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노해원 한살림전북 조합원
집에 있는 꿀이 다 떨어지기도 했고, 환절기가 되니 아들 울림이도 남편도 모두 골골대서 큰 맘먹고 한살림 아카시아꿀을 주문했습니다. 시중에서는 꿀을 조금씩 포장해서 판매하기도 하지만, 한살림은 커다란 꿀통에 넣어서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이나 크기가 부담스러워 계속 주문하는 걸 미루고 있었거든요. 좀 크긴 하지만, 꿀이 생기니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마음만 든든한 게 아니라, 실제 이모저모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집 양념들 중 가장 많이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게 이 아카시아꿀이니까요. 꿀이 생기니, 그동안 먹지 않았던 음식들을 자주 먹게 되었습니다. 무슨 음식이든지 꿀과 함께 먹으면 맛없는 게 없습니다. 냉동실을 지키고 있던 떡들도 다시 쪄서 꿀에 찍어 먹고, 너무 많아서 걱정이던 고구마도 구워 꿀에 찍어 먹습니다. 아침마다 미숫가루에도 꿀을 넣어 먹으니 이게 정말 ‘꿀맛’ 이더군요. 이래서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꿀맛 같다’고 하나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꿀만한 간식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울림이는 원래 사과즙이나 귤즙을 즐겨 먹지만 요즘은 꿀물만 찾습니다. 환절기라, 아침저녁으로 기침을 심하게 해서 따뜻한 물에 꿀을 넣어 주거든요. 저도 기분이 꿀꿀하거나 몸이 으슬으슬 추우면, 따뜻한 물에 꿀을 넣어 마시고, 단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초콜릿, 사탕 대신 꿀물을 마십니다. 건강도 챙기고, 몸도 마음도 훨씬 따뜻해지는 기분입니다.
한살림 꿀은 큰 용량으로만 공급되니, 덜어먹거나 요리를 할 때 불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동네 가게나 식당에서 팔던 꿀단지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고이 모셔둔 할머니의 귀한 꿀단지 같기도 하고요.
꿀맛은 다 똑같이 ‘꿀맛’이지 않냐고 말하겠지만, 한살림 아카시아꿀은 더 부드럽습니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인위적으로 농축하지도 않고, 소비자 조합원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꿀을 채밀한 생산자의 마음이 더 전해져서겠지요. 올 겨울은 한살림 아카시아꿀이 있어서 따뜻하고 든든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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