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이야기

연재를

마치며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2015년 양띠해가 밝았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새해에는 작은 바람들 꼭 이루시고 아울러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3년 전 봄날, 나물이야기 연재를 부탁받던 때가 떠오릅니다. 연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처음에는 거절을 했지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어느덧 30회 넘게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저는 충청도 시골 태생으로, 다양한 나물로 가득한 할머니의 나물 보따리를 보고 자랐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나물을 손질하며 그 이름들을 하나하나 일러주셨습니다. 그 나물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진 못했지만 그때부터 산나물이나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평소 야생초 모임을 하며 나물을 관찰하고 관련 지식을 넓혀왔지만 나물이야기 원고를 쓰며 배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잡초나 야생화로만 보였던 것들 중에도 먹을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정확히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물을 먹을 때는 삶은 뒤 우려먹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혹시 나물에 있는 해로운 성분이 빠져나가 나물을 먹고 탈이 나는 위급한 상황을 면할 수가 있답니다.

그동안 실렸던 나물이야기를 통해 조합원들의 삶과 식탁이 좀더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나물은 예전엔 구황식물로 사람들과 함께 했지만 요즘엔 맛과 영양 가득한 반찬으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니까요.

3여 년 시간동안 나물이야기를 쓰면서 성장했고 좋은 이야기를 조합원 분들과 나눌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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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밥

만들어 보셨나요?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12월에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지에 책력(한 해의 날짜와, 절기 등을 날의 순서에 따라 적은 책)을 선물하는 풍속이 있었지요. 정보가 귀했던 시기에 책력은 농부들이 씨 뿌리는 날, 곡식 거두는 날 등을 가늠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나물은 곤드레입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이며 산과 들에 자생합니다. 고려 엉겅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듯 곤드레 꽃은 엉겅퀴 꽃과 닮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어서 곤드레를 보기 힘들지만 한살림에서 냉동 곤드레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겨울에도 집에서 어렵지 않게 곤드레를 맛 볼 수 있답니다.

곤드레는 무쳐 먹는 나물 보다 곤드레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곤드레밥은 양념장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어 새내기 주부도 손쉽게 도전해볼 만합니다. 물에 불린 쌀을 들기름에 볶다가 밥물을 맞추고 곤드레를 위에 올려 밥을 짓습니다. 밥이 다 되면 식성에 따라 된장이나 간장 양념장을 곁들입니다. 구수한 곤드레밥 완성! 정말 간단하고 쉽지요?

곤드레에는 비타민A, 칼슘,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이 중 섬유질은 우리 몸의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줘 지혈작용, 혈액정화, 체력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2014년 말띠 해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양띠 해인 2015년에 뵙겠습니다.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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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 차, 나물로도 먹기 좋은

구기자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고 한낮엔 햇살이 따가운 걸 보니 고양이 문턱 넘듯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새삼느낍니다. 올해 9월은 윤달이여서 그런지 가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우리네 밥상을 책임지는 온갖 곡식과 열매들은 잘 익어 가고 있겠지요?

한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는 구기자는 이맘 때 보라색 꽃을 피운답니다. 꽃이 지고나면 작은 열매가 한줄기에 주렁주렁 달리지요. 구기자는 가지과에 낙엽관목(가을에 잎이 떨어지고 봄에 새잎이 나는 관목)으로 열매는 구기자라 하고 뿌리는 지골피(地骨皮), 어린잎은 구기엽(枸杞葉)이라고 부른답니다.

열매는 생긴 게 고추를 닮아 ‘개고추’라 불리기도 하지요. 예부터 마을 어귀나 둑 같은 곳에 절로 나서 자랐고 사람들은 울타리로 심어 가꾸기도 했답니다.

구기자는 한약재로만 이용 가능한 게 아니라 봄에는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답니다. 독성이 없어 봄에 올라오는 어린잎을 채취 해 나물 하듯 무쳐 먹지요. 신기하게도 한약 맛이 난답니다. 어린잎을 건조시키면 피부미용과 혈액개선에 좋은 차로도 마실 수 있답니다.

