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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살리는 이

우리쌀로 만든 고기?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아요 / 김교선 하이즈 생산자

우리쌀로 만든 고기?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아요

김교선 하이즈 생산자


·사진 손 희 편집부



성인병, 비만과 같은 건강문제, 환경과 동물에 대한 관심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하는 이들이 늘었다. 더불어 고기를 대체 할 식물성 단백질을 찾는 이도 많아졌다. 동물성 단백질 때문이라고 지목되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육류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한살림에는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쌀고기가 있다. 발간빛 황토와 낙지밭 갯벌이 떠오르는 전남 무안. 드넓은 양파밭 가운데 쌀고기를 만드는 가공생산지 하이즈가 있다.

 하이즈의 김교선 대표는 2005년 쌀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했다가 ‘한국은 중국쌀을 먹게 될 거다’라는 한 중국인의 말에 위기감을 느꼈다. 우리쌀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쌀은 한국인의 주식이고 영양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우리쌀에 주목할까 오래 고민했어요.” 5년 동안 연구개발한 이 특별한 고기는 2006년에 열린 서울국제쌀박람회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2009년에 한살림과 인연이 닿았다. “의욕만 앞섰던 제게 식품공장 설비를 제대로 갖추도록 한살림이 많이 도와주었어요. 이해관계를 넘어 가족처럼 믿고 챙겨주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재료와 사양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 한살림 실무자를 만날 때마다 철저하게 관리하고 독려해주는 것이 느껴져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고 한다.

현미쌀가스 포장이 한창이다


 하이즈의 쌀고기는 콩고기와는 좀 다르다. 대두단백을 추출해 만든 콩고기는 콩이 원료의 대부분이며, 단가 등의 이유로 수입산 대두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쌀고기는 쌀뿐 아니라 곡물과 채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만든다. “고기대용식보다는 우리쌀과 농산물로 탄생한 고기에 버금가는 영양식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교선 생산자가 힘을 실어 말했다.

 무농약 우리쌀, 한살림 무농약 콩, 국산 버섯과 들깨를 알맞은 비율로 배합해 반죽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숙성을 통해 담백한 맛을 끌어올린다. 숙성과정에서 생긴 기포를 없애주고 찰기를 더하기 위해 2차 반죽 과정을 거친다. 무안에서 재배한 채소 등 갖은 재료를 더해 쌀주물럭, 쌀고기탕수육, 쌀로만가스, 쌀너비아니를 완성하고 냉동시켜 포장한다. “곡물을 숙성한 제품이라 해동을 시키면 부서지기 쉬워요. 꼭 냉동상태에서 바로 요리하세요.” 쌀주물럭 외에는 냉동상태에서 조리해야 기름이 스며들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각종 채소, 매실액, 고추장, 된장 등을 알맞게 더하면 더 맛있게 쌀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생산지 맞은편 넓은 양파밭, 대부분의 원재료는 무안에서 자란 채소들을 이용하고 있다.


 현미로 만든 쌀고기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1년 동안 개발한 현미쌀고기는 좀 더 고소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다. 예를 들어 쌀가스는 100g당 단백질이 14g, 현미쌀가스는 100g당 18.44g이다. 일부 물품들은 단백질이 탄수화물보다 더 많이 함유된 경우도 있다. 또한 쌀고기는 식물성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해 채식을 하는 이들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근래에는 급식 식단에 쌀고기를 활용하려는 영양사들의 문의가 늘고 있으며 지금은 부산, 광주 등에 있는 학교급식소에 납품을 하고 있다.

 교직에 몸담고 있던 40대 초반, 쌀에 대한 애정으로 쌀고기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너무 바쁘게 사업에 몰두하느라 가족과의 추억이 없어 가끔 후회하기도 했다는 김교선 생산자. 그러나 정성껏 만든 물품을 조합원들이 많이 선택해주어 지금은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더 많다고 한다. 직접 전국에 있는 한살림 매장을 방문하여 시식행사를 진행하는 등 제품을 알린 꾸준한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교선 생산자는 2011년 용인에 있는 한살림 매장에서 여느 때처럼 홍보활동을 하다가 한 젊은 조합원을 만났다. “물품을 앞뒤로 한참 살피더니 손에 쥐고만 계셨어요. 가격이 부담되었는지 젊은 아기엄마가 고심을 하는 것 같았죠. 나가실 때 따라가서 홍보용 샘플이라고 하고 슬쩍 챙겨드렸어요.” 다시금 한살림을 가족같이 여기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의 활력 넘치는 모습은 해가 잘 들고 안개가 적다는 무안의 맑은 날씨와 왠지 잘어울리는 것 같다. 백미대신 현미로 만들어 새로이 선보인다는 현미쌀고기의 전망 또한 쾌청하기를 기원한다.



현미로 맛과 영양을 높인 새로운 현미쌀고기 4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