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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2014년 10월 나물이야기 / 구기자

약재, 차, 나물로도 먹기 좋은

구기자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고 한낮엔 햇살이 따가운 걸 보니 고양이 문턱 넘듯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새삼느낍니다. 올해 9월은 윤달이여서 그런지 가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우리네 밥상을 책임지는 온갖 곡식과 열매들은 잘 익어 가고 있겠지요?

한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는 구기자는 이맘 때 보라색 꽃을 피운답니다. 꽃이 지고나면 작은 열매가 한줄기에 주렁주렁 달리지요. 구기자는 가지과에 낙엽관목(가을에 잎이 떨어지고 봄에 새잎이 나는 관목)으로 열매는 구기자라 하고 뿌리는 지골피(地骨皮), 어린잎은 구기엽(枸杞葉)이라고 부른답니다.

열매는 생긴 게 고추를 닮아 ‘개고추’라 불리기도 하지요. 예부터 마을 어귀나 둑 같은 곳에 절로 나서 자랐고 사람들은 울타리로 심어 가꾸기도 했답니다.

구기자는 한약재로만 이용 가능한 게 아니라 봄에는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답니다. 독성이 없어 봄에 올라오는 어린잎을 채취 해 나물 하듯 무쳐 먹지요. 신기하게도 한약 맛이 난답니다. 어린잎을 건조시키면 피부미용과 혈액개선에 좋은 차로도 마실 수 있답니다.

‘구기자나무 아래 있는 우물물만 먹어도 효험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그만큼 구기자가 몸에 좋다는 뜻이겠지요. 구기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위장기능 활성화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열매도 좋지만 올 가을에는 앙증맞은 보랏빛 구기자 꽃을 즐겁게 감상하시고, 내년 봄에는 구기자 어린잎으로 나물을 무쳐 맛있게 드셔보세요. ‘구기자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