‘구기자나무 아래 있는 우물물만 먹어도 효험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그만큼 구기자가 몸에 좋다는 뜻이겠지요. 구기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위장기능 활성화와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열매도 좋지만 올 가을에는 앙증맞은 보랏빛 구기자 꽃을 즐겁게 감상하시고, 내년 봄에는 구기자 어린잎으로 나물을 무쳐 맛있게 드셔보세요. ‘구기자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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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에 온 가족이 함께 만들어 먹는
무말랭이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또,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숙연해지기도 하네요. 한살림가족들 모두 공사다망했을 2013년, 남은 한 달 동안 한해 마무리도, 희망찬 새해맞이 준비도 잘하시기 바랍니다.

이맘 때 김장들을 합니다. 저 어릴 때는 12월에 김장을 많이 했습니다. 보관 때문에도 그렇지만 믿거나 말거나 추울 때 김장해야 맛이 좋다는 설도 있었지요.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갓 담근 김치는 땅 속에 묻은 김장독에 보관하고 그 위에 짚으로 엮은 작은 지붕을 얹어 눈비를 가리고 김장독에 흙탕물 튀는 것도 방지했습니다.

저는 올해 총각김치, 배추김치도 담갔고요, 늙은 호박 삶은 물로 지고추와 함께 담근 동치미에, 텃밭에 심은 쪽파로 파김치까지 담가 겨울 날 준비를 든든하게 마쳤답니다.

예전에는 김장할 때 김장김치 담그고 남은 무로 무말랭이 무침도 함께 만들곤 했습니다. 무말랭이는 고소한 맛과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인 별미인데요. 무말랭이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무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채반에 놓고 건조시키거나, 실에 꿰어 양지바른 쪽에 매달아 두면 되지요.

무말랭이를 맛있게 먹으려면 물에 적당히 잘 불리는 게 중요합니다.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면 물컹해 식감이 떨어지고 덜 불리면 질겨서 먹기 힘드니 1시간 전후로 불리는 게 제일 적당하더라고요. 지금이야 무가 흔해 사시사철 무말랭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이맘 때, 단맛이 있는 가을무로 만든 무말랭이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무말랭이와 궁합이 잘 맞는 가을 고춧잎과 함께 무말랭이 무침을 만들면 더욱 좋습니다. 오징어채를 곁들이면 아이들도 잘 먹지요. 무말랭이 무침은 보통 간장으로 하는데 저는 멸치액젓을 찹쌀풀과 함께 넣고 김치 양념 하듯이 버무려 먹으니 좋더라고요.

한살림에서 무말랭이(무말림)와 무말랭이무침(무말림무침)을 공급하니 평소 이들을 간편하게 이용해도 좋지만 김장철에는 김장하고 남은 무로 온 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함께 만들어 먹으면 좋겠네요. 최근에는 가정용 건조기로 무말랭이를 만드는 집도 있다는데, 저는 단독주택에 사는 혜택으로 옥상에서 말렸답니다.

그럼 얼마 남지 않은 계사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 뵙겠습니다.

 

