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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2014년 9월 나물이야기 / 달맞이꽃

달이 떠야 볼 수 있다는

맞이꽃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처서가 지나면 호미를 씻어서 걸어 둔다고 합니다. 이즈음에는 무성하게 자라던 잡초들이 더디게 자라기 때문이지요. 추석 성묘를 앞두고 산소를 정리하는 벌초도 처서가 지나야 하지요. 요즘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벌초대행업이 성행을 하지만 저희 집은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합니다. 저와 동서들은 식사, 간식 준비를 하고 남자 형제들은 산소를 정리하지요.

요즈음 꽃을 한창 피우고 있는 달맞이꽃을 아시는지요? 바늘꽃과에 두해살이풀인 달맞이꽃은 번식력이 강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자생하며 특히, 강가나 둑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요. 해가 지면서 피기 시작해 해가 뜨면 시들어지는 꽃. 달맞이꽃이란 이름은 ‘달이 떠야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졌답니다.

달맞이꽃은 꽃이 피기 전까지 줄기에 나는 새(곁)순을 나물로 먹습니다. 나물은 매운 맛이 나 데친 후에 물에 우려서 먹거나 말려서 묵나물로 먹을 수 있답니다. 꽃은 튀김, 꽃차, 샐러드, 화전으로 두루두루 해 먹을 수 있지요. 저는 찹쌀가루가 아닌 우리밀로 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색다른 맛은 물론 고운 색감에 눈도 참 즐거웠습니다. 기회가 되면 꽃차도 만들어 보려고요. 뿌리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워서 몸이 찬 사람에게 이롭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니 달맞이꽃은 뿌리부터 꽃까지 버릴 게 없는 참 유용한 식물인 게 틀림없네요.

달맞이꽃은 몸에도 좋다고 합니다. 노화방지, 해열, 기관지염,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하지요. 이런 효능들은 민간요법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니, 약재로 사용하시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어떤 숲 해설가는 달맞이꽃 향기가 매혹적이라고 합니다. 꽃말은요.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네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