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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28 자연 순리에 따라 생명을 담은 한살림유정란
  2. 2015.04.27 소식지 526호

자연 순리에 따라 생명을 담은 

한살림유정란







한살림은 달걀, 계란이라는 표현 대신, 수탉과 암탉이 어울려서 낳은 ‘유정란’이란 용어를 사용해 왔다. 1986년 한살림농산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순간부터 쌀, 잡곡, 참기름, 들기름과 함께 소비자 조합원들의 식탁에는 꾸준히 한살림 유정란이 올라왔다.

달걀은 식탁에서 ‘만만하게’ 만나는 재료 중 하나다.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먹는 달걀 소비량은 1980년대 119킬로그램에서 2014년 242킬로그램으로 꾸준히 늘었다. 딸은 안주고 아들만 몰래 주었을 만큼 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냉장고 붙박이 취급을 받는다. 심지어 근육 좀 키운단 사람들은 흰자만 먹고 노른자는 별 생각 없이 버리기도 한다.

아파트를 빗대어 ‘닭장’이란 표현을 쓸때가 종종 있다. 일반 양계 닭이 A4용지(210×297㎜) 정도의 공간만 차지한 채 위아래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 때문일 게다. 일반 양계장은 햇빛 대신 형광등으로 낮밤을 밝혀 억지로 산란을 유도하고, 바람 한 점 없는 오염된 계사 속에서 항생제로 일생을 버티게 한다. 성장·산란촉진제와 강제 털갈이, 점등관리 등 산란율을 높이기 위한 일체의 동물학대도 서슴지 않는다.

한살림은 애초부터 유정란 한 알 한 알에 생명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다. 수컷이 필요 없는 무정란이 아닌, 자연 순리에 따라 얻는 유정란을 고집한 것도 이러한 생각 때문이다. 닭들이 생활하는 계사 역시 널찍한 공간에 암탉, 수탉을 15:1 비율로 자유롭게 풀어놓고, 햇빛이 비추고 바람이 잘 드나들 수 있는 개방형 계사를 지었다.

먹이에서도 사료와 함께 풀(청초나 풀김치)을 넉넉히 주어 1년 내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 농가가 생후 70일 이상의 중병아리들을 들이는데 반해 한살림은 갓 부화한 어린 병아리들을 데려와 다섯 달 이상 자식처럼 길러 유정란을 얻는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병아리를 기르는 건 굉장히 섬세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현미와 청치(덜 여문 나락)같은 거친 먹이를 이유식으로 주며 정성껏 기르는데, 이는 소화력을 높여 건강한 닭으로 클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함이다. 50cm 높이에 설치한 횃대를 오르내리며 다리 힘을 키운 닭들은 생후 5개월 후부터 겨와 톱밥 등을 깔아 부드럽고 빛을 차단한 아늑한 산랑상자에 초란을 낳기 시작한다.

개방형 계사에서 자라는 닭은 낮과 밤, 사계절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봄,여름보다 해가 짧은 겨울에 알을 더 적게 낳아 자연스레 몸을 회복할 수도있다. 계사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바람과 햇볕은 닭똥이 왕겨, 짚들과 섞여 자연스럽게 마르고 발효되는 것을 돕는다. 그 위에서 닭들은 모래 목욕을 하고, 부리로 땅을 파는 고유 습성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발효를 거친 닭똥은 병아리와 닭이 사료와 함께 먹는 수단그라스, 호밀, 청보리 등 청초의 질 좋은 유기퇴비가 된다. 자연 속에서 동식물들이 유기적인 순환 고리의 생명활동을 이어가듯이 말이다.

