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완형 한살림연합 전무이사
정부는 외국의 유기식품(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국내에서 그대로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에 관한 법적 근거가 신설되면, 외국의 정부나 민간기관이 인증한 유기식품을 국내의 법적 인증절차를 밟지 않고도 국내 인증마크를 사용,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월 7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미국 등이 자국 유기식품 수입업자들을 내세워 통상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추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지난 11월 7일 있었던 농림수산식품부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유제품 및 이유식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외국과의 동등성 협약이 체결되면 외국 유기원료 수입이 용이해져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처럼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수입업자와 수출국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국내 유기농업 및 유기식품산업에 대한 대책도 없이 국회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사실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유기농 판의 FTA 의제이다.
정부는 우리의 인증제도를 인정해주는 국가에 대해서만 동등성을 인정해주는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어 괜찮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실제 유기식품의 교역은 공평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유기식품을 수출보다 수입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유기식품을 여과 없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인정해주는 유기식품 동등성 규정은 실제 일방적 동등성으로서 분명히 수출하는 나라와 수입하는 업자에게만 유리한 제도이다. 국내 유기농업과 유기식품산업의 육성·발전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통상문제, 즉 세계무역기구의 무역기술장벽협정 및 위생검역협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만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정책적 실효성을 따져야 할 정부가 통상제도의 합리성에만 매달려 있을 뿐 유기식품을 둘러싼 통상 마찰이나세계무역기구 제소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정부는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를 도입하고 세계무역기구 등에 통보하자, 유기농 원료 수출국인 미국, 유럽연합, 호주 등이 문제를 제기했다. 여러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은 모든 원료를 인증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우리나라는 유기농 원료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면 안 되지만, 미국은 일정 수준까지 이를 허용하고 있다. 실제 2006년 5월 수입 유기농식품에 GMO 성분이 검출된 사고가 일어났다. 그 뿐만 아니라 유기식품의 농약 잔류 사고도 일어난 적이 있다. 2005년 7월 유기농 이유식에서 농약 성분인 다이아지논이 검출되었고, 2010년 10월에는 수입 유기농 바나나, 키위 등에서 인체에 유해한 농약 성분인 메틸브로마이드가 검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수입 유기식품이 국내 유기식품보다 값이 더 비싸다. 약 3년 전 데이터이지만, 일반식품에 대한 유기식품의 가격프리미엄을 조사한 한국식품연구원 ‘유기식품 시장동향 2008’에 따르면, 수입 완제품 및 원료 유기가공식품이 국산 원료 유기가공식품보다 약 2배에서 3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에서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이 도입되면 국내 유기농업 및 유기식품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자, 정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영향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유기식품의 수입비용과 인증비용을 단순 비교하는 산술계산으로 이루어진 그 연구는 실제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반드시 추가 작업이 필요한데도 정부는 큰 영향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한다. 정말 소통이 안 된다.
유기농업은 세계화와 함께 존재할 수 없다. 기후변화위기 시대에 수입 유기식품은 국가 간 원거리 이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만 늘릴 뿐이다. 국내 외 유기농업 현장에서는 ‘농법과 영농의 지속성’을 중시하지만,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그 무역거래를 더욱 촉진시킨다. 이렇게 되면 유기식품조차 세계화의 당연한 결과로 대량으로 원거리 수송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체질을 강화시킨다.
정부는 친환경농업육성법 전부개정안의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을 철회하고, 계속 미뤄온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를 조속히 전면 실시해야 한다. 정부가 유기농의 관행화·세계화에 매달릴수록 가속화되는 시장개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국내 유기농업과 유기식품산업의 전망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지난 9월 7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미국 등이 자국 유기식품 수입업자들을 내세워 통상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추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지난 11월 7일 있었던 농림수산식품부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유제품 및 이유식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외국과의 동등성 협약이 체결되면 외국 유기원료 수입이 용이해져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처럼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수입업자와 수출국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국내 유기농업 및 유기식품산업에 대한 대책도 없이 국회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사실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유기농 판의 FTA 의제이다.
정부는 우리의 인증제도를 인정해주는 국가에 대해서만 동등성을 인정해주는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고 있어 괜찮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실제 유기식품의 교역은 공평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유기식품을 수출보다 수입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유기식품을 여과 없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인정해주는 유기식품 동등성 규정은 실제 일방적 동등성으로서 분명히 수출하는 나라와 수입하는 업자에게만 유리한 제도이다. 국내 유기농업과 유기식품산업의 육성·발전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통상문제, 즉 세계무역기구의 무역기술장벽협정 및 위생검역협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만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정책적 실효성을 따져야 할 정부가 통상제도의 합리성에만 매달려 있을 뿐 유기식품을 둘러싼 통상 마찰이나세계무역기구 제소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정부는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를 도입하고 세계무역기구 등에 통보하자, 유기농 원료 수출국인 미국, 유럽연합, 호주 등이 문제를 제기했다. 여러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은 모든 원료를 인증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우리나라는 유기농 원료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면 안 되지만, 미국은 일정 수준까지 이를 허용하고 있다. 실제 2006년 5월 수입 유기농식품에 GMO 성분이 검출된 사고가 일어났다. 그 뿐만 아니라 유기식품의 농약 잔류 사고도 일어난 적이 있다. 2005년 7월 유기농 이유식에서 농약 성분인 다이아지논이 검출되었고, 2010년 10월에는 수입 유기농 바나나, 키위 등에서 인체에 유해한 농약 성분인 메틸브로마이드가 검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수입 유기식품이 국내 유기식품보다 값이 더 비싸다. 약 3년 전 데이터이지만, 일반식품에 대한 유기식품의 가격프리미엄을 조사한 한국식품연구원 ‘유기식품 시장동향 2008’에 따르면, 수입 완제품 및 원료 유기가공식품이 국산 원료 유기가공식품보다 약 2배에서 3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에서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이 도입되면 국내 유기농업 및 유기식품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자, 정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영향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유기식품의 수입비용과 인증비용을 단순 비교하는 산술계산으로 이루어진 그 연구는 실제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반드시 추가 작업이 필요한데도 정부는 큰 영향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한다. 정말 소통이 안 된다.
유기농업은 세계화와 함께 존재할 수 없다. 기후변화위기 시대에 수입 유기식품은 국가 간 원거리 이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만 늘릴 뿐이다. 국내 외 유기농업 현장에서는 ‘농법과 영농의 지속성’을 중시하지만,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은 그 무역거래를 더욱 촉진시킨다. 이렇게 되면 유기식품조차 세계화의 당연한 결과로 대량으로 원거리 수송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체질을 강화시킨다.
정부는 친환경농업육성법 전부개정안의 유기식품 동등성 인정 규정을 철회하고, 계속 미뤄온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를 조속히 전면 실시해야 한다. 정부가 유기농의 관행화·세계화에 매달릴수록 가속화되는 시장개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국내 유기농업과 유기식품산업의 전망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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