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 이 귀한

 

정재국 이연화 횡성 공근공동체 생산자

귀농 4년차. 올 한해 정재국 생산자는 기꺼이 논에서 살았다. 논에 엎드려 종일 풀만 뽑았더니, 어느새 ‘오리농부’란 별명도 얻었다. 땅에 자리를 잡고 쑥쑥 크는 벼들과도 부쩍 정이 들어 이제 쌀 한 톨 한 톨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다. “귀한 낟알 하나하나가 막상 밥상에 오르면, 그만큼 귀한 줄 몰라요. 인간의 오만함이죠. 진짜 농부가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20년 넘게 한살림 농사를 지어오신 어머니 이연화 생산자는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 대신 논과 밭으로 매일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몸담은 공근공동체 어르신들은 만날 때마다 “논에 물이 부족하다.”, “풀이 많다.” 헤매는 그를 아들처럼 챙겼다. 그는 이제 키 작은 모들이 땅을 딛고 일제히 일어나 자라는 생명의 경이를 느끼고, 논에 오면 소리내 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공근공동체가 시작한 한살림운동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 꿈도 점점 커진다. 요즘은 소 돌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년부턴 논과 밭에 소의 분뇨로 만든 퇴비를 넣어 순환농법을 시작해보려고요. 할 게 참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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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에 현미국수를 내는 효자원식품은 1993년부터 도토리, 녹두 등 전분류 물품을 생산하면서 전문성과 기술력을 쌓아온 생산지입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의지로 첨가물 없이 쌀과 소금만으로 쫄깃한 국수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했지만, 수입 밀로 만든 값싼 국수가 선점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다 건강한 먹을거리와 식량 자급에 관심이 많은 생협에 알려져 지난 5월부터 한살림서울 지역 물품으로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농약 현미(98%)와 볶은소금(2%)으로만 만들어져 밀가루나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고, 스파게티 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많은 조합원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살림서울 가공품위원회에서는 현미국수를 보다 쫄깃하게 삶는 방법과 요리방법을 직접 연구해 물품포장지에 안내하였습니다.
현미국수는 일반 국수보다 물을 많이 넣고(500g 기준, 2,500CC) 삶은 뒤 불을 끄고 2~3분간 뜸을 들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찬물에 매끈해질 때까지 헹구면 스파게티 면으로도 훌륭합니다. 현미국수로 영양가득 스파게티, 비빔국수, 잔치국수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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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미자 한살림성남용인 조합원


제게 한살림은 참 오래된 인연입니다. 매주 한살림 물품이 공급되는 날이면 계란 몇 알, 식빵 한 봉지, 두부 몇 모 이렇게 주문한 사람의 몫을 거실 바닥에 펼쳐놓고 나눠서 이웃에게 배달하던 올케언니의 모습이 함께 떠오릅니다. 80년대 한살림 초기의 모습이지요. 그 당시 저는, 오빠네 집에서 살면서 매주 거실에 물품을 늘어놓고 이웃에게 나눠주는 올케언니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힘든 일은 도맡아서 한다고 핀잔이나 주던 대학생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물품을 주문하고, 물품 받는 일을 해야 했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 올케 언니가 거의 도맡아했지요. 저는 올케언니와 함께 물품 배달꾼이 되어 5층짜리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그때 올케언니가 해준 현미밥을 처음으로 먹었고, 낯설었던 친환경 먹을거리에 대해 들으며 몇 년을 보낸 뒤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혼집이 안산이라 올케언니에게서 먹을거리를 갖다먹을 수도,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도 없어 한살림과의 인연은 이어 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는 제게 올케언니가 챙겨준 한살림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순면행주세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첫아이가 태어났을 무렵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자주 보지 못하는 올케언니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순면행주세트는 사진처럼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올케언니가 챙겨준 물건이 행주 한 장만은 아니었는데, 사용하지 않아 빛바랜 행주를 꺼내 볼 때마다, 올케언니의 한살림에 대한 열정과 가족들과 투덕거리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흰 쌀밥이 사라진 식탁에서 조카들이 투정부리던 일, 조카가 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몰래 사먹고 나머지를 1층 우체통에 챙겨두었다 들켜서 혼난 일, 너무 거칠어 맛이 없었던 우리밀 식빵을 처음으로 한입 베어 물던 순간…. 지금은 다양하고 먹기 좋은 물품이 많아졌지만 초창기 한살림은 물품 수도 부족하고, 시중에서 접하던 맛들이 아니어서 늘 한살림 밥상은 맛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친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며 7년이란 세월을 함께 보낸 올케언니는 늘 고마운 추억입니다.

