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에, 온기 한 숟가락

윤희창 권오화 괴산 칠성유기농공동체 생산자 부부

11월 11일, 또 한차례 늦가을 비가 지나갔다. 윤희창, 권오화 생산자 부부는 며칠째 검은콩 수확에 한창이다. 남편이 앞서 걸어가며 콩을 베면, 아내가 그 뒤를 따라 콩대들을 싹싹 그러모아 가지런히 쌓는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스물한 살, 스물세 살 나이에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아 기르면서 농사가 곧 삶이 돼버린 부부의 일상은 언제나 밭에 머물렀다. 이렇다 할 요령 없이 종일 허리 숙여 씨를 심고, 풀을 뽑고, 새를 쫓다가 알곡을 거두는 친환경 잡곡 농사는 때론 슬픔이고 때론 기쁨이었다. 부부는 어린 시절 햇찹쌀과 수수로 만든 수수부꾸미와 쌀 밑에 검은콩을 깔고 짓던 밥 한 공기의 따뜻한 기억이 생생하다. 권오화 생산자는 지난겨울에도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손수 된장을 담갔다. 가족 모이는 새해 아침에는 손수 끓인 두부를 아들, 손주에게 먹이는 게 낙이다. 작년 이맘때 수확한 콩을 담아 수북했던 자루는 저만치 바닥을 드러냈다. 올해도, 알뜰살뜰 야무지게 농사짓고 살림했다. 한겨울 휴식을 기다린다.

글·사진 문하나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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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것 참 옹골차다 두부버섯전골

마치 사분사분한 사람을 만난 듯합니다. 어디에서도 모나지 않게 행동하며, 자기 역할을 거뜬히 해내는 든든한 조력자 같달까요. 단아한 모양새에 다른 재료와 노련하게 조화되는 능력까지 갖춘, 두부 이야기입니다. 두부 말고 어떤 것이 이런 담박한 조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으깬 두부에 가을 맛이 담뿍 밴 버섯을 다져 넣은 두부버섯버거는 그런 두부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음식입니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듯 씹히면서도, 다른 재료들을 옹골차게 감싸 안아주니 찬탄할 수밖에요.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를만한 자태에 영양까지 모자람 없는 집밥을 내놓으며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시대, 오늘의 식탁에 오른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수고한 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새삼 떠올립니다. 나도 두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 정미희 편집부


두부버섯전골, 이렇게 준비하세요

재료 두부 1모, 표고버섯 4개, 새송이버섯 2개, 양파 1/2개, 한우분쇄육 100g, 우리밀빵가루 5~6큰술, 유정란 1개, 소금·후춧가루, 현미유

사과소스 물 1컵, 양파·사과 1/2개씩, 맛간장 3큰술, 미온 2큰술, 사과농축액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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