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가을 풍성한 먹을거리 가지 고구마 고추


글 문재형박지애 편집부·사진 문재형 편집부, 류관희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다. 엊그제만 해도 매미가 목청껏 울더니, 벌써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온갖 곡식들이 무르익는 이때, 군침 도는 먹을거리만큼 몸과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탐스러운 보랏빛을 자랑하는 가지, 단맛만큼 영양도 풍부한 고구마, 우리 집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고추. 자연의 선물들로 가을밥상을 차려보자.


탐스러운 보랏빛 유혹

가지

가지는 아시아 남·동부, 오늘날의 인도 일대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중국을 거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송나라 때 책인 『본초연의(本草衍義)』에 신라에서 가지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보통 가지는 1년 생으로 여기지만 겨울이 없는 열대지방에서는 여러 해 동안 자라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재배하는 만큼 나라마다 가지 요리도 다양하다. 일단, 우리가 흔히 먹는 가지나물과 가지볶음이 있고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튀김을, 터키에서는 가지 속에 쌀과 고기 등 온갖 양념을 넣어 삶아 먹는다.

가지의 탐스러운 보랏빛은 몸에 좋다는 안토시아닌의 상징이다. 안토시아닌에는 우리 몸이 노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시력을 보호해주는 항산화성분이 들어 있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성화시켜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한살림 가지 생산지는 충북 청주·보은(토종), 충남 아산, 강원 홍천·양구일대다. 모두 3종류가 공급되는데 길이가 길고 두께가 다소 얇은 장과형과 길이가 짧고 두께가 두꺼우며 끝이 약간 둥근 단과형, 올해부터 공급하고 있는 소뿔 모양의 토종가지가 그것이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공급되며 이 즈음이 수확량이 가장 많다. 가지 농사는 이른 봄에 모판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키우면서 시작된다. 모종은 한 달 반 정도 비닐이나 부직포 등으로 덮어주고 세심하게 관리한다. 가지가 어느 정도 자라면 거름을 준 밭에 옮겨 심는다. 가지는 비바람에 쓰러질 염려가 있어 지주를 세우고 끈으로 튼튼하게 묶어줘야 한다.

가지 줄기는 Y자 모양으로 자라나는데 갈라지기 시작한 부분 아래로 난 잎은 모두 솎아주고 처음으로 난 꽃도 솎아준다. 그래야 영양분이 고루 퍼져서 건강하고 열매도 잘 맺을 수 있다고 한다. 제초제 없이 손으로 김매가며 정성을 다하지만 응애나 나방, 곰팡이병이나 흰가루병같은 병충해가 발생해 생산자들의 속을 썩이곤 한다. 친환경자재를 사용해보지만 약효가 강하지 않아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가지를 수확하는 생산자들의 얼굴에는 고마운 빛이 가득하다. 가지의 탐스러운 보랏빛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단맛만큼 영양도 풍부한

고구마

구황작물로도 소중했던 고구마.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후기인 18세기 대마도를 통해 들여와 부산과 제주도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속이 노래 ‘옐로 푸드’로 분류되는 고구마에는 항산화·항암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고구마 한 개를 먹으면 이들 성분의 하루 필요량을 다 채우고도 남는다. 흡연자나 환경오염이 심한 곳에서 사는 사람에게 고구마를 권하는 것도 이 베타카로틴 성분 때문이다. 생고구마를 잘랐을 때 나오는 하얀 즙은 야라핀(jalapin)이라는 성분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도움을 준다.


한살림에서는 밤고구마, 호박고구마,자색고구마를 공급하고 있다. 생산지는 경기도 여주, 강원도 홍천·원주, 충남 아산·당진, 충북 충주·보은·옥천·영동, 전북 정읍, 전남 무안·해남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고구마 농사는 가을에 수확을 하면서 크기가 자잘한 씨고구마용 고구마를 따로 선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깻묵, 농사 부산물 등의 유기질 퇴비를 뿌려놓은 밭에다 씨고구마에서 싹튼 고구마순을 4월 말에 심는다. 제초제나 농약을 뿌리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풀을 잡기 때문에 들어가는 품과 땀이 적지 않다. 이르면 8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한살림 출하기준에 적합한 50~500g 사이의 고구마를 선별하고, 1주일가량 바람과 햇빛에 말려 수분을 줄이는 한편 상처 난 부위가 자연스럽게 아물게 한다.


송두영 경영란 경기 여주 금당리공동체 생산자 부부

밭에서 캔 지 얼마 되지 않은 고구마는 숙성이 덜 되어 단맛이 떨어지니 냉장보관하지 않고 상온에서 보관하다 열흘 정도 숙성시킨 뒤에 먹으면 좋다. 고구마 껍질에는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으니, 껍질째 먹는 게 더욱 좋다.

  상 필수품

고추

각종 김치와 고추장, 각종 양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추.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다는 설이 일반적이었지만 신라 문성왕 때 쓰인 『식의심감(食醫心鑑)』에서 고추장(椒醬)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걸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재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신경통 치료와 체지방 분해에도 탁월하다. 고추는비타민C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과 감기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강문필 최정화 경북 울진 방주공동체 생산자 부부 

한해 고추 농사는 땅이 녹는 봄부터 준비한다. 고추만큼이나 쑥쑥 자라는 잡초를 뽑고, 탄저병과 역병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모두 농부의 몫이다. 더운 지방이 원산지인 고추는 습한 여름에 병에 걸리기 쉽다. 붉은 고추를 수확하는 것은 가을 무렵이다. 풋고추는 꽃이 핀 뒤 15일부터, 붉은 고추는 꽃이 핀 뒤 45일쯤 지나면 첫 수확을 한다.

붉은 고추가 건고추가 되기까지 또한 번 손길이 필요하다. 붉은 고추를 잘 씻은 다음 볕에 말린 후 건조기에 넣는다. 태양에 고추를 말리면 좋겠지만 일조량이나 일손이 부족해 쉽지 않다. 대신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55℃이하에서 서서히 말린다. 저온으로 말리는 이유는 고추씨가 발아될 수 있는 상태, 다시 말해 생명력이 담긴 물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생산자 스스로 정한 규정이다. 더 높은 온도로 말리면 고추씨가 발아되지 않는다.

한살림에는 오이맛풋고추, 꽈리고추, 풋고추, 홍고추, 비타민고추, 청양고추, 토종풋고추가 공급되고 있다. 한살림 고추는 무농약 인증이라 해도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깨끗한 물에 씻어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먹기만 해도 좋다. 특히 오이맛풋고추는 다른 고추에 비해 매운 맛이 덜해서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꽈리고추는 볶음이나 조림을 해 먹으면 맛이 더 살아난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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