저는 이리저리 미루다가, 결혼한 지 20년이 넘어서야 한살림의 조합원이 되었답니다. 얼마 전 매장에서 순면행주를 보았습니다. 올케언니를 만난 것 마냥 기뻤습니다. 얼마 전, 올케언니가 한국에 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 년 만에 보는 올케언니에게 한살림 얘기를 해 줄 생각을 하니 괜히 설렙니다. 남들에게는 큰 일이 아니겠지만, 올케언니와 함께 한 한살림과의 인연들에 대해서도, 친정아버지가 아무 말도 못하고 거친 현미밥을 맛있다며 먹었다는 얘기도 웃으면서 실토해야겠네요. 이제 번듯하게 차려진 한살림 매장도 구경 시켜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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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쌀로 만든 고기?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아요

김교선 하이즈 생산자


·사진 손 희 편집부



성인병, 비만과 같은 건강문제, 환경과 동물에 대한 관심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하는 이들이 늘었다. 더불어 고기를 대체 할 식물성 단백질을 찾는 이도 많아졌다. 동물성 단백질 때문이라고 지목되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육류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한살림에는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쌀고기가 있다. 발간빛 황토와 낙지밭 갯벌이 떠오르는 전남 무안. 드넓은 양파밭 가운데 쌀고기를 만드는 가공생산지 하이즈가 있다.

 하이즈의 김교선 대표는 2005년 쌀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했다가 ‘한국은 중국쌀을 먹게 될 거다’라는 한 중국인의 말에 위기감을 느꼈다. 우리쌀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쌀은 한국인의 주식이고 영양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우리쌀에 주목할까 오래 고민했어요.” 5년 동안 연구개발한 이 특별한 고기는 2006년에 열린 서울국제쌀박람회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2009년에 한살림과 인연이 닿았다. “의욕만 앞섰던 제게 식품공장 설비를 제대로 갖추도록 한살림이 많이 도와주었어요. 이해관계를 넘어 가족처럼 믿고 챙겨주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재료와 사양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 한살림 실무자를 만날 때마다 철저하게 관리하고 독려해주는 것이 느껴져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고 한다.

현미쌀가스 포장이 한창이다


 하이즈의 쌀고기는 콩고기와는 좀 다르다. 대두단백을 추출해 만든 콩고기는 콩이 원료의 대부분이며, 단가 등의 이유로 수입산 대두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쌀고기는 쌀뿐 아니라 곡물과 채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만든다. “고기대용식보다는 우리쌀과 농산물로 탄생한 고기에 버금가는 영양식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교선 생산자가 힘을 실어 말했다.

 무농약 우리쌀, 한살림 무농약 콩, 국산 버섯과 들깨를 알맞은 비율로 배합해 반죽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숙성을 통해 담백한 맛을 끌어올린다. 숙성과정에서 생긴 기포를 없애주고 찰기를 더하기 위해 2차 반죽 과정을 거친다. 무안에서 재배한 채소 등 갖은 재료를 더해 쌀주물럭, 쌀고기탕수육, 쌀로만가스, 쌀너비아니를 완성하고 냉동시켜 포장한다. “곡물을 숙성한 제품이라 해동을 시키면 부서지기 쉬워요. 꼭 냉동상태에서 바로 요리하세요.” 쌀주물럭 외에는 냉동상태에서 조리해야 기름이 스며들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각종 채소, 매실액, 고추장, 된장 등을 알맞게 더하면 더 맛있게 쌀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생산지 맞은편 넓은 양파밭, 대부분의 원재료는 무안에서 자란 채소들을 이용하고 있다.


 현미로 만든 쌀고기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1년 동안 개발한 현미쌀고기는 좀 더 고소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다. 예를 들어 쌀가스는 100g당 단백질이 14g, 현미쌀가스는 100g당 18.44g이다. 일부 물품들은 단백질이 탄수화물보다 더 많이 함유된 경우도 있다. 또한 쌀고기는 식물성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해 채식을 하는 이들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근래에는 급식 식단에 쌀고기를 활용하려는 영양사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며 지금은 부산, 광주 등에 있는 학교급식소에 납품을 하고 있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40대 초반, 쌀에 대한 애정으로 쌀고기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너무 바쁘게 사업에 몰두하느라 가족과의 추억이 없어 가끔 후회하기도 했다는 김교선 생산자. 그러나 정성껏 만든 물품을 조합원들이 많이 선택해주어 지금은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더 많다고 한다. 직접 전국에 있는 한살림 매장을 방문하여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등 제품을 알린 꾸준한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교선 생산자는 2011년 용인에 있는 한살림 매장에서 여느 때처럼 홍보활동을 하다가 한 젊은 조합원을 만났다. “물품을 앞뒤로 한참 살피더니 손에 쥐고만 계셨어요. 가격이 부담되었는지 젊은 아기엄마가 고심을 하는 것 같았죠. 나가실 때 따라가서 홍보용 샘플이라고 하고 슬쩍 챙겨드렸어요.” 다시금 한살림을 가족같이 여기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의 활력 넘치는 모습은 해가 잘 들고 안개가 적다는 무안의 맑은 날씨와 왠지 잘어울리는 것 같다. 백미대신 현미로 만들어 새로이 선보인다는 현미쌀고기의 전망 또한 쾌청하기를 기원한다.



현미로 맛과 영양을 높인 새로운 현미쌀고기 4종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