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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2014년 11월 나물이야기 / 오갈피나무

다섯 잎에 숨겨진 효능 찾기

오갈피나무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수확의 계절 가을. 콤바인이 신명난 소리를 내며 누렇게 익은 벼 사이로 지나갑니다. 황금물결 출렁이던논 한 다랑이 두 다랑이가 순식간에 허허벌판으로 변합니다.

저희 집 마당 한 쪽에 있는 오갈피나무의 까만 열매도 알알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다섯 장의 작은 잎으로 갈라져 있어 그 이름이 지어졌다는 오갈피나무는 한약재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오가피나무로도 불리는 오갈피나무는 두릅나무과로,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해 간과 신장, 허리, 다리 등을 보해줘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뿌리, 줄기, , , 열매 모두 약용으로 사용 가능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며 항암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한의학의 이론인 사상체질에 따르면 특히, 태양인에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음인에게는 두통을 유발하거나 태음인에게는 기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약재로 쓸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갈피나무 잎으로는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주먹을 막편 듯 올라오는 어린잎은 날 것 그대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참 좋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쌈 채소로도 이용하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쌉쌀한 맛과 고기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게 일품이지요. 물에 데쳐 무침을 하기도 하고 양이 많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묵나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초절임도 가능하지요. 어린잎을 데친 후 물에 불린 쌀과 함께 오갈피밥을 지어 먹기도 하는데 오가반이라고 합니다.

오갈피나무 어린잎이 돋는 내년 봄에는 오가반을 해 먹어볼까합니다. 저도 이야기만 들어봐서 어떤 맛인지 무척 궁금하거든요. 지금 익어가고 있는 까만 열매는 잘 말려서 차를 만들기도하고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담금주를 만들어 먹으면 좋답니다.

어떠세요? 오갈피나무, 정말 유용하지요. 곧 있으면 한살림 생산자 회원과 소비자 조합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가을걷이가 열립니다. 정성 가득한 먹을거리를 다함께 나누는 풍성한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기르느라 애써주시는 생산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