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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제철밥상/이즈음 밥상

소식지 533호 한여름의 보물단지 호박편수 한여름의 보물단지 호박편수만두를 빚으며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여름의 맛이라고 알게 해준 당신께 감사하다고. 남들은 더운 여름 무슨 청승이냐고 할지 모르나, 맛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부드러운 만두피를 씹으면 입안에서 차르르 열리는 만두소. 그것은 마치 보물상자를 여는 것과도 같습니다. 아삭하게 씹히는 애호박, 부드럽게 살캉하고 씹히며 풍미를 더하는 표고버섯, 재료 사이사이 들어가 개운한 맛을 더하는 고추의 조합.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담박함이 당신을 닮았습니다. 재료가 있어 다른 계절에 만든다 한들 콧잔등의 땀방울을 식히는 이 맛이 절정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만들 때의 사사로운 수고는 함께 먹는 이와 누리는 행복에 비하면 기꺼운 일임을 몸으로 가르쳐 준 당신. 백 마디의 말보다 당신이 맛.. 더보기
소식지 531호 자연 안에서 쉼표를 그리다 모둠꼬치구이 자연 안에서 쉼표를 그리다 모둠꼬치구이주말 캠핑을 앞두고 가족회의를 엽니다. 함께 살지만,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우리. 1박2일만큼은 텔 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없이 온전히 자연 속에 머물며 서로를 향해 마음을 들이기로 합니다. 캠핑 분위기를 돋워 주 는 꼬치구이를 위해 서로 좋아하는 재료를 서너 가지씩 선택하고, 캠핑 전날 함께 한살림 매장에 들러 장을 봅니다. 구우면 뭐든지 맛있어지는 신비한 마법. 밖에서 먹으면 뭐든지 맛있는 불변의 법칙. 그것을 믿으면 모두가 만족하는 캠핑의 저녁 식사가 완성됩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돌아와서의 짐 정리도 뭐든지 함께. 투닥거릴 때도 있지만, 그곳에서 행복할 우리를 떠올리 면 마음은 쉬이 누그러집니다. 모두가 즐겁게, 자연에서 누리되 해가 되지 않는 것.. 더보기
소식지 529호 무르익은 계절의 맛이 담뿍 토마토저수분카레 무르익은 계절의 맛이 담뿍토마토저수분카레“엄마, 토마토가 수줍은가 봐.” 너의 마음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여름을 머금은 새빨간 완숙토마토.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햇빛이 고인다. 이런 토마토를 맛보여 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야. 오늘은 이 토마토를 듬뿍 넣어 네가 좋아하는 카레를 끓여줄게. 꼭꼭 씹을 때마다 각자의 맛을 온전히 느끼라고 감자, 당근, 양파, 토마토는 큼직큼직하게. 채소 하나하나에 담긴 영양이 너의 몸속에 쏙쏙 스며들기를 기도하며 뭉근히 오래 끓인 엄마표 토마토저수분카레. “엄마 카레가 최고 맛있어!” 작은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며 오물오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너의 두 뺨을 보고 있자면 나의 어깨는 저절로 올라가고 마음은 충만하다. 아이야, 그래. 너에게 주고 싶은 것은 언제나 그것이란다... 더보기
소식지 527호 마음 담아, 온기 담아 당신께 순두부국수 마음 담아, 온기 담아 당신께순두부국수5월의 들녘에서 분주할 당신에게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보냅니다. 고마운 이에게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 5월. 문득 매일의 밥상을 통해 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준 당신께 참으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날씨가 궂으면 궂은 대로 마음 졸여 가며 하늘과 함께 농사짓는 당신, 참 고맙습니다. 일곱 근의 땀을 흘리는 당신의 수고를 통해 매일의 밥상에 밥 한 그릇이 놓이고, 일일이 벌레를 잡고, 풀을 뽑으며 키운 제철 과일의 달콤함을 누립니다.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들녘에서 수고하는 당신을 생각하며 국수 한 그릇을 말았습니다. 담백하고 순한 맛을 내는 멸치 맛국물로 진한 국물을 내고, 힘쓰는 당신에게 국수로 부족할.. 더보기
소식지 525호 도시락 위에 내려앉은 봄꽃 삼색소보로도시락 마음에 살랑 봄바람이 인다. 움츠렸던 어깨가 따뜻한 봄볕 아래 사르르 녹고, 곳곳에서 “봄이야”를 외치는 꽃들에 마음이 웃는다. 찰나의 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자꾸만 산으로 들로 나서고 싶어진다. 소풍 기분을 더하는데 도시락만 한 것이 있을까. 자연에 취해 먹는 밥 한 그릇은 그 자체로 성찬이다. 꽃밭을 수놓은 듯 밥 위에 소복이 얹은 소고기, 시금치, 유정란이 참 고운 색과 맛을 내는 삼색소보로도시락. 고기 대신 두부나 표고버섯, 시금치 대신 좋아하는 봄나물, 오이, 당근 등을 이용해도 좋다. 밥과 함께 어우러진 각각의 재료들이 제맛을 내며 김밥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철 과일을 한 입 크기로 썰어 떠먹는요거트와 함께 병에 차곡차곡 담으면 제법 멋스럽다. 자연이 선사한 맛, 그리고 계절의 멋... 더보기
