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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2년 3월 / 아주까리잎


정월 대보름 어떻게 지내셨나요? '아주까리잎'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저희 가족은 매년 다 같이 대보름날 저녁을 함께 보냅니다. 오곡밥을 먹으며 올해의 다짐을 다시 한 번 가져보고 소원 성취를 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올해는 어머니께서 다래나물, 취나물, 아주까리잎, 고구마 줄기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다래나물과 고구마줄기, 취나물은 알고 있었지만 아주까리잎은 처음 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맛의 나물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4가지의 나물들은 작년에 말려 놓은 묵나물이었습니다. 묵나물 요리는 말려서 묵혀놓은 것이기 때문에 특유의 나물향이 잘나지가 않고 그냥 풀냄새만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 먹어야 좋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일단 물에 담갔다가 부드럽게 삶습니다. 그런 다음에 양념에 묻히는 줄 알았는데 요번에는 어머니가 할머니들께 배운 새로운 요리법을 저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일단 프라이팬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두르고 나물을 넣은 뒤 간장을 넣어서 볶습니다. 그리고 간장 양념에 멸치와 다시마, 양파 등을 끓인 국물과 들깨가루를 포인트로 뿌려서 볶았습니다. 들깨가루가 많이 들어가면 좋고 국물을 자작자작하게 약간 잠길 정도로 해서 볶아주니 정말 맛있게 볶아지게 되었습니다. 들깨 가루의 고소한 맛이 포인트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같은 방식으로 해서 맛있게 볶았는데 어머니, 아버지께서 동네 대보름행사에 가버리신 바람에 집에 남은 저와 동생들 셋이서 오곡밥에 나물을 넣고 맛있게 비벼먹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셋이서 먹는 비빔밥은 왠지 쓸쓸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다 같이 있어야하는데 섭섭했습니다.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9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