-------------------------------------------------------------------------------------글을 쓴 김주혜 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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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닌이 가득
건강에 좋다는 더덕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요즘 날씨가 참 이상합니다. 가을에 어울리지 않게 덥거나 추운 날이 잦네요. 해가 거듭될수록 뚜렷한 사계절이 사라지고 춘추절기가 짧아지는 게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이맘때는 집집마다 겨우내 먹을 김장준비로 분주하지요. 김치 종
류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배추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동치미 등 다양합니다.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은 제일 중요한 고춧가루를 비롯해 마늘, 생강, 통깨 그리고 김치맛을 좌우하는 젓갈류가 있습니다. 부재료인 무, 갓, 쪽파까지 다듬어 김치를 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요. 그나마 절임배추를 이용하면 수고가 좀 덜어집니다. 김장하는 날 갓 버무린 김치 한 쪽 찢어 돼지수육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바쁠수록 음식을 잘 먹어 건강을 챙겨야합니다. 이번 달에는 몸에 좋기로 소문난 더덕을 소개하려고요. 더덕은 초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이른 봄에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뿌리는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 고소하면서도 단맛과 풍부한 섬유질이 만들어 내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지요.
더덕은 껍질에서
끈적거리는 진액이 나와 껍질 벗기기가 좀 번거롭습니다. 따라서 손질할 때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냉동실에 살짝 얼렸다 손질하면 진액이 나오지 않아 수월합니다. 껍질 깐 더덕은 요리하기 전에 칼등이나 절굿공이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드는 데요, 너무 세게 두드리면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손질한 더덕은 무침으로 먹어도 좋지만 고추장 양념을 해 구이용으로 먹으면 더덕의 맛과 향이 더욱 진해져 절로 식욕이 돋는답니다.

더덕은 각종 비타민, 칼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인삼처럼 약효가 뛰어나다하여 사삼(沙蔘)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만큼 암과 천식에 좋다는 사포닌이 풍부하답니다. 더덕을 말린 뒤 다려서 복용하면 가래나 기침에 좋고 위를 보호하는 효능도 있답니다. 또한,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주지요. 바쁘기도 하고 겨울을 코앞에 두고 있는 요즘 맛좋고 건강한 더덕 요리로 감기 예방하세요.

-------------------------------------------------------------------------------------글을 쓴 김주혜 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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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돌게 하는 쓴맛, 민들레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결실의 계절 시월은 기념일과 문화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지요.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 회원이 풍요로운 수확에 감사하며 함께 만나 어우러지는 가을걷이 행사도 이맘 때 열립니다. 지난해부터 한살림대전, 한살림천안아산, 한살림청주는 가을걷이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0월 12일 청주시에 있는 청주농고에서 열립니다. 생산자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많은 조합원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만남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달에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 민들레에 대해 쓰려합니다. 민들레
는 백성에 비유하며 민초(民草)라 일컫는데요. 모진 환경 속에서도 살아가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이른 봄부터 올라오는 새순을 먹지만 꽃이 지고 난 요즘에도 먹을 수 있답니다.

쓴맛이 강한 민들레는 위와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위염이나 위궤양에 효능이 있다 합니다. 또한 섬유질이 많아 변비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리놀산 성분이 풍부한 유익한 나물이지요. 한방에서는 뿌리와 꽃이 피기 전의 전초를 포공영이라 하여 약으로도 이용한답니다. 민들레는 쓴맛이 강하지만 다양한 요리를 해 먹습니다. 김치나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식욕이 없을 때, 쌈채로 먹으면 쓴맛 덕분에 식욕을 돋워준답니다. 저는 송송 썰어서 다른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 무침을 해 비빔밥으로 먹는 게 좋더라고요. 토종민들레나 서양민들레 가리지 않고 둘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토종민들레는 꽃받침이 꽃잎을 감싸며 위로 향하고 꽃을 1년에 한 번 피우는 게 특징입니다. 서양민들레는 꽃받침이 아래로 향하며 3개월 내내 꽃을 피운답니다. 우리가 길가에서 흔히 접하는 민들레는 서양민들레가 많지요. 오늘 저녁, 민들레의 꽃말 ‘내사랑 그대에게 나의 사랑을 드려요’처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민들레 요리를 해주면 참 좋겠습니다.

-------------------------------------------------------------------------------------글을 쓴 김주혜 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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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도 먹고 뿌리도 먹고, 몸에도 좋은 잔대나물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핀 뒤 석 달이 지나면 첫 서리가 온다고 해요. 얼마 안 있으면 이 무더위도 끝이 나겠지요? 광복절에 독립기념관에 가면 다양한 무궁화 꽃 전시회를 하곤 했는데 올해도 하는지 모르겠네요.

