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보물단지
호박편수
만두를 빚으며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여름의 맛이라고 알게 해준 당신께 감사하다고. 남들은 더운 여름 무슨 청승이냐고 할지 모르나, 맛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부드러운 만두피를 씹으면 입안에서 차르르 열리는 만두소. 그것은 마치 보물상자를 여는 것과도 같습니다. 아삭하게 씹히는 애호박, 부드럽게 살캉하고 씹히며 풍미를 더하는 표고버섯, 재료 사이사이 들어가 개운한 맛을 더하는 고추의 조합.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담박함이 당신을 닮았습니다. 재료가 있어 다른 계절에 만든다 한들 콧잔등의 땀방울을 식히는 이 맛이 절정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만들 때의 사사로운 수고는 함께 먹는 이와 누리는 행복에 비하면 기꺼운 일임을 몸으로 가르쳐 준 당신. 백 마디의 말보다 당신이 맛보여준 음식 하나가 이 세상과 나를 연결하여 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호박편수 이렇게 만드세요!
재료 애호박 1개, 표고버섯 3개, 풋고추 5개, 소금 1/2큰술, 들기름 1작은술, 국간장1/2큰술, 참기름 1/2큰술, 통깨 1큰술, 후추,현미유 약간씩, 동치미냉면육수 고명 황백지단, 오이채
만두피 통밀가루 200g, 물 100cc, 소금 조금
방법
❶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을 뿌린 뒤 물기를 짜 센 불에 볶는다.
❷ 표고버섯은 불려서 꼭 짜고 두꺼운 것은 포를 뜬 뒤 채 썰어 간장, 들기름을 넣고 무쳐 팬에 볶는다.
❸ 풋고추는 다져서 살짝 볶는다.
❹ 통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어 되직하게 반죽해 30분 이상 두었다 얇게 밀어 7~8cm 정도의 정사각형으로 잘라 소를 넣고, 대각선으로 끌어 모아 꼭꼭 눌러 붙인다.
❺ 볶은 애호박과 고추, 버섯이 완전히 식으면 섞어서 통깨, 후추, 참기름에 무친다.
❻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베보자기를 깔고 만두를 넣고 찌거나,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만두를 삶아낸 뒤 찬물에 넣었다 건진다.
❼ 그릇에 만두를 담아 동치미냉면육수를 붓고 고명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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