특히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은 포만감을 주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쁜 일상으로 몸과 마음을 돌볼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여러모로 소중한 과일인 셈이다.

 

농약대신 땀과 정성으로 키워 더욱 감미롭다

단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벌레들도 좋아하게 마련인지라 복숭아는 특히 병충해가 심해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하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이 때문에 대개 관행농법으로 재배할 수밖에 없고 저농약으로 재배도 힘들다고 한다. 한살림에서는 ‘저농약’, ‘무농약’으로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저농약재배라고 해도 한살림과 시중 일반 복숭아의 기준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살림에서는 독성이 강한 농약 사용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으며, 성장조절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연중 농약 방제횟수도 4회로 제한하고 있다. 이것은 시중의 일반 농가에서 하고 있는 저농약재배에서 허용하는 기준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인지 한살림 생산자들의 복숭아 과수원에는 야생 꿩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기도 한다. 야생의 조류들도 새끼를 품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무해한 환경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살림 복숭아 생산자들은 친환경자재인 석회보르도액, 석회유황합제, 미생물제를 사용해 방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순나방, 심식나방, 진딧물 등 복숭아나무에 파고드는 벌레들은 시중에서 흔히 쓰는 강력한 농약으로도 방제가 어려운 터라 생산자들이 감당하는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쉴새없이 벌레들이 꼬이고 나무줄기에 피해를 주는 까닭에, 열매가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복숭아나무의 수명도 역시도 일반 재배에 비하면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벌레뿐만이 아니다. 탄저병, 잿빛무늬병, 잎오갈병 등의 세균 등에 의한 병해도 흔하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숭아는 외부 충격에 약해, 멍이 들지 않도록 운반하는 데에도 여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 외관은 별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한살림 매장이나 공급상자에 담겨오는 복숭아에는 몇곱의 땀방울과 갖은 노력이 담겨있다. 이 과정을 이해하고나면 한살림복숭아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한입 베어 물 때 흘러나오는 달콤한 과즙이 여간 반갑고 감사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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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최상의 결정이 만들어진다


태양과 바람이 남긴

바다의 맛,

한살림 소금


정미희 편집부

 

태양이 작열하는 염전 한 가운데 마하탑 유억근 생산자가 부지런히 소금을 그러모은다. 자연이 선사하는 황금의 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소금이란 모름지기 쓴맛이 없고, 그 끝맛은 달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금이 짧은 시간에 결정 結晶 하여야 하는데, 일교차가 적은 한여름(5월∼9월)이 최적의 시기다. 인류가 이용해온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조미료이자 음식의 기본 맛을 내는 양념인 소금은 이 계절을 지나며 가장 보석 같은 맛을 간직한다.




 우리 밥상에 주로 쓰이는 소금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와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과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어낸 정제염으로 구분된다. 천일염은 정제염보다 칼슘, 마그네슘, 아연, 칼륨, 철 등의 천연 미네랄과 수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정제염은 기계 공정으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미네랄 성분도 함께 제거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차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김치, 젓갈, 생선, 장류 등 발효음식에 사용하면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유익한 미생물이 천일염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을 먹이 삼아 생육이 활발해지면서 발효를 촉진시킨다. 발효음식의 맛이 좋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염전의 소금보다 염화나트륨의 성분은 적으나 우리 몸에 이로운 칼륨과 마그네슘은 2∼3배 많다. 이 차이를 결정짓는 것은 천일염 생산지인 갯벌의 생태계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히는 우리나라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10m에 가까울 정도로 큰 편으로, 간조와 만조를 거치며 햇빛과 산소를 공급받아 갯벌이 기름진 논처럼 비옥해진다.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좋은 천일염이 만들어지는 천혜의 조건인 것이다. 외국은 바닷물을 가둬두고 그냥 증발을 시키는 반면 비가 많이 내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수지에 바닷물을 가두고, 며칠에 걸쳐 햇빛에 증발시켜 소금성분을 높인 뒤 마지막으로 결정지에서 소금 결정을 얻는다.