요즈음 들녘엔 뿌리 식물인 잔대와 도라지, 더덕 꽃이 한창입니다. 이 가운데 잔대는 도라지나 더덕과 달리 잎도 먹을 수 있는 나물이지요. 다만 이맘때에는 봄철과 달리 잎이 억세져 뿌리만 먹는답니다. 잔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평지와 산등성이에 군락을 이룹니다. 잔대는 종류가 10가지가 넘을 정도로 참 다양한데요. 그만큼 잎 모양도 둥근형, 피침형, 털이 있는 것 등으로 다양하답니다.

잔대의 어린순은 다른 나물처럼 데친 후에 된장이나 초고추장으로 양념해 먹습니다. 생으로 먹으면 잔대 고유의 맛과 향을 더 즐길 수 있지요. 잔대 뿌리는 도라지와 달리 쓴맛이 없고, 단맛이 강해 따로 물에 우릴 필요 없이 바로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더덕이나 도라지처럼 무침을 해 먹거나 구이를 하면 맛이 참 좋지요.

옛 문헌에 따르면 잔대는 백가지 독을 푸는데 효과가 있답니다. 잔대 말린 것은 사삼(沙參)이라고 하며 한약재료 널리 쓰는데요. 이로운 점이 많아서인지 민간요법에서도 다양하게 쓰입니다. 산후통에는 늙은 호박 속에 잔대를 넣고 삶아 그 즙을 복용하고, 닭이나 가물치에 잔대를 넣어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된답니다. 뿌리에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기침을 멈추고 가래를 없애는 데에도 그만이고요.

마당에 있는 감꽃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어느 사이 감나무 잎 사이로 오백 원짜리 동전만한 동글동글 감송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네요. 올해도 변함없이 아침을 여는 새소리와 낮잠을 깨우는 매미들의 합창, 그리고 마당 한편에 있는 감나무 그늘에 시원한 바람까지…. 주위에 있는 많은 것들에 감사하며 이번 나물이야기를 마칩니다.

 

-------------------------------------------------------------------------------------글을 쓴 김주혜 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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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입맛을 돋게하는 '달래'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1월  나물이야기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드디어 우리 집에 닭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께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작고 작은 병아리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병아리를 나르는데 노랗고 작은 병아리들이 뭉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꼭 솜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귀엽고 촉감 또한 보드라워 한참 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건 볼만 한데 수십 마리가 뭉쳐있으니까 눈도 까만 게 우글우글 있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병아리들은 작고 귀여우면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얼마나 민감하던지 아빠의 핸드폰 소리나 커다란 목소리가 나면 모든 병아리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병아리를 돌보거나 근처에서 일을 할 때는 조용조용 소리를 낮춰 스트레스를덜 받게 해야 합니다. 병아리를 받기 전에는 병아리가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병아리 들어오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안계서서 어머니 혼자 양계장을 준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으로 힘들 때 입맛을 돋게 하는 달래무침에 밥을 비벼서 달래비빔밥을 해먹었습니다. 비빔밥은 준비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바쁠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침에다 비비기만하면 되니까요. 달래에 간단한 참기름, 진간장, 조선간장을 섞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무친 다음 밥과 비벼서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으니 정말 힘들 때 입맛을 돋아주어 어머니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인 달래를 지금 먹어서 그런지 봄 달래 먹을 때보다 질기고 톡 쏘는 맛이 강했습니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맛이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머니와 한 그릇에 신나게 비벼서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저녁에 가족이 다 같이 큰 그릇에 비벼 먹는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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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 나물 - 쇠비름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정고시가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것을 마무리 짓고 나니 홀가분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점수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험결과는 8월 말에 나온다고 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험이 끝이 났으니 당분간은 쉬기로 하고 어머니의 농사를 도우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저곳 놀러도 다닐 생각입니다. 무주와 대구에도 가고, 물놀이도 가고. 또 온 가족이 함께 여행도 갈 겁니다.


