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으로 정성 다해 길러낸 한살림 배

한살림배 


이맘 때 실컷 맛보는 10브릭스 이상의 당도

한살림 배는 전남 나주와 순천, 경북 문경, 칠곡, 상주를 비롯해 경기 여주와 파주, 강원 홍천과 충북 괴산, 충남 예산, 연기, 아산 일대에서 자란다. 2013년 기준으로 24세대의 생산자 가구가 총 374,128㎡(111,372평)의 과수원에서 귀한 자식처럼 정성을 다하고 있다. 8월 말 부터 공급되는 조생종 원황을 시작으로 9월부터 10월 초까지는 중생종 황금·풍수·수황·화산 품종 등이 공급되고 10월부터는 만생종인 신고·감천·추황·만수 등이 나오게 된다. 신고 품종 같은 경우 저장고에 보관해 이듬해 4월까지도 공급하지만 지금 이맘때가 제철 배를 맛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더욱이 한살림 배는 당도 기준이 10브릭스(Brix, 100g 당 함유하고 있는 당의 양) 이상으로 시원한 단맛이 가득하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해충이 심한 작물로 농약 없이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

시중 저농약 보다 두 배 이상 까다롭게 키운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해충이 심한 작물로 농약없이 키우기가 무척 힘들다. 그러다보니 한살림에도 저농약 재배가 75% 이상으로 유기 재배나 무농약 재배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한살림 저농약 배는 다른 생협들이나 친환경농산물판매처에 나오는 일반적인 저농약 배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살림 일반적인 저농약재배 기준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자체금지농약을 설정해놓고 고독성, 발암성, 침투이행성 농약은 사용을 금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대단히 독성이 낮은 농약에 한해 연중 6회 (일반적인 저농약 재배는 평균 12회 이상, 관행농업은 24회 이상)이내로만 쓸 수 있게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출하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사용하는 지베렐린 같은 성장조절제도 한살림에서는 일체 사용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다. 똑같은 모양의 저농약 재배 표시를 달고 있어도 한살림 물품은 훨씬 더 까다롭고 엄격한 재배기준을 통과한 것들이다.

 

 

 

 

 

한살림 배는 성장촉진제 없이 오래도록 햇볕을 받으며 익어간다

“성장촉진제 없이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야 배가 달지요”

배 농사의 시작은 배 수확이 끝나는 10월부터다. ‘감사 퇴비’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수확에 감사하며 내년에도 풍작을 기대하면서 땅이 얼기 전에 골고루 퇴비를 준다. 겨울이 오면 상한 가지들을 잘라내는 가지치기가 시작된다. 이런 작업이 한겨울 내내 이어지지만 두껍게 옷을 덧입는 것 말고는 달리 추위를 피할 방법은 없다. 2~3월에는 햇빛이 나무에 골고루 들도록 가지를 끈으로 묶어 자라는 방향을 잡아주는 작업을 하고 4월에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 석회보르도액과 석회유황합제 등을 뿌린다. 농약은 저독성이고 그것도 몇 번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병충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꽃이 핀 뒤에는 4월 중순부터 열매가 맺도록 일일이 손으로 수정을 해준다. 이때부터 20일 정도 지난 뒤에는 좋은 열매만 남기고 적과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치기 쉬워 한꺼번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갈수록 일손 구하는 게 힘들다. 배가 엄지손가락만 해지는 6월이 되면 병충해를 막기 위해 일찌감치 봉지를 씌우고 수확 때까지 오래도록 햇빛을 받게 한다.
“성장촉진제 없이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야 배가 달지요. 지금부터는 마냥 하늘에 기대는 거예요.” 10년 넘게 한살림에 배를 내 온 이성열 조영분 충남 아산연합회 산동공동체 생산자 부부의 대답 속에 자연의 순리가 담겨있다. 제조체를 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햇살 아래서 서너 번 김을 매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풀이 있어 나무에 병도 덜 오고 고온 피해도 줄일 수 있어 고맙다고 했다. 배는 표면에 쉽게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행여 손자국이 남을까 수확 때도 조심 조심이다. 수확한 배는 다른 배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꼭지를 자르고 완충망에 하나하나 넣어 물류센터로 보낸다.
매장이나 공급을 통해 우리가 손쉽게 만나는 배는 이렇게 정성 가득한 손길들을 거친 것들이다. 혹시나 색이 탁하고 크기가 작아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속은 알차고 참 달다. 가을 지나면 아쉽게도 더는 맛 볼 수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투박하지만 정직한 세월이 담겨있는 한살림 생산자들의 손처럼 고맙고 귀한 배다.