 국내 천일염 최대 생산지는 전라남도 신안군으로 전체 생산량의 65%를 차지한다. 한살림 소금도 신안군에 있는 임자도에서 생산된다. 마하탑의 유억근 생산자는 아무도 천일염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던 1987년부터 한살림에 소금을 내고 있다. 처음 한살림에 소금을 공급할 무렵 만해도 한살림조합원은 불과 몇 백 세대에 지나지 않았다. 한 달 공급액도 고작 5만 원 남짓이었다. 힘들었지만 한살림 실무자들과 소비자 조합원들의 격려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소금에 담긴 정직함을 알아주는 조합원들께 질 좋은 여름 소금만을 공급했다. 올 여름 마하탑 직원들은 유난히 더 바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 때문이다.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 영향이 소금 사재기 열풍으로 이어져 올해 햇소금이 나올 때까지 공급될 계획이었던 양이 2011년 4월 한 달 만에 모두 소진되었기에 이번 여름에 1∼2년 분량의 소금을 비축해 두어야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으로 소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생산된 소금은 가을께에 공급될 예정이다. 흔히들 묵은 소금이 더 나은 소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금은 숙성기간이 따로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묵은 소금과 햇소금에 질적 차이는 없다. 묵은 소금과 햇소금의 차이는 쓴맛이 나는 간수가 빠진 정도가 다른 것인데, 한살림 소금은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탈수해 간수를 거의 제거하고 공급하고 있다. 30㎏ 소금을 2년 이상 자연 탈수하면 21㎏이 되는데 자연 탈수 기간 없이 원심분리기를 사용해도 21㎏이 된다고 한다.



 마하탑은 조합원들이 더 안심하고 소금을 먹을 수 있도록 매년 미국 FDA승인, 다이옥신 검사, 석면 검사 등 다양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염전의 주변 환경과 소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위생적으로 관리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소금은 우리가 준 것 없이 햇빛과 바람이 바닷물을 마르게 해 온전히 자연으로부터 얻는 것이기에, 바다 환경을 깨끗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염부의 땀방울과 자연이 만난 결정체, 소금. 올 여름 그 보석 같은 맛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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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윤정

계절이바뀌면 자연에서 나는 소중한 먹을거리도 달라진다. 때때로 우리는 딸기를 보고 봄을 알아차리고 햇밤을 보며 가을을 느낀다. 참외도 마찬가지다. 

샛노란 빛깔의 싱싱한 참외는 언제나 여름과 함께 찾아온다. 


예부터 참외는 차가운 우물이나 계곡물에 담가두었다가 시원하게 먹

곤 했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참외의 단맛은 비단 입에만 이로운 게 아니다. 참외는 수분 함량이 약 90%에 달해 갈증해소에 좋고, 체외로 나트륨이 배출되도록 돕는 칼륨의 함량까지 높아 이뇨작용에 좋다. 맛은 좋을지 몰라도 수분 외에는 별 영양소가 없으리라 얕잡아 보았다면 참외가 서운해할지 모른다.

무더운여름,우리 몸은 자칫 산성화될 수 있는 데 참외는 이를 막아주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그밖에도 단백질과 탄수화 물이 많으며 칼슘, 인, 철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 등도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C가 많아 피로 회복에 좋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참외가 유해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해독작용을 한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여름, 참외는 우리의 건강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경상북도 성주는 참외 생산지로 유명하다. 낙동강에 닿아 있어서 땅이 습하고 비옥해 과채류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전국에 공급되는 참외의 대부분이 성주 참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살림도 경상북도 성주군의 열네 개 농가에서 기른 참외를 공급 중이다. 오복참외, 부자꿀참외 품종으로 2kg과 1kg단위로 나오고 있다. 줄기에서 별을 닮은 노란 꽃이 피어나고 25일에서 35일 가량이 지나면 맛있는 참외를 수확할 수 있다. 요즘은 참외 노지 재배는 거의 하지 않는다. 

한살림에 공급되는 참외도 대부분 시설 재배한 것이다. 장마철에 비를 맞으면 참외가 썩어버리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한살림은 건강하고 맛좋은 참외를 길러 내기 위해 식물호르몬제와 수정제, 성장조절제를 일체 사용하 지 않는다. 가온재배도 금한다. 쉽게 기르기보다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조화롭게 익어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야 참외도 건강하고 길러내는 땅과 그 참외를 먹는 사람도 건강해진다. 꿀벌을 이용해 자연적인 방법으로 수정하고 칠성무당벌레와 진딧벌, 이리응애의 도움을 받아 병해충을 막아낸다. 이렇게 재배된 참외는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로 먹을 수 있다.


한살림에서는 아침 일찍 참외를 수확해 다음날 조합원댁과 매장에 도달하게 하고 있다. 때문에 아삭아삭한 참외의 식감이 살아있고 더욱더 신선하다. 간혹 보관해 둔 참외의 맛이 변했다거나 표면이 쭈글쭈글해졌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다. 


참외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실온에 보관하면 절대 안된다. 신문지나 종이에 싼 다음 그늘진 시원한 곳 혹은 냉장고에 보관해야한다.그러면 좀더 오래두고 참외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보통 후숙없이 먹지만 단맛이 적다고 느껴지면 살짝 후숙 기간을 거치는 것도 좋다. 참외 농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무농약재배, 유기재배를 하고 있다는 말에 하나같이 놀란다. 병해충 발생이 많아 친환경 재배가 어려 운 작물이기 때문에 그렇다. 작은 참외 한 알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들어갔을지 쉬이 짐작하기어렵다.