소식지 523호 푸릇, 입 안에 봄이 안기다 깻잎페스토파스타 초록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입춘이 지나고 경칩이 다가왔는데도 무거운 외투가 더 친근했던 탓이다. 봄이 더디 오는 듯 했지만 여전히 힘차게 제 몫을 다해 힘껏 자라난 채소를 식탁 위에서 만날 때면 저절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시샘으로 일관하던 바람도 피어난 꽃을 보고 마음이 누구러진 듯 따뜻한 햇볕을 만나는 시간이 더 길어진 이즈음, 바라보기만 해도 안정감을 준다는 초록색 채소들로 건강한 밥상을 차려보자. 흔히 먹던 채소로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조금 생경할 수도 있으나 흔히 바질로 만드는 페스토는 깻잎으로도 만들 수 있다. 그 풍미와 맛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깻잎, 잣, 현미유, 마늘만으로 만들어진 소스가 이렇게 깊은 풍미를 내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자연 속에서 제힘으로 살아낸.. 더보기
소식지 521호 온 몸이 기지개를 켜는 맛 대보름비빔밥 묵은 나물이 올려진 밥상을 대할 때마다 만든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갑절로 든다. 직접 말리지 않았을지라도 물에 불려 양념하고, 볶아내는 과정 끝에 탄생한 나물 한 접시에는 정성과 사랑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각 계절의 맛을 담은 나물들은 말리는 과정에서 영양이 더해질 뿐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깊어진다. 조리하면 독특한 향과 꼬들꼬들한 식감이 더해져 입안의 즐거움이 더한다. 조상들은 정월대보름 묵은 나물을 먹으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다. 돈만 내면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나물 하나에 숨겨진 생활의 지혜와 기술은 어느 것에 비견할 것인가. 오곡밥에 나물 만찬 호사를 누린 후에는 밥에 나물을 넣고 고추장을 올려 슥슥 비빈 후 구운 돌김에 싸 먹.. 더보기
소식지 519호 "그 맛 참 맑다", 바지락배추전골 맛있는 음식의 기본은 좋은 재료에 있다. 정성껏 키운 제철 채소만큼 좋은 재료가 있을까. 이즈음 한살림에서 공급되는 월동무와 월동배추는 추위를 이겨내며 자라 더 달고 아삭하다. 월동배추가 품은 아삭한 식감과 본연의 단맛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요리, 배추전골을 끓여보자. 맛국물은 자연산 참바지락을 쓴다. 한살림 자연산 참바지락은 태안 천수만 일대의 뻘에서 채취한 것으로 맛국물을 내면 그 자체로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전골의 재료는 월동배추, 버섯으로 충분하다. 바지락의 맛이 고스란히 베어 있는 맑고 시원한 국물, 씹을 때마다 아삭하며 단맛을 내뿜는 배추가 어우러져 내는 담백하고 소박한 맛은 입안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새해, 더 많은 것으로 화려한 멋과 맛을 내기보다 자연에서 온 그대로를 간직한 소박.. 더보기
소식지 517호 연말연시 따뜻한 식탁, 미트로프 저무는 해와 새로운 해를 맞으며 가족들을 위해 특별한 요리를 마련하고 싶을 때,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미트로프를 추천한다. 미트로프는 ‘미트볼’, ‘동그랑땡’, ‘함박스테이크’ 등 나라마다 유사한 요리가 있다 할 만큼 친근한 맛을 가졌다. 미국 가정식인 미트로프는 무엇보다 여럿이 모였을 때 넉넉히 즐길 수 있고, 다른 요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주요리 역할을 톡톡히 해 사랑받는 요리다.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풍성하고, 적은 양으로도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미트로프는 소고기로 만들지만, 돼지고기를 함께 섞으면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 제철 채소를 함께 구워 곁들이고, 따뜻한 밥을 함께 내면 제법 근사한 식탁이 차려진다. 미트로프는 빵 사이에 끼워 먹거나 샐러드에 곁들여.. 더보기
소식지 515호 냄새부터 입맛을 사로잡는 밥상, 버섯밥과 배추청국장찌개 이맘때쯤이면 밥 먹는 재미가 더하다. 햇잡곡을 넣어 잡곡밥을 짓거나 밤, 은행, 고구마, 굴 등을 넣어 별미 밥을 지으면 밥 한 그릇에 계절이 담긴다. 향과 맛이 깊은 버섯을 듬뿍 넣어 지은 버섯밥이면, 다른 반찬 없이 양념장만 곁들여도 서운하지 않은 밥상이 된다. 버섯에서 나온 물이 밥에 감칠맛을 더하고, 버섯마다 씹히는 촉감과 맛이 달라 풍성한 밥맛을 즐길 수 있다. 쌀과 버섯을 처음부터 함께 끓이지 않고, 밥물이 끓기 시작할 때 버섯을 넣으면 버섯의 식감이 한층 살아난다. 뜨끈한 국물이 아쉽다면, 배추와 두부를 큼직하게 듬성듬성 썰어 넣고 배추청국장찌개를 끓인다. 청국장은 맨 마지막에 넣고,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은은하고 깊은 그 맛. 뜨끈한 국물에 몸도 마음도 뜨듯해진다. 김장철이 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