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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2013년 9월 나물이야기/ 가막살이(도깨비바늘)

 

 

먹을 수 있는 바늘, 가막살이(도깨비바늘)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올 여름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호우에 고생이 참 많았지요. 체온과 맞먹는 폭염도 기승을 부렸지만 그 열기를 누그러뜨리며 가을이란 계절이 변함없이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석이지만 여름내 남부지방 강수량이 부족했음을 생각하면 차례 상에 올릴 햇과일들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추석이면 가족들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는 풍습이 있지요. 요즘에는 그 풍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저도 해마다 송편을 빚었는데 지난해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살림 매장에서 구입했습니다. 편하긴 하더라고요.

이달에는 어떤 나물이야기를 써야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반갑게도 충북 괴산솔뫼공동체의 김철규 생산자 분이 ‘가막사리’에 대해 쓰면 어떻겠냐며 좋은 소재를 제공해주셨답니다. 국화과인 가막사리는 한해살이풀로 논과 밭둑, 하천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습지식물입니다. 크기가 1m넘게 자라며 곁순이 계속 나오므로 봄부터 초가을까지 새 순을 먹을 수 있지요. 꽃이 필 때 전초(잎, 줄기, 뿌리, 꽃 등을 포함한 온전한 풀포기)를 채취해 그늘에 말렸다 달여 마시면 피를 맑게 하고 열을 내려주며 독을 풀어주는 효능도 있답니다. 가막사리 열매가 익으면 둥글게 벌어지면서 씨가 보입니다. 씨 끝부분에는 가시가 있어 동물들 털에 잘 붙는데, 이 덕에 멀리 멀리 번식이 가능하지요. 씨 모양이 마치 도깨비바늘 같다 해서 가막살이를 도깨비바늘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씨가 드러난 가막살이 열매를 친구한테 던지며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가막살이의 새 순을 데쳐 약간의 간장과 고추장으로 양념해 먹어보니 독특한 향이 좋습니다. 한번쯤 드셔보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생으로도 먹을 수 있고 묵나물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 유용하네요.

송편을 찔 때 필수인 솔잎은 처서(處暑)전에 뽑아야 쏙쏙 잘 뽑힌다니 늦지 않게 준비하면 좋겠네요. 솔잎을 넣는 이유는 떡끼리 붙지 말라는 이유도 있지만 솔잎이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 추석엔, 가족끼리 송편을 빚으면 어떨까요.

-------------------------------------------------------------------------------------글을 쓴 김주혜 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