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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526호 “닭장 안에 젊음을 방목했어요"박준범 경북 경산 재래닭유정란 생산자닭이 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박준범 생산자의 닭장에 가보길 권한다. 높이 3.5m, 넓이 661㎡(200평)에 달하는 방사장(운동할 수 있게 따로 마련한 공간)을 들여다보면 된다. 닭이 푸드득 날개 짓과 함께 2m가 넘는 느티나무 가지에 오르는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닭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곳. 빽빽한 시중의 닭장과는 동떨어진 세상이다. 냠냠냠 참 맛있게도 유채꽃을 먹는다 “재래닭이어서 그런지 기운이 더 세다”며 유정란을 줍는 올해 36살의 박준범 생산자는 닭장을 손수 지을 정도로 역시 기운이 넘친다. 3년 전 어머님이 기르던 재래닭 300수를 물려받았고 손바닥이 솥뚜껑만 해질 정도로 힘써 지금은 4,500수.. 더보기
꽃이 징허게 좋구만이라~ 꽃이 징허게 좋구만이라~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유채꽃밭을 지나갑니다.해남댁이 “영감 천천히 구경하며 가지 그라요~ 꽃이 징허게 좋구만이라”라 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낭만은 얄짤 없습니다.“앗따! 임자는 속이 없구만~이잉. 언 제 이 땅에 꽃 없을 때가 있딴가, 쟁기 질 하느라 배고프구만~ 어서 가서 쑥 전이나 부쳐주소.”앞서가는 소도 집에서 어미를 기다리 는 송아지 생각에 마음이 급한 모양입 니다. 이렇게 투닥투닥 유채꽃밭을 지 나, 숯고개 길을 돌아 갑니다. 동박새 의 고운 목소리에 귀가 간지러운지 해 남댁이 들뜬 목소리로 말합니다.“새 소리 참 이쁘다이~ 영감 저 새가 무어라 하는 것 같소?”조금 천천히 가자는 해남댁의 말은 씨알도 안먹힙니다. “어서 가서 식구들 밥 차려주라 하네.”셋.. 더보기
겨울을 견뎌 낸 시금치 맛이 좋지라우 겨울을 견뎌 낸 시금치맛이 좋지라우 추위를 견디고 나야 달달한 맛이 생기는 시금치. 다행히 안골 시금치밭은 눈이 녹아 작업하기가 수월합니다.“올 시금치는 징허게 달고 맛이 좋지라우?”“눈이 오니께 맛은 좋은 갑네, 눈 올 때는 아무 일도 못 할 것 같더니만 햇볕이 난께 눈도 녹고 시금치도 잘 캐지고 좋구만 그랴~”“성님 이따 점심에는 나물 쪼매 무쳐 오시오, 된장에 참기름에 조물조물해서 맛나게 먹고 싶소야”“알었네, 내 집에 갔다 올테니 살살 캐고 있으소 잉~”“성님~ 내 털조끼도 갖고 오쇼. 날이 풀리는가 싶더니 쌀쌀해지요야~”시금치야, 엄동설한 긴긴날 눈 속에서도 살아남아 주어 고맙구나! 너나 된께 그 추위를 견뎌 냈겄지. 참 예쁘다!● 글·그림 김순복 해남 참솔공동체 생산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