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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생산지 탐방

자연의 순리를 담은 유정란으로 만듭니다 _ 충북 괴산 눈비산농산

자연의 순리를 담은 유정란으로 만든 

한살림 어린이달과자, 우리밀전병, 구운유정란


-충북 괴산 눈비산농산 

글 문진희 한살림여주이천광주 가공품위원장



11월의 끝자락, 김장을 끝내고 조금 홀가분한 마음으로 충북 괴산 눈비산마을로 향했다. 눈비산은 산이 매우 높아서 다른 데는 비가 와도 이 산에서는 눈으로 변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눈비산농산은 이 눈비산에 둘러쌓여 있다.

눈비산마을은 야마기시 양계기법으로 닭을 키워 1987년부터 한살림에 건강한 유정란을 공급해온 생산지다. 동남향의 계사에서 자유롭게 닭들이 돌아다닐 공간을 확보해주고, 왕겨와 볏짚을 바닥에 충분히 깔아 쾌적하게 관리하고 있다. 1997년부터는 ‘눈비산농산’이라는 이름으로 과자도 만들기 시작했다. 껍질이 얇아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유정란(등외품)을 소비하기 위해서였다. 2001년부터는 자체기술과 설비를 갖추었고 현재 ‘어린이달과자’, ‘우리밀보름달전병’, ‘우리밀유정란전병’, ‘구운유정란’을 한살림에 내고 있다.

산지에 도착하여 먼저 계사를 둘러보았다. 햇살와 바람이 잘 드는 사육공간이라 가까이 다가가도 냄새가 나지 않았다. 바닥에는 닭이 좋아하는 지푸라기가 푹신하게 깔려 있었다. 병아리를 기를 때는 바닥에 계분(닭의 배설물)을 일부러 1/3정도 남긴다고 하셨다. “계분에 병아리 면역에 이로운 균도 있어서 일부러 남겨 놓는 거예요.”라는 생산자의 답변에 아기가 태어나 어미의 초유를 먹어 면역력을 기르듯, 만물의 이치가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정란을 세척하는 곳과 유정란을 굽는 커다란 가마 시설을 살펴보았다. 일체의 첨가물과 물없이 40시간 동안 구운 유정란은 2013년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2개월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는 구운유정란을 개발해 명절 후처럼 유정란이 많이 밀리는 시기에 물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국산재료와 유정란, 검정콩을 더한 전병류는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린이달과자는 아이들이 보다 건강한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쇼트닝과 합성착향료 등을 배제하고 만들었다. “시설이 아직 영세하지만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소비자조합원들이 알아주고 수고가 많다고 이야기해주실 때 고맙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껴요.” 눈비산농산의 과자류를 개발한 정남숙 대표는 앞으로 쌀 비율을 높인 유정란과자를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2016년까지는 해썹(HACCP)기준에 걸맞게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쉼없이 가꿔 오신 산지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산자들의 마음이 우리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 고스란히 배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까지 따듯해졌다. 생산자님! 햇살같은 물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