그 알이 그 알이 아닌 이유

한살림은 1980년대 후반부터 지역공동체들이 주축이 되어 유정란을 생산해왔다. 이 공동체들 대부분이 일본 야마기시즘 양계법을 들여와 따랐는데, 이 양계법의 핵심은 햇빛과 바람이 통하는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닭들이 고유의 본성을 유지하며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 모두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것처럼 작은 닭이나 큰 닭, 활동성이 높은 닭이나 그렇지 않은 닭들을 획일화하지 않는다. 이렇게 서로 다른 저마다의 닭들이 생산한 유정란의 색깔과 크기 등이 일반 마트의 것처럼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것은 친환경 양계법의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일반 유정란과 Non-GMO 유정란 모두 어린 병아리 때부터 햇살과 바람이 통하는 개방형 계사에서 풀사료를 먹으며 자란다. 두 유정란의 구분 기준은 사료에 있는데 일반 유정란은 무항생제 사료를, Non-GMO 유정란은 유기사료(Non-GMO, 무농약, 무화학비료)를 먹인다. Non-GMO 유정란은 한살림 축산물의 Non-GMO 사료 전환을 결정한 뒤 시범사육을 거쳐 나온 첫 결실이다.

재래닭유정란의 경우 우리나라 고유 재래닭을 넓은 방사장(1칸 당 165㎡ 넓이의 닭장에서 3.3㎡ 당 15수의 닭을 기르며 방사장은 닭장의 2배의 넓이로 조성됨)에서 자유롭게 키운다. 재래닭유정란 생산자의 하루 일과는 닭들이 뛰놀 수 있는 방사장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된다. 재래닭은 다른 닭들에 비해 운동성이 높으나 생산성은 보통 유정란의 2분의 1 이하로 낮은 편이다. 또한, 그 알은 일반 유정란의 초란 정도 크기로 작지만,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다.

글·사진 문하나·문재형 편집부


어머니가 사랑방 손님에게 

준 마음의 크기는?


지금이야 만만한 것이 계란 요리지만, 옛날엔 부잣집 도련님이나 도시락 밑에 계란프라이를 깔 수 있었다. 귀한 손님에게 드리는 최고의 상차림도 알을 낳을 수 있는 씨암탉이라 오죽하면 씨암탉의 적이 사윗감이란말도 있었다. 인간이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때부터 마당 한 편에 늘 닭이 있었지만, 그 가치는 점점 예전만치 못하다. 구한말 달걀 값이 같은 무게의 소고기와 같았다는 말도 있지만, 지금은 구운 계란 하나를 껌 한 통 값으로도 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달걀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 중 하나로, 일본과 함께 날달걀을 먹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옛 소설이나 작품에도 달걀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곤 했는데,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소설 속의 삶은 달걀은 어머니가 사랑방 손님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푸라기로 곱게 엮어 달걀 서너 개를 선물로 주는 것도 과거엔 흔한 풍경 중 하나였다고 한다. 끼니 때우기 용으로 편의점에서 가장 만만하게 집어들 수 있는 것이 달걀이 될 세상이 올 줄 그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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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안에 젊음을 방목했어요"

박준범 경북 경산 재래닭유정란 생산자

닭이 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박준범 생산자의 닭장에 가보길 권한다. 높이 3.5m, 넓이 661㎡(200평)에 달하는 방사장(운동할 수 있게 따로 마련한 공간)을 들여다보면 된다. 닭이 푸드득 날개 짓과 함께 2m가 넘는 느티나무 가지에 오르는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닭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곳. 빽빽한 시중의 닭장과는 동떨어진 세상이다. 


냠냠냠 참 맛있게도 유채꽃을 먹는다


“재래닭이어서 그런지 기운이 더 세다”며 유정란을 줍는 올해 36살의 박준범 생산자는 닭장을 손수 지을 정도로 역시 기운이 넘친다. 3년 전 어머님이 기르던 재래닭 300수를 물려받았고 손바닥이 솥뚜껑만 해질 정도로 힘써 지금은 4,500수를 기르고 있다.

박준범 생산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말 그래도 행복한 농부다

사료 외에 계절마다 풀을 준다. 요즘엔 유채꽃 철이라 유채꽃을 준다


닭장이 넓은 만큼 일도 많다. 외출도 못하고 닭장 안에만 있을 때도 있지만 맘껏 뛰노는 닭을 보면 그저 흐뭇하다.

신선한 유정란은 노른자가 쉽게 터지지 않는다. 실제 젓가락으로 잡았는데도 터지지 않는다


“주말에 알 안 낳는 닭 어디 없나요?” 가끔은 쉬고 싶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의 모습에서 경쾌함이 느껴진다.

유정란이 참 곱다. 마치 조약돌 같다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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