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정민 한살림청주 조합원
밝음과 따스함을 함께 지니고 있는 촛불은 특별하고 정겹습니다. 그래서인지 겨울이 깊어가고, 다시 새해를 여는 요즘에는 더욱 촛불을 찾게 됩니다.불을 붙이면 영롱한 빛을 띠며 은은한 향이 나는 빈도림 꿀초(밀랍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살림 물품이기도 합니다.
꿀초를 모르던 때에는 시중의 초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차를 덥히거나 집안 냄새 제거를 위해 촛불을 켜두면 눈이 따갑거나 이유 없는 두통이 생기곤 했습니다. 알고 보니 시중의 초는 대개 파라핀으로 만들어 불을 붙이면 발암물질인 톨루엔과 벤젠 등이 발생해서였습니다. 또, 저가의 초심지에는 납성분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어 인체에 유해하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한살림 꿀초는 벌이 꿀을 먹고 신진대사를 통해 체내에 서 생산하는 물질인 밀랍으로 만들어,한살림 꿀초를 사용하는 지금은 두통이 생기지 않습니다.
한살림 가을걷이에서 직접 꿀초를 만들어 본적도 있습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심지를 들고 줄을 섭니다. 보온 통에 담긴 녹인 밀랍에 차례차례 심지를 담갔다가 꺼내 다시 줄 끝으로 갑니다. 초가 굵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을 합니다. 줄이 길어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얼른 굵어지라고 오래 담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밀랍이 굳을 때까지 기다림이 있어야 하고, 빨리 초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 오래 담그면 이전 것도 녹아버린다며 생산자 분께서 따스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겨울 밤, 저녁식사 후 잠시 촛불을 켜두면 생활에 필요한 유용함이나 심신을 위한 아로마 효과를 넘어 마음이 환해지고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꿀초가 자신의 몸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모습을 보며, 저도 이웃과 지구와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우리나라에서 신라시대부터 썼다는 기록이 있고,고대 그리스에서도 사용했다는 꿀초는 기도할 때, 제를 올릴 때, 그리고 밝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자 사람들의 마음을 모을 때도 늘 우리 곁에 함께 했습니다. 한살림에서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전등을 끄고 생명의 불을 켜요’라는 이름으로 1시간 가량 전기 대신에 촛불을 켜는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꿀초는 물품명 그대로 ‘소망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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