올여름에는 참외를 베어먹으며 생산자의 노고를 한 번쯤 떠올려 보면 어떨까? 

다디단 참외의 맛이 더욱 진하고 소중히 느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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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에서 매화가 피었다는 꽃소식이 전해오면 우리는 비로소 계절을 실감한다.
시린 겨울을 견디고 맞이하는 봄은 꽃때문에 더욱 감격스럽다. “밥은 우주의 젖”이라던 해월 선생의 말씀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먹는 수많은 음식들이 우주만물, 생명이 순환한 결과로 맺어진 것임을 이 계절 더욱 실감하게 된다.

매화가 사군자 중에서도 맨 앞에 호명되는 것은, 겨울이 채 물러가기도 전에 더러는 눈보라 속에서 절개있게 꽃을 피우는 그 기상 때문 일것이다. 매실梅實은 말 그대로 매화의 열매다. 매실은 여느 과일들처럼 그저 달콤하지는 않다. 오히려 시디시다. 매실은 신맛 때문에 과육을 그대로 먹지 않는 거의 유일한 과일이다. 신맛은 구연산 등 유기산이 풍부하 기 때문인데, 이는 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 소화를 돕고 식욕을 돋워주며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또 유기산에는 살균력이 있어 여름에 일어나기 쉬운 식중독에도 효과가 높다. 이 때문에 매실이 나오는 초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김장이라도 담그듯 매실을 설탕에 재워 매실액을 담거나 술과 장아찌를 담는다. 이처럼 매실이 약은 아니지만 상비약처럼 두고두고 요리에 쓰거나 음료로 애용하는 것도 매실의 이런 독특한 향취와 효능 때문이다. 매화는 9월에 꽃망울을 맺고, 그상태로 겨울을 난뒤 3월초부터 폭죽처럼 꽃망울을 터트린다. 
꽃진 자리에열매가맺고 자라나면 시중에는 5월부터 이미 풋매실이 나돌기도한다. 풋매실은 영양분 등 이로운 성분은 거의 없고 씨 안에 시안산(청산靑酸)이라는 독성분이 들어있어 자칫하면 배탈을 일으키고 중독 증상을 불러오기도 하는데도 일찍 출하해 좀 더 높은 값을 받겠다고 그런 일이 벌인다고 한다.

광양 한울타리 매실작목반

한살림에서는 망종芒種이 지난 뒤 6월 초중순 경이나 돼야 충분히 숙성된 청매실을 수확해 조합원들께 공급한다. 올해 한살림 청매실은 5월 7일부터 특별품 주문을 받기 시작해 6월 7일이후부터 2주 동안 공급할 예 정이다. 청매실이 2주가량 더 익으면 붉은 노랑색을 띠는데 이것이 황매실이다. 주로 장아찌용으로 쓰 는데 그 향과 효력은 황매실이더뛰어나다고도 하고 청매실이 더 낫다는 이도 있다. 황매실은6월20일이 지나면 공급을 하는데 올해는 6월 25일경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살림 매실은 유명한 청매실 농원과 옥곡면에 있는 한울타리공동체 등이 있는 전남 광양에서 많이 난다.
그 외에도 담양 대숲공동체 등에서도 매실을 내고 있다. 물론 이들 모두 농약은 전혀 치지 않는다. 농가에서는 대개 매실나무 아래 호밀 등을 심어 함께 키우는데 호밀은 자연스레 나무의 거름이 된다. 매실은 다른 과일에 비해 병충해가 적은 편이지만 병이 돌더라도 친환경자재만으로 구제를 한다. 또 열매 에 흑점이 생기는 병이 돌기도 하는데 이것은 친환경자재로는 완전히 막아내기 어려워 잘 선별하고 있 지만 간혹 섞이는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반점 있는 매실이 썩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농약없이 건강하게 자란 표징이라고 여기면 조금 마음이 누그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글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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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화되다만 계란이 제과점 등으로 대량 유통되었다는 언론보도 때문에 사람 들은 충격을 받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사람 한 명이 238개, 전 국민이 116억3천2백만 개 이상의 계란을 먹었다. 거의 매일 밥상에 오르는 먹을거리라 뉴스의 파장은 컸 다. 먹을거리를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런 이들이 종종 벌어진다. 건강한 계란을 안심하고 먹을 수 없을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살림 유정란은 좋은 대답이다. 한살림 유 정란은 그 자체에 생명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지만 병아리를 닭장에 넣는 순간부터 유 정란이출하될때까지약정에따라일관되게관리하고있어그릇된계란이섞여들우려가전혀없다. 

