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유산, 한살림 고추장


조윤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하고 귀한 딸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생각해 보셨나요? 저희 엄마는 저에게 한살림 고추장을 물려주셨습니다. 엄마는 어릴 적부터 고추장을 무척 좋아하셔서 특별한 반찬 없이도 고추장 하나만으로 따스한 밥에 싹싹 비벼 잘 드셨습니다. 매 끼니 고추장을 늘 애용하신 엄마를 닮아서인지, 저도 고추장을 참 좋아합니다.

엄마가 결혼을 한 후, 외할머니는 연세가 많아져 힘이 부치시기 전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손수 만든 고추장을 엄마에게 계속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의 고추장을 먹고 자랐기에, 고추장 앞에 언제나 자동으로 외할머니를 붙여 ‘외할머니 고추장’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릇을 가지고 장독대에 가서 단지 안에 담겨있는 곱디고운 향과 빛깔의 외할머니 고추장을 정성스럽게 다독여 퍼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느 날 엄마는 제가 결혼을 하면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했던 것처럼 고추장을 만들어 줄 수 없을 것이라며 미안해 하셨습니다. 오랜 암투병으로 인해 집안일이 많이 버거우셨던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방긋 웃으시며 한살림 고추장이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제가 12살 때부터 엄마는 암 투병을 시작하셨는데 건강을 위해, 그리고 가까운 먹을거리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 한살림만 오래도록 이용하셨습니다. 우리가족에게 한살림은 무척 소중한 곳으로, 엄마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우리 가족의 밥상도 책임져 주었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생산자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들을 대하라고 교육하셨고 엄마처럼 결혼을 해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는 저 역시, 우리 집 먹을거리는 생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한살림 물품을 공급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 한살림 고추장은 언제나 냉장고 한 켠에 빨간 빛깔을 뽐내며 외할머니 고추장을 대신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엄마는 제가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투병 생활을 다시 시작하셨고 3개월도 안되어 하늘나라로 가셨기에 다른 주부들처럼 결혼 후 친정 엄마가 싸주시는 음식을 받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하고 고귀한 많은 유산을 저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그 수많은 유산 중 하나가 한살림입니다. 엄마는 저에게 한살림을 이용하며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소박하지만 멋진 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생활을 몸소 보여주셨고, 그런 생활이 몸에 배고 저절로 습득되도록 해주셨습니다..

자연의 선물들이 가득한 한살림을 언제나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고 항상 뜻 깊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살림. 오늘은 특별히 엄마가 그리울 때 생각나는 고추장 현미 떡볶이를 만들어야겠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