 

한살림 배를 이용한 요리법 알아보기

한살림 배와 배를 이용한 물품들

배/유(대:3개)

배농축액(500g)

떠먹는배도라지청(230g)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

키워보니 키우는 이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공명진 한살림고양파주 조합원/
웃음소리 소모임원

* ‘웃음소리’는 한살림고양파주 파주지역 조합원들이 아이가 자연과 더불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조직한 육아 소모임입니다.

4월 한살림고양파주 소식지에서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김상기 생산자께서 배나무를 분양한다는 소식을 보고 육아모임인 ‘웃음소리’에서는 5가구가 모여 배나무 한 그루를 분양 받았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배가 많이 열리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우리들만의 배나무가 생긴다는 것과 민통선 안으로 함께 소풍을 갈 수 있는 즐거움이 생긴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첫 번째 모임날. 임진강역에 모여 인원을 점검하고 민통선 안에 있는 배나무밭을 향해 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웃음소리’ 배나무가 생긴다고 하자, 모두들 수다쟁이가 되어 차 안에서 들썩들썩 거리며 벌써 신이 났습니다. 배나무를 한 그루 정하고 나서 아이들은 준비해간 크레파스로 ‘웃음소리’라고 팻말도 달고, 생산자께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떡도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두 번째 모임날. 배봉지를 씌우러 다시 찾았을 때 배나무에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귀엽고 예쁘게 생긴 배가 올망졸망 달려있었습니다. 잦은 비로 일정이 연기가 된데다 작년에는 거의 열리지 않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지를 씌우면 벌레도 안 먹고 새들의 공격도 막을 뿐 아니라, 껍질이 부드러워지고 배 색깔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아빠들이 나서서 열심히 씌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들에게 봉지를 열심히 건네며 한몫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힘 조절이 잘 안 되어 떨어지는 배가 생길 때는 아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잘 씌울 수 있었습니다. 배밭 입구 쪽에는 마침 오디 열매가 많이 열려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손과 입이 시커멓게 되도록 열심히 따먹었는데 아이들은 집에 돌아올 때도 언제 또 오디열매를 먹을 수 있냐며 내년에도 맛보게 되기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추석이 지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를 수확하러 간 날. 어느 새 배는 무럭무럭 자라 홀쭉했던 배봉지가 터질듯이 부풀어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정해놓은 배나무로 가보니 팻말이 땅에 떨어져 있었고, 올 여름 잦은 비와 태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팻말을 다시 세우고 잘 익은 배를 따자마자 껍질을 깎을 새
도 없이 아이들이 달려들어 껍질째 먹어 보고 너무 맛있다며 한 개씩 들고 베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올 여름에는 비는 많이 내렸지만 수확하기 몇 주 전부터 날씨가 계속 좋아서 배가 맛있을 거라던 생산자님 말씀을 아마 그날 배를 함께 수확했던 사람들은 모두 공감했을 겁니다. 정말 물기 많고 달고 빛깔도 고왔습니다. 모두 모여 생산자께서 준비해주신 막걸리와 따끈한 감자, 김치를 먹으면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김상기 생산자님이 올해 유기농 인증도 받아 그것도 함께 축하했습니다. 사실 올해도 날씨가 좋지 않아 배 수확량이 예년의 20% 정도밖에 안돼 많이 힘들었을 텐데 맛난 배를 맛보게 해주셔서 더욱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웃음소리’ 아이들과 함께 배나무 키우며 고운 추억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한살림연합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