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잎채소, 포도즙, 쌀과자한살림 물품으로 내 몸에게 사과를

 

민예지 한살림서울 조합원

 

오랫동안 일에 치여 종종거리며 밥 한 끼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지내다 기어이 탈이 나고 말았다. 잦은 위경련에 장염, 목 디스크까지 생겨 가장 바쁜 때에 한참을 병원 신세나 지게 된 것이다. 전화로 일일이 사정설명을 하고 죄송합니다 소리를 한참 한 후에 찾아온 적막은 참 서럽고 공허했다. 화살을 돌릴 데가 없어 최근 시작한 일의 담당자만 공연히 원망해보기도 했다. 약 기운에 해롱대면서도 막상 잠이 들지 않던 밤, 하릴없이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에서 나는 누가 나한테 가장 못되게 했는지 발견했다. 범인은 나였다. 사진첩에 담긴 음식 사진들은 햄버거나 커피 같은 게 전부, 카드 사용내역은 술집이나 김밥체인점이 주로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몇날 며칠 주사와 약으로 진정시킨 몸을 끌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했지만, 몇 가지 약속은 꼭 지키기로 다짐했다. 하루 한 끼는 꼭 집에서 밥을 먹자, 커피 대신 과일을 먹자, 속이 허기질 때는 좋은 군것질을 하자. 언뜻 별 거 아니지만 밤샘이 많고 생활이 불규칙한 내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내 몸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다.

 새벽에 들어와 아침에 급히 나가야 할 때는 바쁜 만큼 밥그릇을 들고 서서 먹는 아침식사가 되곤 한다. 이런 날, 따뜻한 밥 위에 한살림 어린잎채소와 샐러드소스를 뿌려 먹는 게 가장 좋았다. 아침부터 거하게 먹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내 습관에 딱 맞게 깔끔하고 신선한 한 끼가 된다. 친환경이라 믿을 수 있고, 오전 내내 채소의 싱그러움이 입안에 맴돌아 기분도 좋아진다.

 커피 대신 과일을 먹자는 생각은 한살림 포도즙이 채워준다. 노곤하고 힘이 나지 않을 때 포도즙 한 팩을 잘라 컵에 따르면, 그 진한 색만 봐도 기운이 나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대충 주문해먹던 포도즙과는 차원이 다른 농도에 항상 놀라곤 한다.

 속이 허하고 입이 심심할 때는 한살림 동그랑쌀과자가 제격이다. 대충, 마트에서 사다 놓던 과자들은 한참 생각 없이 먹다보면 속이 느글거리고 입이 텁텁할 때가 많은데 한살림 동그랑쌀과자는 항상 담백하고 깔끔해 불쾌감이 전혀 없다.

 한살림 모과차를 하루 한잔 마시는 시간은, 내가 홀대했던 몸과 화해하는 시간이다. 따뜻한 머그잔을 손에 쥐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며, 오늘 내가 뭘 먹었는지 생각해보곤 하는데 이렇게 한살림의 좋은 먹을거리로만 가득 채운 날에는 몸을 호강시켜준 기분이 들어 우쭐해지기도 한다.

 요즘은 틈이 생길 때마다 한살림 장보기 사이트에 들어가, 오늘은 어떤 물품으로 호강해볼까 둘러보는 취미가 생겼다. 내 몸에 건강을 찾아주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할 수 있게 해준 한살림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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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 달래준 밥상의 기억

 

정수정 한살림고양파주 조합원

 

 

밥 한 그릇

나름 학문에 큰 뜻을 품고 일찌감치 지방 소도시로 떠난 유학생활, 고등학교 3년 질풍노도의
시간을 나는 무허가 상가주택의 맨 끄트머리 구석진 방에서 고스란히 앓으며 보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된통 걸리던 감기몸살, 어느 날 혼자서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고 간 고향 친구 지연이가 집에 가서 그 이야길 꺼냈나 봅니다. 지연이 엄마가 전화를 걸어오셨지요.
“수정아, 뭐 먹고 싶은 거 없니? 아줌마가 해가지고 갈게.”
그때의 나직하고 따듯한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대로 밥알을 삼키지도 못하고 있던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김치찌개요” 대답했습니다. 그날 저녁 지연이 엄마는 하얀 쌀밥에 김치찌개를 끓여 직접 내 방으로 오셨고, 엉망으로 널브러져 있던 옷가지며 책까지 말끔히 치워주고 가셨습니다. 김치찌개와 밥을 우걱우걱 퍼먹으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감기가 말끔히 나아버린 것은 말할 나위 없었지요.