또한 닭장의 환경이나 병아리들이 자라나는 과정 모두에 생명 감수성이 세심하게 반영된 귀한 먹을거리이며 조합원들의

 이용 또한 가장 빈번한 물품 가운데 하나다. 유정란의 껍질을 톡 깨면 탱글탱글하고 선명한 노란빛깔 노른자가 쏟아진다. 시중의 여느 계란들 과 달리 건강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계란에는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높여 주는 비타민F, 인, 콜린, 이노시톨 등이 결합된 레시틴과 세포 생성에 중요한 알부민과 비텔린 등이 들어있다고 한 다. 칼슘과 철분도 풍부하고, 심장질환을 예방하게 하는 비타민A, B, B6, B12, E 및 엽산도 들어 있다. 이렇게 계란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가운데 비타민C 이외의 것은 거의 모두 들어 있 어 ‘완전식품’이라고도 한다. 시중에나오는계란들은대개무정란이다.암탉은수정없이도일생동안알을낳을수있지만그

알에서는 병아리가 태어나지는 않는다. 알 낳는 닭 들은 빨리 키워 사육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달걀을 낳게 하려고 대개 비참한 환경에서 사육되기 일쑤 다. 케이지라는 좁은 공간에 갇힌 채 항생제, 성장촉 진제, 산란촉진제, 호르몬 등이 수입곡물 등과 섞인 사료로 연명하며 살충제를 뒤집어 쓴 채 밤에도 불 을 환히 밝힌 계사에서 3.3m²당 50~80마리씩 갇힌 채 알을 낳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양계장 닭들의 운 명이다.

그러나 한살림 유정란을 낳는 닭들이 누리는 환경은 전혀다르다.충북괴산의눈비산마을등한살림유 정란 생산지의 닭장들은 온도, 습도, 환기를 충분히 고려해 지어놓았다. 햇빛이 계사 모든 곳에 골고루 닿도록 닭장은 동남향으로 앉혀져 있고, 닭들은 암수 비율 15:1로 섞어서 26.4m² 넓이의 방마다 120마리 가량이(3.3m²당 15~17마리) 활개를 치며 돌아다닐 수 있게 해놓았다. 또한 닭들이 바닥을 헤집을 수 있 도록 바닥에는 왕겨와 볏짚을 20cm쯤 깔아 부드럽게 했다.

 

그 볏짚은 계분과 섞여 일정기간 발효를 거친 뒤에 밭의 퇴비로 쓴다. 미생물이 왕성하게 활동하며 계분 등 오물을 분해하는 까닭에 여느 계사들처럼 악취도 없고 바닥도 늘 보송보송하다. 닭똥과함께발효된짚과풀은밭의거름으로쓰이고밭에서자라는풀이닭의모이로순환이되니 버려지는 것이 없고 환경을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닭장 안에는 45cm 높이에 횃대를 만들어 닭의 본성을 배려했고 산란상자를 공중에 띄워놓아 암탉들이 편안하게 알을 낳을 수 있게 해놓았다. 부화된지2~3일된병아리들은현미등알곡과함께성장시기에따라연한풀,연맥,수단그라스 등의 청초, 무항생제사료, 유기사료 등을 먹이며 5개월 정도의 육성기간을 거친 뒤 산란을 시작한 다. 육성기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백신프로그램에 따라 질병예방관리를 하지만 산란기에는 투약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산란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50g 이하의 초란이 나온다. 이후 12개월간 알을 낳는데, 12개월 된 암탉과 새로이 산란을 시작한 암탉의 알이 겹치는 3월~4월과 8~9월에 가장많은유정란이공급된다.따라서3~4월과8~9월에늙은닭이낳는알은크기가조금더크 거나 노른자가 풀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드물게는 닭들이 외부 환경 때문에 놀라는 경우에 피 가 섞이는 경우도 있다. 생산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반적인 양 계장에서는 항생제를 써 치유하지만 한살림 생산지에서는 마늘 추출물 등 천연 친환경 물품만을 사용하고 출하과정에서 선별해내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어미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알들을 닭장에서 꺼내올 때, 생산자들은 어쩔 수 없이 미안한 마음 으로 갖게 된다. 비록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라고, 암 수탉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유정란을 낳게 해 놓았지만 알을 거두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닭장에서 꺼내온 알들은 세척을 한 뒤 상자에 담겨 소비자 조합원들에게 전달된다. 유정란 한알마다 건강하게 자란 닭들의 생명력과 생 산자의 따뜻한 마음도 함께 담겨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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