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나물이야기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드디어 우리 집에 닭이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아버지께서 바쁘게 움직이시는 듯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작고 작은 병아리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병아리를 나르는데 노랗고 작은 병아리들이 뭉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꼭 솜뭉치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귀엽고 촉감 또한 보드라워 한참 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건 볼만 한데 수십 마리가 뭉쳐있으니까 눈도 까만 게 우글우글 있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병아리들은 작고 귀여우면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얼마나 민감하던지 아빠의 핸드폰 소리나 커다란 목소리가 나면 모든 병아리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병아리를 돌보거나 근처에서 일을 할 때는 조용조용 소리를 낮춰 스트레스를덜 받게 해야 합니다. 병아리를 받기 전에는 병아리가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병아리 들어오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안계서서 어머니 혼자 양계장을 준비 했습니다. 제가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으로 힘들 때 입맛을 돋게 하는 달래무침에 밥을 비벼서 달래비빔밥을 해먹었습니다. 비빔밥은 준비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바쁠 때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침에다 비비기만하면 되니까요. 달래에 간단한 참기름, 진간장, 조선간장을 섞어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무친 다음 밥과 비벼서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으니 정말 힘들 때 입맛을 돋아주어 어머니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봄나물인 달래를 지금 먹어서 그런지 봄 달래 먹을 때보다 질기고 톡 쏘는 맛이 강했습니다.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맛이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어머니와 한 그릇에 신나게 비벼서 먹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저녁에 가족이 다 같이 큰 그릇에 비벼 먹는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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