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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2년 12월 / 무시래기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 무시래기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김장들은 하셨나요? 연탄으로 난방 하던 시절에는 김치냉장고도 없었고, 겨울 기운이 확연해지는 12월에 들어서면 김장을 하고 연탄을 들여 놓으며 겨울나기 채비를 하는 것이 큰 행사였지요. 난방 방식이 연탄에서 석유나 도시가스로 바뀌고 김치냉장고가 주방 한 쪽에 자리 잡은 뒤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1월 중순쯤부터 김장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저는 강원도에 사는 친구가 절임배추를 보내준 덕분에 속 재료만 준비해서 11월 초순에 이미 김장을 했답니다.

  김장철이면 무청이 제일 좋을 때인데 흔하다고 그냥 버리시지는 않지요? 무청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말려두면 무시래기가 되지요. 시골에선 김장 후에 무청을 짚으로 엮어 처마 밑에 매달아 두고 무시래기로 만들지요. 잘 말리면 겨울 내내 아니 초여름까지 먹을 수도 있답니다. 매달려 있는 무시래기를 보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제법 운치도 있습니다. 냉동고가 넉넉하면 삶아서 냉동 보관을 해도 되지만 보통은 말려서 보관합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면 엽록소가 많아 푸른색 그대로 유지됩니다. 말린 후에는 잘 부서지니 조심스레 다루어야 하고요.

  무시래기를 먹을 때는 푹 삶은 뒤 반나절 정도 물에 담가 둬야 합니다. 얇은 막을 벗겨서 요리를 하면 더욱 부드럽게 드실 수 있습니다. 무시래기 요리는 참 다양합니다. 들기름에 중멸치를 볶은 뒤 된장 간을 한 무시래기를 넣습니다. 여기에 쌀뜨물을 조금 넣고 자작하게 끓이면 볶음요리가 됩니다. 송송 썬 무시래기에 콩가루를 묻힌 뒤 된장국에 넣으면 시래기 된장국이 되고요. 생선조림을 할 때, 무시래기를 바닥에 깔면 조림용 무시래기가 된답니다. 곤드레밥처럼 밥을 할 때 얹으면 시래기밥이 되고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감자탕에도 들어가지요. 정말 다양하지요? 무시래기에는 비타민A와 C가 풍부하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좋고 칼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에도 좋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 무시래기 요리 어떠세요?

 

 

글을 쓴 김주혜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