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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3년 4월 / 풀솜대

맵고 달고 몸에 좋은 풀솜대 나물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4월은 잔인한 달’ 시인 T.S 엘리엇이 말했습니다. 4월은 수많은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되는 달인데, 그는 왜 그런 표현을 썼을까요? 궁금하기도 하네요.

4월이면 단비를 머금은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나무들도 기지개를 펴지요. 봄꽃 중에 으뜸인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그렀답니다. 진달래와 철쭉은 비슷하게 생겨 혼동하기 쉬운데요.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진달래는 꽃을 피운 뒤 잎이 나오고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온 후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진달래는 참꽃이라 불리며 화전을 해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개꽃이라 불리며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답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찹쌀가루로 익반죽한 진달래꽃 화전을 만들어 차와 함께,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겠지요.

또, 4월은 산나물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합니다. 여러 나물이 나오는데, 그 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나물 풀솜대가 있습니다. 지장보살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보릿고개 때 주린 배를 채워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새순이 올라올 때는 둥굴레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풀솜대는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위로 올라갈수록 털이 많습니다. 줄기 끝에 하얀 꽃을 피우고 빨간 열매도 맺지요. 줄기가 곧게 자라며 어긋난 잎 사이로 꽃을 피우는 둥굴레와는 자랄수록 다른 모습을 띕니다.

풀솜대의 성질은 맵고 달며, 신체허약증, 두통, 월경불순에 좋다고 합니다. 뿌리, 줄기, 잎, 열매 등 모든 부분에 약효가 있고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건조시킨 뒤 약재로 쓴답니다. 물론, 풀솜대 나물은 어린순으로 해 먹지요. 풀솜대는 데친 후에 쌈으로 먹기도 하고 볶아 먹기도 하며, 다른 산나물과 섞어 무쳐 먹기도 합니다. 송송 썰어 비빔밥에 넣거나 묵나물로 만들어 먹어도 좋지요. 아기자기한 이름의 풀솜대 나물, 맛있겠지요?

청주에는 무심천이 유유히 흐르는데요. 조금 있으면 무심천 양 옆으로 벚꽃이 만개해 청주시민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벚꽃나들이를 즐긴답니다. 저도 화사한 봄을 풍성하게 만끽하러 무심천으로 달려가려고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들도 밖으로 나가 벚꽃 향기 속에 푹 빠져보세요. 봄, 봄, 봄이 왔어요!



글을 쓴 김주혜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