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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그리고 새로운 한살림 30년 하얀 아카시아 꽃이 휘날리며 떨어질 때면 무위당 선생이 생각난다. 매년 5월 셋째 주말이면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그의 묘소에 모여 아카시아 그늘 아래서 밥 한 그릇 모셔 들고 선생의 말씀을 되새기며 우리의 갈 길을 되돌아보곤 한다. 몇 년 전 이현주 목사님께 글씨를 받으려고 뵌 적이 있다. 그때는 전국을 쏘다니며 무위당 전시회를 개최하며 일을 펼치고 다닐 때였다. 열심히 일에는 몰두하고 있었지만 늘 마음에 걸렸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선생의 유훈인 “내 이름으로 아무 일도 하지 마라”는 말씀이었다. 혹시 내가 하는 일이 선생의 유훈을 어기고 선생을 팔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은근히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목사님께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 한 말씀 해주셨다. “걱정 마시게, 선생님 말씀은 억지로 무.. 더보기
소식지 551호 _ 기운 나게 해 드리고 싶어요 기운 나게 해 드리고 싶어요 수육전골 일 년 내내 제멋대로 살다가도 5월이면 뜨끔해집니다. 연이은 기념일을 챙기다 보면 그동안 내가 가족에게,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나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팍팍한 일상을 핑계로 내 잘못을 헤아리기보다 쉽게 다른 사람을 탓했던 마음에 미안함과 고마움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살아갈수록 절실히 깨닫는 것은 내가 누려왔던 것들이 누구의 희생과 노력 없이 그저 쉽게, 허투루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의 밥상을 차립니다. 하루 세끼의 밥상으로 음식이 곧 사랑임을 알게 해준 어머니와 삶의 테두리를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 나를 일으켜 세워준 가족이라는 이름. 좋아하시는 음식, 대접해 드리고 싶었던 음식 등을 떠올리며 정성담아 차린.. 더보기
소식지 550호 _ 흙기사, 씨기사, 물기사 함께 볍씨 뿌려요 흙기사, 씨기사, 물기사 함께 볍씨 뿌려요 강원 홍천 명동리공동체 공동파종 (사진 왼쪽부터 이영옥, 최원국, 이재헌, 김양순, 이기숙, 김기섭, 이재관, 반종명, 류재한 생산자) 볍씨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살살 만지면서 요리조리, 그게 그거 같은데 강원 홍천 명동리공동체 생산자들 눈엔 그렇지 않은가 보다. 며칠 전에 좋은 놈으로 골라 소독하고 발아시킨 볍씨를 드디어 틀못자리에 뿌리는 날. 볍씨가 적당히 촉촉한지, 눈은 잘 틔웠는지 연신 살핀다. “못자리는 농사의 반”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니, 20년 넘게 친환경 벼농사를 함께 지으면서 2001년 전국 최초로 ‘농약 없는 마을’까지 선포한 명동리공동체 생산자들이 이런 일을 따로 한다면 서운하다. 공동 작업장에 모인 생산자들에게 물으니 볍씨를 깨워 소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