 

밥 두 그릇

그저 젊음이 버거워 마냥 방황하던 이십대 중반의 초여름, 아침 일찍 일어나 무조건 집을 나섰어요.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친구 순영이의 첫 발령지였던 경기도 이천의 한 중학교 이름뿐. 휴대전화도 없이 어렴풋한 기억을 애써 떠올리며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해 버스를 두어 번 갈아타고 겨우 학교를 찾아낸 시간은 그림자가 한가롭게 누운 늦은 오후였어요.
교실 창문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마침 수업 중이던 친구를 찾아냈고, 담벼락 아래 장미꽃 덩굴을 구경하며 친구의 퇴근시간을 기다렸지요. 그날 우린 시골의 허름한 술집에서 맥주를 실컷 마시고도 모자라 친구의 자취방에 누워 밤새 이야기를 했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친구는 벌써 출근을 한 후였어요.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리니 머리맡에 놓여있는 작은 밥상과 양말 두 켤레, 그 위에 곱게 접힌 종이 한 장이 눈에 띕니다.
‘수정아, 밥 꼭 챙겨먹고 가. 국은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있으니 데워서 먹고, 양말은 둘 중에서 맘에 드는 걸로 골라 신고 가.’
속 쓰린 아침 친구의 집에서 혼자 먹는 밥이 어찌 그리 달았을까요. 나는 편지와 양말 두 켤레를 번갈아 쳐다보며 자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밥 세 그릇

결혼을 하고, 밥을 얻어먹는 일보다 밥을 차려 가족을 먹여야 하는 날들이 많아질 즈음 문
득 지쳐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 나 자신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듯한 허망함에 시달릴 즈음, 내게 한살림을 알게 해 준 한 선배가 있습니다. 10년 전 직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 가정과 일터를 오가느라 분주한 선배의 모습은 한없이 커 보이긴 했지만 그만큼 숨 가쁘게 느껴지지도 했습니다.
“수정 씨, 집으로 밥 한 번 먹으러 와.” 입버릇처럼 하던 선배의 말이 그제야 떠올랐어요.
처음 찾아간 선배의 집에서 그가 손수 준비한 따듯한 밥상에 마주앉았지요. 작은 무쇠가마솥에 갓 지은 잡곡밥, 된장으로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 말갛게 끓인 다시마 북엇국, 대낮의 막걸리 한 잔까지. 투박한 질그릇에 담긴 점심 밥상은 고향집 엄마의 향기와 다르지 않았어요. 그 후로 지친 마음을 둘 데 없어 심란할 때면 슬그머니 선배의 밥상을 찾는 염치없는 후배가 되어버렸지요.


이제, 마음이 힘든 누군가를 위해 내가 손수 밥상을 준비할 때가 된 것 같네요. 내가 차린
작은 밥상도 누군가의 지친 마음을 쉬어갈 수 있게 해준다면 한없이 기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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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배미정․조합원

“형님! 놀라지말고 들으세요. 어머님이 내일 수술하신대요.”

몇 주전 밤 늦게 걸려온 전화 한통. 놀라지말고 들으라는 올케의 말에 가슴이 더욱 방망이질쳤다. 올해 칠순이신 엄마가 수술이라니? 간암, 위암, 유방암, 췌장암…….



“담석증이래요. 쓸개에 담석이 막혀서 오늘 입원하셨대요.”

휴!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경상남도 진주. 천리길이다. 내일 아침 새벽같이 가자니 옆에서 간호하시는 아버지의 끼니가 걱정되었다. 며칠간 머물면서 엄마 병간호도 해드리고 아버지도 챙겨드리면 좋으련만 우리 애들 학교는 어쩌고? 국물이라도 있으면 혼자라도 진지 드시기 좋으련만. 언제 끓여 식혀서 가냐고?

바로 그 때 퍼뜩 생각난 것이 한살림 곰국이었다. 얼려진 것이라 가져가기 좋고 한 개씩 해동시켜가며 드시기도 편리할 것이다. 우리 애들이 할머니표 곰국이라 좋아하니까 맛은 보장 받은거나 마찬가지일터.

다음 날 아침 마음은 급했지만, 매장의 개장시간을 기다려 달려갔다. 한살림이 옆에 있어 참 다행이라 여기며 곰국을 사들고 터미널로 향했다. 그렇게 하루 밤을 병원에서 보내고 돌아온 후 엄마의 퇴원날짜에 맞춰 이번에는 곰국만 아니라 반찬도 만들어서 택배로 보내드렸다. 여태껏 받기만하다가 내가 보내드렸다는 이 뿌듯함! 그리고 엄마의 말씀,



“고맙다. 참 맛있더라. 사먹어도 되겠더라.”

사실 ‘요즘 젊은 것들은 툭하면 사먹는다’는 젊은 것들에 단신 딸도 끼어있다는 인상을 드릴까봐 걱정했는데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한살림 곰국 덕분에 오래간만에 엄마께 칭찬을 들었네!!


*글을 보내주셔서 채택되신 분께는 탐낼만한 한살림 물품을 선물로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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