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잎에 숨겨진 효능 찾기
오갈피나무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수확의 계절 가을. 콤바인이 신명난 소리를 내며 누렇게 익은 벼 사이로 지나갑니다. 황금물결 출렁이던논 한 다랑이 두 다랑이가 순식간에 허허벌판으로 변합니다.
저희 집 마당 한 쪽에 있는 오갈피나무의 까만 열매도 알알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다섯 장의 작은 잎으로 갈라져 있어 그 이름이 지어졌다는 오갈피나무는 한약재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오가피나무’로도 불리는 오갈피나무는 두릅나무과로,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해 간과 신장, 허리, 다리 등을 보해줘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모두 약용으로 사용 가능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며 항암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한의학의 이론인 ‘사상체질’에 따르면 특히, 태양인에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음인에게는 두통을 유발하거나 태음인에게는 기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약재로 쓸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갈피나무 잎으로는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주먹을 막편 듯 올라오는 어린잎은 날 것 그대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참 좋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쌈 채소로도 이용하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쌉쌀한 맛과 고기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게 일품이지요. 물에 데쳐 무침을 하기도 하고 양이 많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묵나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초절임도 가능하지요. 어린잎을 데친 후 물에 불린 쌀과 함께 오갈피밥을 지어 먹기도 하는데 ‘오가반’이라고 합니다.
오갈피나무 어린잎이 돋는 내년 봄에는 오가반을 해 먹어볼까합니다. 저도 이야기만 들어봐서 어떤 맛인지 무척 궁금하거든요. 지금 익어가고 있는 까만 열매는 잘 말려서 차를 만들기도하고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담금주를 만들어 먹으면 좋답니다.
어떠세요? 오갈피나무, 정말 유용하지요. 곧 있으면 한살림 생산자 회원과 소비자 조합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가을걷이가 열립니다. 정성 가득한 먹을거리를 다함께 나누는 풍성한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기르느라 애써주시는 생산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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