그런데 무더위에 어버지와 어머니의 입맛이 싸악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 더운 여름날 농사일을 하시느라 땀을 많이 흘리고 쉬지도 못하셨으니, 몸이 힘들어서 입맛도 떨어진 듯합니다. 그래서 ‘상큼한 것을 잡수시면 입맛이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삭아삭하게 먹을 수 있는 돌나물과 요즘 한창 많이 나고 있는 쇠비름을 준비했습니다.
 

돌나물은 제철이 지나서 조금 억세졌기 때문에 잎사귀나 새순 부분만 뜯고, 쇠비름은 막 나오는 연한 순을 먹기 좋게 뜯어 맑은 물로 씻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날 제가 대구를 가야 했기에 시간이 별로 없어서 무침도 좋지만, 비빔밥이 나을 것 같아 소박하게 준비해 놓고 칠판에 ‘돌나물과 쇠비름을 씻어 놓고 초고추장 만들어 놓고 갑니다. 먹고 소감 써주세요.’ 라고 적어 놓고 떠났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칠판에 지혜는 콩나물 비벼먹는 것보다 맛있었다고 적었고, 한별이는 아삭아삭해서 비벼먹으니 맛있었다고 했고, 어머니는 입맛이 없었는데 아삭하고 상큼해서 맛이 좋아 입맛이 확돌았다 하지만 흙이 너무 많았다고 쓰셨고, 아버지는 상큼한 것이 아침에 기운을 솟게 하는 것 같아 좋았고 계속해서 부탁한다고 써놓으셨습니다. 소감을 보면서 혼자서 굉장히 웃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칠판에 소감을 적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어머니가 흙이 너무 많이 씹혔다고 하셨기에 열심히 씻었는데 그렇다고 말씀드리니 비가 온 날은 흙이 많이 들어가서 세 번 이상은 씻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비가 오든지 오지 않든지 꼭 여러 번 씻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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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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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박혜영 한살림연합 홍보기획팀

초록 풀밭에 총총 하얀 별이 뜨다 - 별꽃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무지막지하게 비가 오네요. 만날 비가 오기도 하고, 8월에 치를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하느라 바빠서 오랜만에 밭을 둘러봤어요. 빗물을 흠뻑 머금고 풀들이 아주 무성하게 자랐네요. 이번 주말에는 생신을 맞은 외할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어요. 생신선물로 뭘 드릴까 고민하다가 생신상에 예쁜 나물무침을 올렸어요. 별꽃나물.

별꽃은 밭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이어요. 꽃만이 아니라 풀 자체를 ‘별꽃’이라고 불러요. 꽃잎이 별처럼 귀엽게 생겼고, 무리지어 피어있는 것을 보면 밤하늘에 별이 총총 떠있는 것 같아요. 별꽃나물은 꽃이 피기 전에 연한 순을 따서 만들어요. 엄마와 이모가 외할머니 생신상 차리는데 분주하셔서 방해가 될까봐 얼른 별꽃순을 데쳤어요. 된장, 고추장을 섞은 쌈장으로 간을 했는데 조금 짜네요. 참기름을 살짝 넣고 버무렸더니 짠 맛이 조금 덜해졌어요. 먹어보니 쌈장은 맛이 강해서 간장으로 무치는 편이 나았을 것 같아요.

반찬으로 올린 별꽃나물을 삼촌이랑 이모들도 신기해하네요. 무엇보다도 할머니가 나물을 맛있게 드셔서 뿌듯했어요. 별꽃은 치매,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다니 어르신들이 많이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별꽃을 말려낸 가루와 소금을 섞어서 이를 닦으면 잇몸이 튼튼해진다고 해요. 치약이 널리 쓰이기 전 우리 조상들은 그 가루로 이를 닦았다고 하니, 어떻게 알고 썼는지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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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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