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나물이 올려진 밥상을 대할 때마다 만든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갑절로 든다. 직접 말리지 않았을지라도 물에 불려 양념하고, 볶아내는 과정 끝에 탄생한 나물 한 접시에는 정성과 사랑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각 계절의 맛을 담은 나물들은 말리는 과정에서 영양이 더해질 뿐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깊어진다. 조리하면 독특한 향과 꼬들꼬들한 식감이 더해져 입안의 즐거움이 더한다. 조상들은 정월대보름 묵은 나물을 먹으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다. 돈만 내면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나물 하나에 숨겨진 생활의 지혜와 기술은 어느 것에 비견할 것인가. 오곡밥에 나물 만찬 호사를 누린 후에는 밥에 나물을 넣고 고추장을 올려 슥슥 비빈 후 구운 돌김에 싸 먹어보자. 아이들도 이 맛에는 밥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한 그릇 더!”를 외칠지 모른다.
[재료]
말린나물(삶은고사리, 삶은무시래기, 가지말림, 토란줄기말림, 호박말림, 도라지, 말린 취나물 등), 물(육수), 현미유 양념 조선간장, 참기름, 깨소금, 다진마늘
[만드는 법]
1 말린 나물은 각각 물에 담가 불린다.
2 1을 물이나 쌀뜨물에 무르도록 삶아낸다.
3 3~4회 잘 헹구어 물기를 꼭 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각각 양념한다. 삶아서 데친 나물 100g을 기준으로 조선간장 2작은술, 참기름 1/2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을 넣고 기호에 맞게 가감한다.
4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3의 나물을 넣고 볶다가 육수나 물을 부어서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볶는다.
나물 양념을 할 때는 이렇게
나물에 간장 양념을 할 때는 조선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나물의 구수한 맛을 더해주지요. 도라지처럼 색을 살려야 하거나 취나물처럼 향을 살리고 싶을 때는 소금간을 합니다. 모든 나물은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한 번 볶아야 양념이 잘 스며듭니다. 나물을 볶을 때는 소고기육수나 다시마국물, 쌀뜨물, 명절 때는 탕국을 자박하게 붓고 볶으면 더 촉촉한 나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나물을 볶을 때는 들기름을 사용하고,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넣으면 나물 맛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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